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47대 대통령 취임식…핵심은 바이든 지우기?

‘미국 우선주의’ 재천명
4년 만에 백악관 재입성
남부 국경 비상사태 선포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대통령직을 성실히 수행하며 모든 능력을 다해 미국의 헌법을 보전하고 수호할 것을 엄숙히 맹세합니다. 신이어 도와주소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년 만에 미국 대통령직에 복귀하며 ‘미국 우선주의’ 시대를 재선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미국 수도 워싱턴 DC의 연방의회 의사당 로툰다(중앙 원형홀)서 열린 취임식에 서 선서문을 낭독하며 47대 대통령으로서 두 번째 임기에 돌입했다. 

“미국의 황금기는 이제 시작”이라고 운을 뗀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매우 단순히, 미국을 최우선시할 것”이라며 지난 집권 1기때와 동일하게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재천명했다.

그는 “우리는 세계서 본 적 없는 가장 강력한 군대를 건설할 것”이라면서 “우리의 성공을 우리가 승리한 전쟁뿐 아니라 우리가 끝낸 전쟁, 아마도 가장 중요하게는 우리가 시작하지 않은 전쟁에 의해 평가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대외 군사 개입을 자제하는 ‘트럼프판 신고립주의’를 선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정부에서 는 단 하루도 우리가 다른 나라에 이용당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우리의 주권을 되찾을 것이며 안전을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40분간 이어진 연설서 두 번째 임기 동안 추진할 다양한 과제를 쏟아냈다. 우선 멕시코만의 명칭을 미국만으로 변경하고 파나마운하 운영권을 되찾을 것을 예고했다.

다만, 취임 전 계속해서 야욕을 보여왔던 그린란드 점령에 대해선 이날 취임사  서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대신 파나마가 운하 운영 중  중립 요구 조약 협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면서 통제권을 되찾겠다고 다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도입을 통해서 테디 루즈벨트로부터 여러 유산을 물려받고 파나마 운행을 개통했다”면서 “그런데 이 파나마 운행이 당시 미국 정부의 어리석은 선택 때문에 다른 국가의 손에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파나마가 미국에 했던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 또 파나마와 맺은 조약을 파나마 정부가 제대로 지키지 않고 미국을 상대로 과다한 수수료를 부과해 왔다”며 “공정성의 원칙을 전혀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미 해군이 큰 피해를 입었다”고 부연했다.

그는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이 파나마에 넘겨줬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빼앗겼다. 이제 미국이 파나마 운하를 되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으로 지난 7일 가진 기자회견서 그린란드와 파나마 운하 통제권 확보를 위해 경제·군사적 강압 수단을 쓰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확언할 수 없다 ”고 답변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시스템 재점검 및 외국에 대한 관세 부과(확대) 방침도 밝혔다. 또 전기차 우대 정책을 포함한 바이든행정부의 친환경 산업정책인 ‘그린 뉴딜’의 종료를 선포했다.


또 남부 국경에 국가 비상 사태를 선포하고 국경지대에 군대를 파견해 불법 이민자가 미국에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기로 하는 등 강경한 불법 이민자 차단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국가 에너지 비상 사태를 선포하면서 “석유 등에 대한 시추를 확대하겠다”며 “우리는 물가를 내리고, 전략 비축유를 채우고, 미국 에너지를 세계에 수출할 것”이라고도 천명했다.

아울러 “미국 정부의 공식 정책은 남녀 2개의 성별만 있게 될 것”이라며 과거 민주당 정부 당시 강화된 성소수자 권익 증진 정책을 폐기할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금을 있게 한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트럼프의 선거 구호) 이념’의 적자로 평가받는 JD밴스 부통령도 이날 선서를 하고 취임했다.

