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빨간 딱지’ 서보산업 기업사냥꾼에게 먹힌 내막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5.09.26 10:27:13
  • 호수 15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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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린 돈까지 빼돌렸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건설 자재 전문 기업 서보산업이 알루미늄 거푸집 스크랩 3227톤 등을 압류당했다. 회사가 약 수백억원에 달하는 채무를 갚지 못하면서다. 앞서 지난 6월, 166억원에 지분 100%를 매각한 서보산업 전 대표이사 이모씨는 인수자 신모씨 측의 실사 요청을 거부하고, 신 전 대표를 하루 만에 강제 해임했다. 이후 서보산업 등기상에 ‘기업사냥꾼’ 심모씨가 등장했다.

서보산업은 건축용 거푸집인 알루미늄 폼·유로폼(철제+합판) 등을 설계·제조해 건설 현장에 임대 및 판매하는 회사다. 지난해 매출 545억3330만원을 기록했으며, 기술연구소 및 100여건의 관련 특허를 보유하는 등 실적과 기술력을 갖춰 관련 업계에선 잔뼈가 굵은 회사로 알려졌다.

알루미늄
폼 생산

주력 제품인 알루미늄 폼은 기존 유로폼보다 약 5배 이상 재활용 효율이 높고 건설 폐기물이 적어 친환경적이라고 소개됐다. 또 기존 제품보다 약 50% 정도 가볍고 조립식 시공으로 간편한 장점이 있어 1군 시공사들과 협력하는 업체였다.

그러나 서보산업의 내부 사정은 크게 달랐다. 2022년 12월 기준 부채비율은 약 406.16%로 자본 대비 4배 이상의 빚이 쌓였고, 2023년 12월 기준 부채비율은 약 71.47%로 개선됐다가 약 157.82%로 다시 내리막길을 걸었다(지난해 12월 기준). 그해 부채비율이 급감한 것을 보면, 재무구조 개편이나 자본 조달 등의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선 베트남 등 동남아 건설 현장에 투입한 알루미늄 폼 등을 회수하지 못하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수백억원에 달하는 채무를 감당하지 못한 서보산업은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지분 100%를 166억원에 매각하겠다고 나섰다. 지난 6월까지 국세, 지방세, 직원들의 4대 보험료 등 총 5억원이 체납돼 대출도 막힌 상태였다.

결국 서보산업은 모 자산운용사 부사장 출신인 신모씨가 운영하는 A사와 지난 6월25일 주식 및 경영권 양도에 관한 약정계약을 체결했다. A사는 위 약정대로 166억원을 서보산업 계좌에 이체하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주식을 양도받아 명의 개서를 이행해 주식 100%를 보유한 주주가 됐다.

더불어 신씨는 서보산업 대표 이모씨가 체납한 5억원의 세금 등을 모두 갚아 법정관리에서 벗어나게 했고, 166억원을 입금했다. 이후 이 전 대표는 변호사를 대동한 자리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쳐 A사에 주식을 양도했다.

4대 보험도 못 내 법정관리
기껏 살려줬더니 강제 해임

이사회 결의를 통해 지난 6월27일 신씨가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지난 7월 초 A사가 지정한 신씨, B씨, C씨 등은 이사 및 감사로 등재됐다. 기존 주주였던 이 전 대표는 등은 양도양수 계약에 의해 기존 사내이사의 지위를 유지했다.

다만, 신씨는 서보산업의 우발 부채 등을 우려해 실사 작업을 요청하면서 166억원을 1개월간 질권 설정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이 전 대표는 “약정 체결상에 질권을 설정하겠다는 내용은 없지 않았냐”며 실사 작업을 거부하고, 서보산업의 기존 인감도장과 통장을 신씨에게 주지 않았다.

