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01.15 13:26
왜 거의 모든 나라는 마약과 전쟁을 벌이는 걸까? 아마도 범죄와의 관련성 때문일 것이다. 마약 관련 제조·소지·판매·복용 등 모든 행위는 대부분의 국가서 범죄로 규정된다. 마약 복용자는 약물에 취해 범죄를 저지르고, 마약을 구하기 위해 강도와 같은 범행을 일으키기도 한다. 대다수 범죄 통계는 마리화나·코카인 복용자가 일반인보다 범행할 개연성이 훨씬 더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남녀 모두 체포된 범법자들 중에서 적게는 40%서 많게는 85%에 이를 정도가 약물 검사 양성 반응을 보였다거나, 교도소 수형자 중 30~40%가 범행 당시 약물의 영향 하에 있었다는 미국의 통계는 마약과 범죄의 관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다만 마약과 범죄의 관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리 단순하지 않아서 조심스럽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대다수 범죄는 다양한 요인에서 초래되기 때문에, 마약이 그 원인이라고 해도 그런 다수 원인, 요인의 하나에 불과할 수 있다. 게다가 마약범죄는 대표적인 ‘피해자 없는 범죄(Victimless crimes)’여서 암수 범죄의 규모가 상당하고, 이런 이유로 실체를 정확하게 측정하거나 범죄와의 관계를 정확히 규정짓기 어렵다. 마약과 범죄는 관계가 있
살인마 강호순, 유영철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그들 이름 뒤에는 언제나 연쇄살인범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사이코패스라는 또 다른 이름 하나가 붙어 다닌다. 이들의 행각이 부각된 이후 살인사건이 발생하면 나라 전체가 범인의 사이코패스 여부를 궁금해하고, 규정짓는 데 혈안이 되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또래 여성을 살해 후 시체를 토막내고 유기한 여성 살인범이 사이코패스인지 아닌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그렇다면 싸이코패스 여부를 규정짓는 데 혈안인 행태는 과연 옳은 것일까? 아마도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경구가 여기에 딱 맞는 것은 아닐지. 상식은 과학이 악마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지만 가장 주류적인 과학적 개념 중 일부는 민속에 지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아마 사이코패스가 하나의 사례가 아닐까 한다. 이런 관점서 최근 미국 아이다호대학교서 4명의 학생을 살해한 범죄 용의자 Bryan Kohberger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소위 전문가들은 그를 ‘사이코패스의 눈초리’를 가졌다거나, 혹은 나르시즘(자기 도취증), 반사회적 인격장애, 그리고 마키아벨리즘의 ‘어둠의 삼합(dark triad)’ 관점서 논의하기도 한다. 악마적으로 특징지으려는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전화가 있다면 아마도 112가 아닐까 싶다. 시끄러운 이웃이 있어도, 층간소음으로 힘들 때도, 심지어 길을 잃었을 때도 가족보다 먼저 걸게 되는 전화가 112다. 언젠가부터 휴대전화의 단축 1번은 가족이나 집이 아니라 112로 입력해두라고 권하곤 했었다. 그만큼 중요하고 꼭 필요한 전화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112가 119와 함께 전형적으로 시의적절한 도움이나 지원을 찾는 시민들에게 가용하고 유용한 유일한 자원이기도 하다. 그렇다보니 너도나도 모든 세상사의 해결을 위해 112에 전화한다는 문제가 발생했고, 이는 곧 경찰의 과부하 및 경찰력의 낭비까지 초래하는 것은 물론, 도움이 필요한 시민에게 꼭 필요한 도움을 꼭 필요한 때에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야기하기도 한다. 게다가 장난 전화, 경찰 임무나 소관이 아닌 전화도 적지 않으며, 모든 신고자들이 긴급함을 호소해 경찰을 더욱 힘빠지게 한다. 놀라운 것은 112 신고 전화는 범죄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내용이라는 사실이다. 지난해, 미국 ‘Vera Institute’라는 범죄 문제를 주로 다루는 민간 연구기관서 볼티모어, 시애틀, 디트로이트 등을 포함한 9개 대도시 경찰에 대한