이날 취임식의 인상적인 부분은 취임 축하를 위해 참석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국경 정책을 트럼프 대통령이 면전서 거리낌없이 비판한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는 우리의  훌륭하고 법을 준수하는 미국 국민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지만, 위험한 범죄자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하고 보호하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를 대놓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바로 뒤에 앉아 듣던 바이든 전 대통령과  지난 대선서 패배한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은 순간 얼굴 표정이 굳어지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이후 바이든 행정부 시절 행정조치 및 행정명령 78개를 무효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외에도 지지자들 앞에 서 재택근무 공무원 사무실 복귀, 파리기후협약 탈퇴 등 여러 건의 행정명령에  잇따라 서명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식(1985년) 이후 40년 만에 처음으로 실내서 진행됐다 .

당초 전통대로 의  사당 밖에  마련된 야외 무대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한파에 따른 추위로 인해 지난 17일 취임식 장소가 실내로 변경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20년 대선서 패배한 후 단임 대통령으로 물러났으나 대선 결과 부정과 의사당 폭동 사태 등에 따른 4차례 형사 기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1·5 대선서 완승을 거두며 4년 만에 백악관으로 복귀했다.

미국 역사  서 트럼프처럼 대통령을 역임했다가 연임에 실패한 후 재도전해 당선된 경우는 그로버 클리블랜드 이후 132년 만이다. 앞서 그는 22대 대통령을 거쳐 1893년 24대 대통령으로 재취임했던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이 다수당인 연방 상원과 하원, 그리고 보수 성향 대법관이 6명으로 우위를 점한 연방대법원을 기반으로 막강한 권력을 쥐고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미국 우선주의’ ‘안보 무임승차 불가’ ‘힘에 의한 평화’ ‘관세 제일주의’ 등을 국정 핵심 기조로 세운 트럼프 2기 정부의 출범으로 국제 정세는 또 한 번 대격변을 맞이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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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악’ 쿠팡 개인정보 유출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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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사회상을 반영하는 표현으로 ‘○○ 공화국’을 쓰곤 한다. OECD 국가 중 극단적 선택률 1위를 놓치지 않는 우리나라를 ‘자O 공화국’이라고 하거나 연예인에게 지나치게 높은 관심을 보이는 모습에 ‘연예인 공화국’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최근 또 하나의 공화국이 세워졌다. 바로 ‘쿠팡 공화국’이다.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창업자 김범석 의장이 제시한 쿠팡의 비전이자 슬로건이다. 국민의 일상에 깊숙하게 파고들겠다는 의지로 읽혔다. 실제 쿠팡은 전 국민의 생활을 차례로 잠식했다. ‘로켓배송’을 무기로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했고 ‘쿠팡이츠’로 배달업계를 흔들었다. ‘쿠팡플레이’로 OTT 업계에도 진출했다. 생태계 잠식 대체재 없다 쿠팡의 위력은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서 더욱 뚜렷하게 증명됐다. 지난달 29~30일 쿠팡 이용자에게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발송됐다. 문자메시지에 따르면 유출된 정보는 이름, 이메일 주소, 배송지 주소록, 주문 정보 등이다. 쿠팡은 결제 정보와 로그인 관련 정보는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이용자에게 문자메시지가 도착한 시기가 주말이어서 혼란은 배가 됐다. 특히 배송 과정에서의 편의를 위해 적은 공동현관 비밀번호, 최근 주문 내역 등이 유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안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유출된 정보를 조합하면 가족 구성을 알 수 있는 상황이라 교묘하게 제작된 스팸 문자 등으로 피해를 볼 가능성도 있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고객의 수는 무려 3370만명에 달했다. 올해 기준 우리나라 인구(5168만명)의 65%에 이르는 숫자다. 여기에 개인정보 유출이 지난 6월24일, 무려 5개월여 전부터 시작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소비자의 분노가 폭발했다. 