양도양수 계약을 모두 이행한 신씨는 대표이사의 권한으로 서보산업 인감도장을 새로 발급받아 실사 작업을 시도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법무법인 주성에 보관된 양도양수 계약서와 166억원을 이체하면 돌려받기로 한 신씨와 사내이사 2명의 백지 사임서를 빼돌려 이들에 대한 사임 등기를 지난 7월21일 청주지법 음성등기소에 신청했다. 이와 함께 신씨가 발급한 인감 도장을 분실 신고하고, 인감 도장을 발급하기도 했다.

통상 대표이사의 허락 없이 사내이사가 법인 인감도장을 발급받아 사용하는 것은 권한남용으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결국 이 전 대표는 신씨로부터 인수금 166억원과 5억원을 받았음에도 질권 설정이 돼있다는 이유로 독단적으로 신씨를 해고한 것이다.

겉만 번지르르
속은 곪았다

사임 등기 신청의 접수 과정에서 이 전 대표는 신씨와 B씨, C씨를 강제 해임하고, 이로 인해 자신이 단독으로 사내이사가 됐으므로 대표이사 자격도 자신에게 있다는 논리로 권리를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씨는 사임 의사가 없다고 재차 음성등기소에 신청했고, 지난 7월24일 이 전 대표가 신청한 해임 등기는 각하 결정이 났다.

각하 결정이 났음에도 이 전 대표는 양도양수 계약 이전의 과거 주주명부를 이용해 임시주주총회 의사록을 공증받았고, 신씨 등에 대해 해임등기 신청을 재차 접수했다. 결국 이틀 뒤 음성등기소는 이 전 대표의 등기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해임 등기가 이뤄졌다.

신씨 등의 해임이 이뤄짐과 동시에 대표이사와 이사에는 김모씨와 사내이사 심모씨가 등재됐다. 심씨는 M&A 업계에서 ‘기업사냥꾼’으로 알려져 있으며, 다수의 기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현금을 빼돌린 경제 사범으로 전해졌다.

현재 신씨 측은 이 전 대표를 사문서위조 및 동 행사,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 등으로 고소장을 접수한 상태다.

양도양수 계약을 근거로 A사는 166억원을 서보산업에 납입했고, 계약 위반이 없는 상태다. 이 전 대표 측이 주장하는 신씨의 귀책 사유는 투자금을 질권 설정했다는 것인데, 이를 두고 등기소가 계약 해제나 사임을 결정하는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법원 판결이 없는 상태에서 이 전 대표의 주장만으로 계약이 해제된 것을 두고, 그가 음성등기소와 유착 관계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현재 피고소인이 된 이 전 대표와 김 대표, 심씨는 위법한 임시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선출된 이사 내지 감사로 등재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신씨 측은 또 주주총회 의사록을 공증한 법무법인 민주의 박모 공증 담당 변호사도 고소한 상태다. 계약 위반이 없는 상태에서 불법행위로 회사를 찬탈하기 위해 허위의 주주명부로 주주총회를 개최해 의사록을 작성한 것인데, 공증 사무실조차 이 전 대표 측에서 제시한 서류를 믿고 공증했다는 것이다.

퇴직금
먹튀 논란

또 이 전 대표의 주도하에 서보산업에 새롭게 취임한 김 대표는 신씨가 납입한 166억원의 통장 비밀번호를 변경했고, 투자금을 돌려주지 않겠다고 했다. 신씨 측이 투자금 반환을 요구하자, 사내이사 심씨는 “먼저 서보산업의 알루미늄 폼 500톤을 담보로 줄 테니 5억원을 빌려달라”고 협상을 요구했다.

신씨 측이 166억원의 투자금을 돌려받기 위해 5억원을 빌려주자, 166억원을 돌려줬다. 현재 서보산업의 재산 대부분은 채권자 30여명이 빚을 돌려받기 위해 압류한 상태다. 심씨는 아무런 권한도 없이 500톤을 요구한 것이다.