범죄는 천태만상이다. 그만큼 형태가 매우 다양하다는 뜻이다. 범죄의 형태를 분류할 때 기초하는 기준도 다양하다. 그래서 학문적으로도 ‘범죄 유형론’을 따로 두기도 한다. 범죄를 그 형태별로 구분, 분류하는 것을 범죄 유형론이라고 하는데, 분류하는 기준은 연령에 따라 소년범죄, 노인범죄 등으로 나누는 것처럼 매우 다양하다. 가장 단순하면서도 분명한 건 장소를 기준으로 한 범죄 유형일 것이다. 범죄가 발생하는 장소에 따라 학교폭력, 가정폭력, 그리고 직장폭력으로 구분하는 것이 그것이다. 우리는 이런저런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세상을 살고 있다. 공동체 곳곳서 폭력에 노출돼있고, 때로는 폭력이 일상화된 듯 느껴진다. 직장도 예외일 수 없다. 다양한 통계와 보도를 통해 직장 폭력의 존재를 어렴풋이나마 인지하고 있을 뿐, 이 문제는 여전히 제대로 부각되지 않고 있다. 직장폭력은 소위 말하는 ‘갑질’은 물론이고, 언어폭력, 신체에 상해를 가하는 행위 등 매우 다양하다. 그럼에도 직장폭력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두고 하는 말인지도 경계가 애매모호하다. 폭력에 상당한 행위와 행동에 대한 문화적 태도, 즉 폭력을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폭력의 용인 수준도 사회와 문화에
늦은 밤 경찰 지구대를 난장판으로 만들거나 국가권력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경찰관에게 폭력을 휘두른다. 음주운전으로 억울하고 무고한 죽음을 초래해 화목하고 행복한 가정을 파괴하기도 한다. 매 맞는 아내가 때리는 배우자보다 술을 탓하기도 하고, 각종 성폭력에서도 술의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일쑤다. 이런 사건들은 술을 마시지 않았다면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술이 원인이라고 믿게 된다. 그래서였을까? 예전부터 우리는 술이 원수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술과 범죄는 어떤 관계이기에 술이 원수라고까지 했을까? 음주는 생활의 중요한 부분으로 받아들여지고, 동시에 광범위한 사회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소위 ‘취하기 위해서 술을 마신다’는 음주문화가 깊이 자리하고 있어서 종종 지나칠 정도로 술을 마시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 문제는 알코올의 소비, 음주, 특히 지나친 음주는 폭력의 중요한 위험요인이라는 것이다. 호주서 진행된 한 연구에 따르면, 시민 4명 중 한 명은 음주 관련 언어 학대의 피해자였고, 8명 중 한 명은 술에 취한 사람으로 두려움을 느끼게 된 적이 있다. 술에 취한 사람에게서 신체적, 언어적 학대를 당하는 비율이 다른 약물보다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현재 소셜미디어를 사용 중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약 46억6200만명이 소셜미디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 숫자는 매일 증가하고 있다. 소셜미디어가 일상 깊숙이 자리하면서 소셜미디어에 의존하고 중독되는 현상이 사회문제로 부각될 정도가 됐다. 소셜미디어를 어떻게 생각하건, 현대사회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기성인에 비해 청소년들이 소셜미디어 이용이 가장 많은 데다, 그만큼 영향도 가장 많이 받는다고 한다. 소셜미디어는 편의, 교육, 오락 등 셀 수 없이 많은 순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다만 성, 폭력, 범죄와 같은 역기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국가들에서 미성년자들의 소셜미디어 접근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법안을 제정했거나 준비하는 이유다. 실제로 스마트 기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의존하는 현상이 적지 않은 문제의 근원이 되고 있음을 거의 매일같이 듣고 보고 있다. 세상의 모든 부모들이 어린 자녀와 이 스마트폰과 같은 기기를 떼어놓을 수는 없을까 걱정하게 된 것이다. 순기능이 훨씬 더 많은 것과 별개로,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과유불급’이라는 옛말이 틀리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2차 피해’란 ‘범죄 후 피해(post crime victimization)’, 또는 ‘이중 피해(double victimization)’로 불리는 것으로, 피해를 신고한 후에 따르는 제도와 개인에 의한 추가적인 피해자 비난이다. 범죄행위의 직접적인 결과는 아니지만 피해자에 대한 제도와 개인의 반응을 통해 일어나는 피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범죄피해를 신고하지 않는 이유 중에서 보복이나 2차 피해의 두려움 때문이라는 사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런 현실은 특히 여성, 아동, 소수집단 등이 더욱 취약하다는 점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피해자임에도 오히려 피해자 비난의 인식과 행위, 그리고 피해자의 외상을 이해하기보다는 평가절하하는 등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자신의 피해를 부정하거나 자신을 비난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 실제로 범죄를 신고한 피해자의 90%가 부정적인 사회적 반응을 경험했고, 이런 경우를 ‘두 번째 폭력’이라고 본다는 것이다. 제도화된 2차 피해는 당연히 형사사법제도 내에서 가장 분명하다. 피해자가 형사사법 절차와 과정을 거치면서 형사사법제도와 관계자들로부터 다시 한번 피해를 겪게 되는 것을 제도화된 2차 피해라고 한다. 심하게는 특정한 문