또 해킹 등으로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겪은 다른 업체와 달리 쿠팡 사건은 내부 직원의 소행으로 알려지면서 충격이 가중됐다. 중국 국적의 직원이 해외에서 개인정보를 빼돌렸다는 것이다. 앞서 쿠팡은 지난달 20일 개인정보 유출 피해 고객 계정이 4500개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열흘 새 3370만명이라고 다시 공지하면서 신뢰를 잃었다. 쿠팡의 프로덕트 커머스 부분 활성고객(구매 이력이 있는 고객)은 2470만명인데 피해 고객은 이보다 900만명 많다. 최근 3개월 간 구매 이력이 없는 고객까지 포함한 수치다. 사실상 전체 고객의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소셜커머스 시작 로켓배송 도입 날개 달아 이번 쿠팡 사태의 규모는 지난 2011년 해킹으로 약 350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싸이월드·네이트 사례와 맞먹는다. 올해 4월 발생한 SK텔레콤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약 2324만명)를 상회한다. 당국의 조사 과정에서 피해 규모가 더 커진 선례를 보면 쿠팡 역시 피해 범위와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자의로든 타의로든 쿠팡을 놓지 못하는 이용자가 상당하다는 사실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 사태 이후 보고서를 통해 “쿠팡은 한국 시장에서 비교할 수 없는 지위를 갖고 있다”며 “한국 소비자는 데이터 유출 이슈에 상대적으로 민감도가 낮아 고객 이탈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쿠팡이 독점하고 있기에 이번 사태가 일시적인 충격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에 걱정을 표하면서도 막상 탈퇴하긴 어렵다는 글이 보인다. 당장 내일 가게 문을 열어야 하는데 쿠팡이 아니면 재료를 조달할 방법이 없다는 글도 있다. 김범석 의장이 지향하던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가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에 문제가 생겼을 때 현실화한 셈이다. 쿠팡은 어떻게 한국을 지배하게 됐을까. 전문가들은 쿠팡이 ‘틈새시장’을 기가 막히게 파고들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 틈새를 만든 건 쿠팡이 아니라 정부였다는 것이다. 정부가 골목상권을 살리겠다는 취지로 대형마트를 규제하자 소비자는 전통시장을 찾는 대신 온라인으로 눈을 돌렸다. 그 결과 2010년 소셜커머스로 출발한 쿠팡은 현재 대적할 상대가 없는 ‘유통 공룡’으로 성장했다.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이 시행됐다. 정보 털려도 쓸 수밖에… 유통법에는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은 오전 10시부터 밤 12시까지만 영업 가능 ▲대형마트 월 2회 의무 휴업일 지정 ▲의무휴업일과 영업 제한 시간에는 온라인 주문 배송 서비스 금지 ▲전통상업보존구역 반경 1km 내 출점 불가 등의 내용이 담겼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발 묶인 사이 이커머스 시장이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쿠팡이 2014년 도입한 로켓배송은 그 틈새를 절묘하게 파고든 ‘신의 한 수’였다. 쿠팡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투자금을 등에 업고 심야, 새벽 배송 시장을 완전히 장악했다. 쿠팡이 공격적으로 물류센터를 늘릴 때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지적이 나왔지만, 지금은 그 물류 센터가 지역 배송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에서 택배기사의 건강권을 위해 심야 새벽 배송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소비자는 물론 택배기사 사이에서도 민주노총의 주장에 반발이 나왔다. 소비자는 오후에 주문해도 아침이면 집 앞에 물품이 도착하는 데서 오는 편리함, 택배기사는 경제적 이익, 노동권 등을 이유로 제시했다. 실제 민주노총의 주장은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쿠팡의 배송 시스템이 국민 생활에 얼마나 깊이 들어와 있는지를 보여준 단적인 예다. 소비 트렌드가 완전히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면서 쿠팡의 영향력은 더욱 거대해졌다. 저녁 식사 재료를 사기 위해 퇴근 후 마트나 슈퍼로 뛰어가는 모습은 드라마에서도 과거 회상 장면에나 나온다. 이제는 시도 때도 없이 스마트폰을 통해 물건을 주문하며 불과 몇 시간 만에 집 앞에 배송된 택배 상자를 안고 들어가는 게 일상이 됐다. 가족끼리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에서 쇼핑을 하는 일은 생활을 위한 게 아니라 이른바 ‘여가’가 됐다. 규제 업고 틈새 노려 방점을 찍은 건 코로나19였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커머스 시장은 배달업계와 함께 끝 모르고 성장했다. 이 시기 대형마트는 의무 휴업일이나 심야 시간에 온라인 배송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일부 풀어달라고 호소했지만 먹히지 않았다. 