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대선 정국’ 내우외환 국힘 마지막 승부수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5.04.14 14:02:46
  • 호수 15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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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심은 살아있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을 두둔하는 ‘윤 어게인’이라는 구호가 나왔다. 국민의힘에선 20명이 조기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윤심을 얻기 위한 경쟁과 외부의 압력을 동시에 견뎌내야 하는 현 상황을 누가 보기 좋게 풀어나갈 수 있을까?

헌법재판소가 지난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한 직후, 국민의힘 일각과 강경 보수 세력 사이에선 ‘윤 어게인’이란 구호가 등장했다. 이 구호는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옥중서신으로부터 비롯됐다. 이 서신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공개했다. 김 전 장관은 서신서 “이게 끝이 아닙니다. 시작입니다”라며, “RESET KOREA. YOON AGAIN!(한국을 원점으로. 다시 윤 전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다시 시작”
후계자 물색

윤 전 대통령은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헌법은 대통령 중임을 허용하지 않는다. 국가공무원법도 파면 처분을 받은 공무원은 5년 동안 공직에 임용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내란 우두머리 혐의와 명태균 게이트 등 각종 수사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윤 어게인’이란 구호는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를 물색해 지지하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윤 전 대통령도 지난 6일 변호인단을 통해 공개한 서신서 “자유와 주권 수호를 위해 싸운 여러분의 여정은 위대한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나라와 미래의 주인공은 청년 여러분이니 자신감과 용기를 가져달라”며 “대통령직에선 내려왔지만, 늘 여러분 곁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이 중 “늘 여러분 곁을 지키겠다”는 구절은 정치 관여 의사로 해석되고 있다.

이후 주목받은 국민의힘 대권주자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다. 김 전 장관은 지난 8일 장관직을 사퇴한 후, 다음날 국회를 방문해 국민의힘에 입당한 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전 장관은 각종 여론조사서 가장 유력한 국민의힘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지만, 당내 조직이 부실하다.

국회의원 활동은 지난 2008년까지 했고, 지난 2020년엔 자유한국당을 탈당했다. 현실적으로 대선 경선·본선서 후보로 활동하려면, 윤 전 대통령의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포 이후 4개월여 동안 조성한 강경 보수 세력이 반드시 뒷받침해야 한다.

윤 전 대통령은 상왕 정치를 하면서 형사재판서 유리한 결과를 얻어야 한다. 설령 유죄가 확정된다고 해도 사면·복권을 도모하려면, 정치적 견해가 비슷하면서도 자신의 영향력 아래에 묶어둘 수 있는 대선후보를 물색해야 한다.

이를 현실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사람으로는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거론된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지도부의 거취를 당에 일임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6일 의원총회를 열어 지도부를 재신임했다.

국민의힘 서지영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일부 사퇴 의견을 낸 분들도 있지만, 현 지도부가 남은 대선 일정까지 최선을 다해달라는 의미서 재신임을 박수로 추인했다”고 밝혔다. 강성 친윤(친 윤석열) 성향의 지도부가 윤 전 대통령과의 연결고리를 끊지 않는 한, 윤 전 대통령의 지원으로 김 전 장관은 빈약한 조직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다.

대권 경쟁 가장한 당권 경쟁
윤심 경쟁·외부 압력 동시에


다만 김 전 장관이 윤심(윤석열 전 대통령의 마음)을 독점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군은 무려 20명이 거론되고 있다.

이중 친윤 성향 후보군은 ▲윤상현 의원 ▲나경원 의원 ▲김기현 전 대표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이다. 특히 윤 의원은 강경 보수 세력과의 소통에 매우 적극적이었기 때문에 김 전 장관의 경쟁자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현재 국민의힘 대권주자 중 윤심과 거리를 두는 후보는 ▲한동훈 전 대표 ▲안철수 의원밖에 없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강성 친윤 대선후보·지도부의 결합은 중도층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지난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많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 전 장관의 본선 경쟁력에 의문을 제기한다”며 “본격적으로 경선에 뛰어들면 김 전 장관의 지지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단 생각 때문에, 김 전 장관과 만나길 꺼린다”고 주장했다.

