정치인 불륜남 전세 사기 의혹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5.10.16 09:33:40
  • 호수 15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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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째라 집주인 알고 보니…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전 국회의원(무소속) H씨의 내연남으로 알려진 사업가 J씨가 부산에서 전세 사기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재조명됐다. 앞서 H 전 의원은 J씨와 사실혼 관계에 가까운 친밀한 사이로 지내며 그의 정치 활동과 사적 생활 전반에 깊숙이 관여했다.

H 전 의원은 국회의원 관용차와 보좌진을 사적으로 사용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덜미가 잡혔다. 지난 2020년 총선 당시 내연남 J씨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항소심에서도 원심과 같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700세대

매체 보도에 따르면, H 전 의원은 자신의 딸을 서울 강남 소재 입시 컨설팅 학원에 데려다 주거나 픽업하는 과정에서 국회 관용차와 보좌진을 투입했고, 휴일에도 비서를 불러 점심을 챙기는 등 개인 심부름을 시켰다. 또 H 전 의원이 직접 참석하지 않은 J씨의 시상식 행사에 보좌진을 보내 꽃다발을 전달하고 사진 촬영을 하게 하는 등 공적 자원을 개인적 관계를 위해 동원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국회법 및 윤리 규정 위반에 해당할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부산지법 형사항소1부(김종수 부장판사)는 지난 6월13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H 전 의원과 내연남 J씨에게 1심과 동일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검찰에 따르면 H 전 의원은 제21대 총선 과정에서 J씨로부터 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H 전 의원은 또 서울 마포구의 아파트 보증금과 월세 등 임차 이익 약 3200만원을 얻고, J씨가 준 신용카드로 6000만원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고인들은 5000만원을 비롯한 지급액은 사실혼 관계 또는 그에 준하는 공동생활에 사용한 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사건 공동 피고인 정씨는 법률상 배우자와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서로 ‘여보’라고 칭하며 자녀들에 관한 이야기나 일생생활 이야기를 나누는 등 부부로서 공동생활체를 형성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H 전 의원의 남편인 A씨는 이들의 내연관계를 알게 됐는데, H 전 의원은 ‘J씨와 관계를 정리하는 데 몇 개월의 시간을 달라’고 하는 등 H 전 의원 부부는 당시 혼인관계가 완전히 파탄에 이른 상태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건 5000만원의 사용처를 보면 H 전 의원이 대부분의 돈을 자신의 국회의원 선거비용으로 지출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J씨는 H 전 의원의 국회의원 출마 사실을 몰랐다고 하지만 두 사람이 사실혼 관계를 주장하면서 이 같은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H 전 의원의 전 남편 A씨는 2023년 6월 언론 인터뷰에서 “H 의원이 J씨의 카드로 명품을 구매하고, 아파트까지 제공받았다”며 J씨의 금전 지원 사실을 폭로했다. 일부 보도에서는 이 같은 혜택이 단순 사적인 지원을 넘어 정치자금법 위반 혹은 뇌물성 제공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J씨가 H 전 의원에게 지속적으로 재정적 지원을 했으며 자신이 사실혼 관계라고 주장했다는 내용도 공개됐다. H 전 의원 측은 이 같은 주장을 전면 부인하며 “본 의원이 없는 자리에서 정씨가 관용차를 이용한 사실은 없다”며 적극 해명했다.


보증금 반환 지연···피해자 20명 넘어
추가 피해 우려···총 200억대로 추정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J씨에게 부산에서 벌어진 대규모 전세 사기 사건에 연루됐다는 추가 의혹이 지난 10일 제기됐다. 해당 사건은 다수의 세입자가 J씨가 직·간접적으로 운영한 부동산 사업체와 전세계약을 체결한 후, 계약 종료 시점에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반환이 지연되는 피해가 속출하면서 촉발됐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J씨 측은 수억원대의 보증금을 유용했다. 일부는 정치권 인맥을 통해 사건 무마를 시도하려 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 사건으로 인해 피해자들은 집단으로 경찰과 지방자치단체에 진정서를 제출했으며, 수사 당국은 현재 자금 흐름과 계약 구조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20명이 넘고 추가 피해도 우려되는데, 집주인이 J씨였던 것이다.

