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오세훈 “한덕수, 헌법재판관 임명해야”

대국민 담화서 기존 입장 재확인
민주당 “오늘 내로 탄핵안 보고”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최근 여당 내부서도 마은혁·정계선·조한창 헌법재판관 후보자 3인의 임명안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임명안 처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서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임명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날 진행자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게 (헌법재판관을)임명하라고 할 것인가? 아니면 버티라고 하겠느냐?’는 질문에 “국회 추천 몫이기 때문에 권한대행의 임명에 문제가 없다고 헌법재판소도 판단을 다 했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문제는 이재명의 거대 야당이 이걸 협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미국 정부도 한 권한대행을 인정하지 않았느냐”며 “이런 와중에 또 (야당이 한 권한대행을)탄핵한다고 나서다 보면 우리나라가 완전히 무정부 상태가 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국회가 추천한 헌법재판관을 임명해야 한다는)견해가 헌법학자들마다 의견이 좀 다른 부분”이라면서도 “저는 당당하려면 임명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논란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의 임명을 촉구하면서 거부 시 탄핵 절차를 밟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헌법재판관이나 대법원장 임명은 국가원수로서의 권한에 해당되는 만큼 한 권한대행이 임명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민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 의결로 국회가 추천하는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에 대한 인준 절차가 끝나면 곧바로 한 권한대행의 임명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한 대변인은 “헌법재판관 3명을 선출하는 건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 고유 권한”이라며 “도대체 무슨 권한으로 이를 거부하려 하느냐”며 “한 권한대행은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 공포, 국회의장이 요구한 상설특검 후보 추천 의뢰도 무시하고 있는데 내란 수사를 방해하는 이유가 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같은 날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지난 25일 KBS라디오 <전격시사> 인터뷰서 “국회서 헌법재판관 임명 동의안이 통과된다면 즉각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할 방침”이라며 “이는 헌법상 권력 분립과 삼권분립의 근간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헌법재판관 및 대법원장 임명은 국가원수로서의 권한에 해당되기 때문에 한 권한대행으로서는 이를 행사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합동 브리핑서 “여야 합의안이 제출될 때까지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겠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한 권한대행은 “여야가 합의안을 제출하면 즉시 헌법재판관을 임명하겠다”며 “헌법재판관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으로 (헌법재판관 임명)행사를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권한대행은 나라가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안정적인 국정운영에 전념하되, 헌법기관 임명을 포함한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 권한 행사는 자제하라는 것이 우리 헌법과 법률에 담긴 일관된 정신”이라며 “불가피하게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면 국민의 대표인 국회서 여야 합의가 먼저 이뤄지는 것이 지금까지 우리 헌정사에서 단 한 번도 깨진 적 없는 관례”라고 설명했다.


다시 한번 한 권한대행이 3인의 헌법재판관 임명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밝히면서 민주당은 오늘 안으로 한 권한대행 탄핵소추안을 본회의에 보고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한 권한대행은 오늘 국회가 헌법재판관 임명동의안을 정부에 이송하는 즉시 단 1분1초도 지체하지 말고 임명하라”며 “오늘까지가 인내할 수 있는 마지막 시한”이라고 경고했던 바 있다.

지난 24일, 우원식 국회의장은 “두 사안(쌍특검법·헌법재판관 임명) 모두 국회의 논의와 결정 단계를 거쳐 정부로 넘어간 사안으로 여야 논의 대상으로 삼고자 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우 의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는 국회의 일을 했고 대통령과 정부가 일할 차례인데, 이를 다시 전 단계로 돌리자고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주장으로, 책임을 회피하거나 일할 생각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 임명은 정치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 헌법재판관의 9인 구성은 헌재가 국회에 강력하게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권한대행을 만나 헌법재판관 이야기를 여러 차례 했다. 양 교섭단체가 합의 순서를 거치면서 합의한 것이기 때문에 보내면 즉시 임명하게 돼있다”고 절차적 정당성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한 권한대행 탄핵소추 카드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국회 탄핵이 헌정사상 최초의 사태인 데다, 관련 규정도 명확하게 존재하지 않고 있는 탓이다. 헌법(65조2항)에 따르면, 대통령을 제외한 국무총리나 국무위원의 경우 탄핵소추 국회 의결정족수는 재적 의원의 과반수(151명), 대통령은 재적 2/3 이상(200명)이다. 

한 권한대행의 탄핵을 막으려는 국민의힘 입장에선 대통령이 기준이 돼야 하는 반면, 탄핵안을 통과시키려는 입장인 민주당에선 국무총리 기준이어야만 한다. 현재 야당은 192석의 의석을 갖고 있는 만큼 야권 단독으로 한 권한대행의 탄핵을 통과시킬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국회 입법조사처는 오락가락하는 입장을 내면서 빈축을 사기도 했다.

지난 25일, 국회 입법조사처는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 “대통령 권한대행자가 탄핵 대상인 경우, 의결정족수는 대통령에게 적용되는 가중 정족수를 적용할 것인지, 일반 정족수를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 명시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고 답변했다.

이어 “대다수의 헌법학자들이 대통령 권한대행 중인 국무총리가 국무총리로서의 직무와 관련한 탄핵 사유가 발생해 탄핵될 경우, 일반 정족수에 의해 탄핵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최근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 중에 있을 경우에는 탄핵 대상이 되면 대통령에 준해 대통령에 대한 가중 정족수의 적용을 받는다는 견해가 보도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7일, 국회 입법조사처는 김한규 민주당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의 ‘대통령 권한대행이 총리 직무 수행 중 탄핵 사유 발생 시 의결정족수’ 질의에 “대통령 권한대행이 권한대행 취임 이전 총리로서 직무를 수행하는 중에 탄핵 사유가 발생한 경우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안 발의·의결 요건이 적용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학계서도 이론이 없다”고 밝혔던 바 있다.



<par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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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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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