꺼리는 이유로는 “김 전 장관이 대선캠프 참여와 도움을 요청할 것이고, 발목이 잡힐 것으로 우려한다”는 점을 들었다.

이런 우려를 토대로 제시됐던 대안은 ‘한덕수 대망론’이다. 이 주장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난 8일 이완규·함상훈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한 후 구체적으로 불거졌다. 이 후보자는 윤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졌고, 법제처장으로서 김건희 특검법 반대·윤 전 대통령 체포 반대 등 목소리를 키웠다.

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가담한 피의자로 입건돼있다. 따라서 “이 후보자 지명 자체가 국민의힘을 통한 한 권한대행의 대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일각의 주장이 나왔다.

한 권한대행 측은 “대선 출마 의사가 전혀 없다”거나 “국정 운영에 전념하겠다”는 취지로 대망론을 부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를 ‘막산이’로, 한 권한대행을 ‘갓생이’라고 지칭했다. 그러면서 “안동 출신 막산이 VS 전주 출신 갓생이”라고 적었다.

“전북 전주 출신 한 권한대행을 국민의힘의 대선주자로 옹립하면, ‘호남 출신 보수정당 대선후보’라는 프리미엄까지 붙는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강성 이미지의 김 전 장관이 아닌, 권한대행 재임 중 주요 사안을 국민의힘에 우호적으로 결정하는 경제 관료 출신이란 점도 부각할 수 있다.

한덕수
대망론?

하지만 한 권한대행은 바로 그 “주요 사안을 국민의힘에 우호적으로 결정했다”는 점 때문에 김 전 장관과 마찬가지로 중도층에 거부감을 줄 수 있다.

이처럼 여러 친윤 성향 대권주자들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사실은 윤 전 대통령에겐 나쁘지 않은 그림이다. 자신을 향해 어필을 하려 경쟁할수록 자신의 존재감이 확인돼 당내 영향력이 더욱 강해지기 때문이다. 윤심을 놓고 최대한 다자 구도가 형성되고, 주자 간 합종연횡이 활발해진다면 윤 대통령으로선 흐뭇한 그림이 된다.


그런데 윤 전 대통령의 그 흐뭇한 그림이 계속 이어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전임자와 후임자는 필연적으로 경쟁할 수밖에 없다. 전임자는 최대한 고분고분한 후임자를 물색하려고 하지만, 후임자는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해야 한다.

설령 조기 대선서 패배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 대권주자가 무려 20명이나 거론되는 이유를 비교적 낮은 본선 승리 가능성과 맞물려 판단하면, 사실상 당권 경쟁으로 해석되는 측면이 강하다. 국민의힘이 중도층의 비판을 받는 상황도 연결 짓는다면, 서울 내 일부 지역구와 대구·경북 등 핵심 지지기반 공천을 장악하기 위한 현실적인 속내도 들여다볼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엔 조기 대선을 둘러싼 ‘내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심각한 외환도 있다. 국민의힘이 재집권하지 못하면, 명태균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대통령도 없고, 권한대행도 없다. 현재까지 연루 의혹이 있다고 거론된 국민의힘 정치인은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전 대구시장 ▲윤상현 의원 ▲윤한홍 의원 ▲추경호 의원 ▲조은희 의원이다.

명태균씨는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명씨의 휴대전화엔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정치인 140명의 연락처가 저장된 것으로 확인된다. 정권을 잃은 후 명태균 특검법이 통과돼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되면, 국민의힘 의원 상당수는 특검에 소환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서 창원지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인택)는 지난 9일 명씨의 보석을 허가했다. 법원은 명씨의 주거지를 제한했지만, 최소한 명씨의 입은 자유로워졌다.

특검이 아니더라도, 수사에 소극적이었던 검찰도 정권교체 시 태도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의 조기 대선 경선은 더더욱 생존 경쟁이 된다. 대선 출마 선언을 통해 최대한 체급을 높여 ‘정치 탄압’이란 주장이라도 제기할 수 있어야 생존 가능성이 커진다.


