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마케팅' 국민의힘 플랜B

잡룡으로 잠룡 깨운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윤석열 마케팅'에 나섰던 국민의힘 내부에서 플랜B가 떠오르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잠행이 길어지면서 이를 대비한 시나리오를 구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당권 후보들의 입에 오르고 있다. 이들은 윤 전 총장과 개인적 친분을 언급하며 영입을 공언했다. 윤 전 총장에 공을 들이는 당내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플랜A
리스크

일각에서는 당내 상황이 바쁘게 돌아가는 만큼 ‘윤석열 마케팅’이 점점 자취를 감출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당은 열 명 넘게 나온 당 대표 후보군 덕에 전당대회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잠행이 두 달 넘게 이어지면서 당내 기류도 조금씩 변하는 양상이다. 윤 전 총장에게만 당의 화력이 쏠려선 안 된다는 의견이다. 불확실한 윤 전 총장의 변수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

이는 '정치인 윤석열'이 가진 리스크가 크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지율은 고공행진 중이지만, 윤 전 총장이 대선에서 이길 것이라 예단하긴 어렵다. 만약 윤 전 총장이 입당한 후 변수가 생긴다면 당은 그야말로 쇼크 상태에 빠질 수 있다.


과거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의 사례를 보면 이는 불가능한 스토리도 아니다.

이외에도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총공세에 나설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 윤 전 총장을 겨냥한 결정적 한방이 드러나면 대선 정국에서 당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윤 전 총장의 가족까지 검증대에 오르게 되면 그가 사퇴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윤 전 총장 처가 재산 문제는 그의 역린으로 꼽힌다. 윤 전 총장이 대선 가도에 뛰어든다면, 아내의 사업과 장모의 재산 증식 과정에 대한 의혹들이 연이어 터질 전망이다.

잠행 길어지는 윤
흥행 중인 국민의힘

이미 윤 전 총장은 과거에 처가 재산 문제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지난 2019년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당시 윤 전 총장은 65억9076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검찰 고위 간부 중 1위다. 다만 윤 전 총장 명의로 된 예금은 2억1386만원이고, 나머지는 아내 김씨의 재산이었다.

특히 윤 전 총장 장모의 부동산 의혹은 꾸준히 제기되는 문제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윤 전 검찰총장의 장모가 대한주택공사와 한국도로공사로부터 토지 보상으로 100억원이 넘는 이익을 얻었다고 한다'며 '30억1000만원에 경매로 낙찰 받은 땅이 아산신도시 조성을 위한 토지로 수용되면서 132억3581만7780원을 받았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실제 <오마이뉴스>는 윤 전 총장 장모의 아산신도시 땅 투기 의혹을 보도했다. 윤 전 총장 장모의 조흥은행 통장 거래명세서를 살펴보면 2001년 경매로 30억1000만원에 아산신도시 부지를 2004년부터 2005년까지 토지 보상금으로 132억여원을 받아 3년 만에 102억여원의 차익을 남겼다고 전했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당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이 대선후보로 나서려면 처가 의혹 등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공직자 가족의 재산 증식 문제는 ‘불공정’과 연결돼 추후 큰 뇌관이 될 수 있어서다.

이외에도 윤 전 총장이 대권후보로 뛸 경우 강성 보수와 중도 보수의 충돌을 피하지 못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은 보수 정당이 배출한 두 전직 대통령을 구속했다. 여전히 강성 보수 사이에서는 대권 주자로 부상한 그에 대한 불편한 심기가 감지된다.

윤에 올인?
이대론 위험

이와 반대로 야권의 플랜B가 따로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도 있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과 함께한다면 자연스레 여권의 공세를 야권이 막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당이 힘을 실어준다면 윤 전 총장이 웬만한 공세에는 크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이 나올 때까지는 당의 후보들에게 집중하자는 자성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확실하지 않은 윤 전 총장에 '올인'하는 것보다 일단 당의 후보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는 것.

현재 국민의힘 소속 차기 대권주자로는 황교안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이 있다. 최근 미국으로 떠난 황 전 대표는 귀국 후 집필 중인 저서 작업을 곧 마무리하는 등 차기 대선 비전 제시에 나설 전망이다.

유 전 의원은 고향 대구를 찾아 대선 행보를 공식화한 상태로 17일 광주를 찾을 예정이다. 이는 이념과 지역을 뛰어넘는 대권주자로서의 면모를 보이겠다는 각오로 풀이된다. 원 지사도 일찌감치 내년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하고 대선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제는 이들의 지지율이 좀처럼 올라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 인물 모두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5%도 넘기지 못하고 있다. 유 전 의원과 원 지사는 문재인정부를 비판하며 각 현안에서 뚜렷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상황.

특히 황 전 대표의 대권행을 두고는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크다. 그는 극우·강경 보수 세력의 색채가 짙은 인물이다. 21대 총선 패배의 원인으로 꼽히는 그가 대권주자로 나서면 '중도로의 확장'이 필요한 당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야권 후보
존재감 미약

지난 5일 황 전 대표는 백신 확보를 위해 미국으로 떠난 후 여러 논란을 낳았다. 그는 미국 정부에 코로나19 백신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지자체장들이 있는 서울·부산·제주만 우선 지원해달라는 뜻을 밝혔다. '국민 편가르기' 발언으로 당심을 얻으려다 민심을 잃었다는 비판이 쇄도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마저 "나라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다"며 저격했다.

이 흐름이 계속되면 당밖 유력 주자인 윤총장과의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제1야당의 입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당 외의 새 인물을 영입해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이에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최재형 감사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 전 부총리의 경우, 김 전 위원장의 '대안 카드'라는 말이 돌면서 부상된 인물이다. 김 전 부총리는 문정부 초대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직을 1년6개월간 역임했다.

최근에는 사단법인 '유쾌한 반란'을 발족해 여러 강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최근 강연에서 "미래를 이야기하는 정치 지도자도 없이 그저 과거와 진영논리의 싸움만 하고 있다"는 정치적 발언으로 이목을 끈 바 있다.

기지개 펴는 당내 주자들 존재감 미미
당 밖의 제3 후보는…오세훈 히든카드?

최 감사원장은 현직 감사원장 신분이지만 국민의힘이 일찍부터 눈독을 들였다. 정부가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를 감사위원에 임명하려 할 때 그는 '정치적 중립성'을 앞세워 반대 뜻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해 김 전 위원장은 이들을 지원할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아울러 대권주자로서는 정치적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현실적 평가도 따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치권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 차출론도 제기된다. 최근 오 시장은 '서울비전 2030 위원회'를 구성했다. 전직 고위관료와 각계각층의 전문가로 구성됐다. 이는 서울의 비전뿐만 아니라 국가 운영에도 적용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오 시장의 대권 씽크탱크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오 시장은 대선이 아닌 내년 지방선거에 서울시장으로 재출마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이는 과거 그의 행적과 관련이 있다. 오 시장은 과거 무상급식 논란으로 시장직을 던졌다. 만약 1년여 남은 현 임기를 끝까지 책임지지 못한다면 여론이 급속도로 나빠질 수 있다.

하지만 당에서 정권교체의 명분만 만들어준다면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 시장은 최근 나경원 전 의원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꺾으면서 야권에서 정치적으로 상한가를 치고 있다.

오세훈
차출론?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보궐선거 승리로 자신감이 많이 붙은 상태다. 대선에 나가고 싶어할 것"이라며 "다만 2011년 무상급식 논란으로 사퇴한 만큼 당에서 부름이 있어야만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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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