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공격 초읽기? 가자 지구 재건 계획설도

‘난공불락’ 포르도 핵시설 표적
‘협상에서 강경’ 변곡점 맞나?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심 핵시설을 겨냥한 군사 공격 계획을 승인했으나, 최종 실행 명령은 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사실상 용인하고 협상 대신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며 강경 기조로 급선회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군사 개입 카드까지 꺼내 들며 이란을 극한으로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각) 외교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고위 보좌관들에게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 계획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권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지 지켜보기 위해 실제 공격 실행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탈리아 명문 축구팀 유벤투스 선수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에 동참할지 여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나는 시한 도래 1초 전에 최종 결정을 하고 싶다”면서 “왜냐하면 상황은 변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쟁은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미국이 구상 중인 공격 계획의 핵심 표적은 이란의 포르도(Fordow) 핵시설인 것으로 전해졌다. 산악지대 지하 80~100m 깊숙한 곳에 콘크리트로 요새화된 이 시설은 이스라엘이 지난 13일 단행한 대규모 공습에서도 거의 피해를 입지 않을 정도로 ‘난공불락’으로 꼽힌다.


<WSJ>은 이 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미국의 초대형 벙커버스터 ‘GBU-57 MOP’를 지목했다. 무게 13t, 지하 60m까지 관통할 수 있는 이 초강력 무기는 현재 B-2 스텔스 폭격기로만 운반 및 투하가 가능하다.

이를 뒷받침하듯 미국은 이미 중동지역에 상당한 규모의 전력을 증강 배치했다.

F-35, F-22 등 첨단 스텔스 전투기는 물론, 니미츠 항공모함 전단과 공중 급유기 30여대가 추가로 배치됐다. 중동 내 미군 기지들도 고도의 경계 태세에 돌입한 상태다. 이는 언제든 대통령의 명령이 떨어지게 될 경우, 즉각 공격을 실행할 준비가 완료됐음을 시사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공격 계획 승인은 그가 대이란 정책 기조를 협상에서 ‘군사적 압박’으로 완전히 선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임기 초반까지만 해도 이스라엘의 독자적인 이란 공격을 만류하며 외교적 해결에 무게를 뒀다. 지난 11월 당선 직후 스티브 위트코프를 중동 특사로 임명하고, 이란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에게 “전쟁을 원치 않는다. 협상을 원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해를 넘긴 뒤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자정 노력은 계속됐다. 지난 4월에는 오만에서 비공개 협상을 진행했고, 5월에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전면 중단을 요구하는 서면 제안까지 전달한 바 있다.

하지만 이란이 협상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사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13일 이란 핵 개발이 임계점에 도달했다며 전격적인 공습에 나서자 상황은 급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공습 직후 “훌륭하게 해냈다”며 이스라엘을 두둔했고, 오히려 이란이 협상 기회를 놓쳤다고 비난했다.

그는 캐나다 G7 정상회의 도중 귀국하며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이란의 ‘무조건 항복’을 요구했으며, 하메네이를 겨냥해선 “그가 숨어있는 곳을 정확히 알지만 아직은 제거하지 않을 것”이라고 노골적인 위협까지 가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선회가 이란의 지지부진한 협상 태도에 대한 불만과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을 이란 핵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기회로 활용하려는 전략적 판단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이란에 60일간 시한부 협상을 제안하면서 비핵화에 대한 합의를 종용했다. 그러나 이란은 끝내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스라엘은 지난 13일 이란을 선제 타격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미국이 이란과 시한부 협상을 맺은 지 61일째 되는 날이었다.

이란이 데드라인을 넘겨 합의하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도 이스라엘의 공습을 더 이상 만류하지 않았다는 해석이 충분히 나올 법한 대목이다.

2015년 오바마정부 시절 맺은 이란 핵합의(JCPOA)가 결국 이란에 핵 개발 시간만 벌어줬다고 비판하며 2018년 일방적으로 탈퇴했던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더 이상의 시간 끌기는 용납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섰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특히 이스라엘이 먼저 총대를 메고 나선 상황을 트럼프 대통령이 ‘차도살인(借刀殺人·남의 칼을 빌려 사람을 해침)’의 기회로 삼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껄끄러운 군사적 충돌의 부담을 이스라엘이 상당 부분 짊어진 상황에서, 미국이 직접 ‘마지막 카드’인 군사 공격 가능성을 내비치며 이란을 굴복시키겠다는 셈법이 깔렸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군사 개입 결정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누구도 내가 무슨 일을 할지 모른다”고 답했다. 군사 공격 계획을 승인해 놓은 채 실행 시점을 저울질하며, 이란의 태도 변화를 유도하는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하고 있는 셈이다.

하메네이는 이날 영상 연설을 통해 “이란 국민은 항복하지 않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 미국 대통령이 용납 못할 발언으로 이란 국민에게 굴복을 요구했다”며 “이란 국민은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대외적으로는 이 같은 확고한 자세를 견지하면서도 이란 측은 협상 관련, 외국의 파트너 국가들과 접촉해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스라엘과의 휴전과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과 회담을 수용할 것이라는 의사도 내비쳤다.


<WSJ>도 지난 16일(현지시각) 이란이 “미국이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습에 개입하지 않는다면 미국과 핵 협상에 복귀할 의사가 있다”는 입장을 아랍권 당국자들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일각에선 트럼프의 이란 공격의 이면에는 이란의 핵 억제보단 팔레스타인 자치구인 가자 지구를 손에 넣기 위한 카드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가자 지구는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이스라엘과 이집트 사이에 위치한 지역으로, 현재 팔레스타인의 수니파 이슬람주의 단체인 하마스가 실효 지배하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는 지난 2월4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백악관 공동 기자회견에서 ‘가자 지구 장기 재건 계획’을 발표하면서 “우리는 아무것도 사지 않고 가질 것이다(We don’t have to buy Gaza; there’s nothing to buy)”라고 발언했다.

그는 ‘소유(own)’이라는 단어와 함께 미국이 가자 지구를 개발 및 운영하겠다면서도 ‘미국 체납료나 세금 형식으로의 구매가 아닌 전쟁 이후의 인도받는 형태’의 형식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해당 발언이 논란이 일자 보좌관 및 대변인들은 “미국이 일시적 재건을 주도할 뿐, 영구적인 점령이나 구매는 아니다”라면서 “미군 투입은 고려 대상이지만 기본적으로는 민간 주도 재건”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당시 이집트 및 요르단 등의 인근 국가들에선 “강제 이주나 영구 이전 등은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이 나왔다. 유엔 및 다수의 국제사회에선 “이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권리 침해이자 국제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며 강력 비판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사실 트럼프의 영토 확장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해 그는 그린란드와 파나마를 비롯한 타 국가들의 영토를 편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국제사회의 뭇매를 맞았던 바 있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으로 석유 및 천연가스에 네오디뮴 등 반도체, 전기차 제조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희토류 광물이 풍부하게 매장돼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 당선인 자격이었던 그는 지난 1월7일, ‘그린란드를 장악하기 위해 군사력이나 경제적 압력을 사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느냐’는 기자 질문에 “보장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해당 발언은 무력으로 그린란드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해석으로 이어져 ‘무력 침탈’ 논란으로 번졌다.

집권 1기였던 지난 2019년에도 일방적인 그린란드 매입설을 꺼냈던 바 있다.

<jungwon933@ilyosisa.co.kr>

 



배너

관련기사

22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