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재개발 전문 투기 세력 ‘노량진 장영자’ 실체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5.11.14 09:18:23
  • 호수 15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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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인사도 끌어들였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노량진본동지역주택조합이 13년째 사업을 멈춘 배경이 드러났다. 조합장의 180억 횡령, 시공사의 지급보증 거부, 1000억원 행방불명 등으로 조합은 붕괴됐다. 이후 사업지가 공매에 넘겨졌으나, 일부 조합원은 합의를 거부했다. 미합의 조합원들은 부동산업자 김명자, 사채업자 이복원의 주도하에 ‘재산보호연대’를 결성해 사문서 위조, 알박기 등을 통해 부동산 시세조작에 나섰다.

‘노량진본동지역주택조합 조합원 재산보호연대’(이하, 재보연)의 부동산시장 교란 행위는 1982년 군사정권의 권력과 금융권의 신뢰를 악용한 ‘장영자·이철희 금융사기 사건’과 닮았다. 장영자는 ‘정부 실세와 연계된 재벌 여성 투자자’를 자처하며 위조 어음과 무담보 어음을 마구 유통시켰고, 당시 국가예산의 7%에 해당하는 6400억원대 자금을 빼돌렸다.

판결도 무시

결국 금융시장 전체가 마비됐고, 장영자는 ‘국가 신용을 무너뜨린 사기범’이라는 상징으로 남았다. 2020년대 서울 노량진 본동에서 일어난 ‘재보연 알박기 사건’은 형태만 다를 뿐, 같은 DNA를 공유하고 있다. 장영자가 금융의 신뢰를 무너뜨렸다면, 김명자는 부동산 개발의 신뢰를 무너뜨렸다.

재보연을 이끌고 있는 김씨와 이씨는 ‘조합원 권익보호’를 내세운 재보연을 결성해 재개발사업을 방해했다. 현재 허위 공정증서, 소송 사기, 가등기 알박기를 주도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상태다.

수사 결과 이들은 노량진 본동에 에이스빌라, 영본빌라 등 빌라 2채에만 60명 이상 명의의 가등기를 반복하며 공사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사업지를 법적으로 정당하게 공매로 매입한 대우건설에 합의금 1000억원을 돌려받기 위해서다.


<일요시사>가 만난 재보연 탈퇴 관계자는 “시행사가 합의금 1000억원과 사업 시행권을 돌려주기 전까지 가등기를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로 인해 사업은 13년째 중단 중이다.

검찰은 “허위 가등기가 반사회적 통정행위”라고 지적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재보연 회원들의 가등기를 무효로 판단하면서, 10년 넘게 이어온 조합 부지 소유권 분쟁은 결정적 전환점을 맞았다. 하나자산신탁이 원고로, 피고는 재보연 소속 조합원 및 전 노량진본동지주택 조합원들이었다.

노량진본동지역주택조합은 2008년 11월 설립인가를 받아, 서울 동작구 본동 441번지 일대에 주택법상 지역주택조합사업을 추진했다. 시공사는 대우건설, 자금관리와 시행 위탁은 ㈜로쿠스, 그리고 관리형(분양형) 토지신탁을 맡은 수탁사는 하나자산신탁이었다.

조합은 2012년 자금난으로 사실상 부도가 났다. 이후 일부 조합원들은 “재산권 보호”를 명분으로 재보연을 결성하고, 사업 부지 내 일부 빌라를 ‘지분 공유’ 명목으로 매입한 뒤, 김주학 등 명의로 매매예약 가등기를 대량으로 설정했다.

13년 알박기 카르텔…일대 장악 시도
‘재산보호연대’ 실체 파헤쳐 보니…

이들은 조합 부지에 대한 처분권을 막기 위해 허위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실제 소유 의사 없이 가등기를 방패막이로 이용했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5월, ‘떼거리 가등기’ 주요 가담자 25명 전원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단독 재판부는 “피고들은 진정한 소유권을 취득할 의사 없이 김주학과 통모해 조합 사업 부지 처분을 막기 위한 통정허위표시를 한 것으로, 민법 제108조에 따라 무효”라고 판결했다. 또 일부 사건에서는 재보연의 행위가 반사회질서행위(민법 제103조) 및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명시됐다.


법원은 이들이 “조합 해산 이후 사업주체의 정당한 신탁 및 분양 절차를 방해하기 위한 집단행동”을 한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재보연의 내부 운영 규정과 의결 문건을 구체적으로 인용했다. 운영 규정에는 조합 해산 후에도 “공매 대비, 사업방식 변경, 공동 대응” 등을 명시했으며, 재보연 운영자들은 실제로 2013년 4월과 5월 두 차례 회의를 열어 ‘에이스빌라 매입 및 매매예약 가등기 추진’을 의결했다.