‘폰지 사기’는 투자자들을 유혹해 투자를 유도하고, 초기 투자자들에게 그들보다 더 늦게 투자한 최근 투자자들의 투자금으로 높은 수익을 지급하는 사기 형태다. 이탈리아 기업인 찰스 폰지의 이름에서 따온 명칭으로, 피해자로 하여금 상품의 판매나 성공적인 투자 등의 합법적인 기업활동에서 이익이 창출되는 것으로 믿게 하지만, 사실은 다른 투자자들이 수익의 원천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폰지 사기는 앞선 투자자들에게 배당해줄 수익금의 원천인 새로운 투자자들이 새로운 기금을 지속적으로 넣고,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지 않고 여전히 자신이 소유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존재하지도 않는 자산을 믿고 있는 한, 지속 가능한 사업이라는 환상을 유지할 수 있다. 폰지 사기는 대부분 유사한 방식으로 행해진다. 사기꾼이 피해자에게 위험이 전혀 없거나 거의 없이 매우 높은 수익을 되돌려준다고 약속하는 투자를 제안한다. 수익은 사기꾼이 운영하는 사업이나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창출되는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사실 사업은 대부분 아예 존재하지도 않거나 기발한 아이디어라는 것은 사기꾼의 설명과 달리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 사기꾼은 후발 투자자들에게서 확보된
학교폭력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럼에도 해결될 기미는커녕 상황은 더욱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 같다. 학교폭력이 문제인 것은 다수의 피해자가 학업을 중단하고, 몇몇은 극단적 선택을 한다는 점 때문이다. 피해 학생은 우울증·불안장애·분노 등 심리적 문제를 겪고, 이런 트라우마와 장애는 성인이 돼서도 문제로 남아 평생을 괴롭힌다고 한다. 학교폭력은 피해자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가해 학생을 학교서 내몰게 하고, 잘못된 삶의 경로로 접어들게 할 수도 있다. 또 가해 학생이 언젠가는 피해자가 되고, 반대로 피해 학생이 언젠가는 가해자가 될 수 있다. 이를 청소년 비행분야에서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중첩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가해 학생은 한때 폭력에 노출됐던 피해자였고, 폭력적으로 변하는 게 폭력을 당하지 않고 안전해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순간의 문제고 폭력은 또 다른 폭력만을 낳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뿐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학교폭력을 단순히 목격하는 일반 학생도 영향을 받는다. 우선 당하는 친구를 보고도 도와주지 못한 데 대한 죄의식을 느끼게 되고, 스스로도 학교폭력에 노출될 수 있
요즘 나라가 마약으로 시끄럽다. 유명 배우가 마약 복용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는가 하면, 세관에서 적발되는 마약도 급증하고 있다. 어린 학생에게 마약 성분이 들어간 음료수를 마시게 하고 이를 통해 학부모를 협박하는 신종 피싱 범죄가 등장할 정도로 마약은 심각한 사회문제가 돼버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은 마약 청정국이었지만 이제는 청정국이 아니라 우려국이 되려고 한다. 마약은 더 이상 제한적·국소적 문제가 아니다. 성별·연령·직업 등을 불문한 보편적 문제나 다름없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정부는 대통령의 특별 지시로 정부 차원의 대책을 준비했고, 그래서 나온 게 미국의 ‘마약수사청(DEA, Drug Enforcement Agency)’을 본뜬 특별기구 설치 방안이다. 정부가 구상 중인 특별전담기구는 검찰, 경찰을 비롯한 수사기능을 중심으로 식약청과 교육당국의 예방과 치료기능까지 섭렵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마약 관련 정부기관들이 합동으로 마약범죄에 대응한다는 것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기왕이면 더 효율적인 접근법은 없을까 생각해본다. 전통적인 마약과의 전쟁은 마약의 제조·재배·거래 등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지만 불행히도 전통적인 마약과의 전쟁은 사실상