현재 서보산업은 52억원대 미납 대금으로 협력사 중앙알칸과 분쟁 중이다. 중앙알칸은 서보산업이 알루미늄 자재를 반환하지 않았다며 유체동산 점유 이전 금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다. 가처분 신청서에 따르면, 2024년 7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중앙알칸이 서보산업에 납품한 제품 대금은 총 52억5728만9630원에 달한다.

이 중 외상매출금 잔액 35억7256만3321원과 발급 어음 잔액 16억8472만6309원이 미결제 상태다.

납품 및 미납 현황으로는 ▲2025년 3월 6억7956만7350원 ▲2025년 2월 9억5294만4410원 ▲2025년 1월 5억877만9800원 ▲2024년 12월 6억3962만7230원 ▲2024년 11월 4억8735만6100원 ▲2024년 10월 6억7623만280원 ▲2024년 9월 6억6210만4300원 ▲2024년 8월 5억9533만3200원 ▲2024년 7월 8억1109만7815원이다. 

양측은 2025년 7월17일, 서보산업의 미납 대금을 해결하기 위해 원자재 양도양수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에 따르면, 서보산업은 중앙알칸에 미납 대금 대신 알루미늄 거푸집 3227톤을 양도하기로 합의했다.

중앙알칸 측 주장에 따르면, 서보산업은 합의된 기한까지 알루미늄 3227톤을 인도하지 않았다. 오히려 2025년 8월 초, 서보산업이 알루미늄 거푸집을 화물트럭에 싣고 반출하려던 정황이 포착됐다. 중앙알칸은 이를 확인하고 8월7일 서보산업 현재 대표이사 김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으며, 동시에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해 알루미늄 반출을 막고자 했다. 

“166억 인수금? 5억 더 주면 돌려줄게”
채무불이행 52억, 사문서위조로 고소

서보산업 경영진이 채무를 불이행한 채 현금을 만들려고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서보산업 부지에서 화물 트럭 여러 대가 알루미늄 자재를 적재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는 법원 판단에 중요한 증거가 될 전망이다.

중앙알칸은 가처분 신청서에서 “서보산업이 계약을 이행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보관 중인 알루미늄 거푸집을 외부로 반출하려 한다”며 “채권자가 위임한 집행관에게 점유권을 인도하고, 그 외 자재를 무단 반출하지 못하도록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당 자산이 반출될 경우 미납 대금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충북 음성 지역 주요 제조업체 간의 분쟁으로, 판결 결과에 따라 지역 산업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가처분 인용 여부는 알루미늄 자재가 중앙알간의 담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며 “법원이 보전 필요성을 인정할 경우, 서보산업의 자산 이동이 당분간 전면 금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보산업에 166억원을 투자해 지분을 인수한 A사는 “우리 측은 적법하게 주식을 인수했고, 명의 개서도 마쳤다”며 “계약 해지나 법원 판결 없이 기존 주주의 지위가 부활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소장에는 “피고소인 심씨와 이 전 대표 등이 주도한 임시주주총회는 실질적 주주가 아닌 자들이 소집하고 진행한 불법 회의”라며, “허위 주주명부로 회사 경영권을 찬탈하기 위한 시도였다”는 내용이 담겼다.

A사 측은 이번 사건을 사문서 위조 및 동행사죄,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채권자에게 5억원을 빌린 심씨의 도주 우려도 제기됐다. 고소장에는 심씨가 현재 다수의 수사 사건에 연루돼있으며, 최근 “자금을 마련해 해외로 도피하려 한다”는 첩보가 접수됐다고도 언급됐다.

A사 측은 수사 당국에 출국금지 등 긴급 조치를 요청하며, 도주 우려가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회사 경영권
중대한 범죄”

이번 사건은 음성경찰서가 수사를 진행 중이며, 허위 주주총회 소집과 초고속 등기 처리 과정에서 등기소 내부 유착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A사 측은 “이번 사안은 단순한 민사 분쟁이 아니라 회사 경영권을 둘러싼 중대한 범죄”라며 “관계자 전원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중 처벌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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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