예나 지금이나 규제에서 자유롭던 쿠팡은 또다시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다. 그 결과 쿠팡은 2023년 창사 이후 첫 흑자를 냈다. 당시 쿠팡은 6조2000억원을 투자해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지었다. 영업손실은 2021년 1조7097억원에 달했지만 2022년 1447억원으로 줄었고 2023년에는 결국 흑자로 돌아섰다. 2023년 기준 쿠팡의 매출은 32조원에 이른다. 당시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23년 4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영업이익은 6174억원이다. 매출, 영업이익 모두 전통 유통기업을 제친 1위다. 쿠팡은 흑자 전환의 비결로 고객의 충성도를 꼽았다. 이들이 쿠팡에서 씀씀이를 늘리면서 쿠팡 전체 이익이 늘었다는 것이다. 특히 2018년 쿠팡이 도입한 ‘쿠팡 와우’ 멤버십의 증가가 영업이익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쿠팡 와우는 월 4990원(현재 7890원)을 내면 쿠팡에서 구매하는 대부분 물건을 무료로 배송받을 수 있다. 또 쿠팡플레이라는, 쿠팡이 론칭한 OTT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당시 쿠팡은 쿠팡 와우 멤버십, 즉 유료 가입자가 2021년 900만명에서 2023년 1400만명까지 늘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쿠팡 매출은 41조원까지 뛰어올랐다. 전체 대형마트 판매액(37조1779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영업이익은 602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억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는데 매출이 30%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쿠팡 와우 멤버십에 가입한 고객은 지난해 말 기준 1500만명가량으로 추정된다. 소비트렌드 변화·코로나19로 쐐기 2023년 흑자 전환해 전체 매출 1위 눈여겨볼 대목은 쿠팡 와우의 가격이 지난해 3000원가량 올랐는데도 불구하고 고객이 이탈하기는커녕 되려 대거 늘었다는 점이다. ‘쿠팡 생태계’가 이미 공고해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른바 충성 고객층이 이전보다 두꺼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독료 인상분보다 쿠팡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가치가 더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성장 배경은 다르지만 쿠팡을 카카오와 비교하기도 한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이라는 국민 메신저를 배경으로 각종 사업에 진출했다.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중 9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진 카카오톡은 카카오가 골목상권에 침투하는 데 훌륭한 ‘씨앗’ 역할을 담당했다. 쿠팡 와우 가입자를 위한 ‘로켓배송’이 심야·새벽 배송 시장을 잠식하는 데 혁혁한 역할을 한 것과 비슷하다. 대체재가 많지 않은 것도 닮았다.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톡 업데이트 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SNS처럼 바꾸려는 시도를 한 것이다. 이용자들이 카카오톡 앱에 더 오래 머무를 수 있는 방도를 찾다가 고안한 방법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하지만 이용자의 반발이 거셌다. 카카오톡 앱 평점은 1점대로 떨어졌고 조롱이 줄이었다. 결국 카카오는 가장 많은 비판이 나왔던 ‘친구탭’을 원래대로 되돌리겠다고 발표했다. 이후에도 카카오톡 변화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계속 나왔지만 결론적으로 이용자 이탈은 많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톡을 대체할 만한 메신저 앱이 마땅치 않았던 게 문제였다. ‘네이트온’이 노를 저어봤지만 역부족이었다.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주도한 홍민택 최고제품책임자(CPO)도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에 ‘트래픽, 다운로드는 줄지 않았다’고 쓰기도 했다. 당시 홍 CPO의 해명에 비판이 쏟아졌지만 글 내용만 봐서는 카카오톡 자체에 타격은 크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과징금에 주저 앉나 그러면서도 카카오의 현 상황을 봤을 때 쿠팡도 당국 조사가 진행되다 보면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단 이재명 대통령이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과징금 강화, 징벌적 손해배상 등을 언급한 점이 눈에 띈다. 벌써부터 역대 최대 과징금(1347억원)을 받은 SK텔레콤의 사례를 넘어 1조원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