‘비동의 간음죄’란 글자 그대로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은 성관계를 ‘간음죄’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폭행·협박이나 상대의 명확한 거부에도 성관계가 이뤄졌다면 성폭력으로 규정하곤 했지만, 최근 상당수 유럽 국가와 미국 다수 주에서 비동의 간음죄를 도입하는 추세다. UN서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비동의 간음죄의 핵심은 성폭력을 폭행과 협박 여부와 관계없이 동의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하자는 것이다. 현행 형법상 강간죄가 성립되려면 폭행이나 협박이 수반돼야 한다. 이는 곧 폭력이나 협박이 없으면 원치 않거나 동의하지 않은 성관계일지라도 강간이 성립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을 함축한다. 비동의 간음죄의 기준에 따르면 강간을 폭행이나 협박의 존재 여부가 아닌 동의 여부로 가름할 수 있게 된다. 범죄학계에서는 최근 ‘강간(rape)’이라는 성적 개념이 내포된 용어 대신에 폭력의 의미를 강조하는 ‘성폭력(sexual assault)’으로 대체하고 있는 추세다. 현행 형법은 강간죄가 성립하려면 가해자의 폭행, 협박이 피해자의 저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하게 곤란하게 할 정도여야 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성폭력에 있어 폭력성의 규정은 지나치게 협의로 해석된다는 게 비
경찰에게 심리학, 심리학자가 필요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더 나은 업무수행을 위함이요, 다른 하나는 경찰조직 구성원들의 위생학적 필요다. 먼저 경찰이 더 나은 업무수행을 위해 심리학이 필요한 이유이다. 형사들은 용의자의 범행동기를 이해하기 위해 심리학에 의존하는 경향이 적지 않다. 신경과학과 심리학 연구의 발전에 힘입어 경찰은 범인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범죄를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하게 됐다. 예를 들어 형사들은 용의자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그들의 행위를 예측하기 위해 심리적 프로파일링을 활용하기에 이르렀다. 경찰관들도 인질 협상이나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심리학 분야 훈련을 받는다. 인간 행위에 대한 이해를 통해 경찰은 공공의 안전을 지키고 범죄를 해결하는 능력이 더 좋아지기 마련이다. 경찰의 업무수행을 위한 경찰심리의 필요성이 중요하지만, 어쩌면 이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경찰관 개개인의 필요성 때문이다. 경찰은 직무 특성상 경찰관의 정신건강과 심지어 신체적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도전적인 상황에 자주 직면한다. 경찰심리학자는 자신의 정신건강, 행동과학적 지식과 전
’캣피싱(Catfishing)‘이란 특정인을 표적으로 SNS에서 가짜 신분을 만들어 기만하는 행위를 뜻한다. 모종의 이유로 피해자에게 해를 끼치기 위함이거나, 금전적 목적에 의해 발생하곤 한다. 또 소망 충족을 위해 가공의 신분을 자신의 실제 신분처럼 이용하는 경우가 보고되기도 한다. 캣피싱이라는 용어는 2010년 네브 슐먼(Nev Schulman)이라는 사람이 자신이 당한 온라인 사기 경험을 토대로 제작한 다큐멘터리에서 유래됐다. 이전까지 온라인 범죄는 dating platform을 이용하는 일부 성인에게서 주로 발견됐지만, 최근에는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사람들의 불안한 심리는 온라인 사칭이 광범위하게 퍼진 원인으로 꼽힌다. 그들은 스스로 자신이 못생겼다거나 탐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매력적이라고 여겨지는 다른 사람의 신분이나 이미지를 이용하는 것에서 편안함을 느끼곤 한다.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은 진짜 또는 실제 자신을 밝히는 것을 불안하게 느낄 수 있기에 이런 온라인 사칭에 가담한다. 우울증으로 고통 받게 되면 자존감이 낮아지는데,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효과적으로 또는 자신감을 가지고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누군가인 척하는 것이라
