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대선주자 2인 현미경 검증(25) 공약해부-⑤ 정치쇄신안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11.30 10: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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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으로는 정치쇄신 "중이 제 머리 깎기 성공할까?"

[일요시사=정치팀] 오는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대선주자들이 치열한 대권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상대를 이겨야 웃을 수 있는 레이스에서 최후에 웃게 될 자는 누가 될 것인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야 각 정당의 경선 이전부터 대선예비주자들을 철저히 검증해 온 <일요시사>는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전격 사퇴로 여야의 대선후보로 압축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면면을 검증한다. 이번 호에서는 스물다섯 번째 순서로 그들의 '정치쇄신안'을 살펴봤다.

시도 때도 없이 터지는 정치권의 비리스캔들과 도를 넘은 특권 남용. 비록 중도사퇴 하긴 했지만 이번 대선에 불어 닥친 안철수 바람은 이 같은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뿌리 깊은 불신으로부터 시작됐다. 때문에 정치쇄신은 다가오는 대선의 최대 이슈로 급부상하게 됐다. 그렇다면 여야의 각 후보별 정치쇄신안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


박근혜 <4가지 핵심과제>
"국민이 원하면 개헌도 추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내세운 정치쇄신안의 핵심과제는 ▲정당 개혁 ▲국회 개혁 ▲민주적 국정 운영 ▲깨끗한 정부 등 네 가지다. 박 후보는 정치쇄신안을 발표하며 "잘못된 정치야말로 국민 행복을 가로막는 걸림돌인 만큼 잘못된 제도와 관행 모두 바로 잡겠다"고 강조했다.

우선 박 후보가 제시한 '정당 개혁'의 핵심은 공천 개혁이다. 박 후보는 "그동안 각 정당이 상향식 공천을 도입했지만, 제대로 실천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며 상향식 공천을 제대로 정착시키기 위해 국회의원 후보 선출 시 여야 동시 국민 참여경선을 법제화하고, 비례대표 후보 공천 시 밀실공천을 근절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밀실공천 근절


아울러 박 후보는 "각 정당의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이 늦어지면서 정책선거가 실종되고 유권자들의 선택권이 침해받고 있다"며 "정당 국회의원 후보는 선거일 2개월 전, 대통령후보는 선거일 4개월 전까지 확정할 것을 법으로 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각 정당의 국회의원 총선거 후보는 2월까지, 대선후보는 8월까지 확정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박 후보는 ▲기초지방자치단체장 및 기초의회 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 폐지 ▲부정부패에 따른 재보궐선거가 발생할 경우 원인제공자가 비용 부담 ▲공천 관련 금품 수수자에 대한 30배 과태료 부과 및 20년간 공무담임권 제한 ▲정치자금 관련자료 공개기간 4년으로 연장 등을 쇄신안에 포함시켰다.

두 번째 '국회 개혁'과 관련해선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의 기능을 강화하고 국회의원의 면책특권 제한 및 불체포특권 폐지 등을 제안했다. 박 후보는 국회 윤리특위를 전원 외부인사로 구성하고, 의원 징계 등에 대한 실질적인 권한을 주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의원들이 물의를 빚어 윤리특위에 회부되더라도 동료의원들이 징계수위를 최종 결정하면서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 제기돼온 사실을 염두에 둔 조치다. 또 박 후보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상설화해 상시적인 예결산 심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세 번째 '민주적 국정 운영'을 실현시키기 위한 방안으로는 대통령의 제왕적인 권력구조를 분산시키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박 후보는 사문화돼 있는 국무총리의 국무총리 제청권을 보장하고, 장관에게도 부처 및 산하기관장 인사권을 보장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인사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탕평인사 원칙 ▲공직 임용 시 공평 대우 보장을 위한 기회균등위원회 설치 등의 구체적 실천과제도 제시했다.

덧붙여 박 후보는 "대통령은 국회를 존중하고 여당은 물론 야당들과도 소통해야 한다"면서 행정부 수반 자격으로 매년 정기국회에서의 대통령 연설을 정례화하겠다고 말했다.


네 번째 '깨끗한 정부' 실현을 위해선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들의 비리·부패 근절을 위한 '특별 감찰관제'와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를 위한 '상설특별검사제' 도입이 추진된다.

특별 감찰관은 독립성 보장을 위해 국회의 추천을 받으며, 자체 조사권도 갖게 할 계획이다. 박 후보는 "공무원의 직무수행과 관련된 사익추구는 철저히 금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공무원 비리 척결

한편 박 후보는 이 같은 네 가지 정치쇄신안 외에도 이번 대선정국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개헌 문제에 관한 자신의 입장도 밝혔다. 박 후보는 "제시한 과제들은 대통령의 의지로 가능한 것도 있지만, 법률은 물론 헌법을 개정해야 하는 것도 있다"면서 "집권 후 대통령 4년 중임제와 국민의 생존권적 기본권 강화 등을 포함한 여러 과제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확보해 국민 삶에 도움이 되는 개헌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새정치 공동선언>
"새정치로 새로운 대한민국 연다"

지난 23일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정권교체를 위한 백의종군을 전격적으로 선언하면서 야권의 단일후보는 사실상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로 결정됐다.