재보연 의결서에는 “매수자는 대표단이 지정하며, 외부 상황 변화에 따라 본등기 시점과 방법은 대표단에서 결정한다”고 적혀있다.

이에 따라 조합원 일부는 에이스빌라 및 인근 다세대주택에 대해 1/70 또는 1/65 지분으로 가등기를 마쳤으나, 법원은 이 일련의 행위를 “형식만 존재하는 허위 법률행위”로 봤다.

재보연의 가등기 명의자였던 김주학은 과거 2013년 매매계약을 통해 재보연 측 명의로 토지를 분할 매도한 인물이다. 이후 하나자산신탁이 2017년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을 받아 분양형 신탁을 추진했다. 그러나 잔여 토지에 다수의 가등기가 걸려있어 사업이 지연되자, 하나자산신탁은 ‘채권자대위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하나자산신탁이 김주학의 권리를 대위해 가등기 말소를 청구할 법적 이익이 있다”며 이를 인정했다.

이번 판결은 총 60여명의 피고를 상대로 한 가등기말소소송에서 모두 하나자산신탁이 승소한 것으로, 법원은 “피고들의 매매예약은 조합 부지 매각을 저지하려는 위장 행위로서 무효”라고 판시했다. 하나자산신탁과 로쿠스는 동 사업부지 전체를 아우르는 주택법상 정상적인 개발 절차를 재개할 수 있는 권한이 발생한 것이다.

시세조작 조건으로 용역비 10억 요구
“통정허위표시, 반사회적 행위로 무효”

재보연 대표인 김씨와 이씨는 “피해자 단체”를 자처하며 여론을 호도했고, 용산 대통령실 관계자, 현직 대학 교수, 더불어민주당 관계자 등 회원들의 이름으로 각종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결과적으로 조합원·시행사·시공사 모두 피해를 입었으나, 이익은 김씨와 이씨만 챙겼다는 것이 판결문과 수사 결과의 일치된 결론이다.

취재에 따르면, 재보연의 김씨와 이씨는 노량진 본동 파탄 이후에도 인근 한강지역주택조합(노량진 삼원연립 일대)의 부지 매입 과정에 개입해 부동산시장 교란과 이중착취 행위를 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와 이씨는 삼원연립 내 빌라 소유주들을 선동·규합해 조합과의 개별 협상을 전면 중단시킨 뒤 ‘가격 결정권’을 자신들이 독점했다. 그 결과 평당 3000만원 수준이던 빌라가 평당 1억원으로 급등하면서 시장 가격의 교란을 주도했다.

김씨와 이씨는 한강지주택을 압박하면서 수십억원의 용역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한강지주택이 95% 부지 확보에 절박하자, 김씨는 “우리에게 용역을 주면 가격을 낮춰주겠다”며 압박했고, 결국 김씨의 딸이 운영하는 법인 ‘광장이앤씨’를 통해 10억원을 받아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김씨와 이씨는 한강지주택과 사업지 내 부동산 소유주 측으로부터 양쪽에서 이익을 취했다. 노량진 본동에서 알박기로 시행사를 압박한 재보연을 본 한강지주택은 이들의 영향력에 굴복해 시세(4억~5억원)보다 3배 이상 비싼 19억~22억원에 매입했다.

특히, 사업지 내에 재보연 대표 이씨가 5년전 5억3000만원에 매입한 빌라를 한강지주택이 19억원에 샀다.

한강지주택은 이씨 명의 빌라를 포함해 시세보다 비싸게 매입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재보연은 한강지주택으로부터 용역비를 받고, 비싸게 판 부동산 주인들로부터 수수료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챙겼다. 취재 결과 이씨는 이 과정에서 약 30억원 이상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결국 분양가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집값 상승의 원인이 된다.

동일한 수법

한편, 재보연은 장승배기와 상도교회 부지 등에서도 반복된 ‘이중 계약 패턴’을 사용했다. 이들은 과거 장승배기 상도교회 부지 개발사업에서도 동일한 수법으로 수억원의 용역비를 챙긴 사실이 확인됐다. 당시에도 ‘T’ 시행사와의 부지 매입 용역계약을 통해, 조합과 토지주 양측으로부터 돈을 빼내는 ‘양면 협상’ 패턴을 반복했다. 


최근에는 공공개발까지 마수를 뻗었다. 차기 표적은 노량진교회 부지로 최근 확인된 부동산 등기부에 따르면, 김씨의 사무실은 노량진교회 옆 공공개발 예정지 인근으로 이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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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