늑대는 무리를 지어 사는 게 일반적이지만, 간혹 홀로 살아가는 개체도 보고된다. 동물의 세계에서는 외톨이 늑대는 단독 사냥이 어렵기 때문에 작은 동물이나 먹다 남은 썩은 고기를 먹는 청소부가 되곤 한다. 짝짓기 경쟁에서 탈락하는 등 무리를 벗어나면 생활이 매우 고달프기 때문에 무리에 속한 늑대보다 훨씬 더 공격적이고 약탈적인 성향이 강하다. 이러한 특성을 지닌 ‘외로운 늑대(lone wolf)’를 우리 사회에서는 범죄자의 유형을 표현할 목적으로 비유하곤 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혼자 살고, 혼자 일하기를 선호하는 사람을 외로운 늑대라고 부르고 있다. 외로운 늑대는 다른 사람에게 따돌림당했다고 보다는, 자발적인 외톨이가 된 경우라고 해야 할 것이다. 사실 외로운 늑대에서 ‘외로운’이라는 뜻을 엄격하게 영어로 표현하자면 혼자라는 의미의 ‘lone’이 아니라 ‘lonely’가 돼야 한다. 아마도 상태보다는 처지나 행동이 더 강조돼 혼자, 홀로라는 처지에서 혼자, 홀로 행동한다는 것을 더 의미하기 위함이 아닐까 한다. 이런 이유에서 미국에서는 ‘lone wolf’를 ‘lone actor’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외로운 늑대가 우리 귀에 들리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201
미국에서는 경찰이 착용하는 속칭 ‘바디캠’이 중요한 장비로 부각되고 있다. 얼마 전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멤피스 경찰의 타이어 니콜스 총격 살인 장면도 당시 현장 경찰관의 바디캠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경찰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다수의 전문가들도 경찰의 바디캠 착용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비무장 흑인 로드니 킹에 대한 백인 경찰관들의 무자비한 총격으로 빚어진 LA 폭동, 미네소타주에서 발생한 흑인 청년 사망사건 등 경찰의 과잉 진압이 불러온 수많은 논란을 억제하는 방편으로 바디캠이 효용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경찰의 과잉 진압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전국적인 시민운동이 일어나기도 했고 급기야 “경찰에 예산을 주지 말라(Defund the police)” “경찰을 폐지하라(Abolish the police)” 등 국민적 저항이 표면화되기도 했다. 바디캠은 2005년 영국 경찰이 실험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경찰의 총기 사용 문제가 연이어 보고되자 2010년대 들면서 급속히 도입되는 추세다. 특히 2014년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발생한 경찰관의 마이클 브
처벌 강화에도 불구하고 음주운전에 의한 사고는 줄지 않고 있다. 많은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하고, 그만큼 많은 가정과 가족이 파괴되고 붕괴되는 비극적 현실은 왜 계속될까? 실제로 2018년 음주운전 사고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윤창호법’이 시행됐지만 음주운전 사망사고에 이 법이 제대로 적용되는 사례는 드물었다고 한다. 2003년 이후 음주운전 사망사고가 대폭 감소한 일본과는 크게 대조적이다. 처벌이 강화된 이후 일본에서는 가해자에게 선고된 형량이 20년 등으로 높았으며, 아마도 이런 결과로 음주운전 사망사고가 지난 10년 사이에 1/5 수준으로 낮아졌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윤창호법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음주운전 사망사고가 크게 줄지 않았던 것은 한국에서의 음주운전 사망사고에 대한 양형기준도 낮지만 실제로 선고된 형량은 이보다 더 낮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처벌 수준의 문제만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운전자들이 음주운전의 위험성과 그 피해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 인식하지 못한 것이라고 한다. 물론 우리에게는 술과 술에 취한 행동 등에 대한 너무나 관대한 음주문화가 이 문제를 더 키우고도 있다. 그러나 현실은 이 같은
‘산업 스파이’라고 불리는 첩보 행위는 경쟁적 우위 혹은 이점을 성취하기 위해 영업 비밀을 불법적·비윤리적 방식으로 절도하는 것을 뜻한다. 보통 정보를 훔치려는 목적으로 일부러 취업한 직원에 의해 실행된다. 정부에 의한 첩보활동이 국가안보 목적인 것과 달리 산업 스파이는 상업적 목적으로 기업에 의해서 이뤄진다. 최근 들어 인터넷의 확산과 그에 미치지 못하는 느슨한 사이버 보안 관행으로 더욱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산업 스파이의 표적은 전매품 사양이나 제조법, 또는 사업계획에 관한 정보와 같은 ‘영업비밀(trade secret)’이다. 산업 스파이는 두 가지 주요 형태로 일어날 수 있다. 아이디어·제조법·조리법 등과 같은 지적재산권의 습득, 고객·가격·시장전략 등과 같은 운영정보의 획득이 바로 그것이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 경쟁자의 비밀정보를 절도하거나, 때로는 그런 정보를 뇌물·협박·기술적 감시 등으로 습득하기도 한다. 통상 거대 규모의 글로벌 기업은 산업 스파이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주로 기술집약 산업을 영위하는 기업 사이에서 산업 스파이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왜 이들은 기술력과 자금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경쟁자나 중소기업의 영업비밀까지 훔치려는