문 후보와 안 전 후보는 이미 지난 18일 정치쇄신안의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새정치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정책연대에 합의한 바 있다. 따라서 문 후보의 정치쇄신안은 새정치 공동선언문에 기초하고 있다. 양 후보는 당시 선언문을 통해 "대한민국은 현재 거대한 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며 "낡은 과거와 결별하고 새로운 정치로 새로운 미래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적 국정운영

이번 선언문은 ▲새로운 리더십과 새로운 국정운영 방식으로 소통과 협치의 시대 ▲철저한 정치혁신으로 기득권을 내려놓고 생산적 정치, 깨끗한 정부 ▲과감한 정당 혁신으로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 ▲새정치와 정권교체를 위한 국민연대 등 네 가지 합의로 요약된다.

우선 첫 번째로 소통과 협치의 시대를 강조한 두 후보는 권위주의적이고 일방적인 국정운영 방식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정치적 협의가 중요한 경제민주화, 일자리 및 비정규직 문제 해결, 복지의 확대, 남북 평화와 협력, 정치개혁 등 5대 국정 현안에 대해서는 여야정 국정협의회 상설화라는 새로운 국정운영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또 필요할 때마다 대통령이 국회에 직접 나가서 국정 현안을 설명하고, 청와대로 국회와 정당의 지도자들을 정례적으로 초청해 머리를 맞대고 협의하는 새로운 대통령상을 실천하겠다는 내용도 선언문에 담았다.

총리 인사권 보장


국무총리의 국무위원 인사제청권과 해임건의권도 확고하게 보장하기로 했다. 문 후보는 "대통령의 인사권 남용이나 부당한 권력형 인사개입을 용인하지 않으며 선거를 도와주었다는 이유만으로 공직을 나누지 않겠다"고 밝혔다. "기득권과 연고가 아닌 도덕성과 능력, 업무적합성을 기준으로 지역과 정파를 가리지 않고 인재를 등용한다"는 내용도 넣었다.

두 번째 생산적 정치, 깨끗한 정부를 만들기 위한 방안으로는 부정부패와 비리 전력이 있는 인사는 고위직 임용이 불가능하도록 하고 공직자의 유관 기업 취업제한제도를 강화하는 한편 대통령의 사면권 남용도 근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함께 검찰, 국세청, 감사원 등 권력기관의 권력 사유화와 남용, 그리고 정치 개입을 철저히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국회의원들에 대해서는 영리목적의 겸직은 모두 금지하며 헌정회의 국회의원 연금제도는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 국회윤리특별위원회 산하에는 시민제소위원회를 설치하고, 윤리특위의 징계안 결정은 일정한 시한 내에 반드시 본회의에 상정, 처리하도록 하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는 전원 이해관계가 없는 민간 전문가로 구성하며 본회의는 위원회의 결정을 수정 없이 수용하도록 하며, 국회의원 세비는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가칭)국회의원세비심의회를 거쳐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논란이 된 의원정수 축소에 대해서는 비례대표 의석을 확대하고 지역구를 줄이는 과정에서 의원정수를 조정하겠다는데 합의했다. 이 밖에도 양 후보는 상시 국정감사제도와 각종 기금의 회계를 철저하게 점검하기 위한 (가칭)회계감사처 설치 등을 약속했다.

권력남용 방지

세 번째는 정당 혁신을 위한 방안이다. 문 후보는 "기성 정당은 중앙당 중심의 권한 집중, 인물과 계파 중심의 줄세우기, 국민과의 소통 부족, 그리고 현장과 유리된 정치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며 정당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 후보는 비대한 중앙당의 권한과 기구를 축소하고 당의 분권화, 정책정당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당의 의사결정이 민주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며 강제적 당론을 지양하겠다고 선언했다.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 제도도 합리적으로 정비하며 현행 정당국고보조금은 축소하되 정당의 정책연구소를 독립기구화하여 지원을 더욱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기초의회 의원의 정당 공천제도는 폐지하되, 여성의 기초의회 진출을 확대하기 위한 비례대표제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세부사항은 충돌

한편 문 후보와 안 전 후보는 새정치 공동선언을 통해 정치쇄신안에 대한 정책연대에 합의하긴 했지만 '국회의원 정수 조정' 등 일부 사항은 이견을 나타냈었다. 국회의원 정수 조정에 대해서 문 후보 측은 '현상유지'를 주장한 반면, 안 전 후보 측은 '축소'를 주장했었다. 결국 양 후보는 협상문에 "의원정수를 조정하겠다"는 표현으로 정리해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에 안 전 후보가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국회의원 정수 조정은 문 후보의 공약에 따라 현상유지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정수는 유지하는 대신 비례대표를 확대하고 지역구의 축소를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문 후보는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을 기득권 타파의 해결책으로 보고 있다.

비례대표를 권역별로 배당해 전문정치인이 아닌, 정당이 추천하는 연령별·직능별 전문가로 채우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의석분포는 지역구 200석·비례대표 100석으로 개편하겠다고 했다. 현행 54석인 비례대표 의석을 두 배 정도 늘린 것이다.

이 밖에도 안 전 후보는 정당의 국고보조금을 50%정도로 축소하자는 입장이었지만 이 역시 문 후보의 공약대로 정당의 국고보조금 30%를 정책분야에 쓰도록 원칙을 정하고 정책연구원을 공약기구화 하는 것으로 결정이 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문 후보의 새 정치 구상은 '정치개혁'과 '반부패'로 요약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문 후보가 내놓은 정치쇄신안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쇄신안들과 너무나 닮아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결국 노무현을 넘어서지는 못했다는 비판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문 후보의 '추진력'이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끝내 이루지 못했던 정치쇄신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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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