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1일,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관련법 처리를 위한 본회의 소집을 요구한 가운데 곳곳에서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수사·기소권 분리를 통한 검찰 정상화(법안)를 4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며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22일 본회의 소집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국회 소수 정당(1석)인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는 이날 “민주당의 검수완박 강행에는 부적절한 것들이 있다. 전 국민적인 공감대가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위헌성의 문제가 있고 수사공백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민주독재, 입법독재”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어 “이런 많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열흘, 20일 안에 처리하려는 이유가 진영논리 외에 뭐가 있을까”라며 “아무리 좋은 취지도 방법과 속도를 잘못하면 일을 망칠 수 있다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우려했다.
전날 민형배 민주당 의원이 탈당하면서 무소속 의원을 확보한 것에 대해 “민 의원의 임시적, 전략적 탈당 또는 꼼수 탈당은 조금 분노가 된다”며 “민주주의를 태어나면서부터(겪고) 살게 된 분들에게는 받아들여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조응천 비대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서 “과연 여러 가지 편법을 동원해야 할 만큼 절박한 일인가”라며 “국민들의 시선이 두렵다”고 우려했다.
지난 18일에는 “개정안 내용 일부는 위헌 소지가 있고 법체계상 상호 모순되거나 실무상 문제점이 발생할 것이 확실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비대화된, 앞으로 더 비대해질 경찰을 견제하고 국민의 인권과 재산을 보호할 장치를 굳이 거둬들이려고 시도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소영 의원은 동료 의원들에게 보내는 친전을 통해 “수사기소 분리 법안의 원내 입법전략을 재고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의원은 “엄연한 민주당 의원이 탈당해 안건조정위원회 숫자를 맞추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고 너무나 명백한 편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무리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입법자인 우리가 스스로 편법적 수단까지 정당화하며 용인해선 안 된다”며 “이런 방식은 2020년 총선 당시 위성정당 사태와 동일하다. 또 다시 같은 잘못을 반복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재심 변호사’로 유명한 박준영 변호사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회구조의 개혁은 소통을 통해 다양성을 담아내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민주당의 밀어붙이기 행태에 대해 날을 세웠다.
박 변호사는 “그래야 소외받는 가치와 사람을 줄일 수 있다”며 “꼼수로 법 개정을 강행하는 것은 우리가 지향할 가치가 아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민 의원의 탈당에 대해선 “어떻게든 목표에 도달하기만 하면 된다는 논리, 즉 속도와 효율만을 중시하는 논리를 ‘도로의 논리’라고 부른다. 그리고 과정 그 자체를 중시하는 철학을 ‘길의 철학’이라고 부른다”며 “이제까지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들은 ‘도로의 논리’에 의해 빚어졌다. 이제 그것을 대체하는 ‘길의 철학’이 필요한 때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로의 논리’의 대표적인 사례가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말이다. 쿠데타를 해서라도 권력만 잡으면 된다니. 말도 안 되는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이런 이상한 논리를 오랫동안 받아들여왔다. 그것이 우리 사회 기득권 집단의 논리이기도 했다. 어떤 방법으로건 기득권을 손에 넣기만 하면 모든 게 정당화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19일 “속도를 중요시하다가 방향을 잃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며 속도 조절론에 힘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