최대한
고분고분

아울러 야권에선 지난해 12월 이후 국민의힘을 향해 꾸준히 제기했던 정당해산심판 카드를 다시 언급하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프랑스 공화국은 관용으로 건설되지 않는다”는 알베르 카뮈의 격언을 인용하면서 “내란당은 대선에 참여할 자격이 있는가? 내란당은 해산시켜야 하지 않는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홍근 의원도 지난달 14일 “당원인 대통령이 내란·외환 혐의로 형을 확정받으면 소속 정당이 정당해산심판을 받도록 한다”는 취지의 정당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어 “제일 먼저 후보자 등록을 하는 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할 수 없도록 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도 지난 4일 “국민의힘이 지금 준비해야 할 것은 조기 대선이 아니라 정당해산심판”이라며 “국민의힘 제1호 당원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모든 국민이 지켜봤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지난해 1월 ‘자당의 귀책사유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후보자를 내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며 “국민의힘 당헌·당규에도 같은 내용이 규정돼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에 대한 정당해산심판 청구 주장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당시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 지도부도 내란죄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정당 해산 사유가 된다”고 주장했다. 개혁신당 천하람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지난 1월 <일요시사>와 만나 “국민의힘은 이대로 가면 해산당해도 할 말 없는 정당의 모습”이라며 “헌재도 해산을 안 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야권 지지자들은 꾸준히 “민주당이 집권하면, 국민의힘에 대한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이 국무위원 전원 탄핵소추 가능성을 언급하자,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은 스스로 해체하거나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해서 심판받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도 민주당 의원 등 72명에 대해 내란음모죄·내란선동죄 고발 가능성을 언급했다.

국민의힘에 대한 정당해산심판 청구는 지난 2015년 진행된 통합진보당 해산과 차원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현행 거대 양당 중심 정치의 한 축이다. 따라서 실제로 진행될 경우, 판 자체를 뒤엎는 조치로 인식될 수 있다. 천 권한대행도 “헌재도 ‘이 정도 되는 정당을 해산해야 하나’ 싶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국민의 심판을 통해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에 대한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는 국민의힘에 대한 압박성 정치 공세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국민의힘의 입장에선 내란 특검과 함께 꾸준히 이어질 정치적·사법적 공세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운신의 폭이 좁아진단 문제가 남는다.

살기 위한 몸부림 어디까지?
김상욱이 뜨면 게임 끝난다?

국민의힘을 어렵게 할 요소로 초선 김상욱 의원도 거론할 수 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이후 당론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소신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명태균 특검법에 대해서도 국민의힘 의원 중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졌다.

국회 앞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탄핵 찬성을 호소하는 1인 시위를 이어가다가 윤 의원과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지역구에선 후원회가 해체되는 등 조직적인 반발이 이어졌고, 울산시당위원장도 사퇴했다. 광주서 진행된 탄핵 반대 집회를 놓고, 사과 차원서 광주 방문을 주장했다가 친한(친 한동훈)계서도 축출된 듯한 양상이 이어졌다.

그때마다 김 의원은 ‘보수의 가치’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난 4개월 동안 정치적 지명도를 대폭 끌어올렸다. 국민의힘 외부에 비치는 김 의원은 탄압당하는 희생자의 모습이다. 김 의원도 다양한 언론 인터뷰서 자신의 현 상황을 설명하면서 보수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럼으로써 김 의원이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 언덕으로 나아가는 ‘보수의 예수’ 형상이 그려진다. 국민의힘서 김 의원을 공개적으로 두둔한 사람은 6선 조경태 의원밖에 없었다.

