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6·11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진표가 완성됐다. 당권 후보 사이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두고 영입론와 자강론이 맞서고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당 대표 출사표를 던지면서 전당대회 당권 대진표가 사실상 완성됐다. 현재 당 대표 출마를 공식화하거나 거론되는 주자는 윤영석·주호영·조경태·홍문표·김웅·김은혜 의원에 나경원·신상진 전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 등 10명이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컷오프를 통해 당 대표 후보를 5명으로 추릴 전망이다.
영입파
이들 사이의 핫이슈는 단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다. 윤 전 총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의 대권주자 1위를 달리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이 지난 19일 전국 유권자 1900명에게 ‘차기 대통령감으로 누가 가장 적합한가’를 조사한 결과 이재명 지사가 25%로 1위, 윤 전 총장이 19%를 기록하면서 2위를 차지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전 총장 영입 여부가 당권의 열쇠로 부상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당권주자들은 이미 앞다퉈 ‘윤석열 마케팅’에 나서는 양상이다.
이 중 검찰 출신인 주호영 의원과 김웅 의원은 윤 전 총장 영입파로 분류된다. 주 의원은 공식 석상에서 "서울에 사는 집도 같은 아파트여서 자주 만났고, 심지어 KTX를 같이 타고 내려가다가 동대구역에서 검찰까지 태워서 출근한 적도 있다"며 작은 인연까지 강조하고 있다.
둘은 1960년대생 동갑으로, 윤 전 총장이 대구지검에 근무하는 동안 인연을 맺어 자주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과 "여러 채널을 통해 교류하고 있다. 금방 영입할 수 있을 정도로 이야기가 됐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당 대표 후보들 윤에 구애…누가 더 가깝나?
"자강이 먼저다" '윤 마케팅' 역풍도 감지
김웅 의원 역시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본인이 당 대표가 돼야 윤 전 총장이 들어오기 쉬울 것이라 관측했다.
김 의원은 "윤 전 총장 재직 시절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에 반대해 검찰을 떠났던 날 마지막으로 뵙고 나온 분이 윤 전 총장"이라며 자신과의 인연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최근 대선 경선을 ‘100% 국민경선’으로 치르자고 제안했다. 이는 윤 전 총장에게 유리한 방식이다.
지난 20일 출마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은 당내에서 개인적 인연이 가장 두터운 것으로 꼽힌다. 윤 전 총장과 나 전 의원, 나 전 의원의 남편 김재호 판사가 모두 서울법대 출신이며 대학시절부터 지금까지 가깝게 지내고 있다는 후문이다.
나 전 의원은 윤 전 총장 입당에 대해 "가능한 야권 후보는 모두 우리 당에 오실 수 있도록 하겠다"며 "후보들이 국민들 앞에 돋보이고, 국민 눈높이에 맞게 더 깎고 다듬어질 수 있도록 국민의힘이 멋진 무대, 훌륭한 인프라가 되어 줘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을 향한 구애에 불편함을 토로하는 시각도 있다. 이들은 윤 전 총장이 들어올 수 있는 당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는 ‘자강론’을 강조했다. 이에는 야권 내에서 존재감이 미비한 당내 대선주자들의 활동공간을 더욱 좁힐 수 있다는 우려가 담겼다.
자강론
홍문표 의원은 "체계적으로 작동이 되는 정당으로 시스템이 바뀌면 그걸 본 윤 전 총장은 오지 말라고 해도 온다고 본다"고 전했다. 김은혜 의원 역시 "아직 정치 참여 선언도 안한 사람과 스치고 들은 인연까지 동원하는 정치는 낡은 정치"라고 직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