지난해 말, 임대차계약 기간이 끝나고 벌써 1년 가까이 지났지만 전셋집에서 나온 피해자는 보증금 1억1000만원을 돌려받지 못했다. 보증금 반환 소송까지 제기해 받아낸 건 겨우 100만원뿐이었다. 피해자는 “2년이 걸릴지, 3년이 걸릴지 모르고 있는 상황이니까 지금 많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J씨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는 확인된 것만 20여명인데 한 피해자는 보증금 8000만원 중 한 푼도 못 돌려받았고 대출금까지 떠안게 생겼다.

J씨는 관련 소송 중엔 책임을 정부 정책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그는 “임대차 3법 시행으로 대출이 막혔고, HUG 전세 보증금 반환 보증 없이는 새로 들어오려는 세입자가 없다”며 자신도 어쩔 수 없었다는 듯 주장했다. J씨는 건물 매각을 통해 자금 마련을 하려고 노력 중이라곤 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J씨가 부산 서면 일대에 소유한 임대용 건물만 5채며 약 750세대에서 받은 전체 전월세 보증금은 무려 200억원에 달해 피해가 더 커질 우려도 있다. J씨는 전세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했지만 사기의 고의성을 찾지 못했다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J씨의 전세 사기 의혹이 불거지자 H 전 의원과의 관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J씨가 H 전 의원의 정치 활동에 깊숙이 개입해 왔다는 점에서 단순히 개인적인 사기 사건이 아닌 정치적 비호와 연결된 권력형 비리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만약 H 전 의원이 J씨의 사업 활동이나 전세사기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드러날 경우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사건의 핵심 쟁점은 J씨가 H 전 의원에게 제공한 금품이나 부동산 지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및 뇌물죄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J씨가 연루된 부산 전세 사기 사건에서 H 전 의원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힌 권력형 범죄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수사기관의 철저한 조사가 요구된다.

J씨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H 전 의원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2023년 6월23일 부산BBS 라디오에 출연해 “H 전 의원을 상대로 사적 보복을 하겠다고 공언하고 실행한 사람(전 남편)의 말을 믿고 경찰은 지난 1년 동안 뭐하는 것이냐”며 이같이 밝혔다.


“집이 안 팔려서 어쩔 수 없다”
회장 정체가···전 의원 내연남

또 불법정치자금 수수 등의 경찰 수사와 관련해, 조작된 장부 사진을 근거로 경찰은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6개 법인 모두와 사무실 직원, 가족 계좌를 압수수색했다면서 장부에 적힌 66명에 대해서도 경찰은 현재까지 단 한 명도 소환하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와 함께 총선 출마 여부와 관련해서는 최근 논란으로 총선 출마는 어려울 수 있지만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며 여지를 남겼다.

특히 H 전 의원 사태가 이미 3년 전에 불거진 문제였고 당시 이준석 대표 체제에서 사생활로 종결된 점을 강조하며, 같은 이슈로 마녀사냥식 보도가 이뤄진 것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부산판 물갈이 신호탄 1호’가 H 전 의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J씨는 2018년 1월에 부산시축구협회 회장에 취임한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부산남구갑 지역위원장을 맡았다. 본래는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공천을 받으려고 했던 것으로 보이나 2019년 10월 민선 1기 부산광역시 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선거 준비 과정에서 정당 당적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논란이 되자 탈당했지만, 낙선했다.


이후 사퇴한 부산시축구협회장 보궐선거에 재차 출마해 논란이 되었다. 자신의 사임으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에 또다시 입후보하면서 도덕성은 물론 후보자 자격 논란마저 일었다.

민주당 탈당으로부터 불과 16개월 만인 2021년 3월 국민의힘이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위한 선거대책본부를 출범하면서 그는 박형준 후보 캠프의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았다. 당시 박형준 후보는 하태경 의원을 총괄선대본부장으로 임명하는 동시에, 김미애·백종헌·안병길·정동만 의원, 이언주 전 의원, 박성훈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등 이름을 공동선대본부장에 올렸다.

정체가···

2023년 4월에는 부산진구갑 지역구에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기사가 보도됐으나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지는 않았다. 이어 지난 21대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캠프가 J씨를 국민의힘 조직본부 부본부장으로 임명해 논란을 키웠다.

J씨는 2022년 2월15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조직본부 부본부장 임명장을 올리고, 자신이 윤석열 캠프 부본부장이 됐다고 알렸다. 경남 남해 출신인 J씨는 젊은 시절 선박 관리 사업을 하며 축적한 자산을 토대로 지난 2006년 S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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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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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