여성가족부(여가부)의 정책 제안이 불과 9시간 만에 번복되는 일이 벌어졌다. 한국형 ‘제시카법’을 두고 불거진 여가부와 법무부의 불협화음 때문이었다. 여가부가 도입하겠다고 제안한 정책에 대해 법무부가 난색을 표하자 불과 하루도 지나지 않아 여가부가 제안을 철회한 것이다. 왜 이런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졌을까. 제시카법에 대한 양 부처의 이해부족 또는 인식의 차이에서 발생한 해프닝이 아닐까 한다. 제시카법은 잠재적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하고 성범죄자의 재범 능력을 낮추기 위해 고안된 성범죄 관련 법률의 비공식적인 명칭이다. 2005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처음 시작돼 다른 여러 주에서도 도입이 이뤄졌다. 비공식 명칭은 John Couey라는 성범죄 전과자에게 납치돼 강간 후 살해당한 플로리다주에 살던 Jessica Lunsford라는 어린 여자아이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한 대중의 공분이 이 법안을 입안하도록 만들었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12세 이하 사람에 대한 외설적이거나 음탕한 성추행을 종신형에 해당하는 중범죄로 분류 ▲25년 이상 자유형을 최소한 선고하도록 강제 ▲18세 이상에게는 평생 전자발찌를 착용 ▲주거지 제한 ▲신상정보를 등록하고 주 정
미국에서 경찰이 폭력을 휘두르는 행위는 비단,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한국 교민사회가 큰 피해를 당했던 LA 폭동도 발단은 Rodney King이라는 흑인 청년에 대한 경찰의 합법적이지 못한 무차별적인 폭력 때문이었다. 경찰의 불법적 무력 사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수년 전 미네소타주 남동부의 최대 도시인 미니애폴리스서 George Floyd 사망 사건이 발생하자, 폭력을 가하는 경찰에 예산을 배당하지 말라고 외치거나, 아예 경찰을 폐지하라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최근 멤피스에서는 29세 흑인 청년 Tyre Nichols가 경찰의 무자비한 폭력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 소식이 전해진 직후 최근 미국에서는 대통령까지 나서야 할 정도로 사회적 파장이 컸다. 시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경찰이 왜 무자비하고 때로는 잔인하게 폭력을 가할까. 미국에서는 뿌리 깊은 인종차별 문제를 지적한다. 실제로 경찰 폭력 사건의 상당수는 백인 경찰관이 흑인 시민에게 폭력을 가한 형태기에 이 같은 지적이 결코 편견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다만 Tyre Nichols 사망 사건은 관련 경찰관 전원이 흑인이었다는 점에서 경찰 폭력이 단순히 인종 문제만은 아
미국에서 총기 난사 사건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미국 Columbine 고등학교와 Sandy Hook 초등학교, 조지아공과대학교에서의 한국계 미국인 조승희의 무차별적 총기 난사 등이 최근 불거진 총기 난사 사건의 대표적인 사례다. 총기 난사 사건의 심각성은 부연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지만, 불행하게도 총기 난사 사건은 줄어들기는커녕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들어서도 연이어 총기 난사 사고가 보고된 상태다. 한 달 사이 미국 전역에서 39건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고, 최근 캘리포니아주에서 두 건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18명이 목숨을 잃었다. 오죽했으면 <CNN>은 ‘이것이 2023년의 미국이다(This is America in 2023)’라고 개탄했을 정도다. 공교롭게도 총기 난사에 대한 개념이나 정의는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 대체로 짧은 시간에 총격범을 제외하고 최소한 3-4명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총기 폭력이라는 점에만 동의할 뿐이다. 당연히 전쟁, 갱 폭력, 존비속 살해를 비롯해 테러나 무장 강도 같은 다른 목표를 위한 수단으로서의 총기 범죄, 소위 도구적 총격 살인 등은 여기서 제외된다. 더 구체적으로는 총격범을 제외하고 3명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