조 의원은 지난 2월 <일요시사>와 만나 “초선 의원으로서 소신 있는 발언과 용기 있는 행동을 한 김 의원에게 많은 격려를 보내고 있다”며 “다수의 잘못된 생각에 매몰돼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홍 전 시장은 김 의원의 제명을 요구했고, 국민의힘 김대식 원내대변인도 “정치를 잘못 배웠다”는 등 비판을 가했으며, 권 원내대표도 탈당을 권유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은 지난 6일 비상 의원총회서 “당론을 무시하고 당론을 알길 깃털 같이 안다”면서 조 의원과 김 의원에게 탈당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구성원들이 김 의원을 비토할수록, 국민의힘은 예수 바라바를 살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죽일 것을 요구한 유대인 이미지를 만들어간다.

김 원내대변인은 지난 1월 김 의원을 일컬어 “우리는 히틀러고, 김상욱은 유대인이냐”고 질타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국민의힘 지지자들과 강경 보수층 바깥에선 예수 그리스도를 죽일 것을 요구했단 이유로 2000년 넘게 나쁜 이미지가 이어지는 당시의 유대인과 비슷한 취급을 받는다.

김 의원에 대한 징계가 실제로 이어지면, 김 의원은 스스로 짊어진 십자가에 못 박혀 죽는 십자가형이 완성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권 원내대표도 조 의원과 김 의원을 거론하면서 “당원들의 마음마저 건드리는 말을 인터뷰서 하는 건 삼가야 한다”는 말만 할 뿐, 실질적 조치는 이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스스로 정치적 소신을 멈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따라서 윤 전 대통령이 경선에 개입하는 모양새가 외부로 표출된다면, 김 의원의 소신 행보와 더욱 대비될 것이다. 김 의원이 주목받을수록 국민의힘의 존재가 어두워지는 상황이 이어질 수도 있다.

해산 압박
어떻게?

조기 대선을 앞두고 동시다발적으로 내우외환이 터지는 국민의힘은 마치 우리나라 후삼국 시대 같은 난세가 도래한 것처럼 보인다. 20명이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현 상황은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과 암투가 난무할 것임을 예고한다.

