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방역당국이 23일, 오는 25일까지로 예정돼있던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2주 더 연장하기로 했다.
이 같은 발빠른 조치는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세를 보이지 않는 데다 연이어 역대 최다 수치를 경신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 12일부터 오는 25일까지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 한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및 낮 시간대 4명까지, 오후 6시 이후부터는 3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하고 있다.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2차장 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서 “높고 거센 4차 유행의 파도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 확진자 수는 1600명대 초반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 장관은 “지난해 말 3차 유행 당시 일 평균 확진자 수는 약 660명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4차 유행을 경험하고 있는 지금은 1410명 수준으로 2배 이상 그 규모가 큰 상황”이라며 “3차 유행 시기와 비교해 가족을 통한 감염 비중은 크게 감소한 반면 지인 또는 동료를 통한 감염 비중은 두 배 가까이 늘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전체 확진자의 약 70% 수준을 차지하는 수도권은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기 전인 7월 첫 주 대비 일 평균 확진자 수가 24%(799명→990명)가량 증가했다. 비수도권 지역 역시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수치는 최다 수치였던 전날의 1842명보다 200여명가량 감소했지만 여전히 방역의 고삐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수도권 2주 연장과 함께 당국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집회도 자제를 촉구했다.
전 장관은 “오늘 민주노총은 강원 지역에서 1000여명 이상이 참여하는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엄중한 현 상황을 고려한 집회 자제를 강력히 요청한다”며 “만약 방역 수칙에 반하는 금지된 집회를 강행하는 경우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비수도권도 일괄적으로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7월 들어 본격적으로 여름휴가철이 시작된 데다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인구 이동량이 부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이동량을 보면 주말이었던 지난 17~18일 기준, 직전 주 대비 수도권의 경우 5.0% 감소하는 데 그쳤고 비수도권은 오히려 0.9% 더 늘었다.
최근 2주간 신고된 1만9512명의 확진자 중 절반에 달하는 44.7%(8723명)은 집단감염 사례가 아닌 개별적으로 선행 확진자와 접촉해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일각에선 신규 확진자 수나 거리두기 단계 등의 단순 정량적 수치보다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들에 대한 치사율 및 정부의 백신 수급 상황에 언론보도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역당국이 긴밀하게 백신 접종과 거리두기 단계를 조절하는 이른바 ‘투트랙 방역’을 1년 넘게 시행해오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일상생활이 제한되면서 대부분의 소상공인들의 영업 적자가 계속 누적되고 있는 데다 국민들의 피로감도 점점 쌓여가고 있다는 점이다.
자영업자들은 “왜 우리만 희생해야 하느냐”며 “확진자 발생하는 추이는 다중이용업소가 아닌 여러 곳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앞서 지난 16일엔 서울행정법원이 종교 교회 대면예배와 관련해 20인 이하까지는 허용한다는 취재의 판결을 내리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앞서 영국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은 코로나에 대한 통제식 방역 포기를 선언했던 바 있다.
영국의 성인 인구 69.2%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지난 22일 기준). 이 중 87.8%는 1회 이상 접종을 받았는데도 일일 신규 확진자는 3만9906명이나 발생했다. 주목해야할 부분은 사망자가 ‘84명’이라는 점이다.
국내의 경우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만7515명이 격리 중이며 누적 사망자는 2058명으로 치명율은 1.15%에 머물고 있다(지난 19일 기준).
앞서 지난 주엔 50대 중후반을 대상으로 한 백신 사전예약 당시 접속자가 폭주하면서 오류 등 예약시스템이 마비되기도 했다.
접종해야 할 대상은 많은 데 비해 확보하고 있는 백신 물량이 적다 보니 사전예약을 해야 하고 한꺼번에 몰리다 보니 ‘먹통 사태’를 피할 수 없었다는 주장이다.
지난 21일, 문재인 대통령도 참모들에게 백신 예약시스템 재정비 및 대응책 마련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