이런 상황서 윤심은 아직 죽지 않았다는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검사 시절부터 자신을 중심에 놓고 상황을 풀어나가는 것을 선호했다. 아직 살아있는 윤심과 외부의 해산 위협까지 버텨내야 하는 현 상황을 누가 보기 좋게 풀어나갈 수 있을까? 살기 위한 각자의 몸부림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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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JYP·FNC 등 대형 기획사가 참여했던 초기 계획은 공연시설 없이도 인천경제자유구역 전체를 K-팝 무대로 활용하는 첨단 콘텐츠 사업이었다. 그러나 2022년 9월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부임한 이후 사업 방향은 급격히 바뀌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023년 1월과 2월 두 차례 미국 출장을 다녀온 직후, 송도 8공구 R2 블록에 오피스텔을 건설해 개발수익을 활용하겠다는 ‘개발 중심’의 K-팝 시티 구상이 내부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관계자 A씨에 따르면 “메타버스 콘텐츠 계획은 사실상 사라지고, 김진용 취임 이후 곧바로 개발사업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었다”고 증언했다. 2023년 1월 출장 당시 김진용 청장은 라스베거스 CES 2023 등에서 차준영을 직접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그해 2월 출장 또한 “차준영을 다시 만나기 위해 급히 잡은 일정”이라는 증언이 나온다. 당시 차준영이 접대한 자리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는 다수의 증언도 나왔다. 차준영이 접대에서 제공한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의 소비자가는 약 160만원으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선 1병당 50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원 전 장관에게 직접 접대 의혹에 관해 질문했지만,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원 전 장관은 2023년 1월6일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23에 참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국토부 내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자동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정책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함께 CES 2023에 참석했다. 관계자는 “김진용 청장은 1월 출장 내내 이들과 동행했고 2월 출장에서도 이틀간 연속으로 만나 협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월 인천시의회 출석을 하루 전 급하게 불출석 처리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떠난 점도 의혹을 키웠다. 이후 2023년 4월 인천경제청에 제출된 K-팝 시티 제안서는 김진용 청장이 7월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구상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내부에서는 “차준영 라인이 실질적으로 참여해 만든 제안서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제안서 검토 회의에는 차준영 측이 직접 참여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결국 제안서는 정책현안조정회의에서 과반 반대로 부결됐지만, 형성된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회사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같은 해 10월26일 김민종 KC컨텐츠 공동대표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 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8공구 R2·B1·B2블록(총 21만㎡)에 건설을 추진했다가 KC컨텐츠에 대한 특혜 논란으로 백지화 결정된 'K팝 콘텐츠 시티' 사업과 관련해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다. 조카 불륜설 제보한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 목적은 지분 탈취? MC몽 겁박한 정황 포착 의혹을 제기한 정 의원에 따르면, 김민종은 2023년 7월18일 KC컨텐츠의 사내이사로 들어온 뒤 바로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약 일주일 뒤인 26일 KC컨텐츠는 인천경제청에 총사업비 6조8000억원에 달하는 ‘K-콘텐츠 시티’ 사업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인천경제청장이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해당 장소에서 김민종과 차준영, 이수만 전 SM 대표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국내에 KC컨텐츠라는 회사가 설립됐는데 이 회사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김 대표(김민종)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천경제청장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뒤 KC컨텐츠가 설립됐고, 김 대표가 KC컨텐츠의 대표가 됐으며, 이 사업 주체가 KC컨텐츠로 바뀌었다”며 “사업 부지도 1만5000평이 더 늘어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다가 특혜 논란이 불거지니 백지화됐다. 사업이 지연돼 주민들이 어려워졌는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민종은 “어떤 것에 대한 사과를 드려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다른 지자체에서 이 프로젝트를 우리 지역에서 하자라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제가 아직 그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SM엔터테인먼트, JYP, FNC, 드라마·영화 제작사 등 기업 유치를 내가 직접 뛰어다니며 받아왔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이제 이 사업을 원하는 다른 지자체로 가자고 얘기하지만 아직은 내가 그렇게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민종은 2023년 국감에서 “사과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지만, 김진용의 미국 출장-차준영 접대-사업 구상 변화-KC컨텐츠 등장이라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KC컨텐츠는 차준영 라인의 확장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준영 접대 의혹은 과거 원 전 장관이 업무추진비를 비정상 집행했다는 의혹과 결합되며 더욱 파문을 키우고 있다. 당시 식사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 접대에서도 원 전 장관과 동행한 공무원들은 본인들이 접대를 받지 않은 것처럼 카드로 소액을 결제를 했다”고 주장했다. 과거 원 전 장관이 제주도지사 재직 시절 고급 오마카세 식당과 호텔에서의 식사비가 1인당 6만2만원만 카드로 결제해 ‘개인적으로 부담한 것처럼 조작했다’는 정황과 똑같은 패턴이다. 라스베이거스 업무추진비? K-팝 시티의 방향 전환, 미국 출장의 기묘한 일정, 제출된 제안서의 동일성, KC컨텐츠의 돌연 등장, 고급 만찬 접대 의혹까지 모두 차준영이 중심에 자리한다. 송도 개발 방향이 콘텐츠에서 부동산개발로 바뀌기 시작한 시기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루어진 접대의 타이밍은 공교롭게 맞물린다. 송도 8공구 R2 블록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다이닝에서 일어난 ‘보이지 않는 협업’의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차준영은 가수 MC몽과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의 불륜 의혹을 언론사 <더팩트>에 지난해 12월 제보했다. 그는 조카인 차가원 회장의 불륜 의혹을 제기하기 전,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MC몽으로부터 빼앗으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실상 조카의 회사를 빼앗기 위해 불륜설을 제기한 셈이다. 차 회장이 운영하는 원헌드레드는 지난해 12월24일 공식입장을 통해 “(MC몽과 차가원 회장과 관련) 사실 확인 결과 기사 내용과 카톡 대화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라고 밝히고 “이는 MC몽이 차가원 회장의 친인척인 차준영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조작해서 보낸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차준영은 빅플래닛메이드의 경영권을 뺏기 위해 MC몽에게 강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게 협박했으며 이 과정에서 MC몽의 조작된 카톡이 전달된 것”이라며 “이 카톡 내용을 차준영이 기사를 보도한 매체에 전달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헌드레드는 “MC몽은 보도를 확인한 후 회사 측에 미안하다고 연락했고, 당사는 차준영 씨와 최초 보도한 매체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며 “아티스트와 경영진을 향한 악의적인 모함과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선처 없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며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와 비방은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MC몽은 이날 장문의 글을 통해 차가원 회장 등과 관련한 여러 내용을 폭로했다. 그는 “6월30일 회사를 가로채려는 차가원 작은 아버지에게 제가 조작해서 보내 문자”라며 “첫번째는 차가원 삼촌이 저애게 2대 주주를 유지시켜줄 테니 함께 뺏어보자며 보낸 가짜 서류고, 저에게 지분을 넘기자고 한 주주명부와 주식양도 매매 계약서, 자필 계약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자신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범죄자와 손을 잡았고 저희 카톡에도 없는 문자를 짜깁기가 아니라 새롭게 만들었다. 저희 집에 와서 물건을 던지고 뺨을 때리고 건달처럼 협박하며 만들어진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하고 전 회사를 차가원 회장으로써 지키고 싶은 마음로 떠난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그 근처 무리에 매니저가 제 카톡에도 없는 문자, 그리고 제가 방어하기 위해 속이기 위해 만든 문자들은 다시 재해석하고 그 문자를 또 짜깁기해서 기사화시켰다”며 “다시 맹세코 그런 부적절한 관계을 맺은 적도 없으며 전 그 사람 가족 같은 지금도 120억 소송 관계가 아니라 당연히 채무를 이행할 관계다. 그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전했다. MC몽은 “비피엠과 원헌드레드를 지켜내고 싶었다. 저란 이미지가 회사에 악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차가원 친구인 관계를 제가 조작하고 절 협박하고 자기 조카에 회사를 뺏으려는 자에게서 지켜내고 싶었다”며 “모든 카톡이 조작인데 제가 뭐가 두렵겠습니까? 전 매일 매일 왜이렇게 잡음이 많은 걸까요? 전 그래서 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뒤에선 공직자 접촉으로 업력 쌓아 이수만-김민종 동원된 화려한 작전 앞서 지난 12월18일 <더팩트>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은 원헌드레드를 공동 설립한 MC몽을 상대로 대여금 반환 청구 법적 절차를 진행해 지난달 무려 120억원에 달하는 액수의 지급명령 결정을 받았다. 채무자인 MC몽이 법정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해당 지급명령은 확정됐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차 회장이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처음 제기한 것이 지난 6월이다. 이 시기는 MC몽의 업무 배제됐던 시점과 겹친다. 당시 원헌드레드는 “MC몽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현재 회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업무에서 배제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차준영은 언론사와 경찰을 동원해 차가원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복수의 증언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차준영 회장은 조카 차가원 회장의 흠집내기 제보를 국가수사본부 등 수사 당국에 하고 있지만, 수사가 어려운 집안싸움 내용”이라며 “차준영은 언론사 <더팩트>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현재 차준영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친형 차대영의 금융계좌를 활용해 30억원대의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행사 대표인 차준영과 A 신탁 직원이 공모해 계약 명의자 차대영의 동의 없이 금융계좌를 도용한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의 아버지인 차대영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친동생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에테르노압구정은 현재 건설 중인 고급 공동주택으로 축구선수 손흥민이 분양 받아 유명세를 탔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차대영은 “동생 차준영이 2024년 10월초 본인명의의 금융계좌가 압류돼 사용할 수 없어 생활비 통장으로 쓰겠다며 내 명의의 모 은행 계좌를 빌려갔다”며 “생활비 통장으로 사용한다는 것과 달리 해당 통장을 이용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계약서를 위조했다. 이 과정에서 넥스플랜과 A 신탁 직원들도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씨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 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 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언론사 동원 경찰 제보 이번 사건과 관련해 A 신탁 관계자는 “신탁사는 일체의 공모, 방조 및 해당 범죄 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수사 진행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넥스플랜 측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