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찍어내기 투트랙 히든카드

감찰 막히면 공수처로 토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에 대한 여야의 온도 차가 상당하다. 집권여당은 공수처 출범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찍어내기 위한 마지막 카드로 공수처를 활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

2명의 공수처장 후보를 추천하는 작업이 끝내 무산됐다. 공수처의 출범 시기는 이미 4개월 이상 넘긴 상태다. 우여곡절 끝에 여야가 공수처장 후보를 내놨지만 이를 추리는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7명 위원 중
6명 찬성해야

지난 18일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이하 추천위)가 3차 회의를 진행했다. 10명의 공수처장 후보를 대상으로 약 4시간30분간 마라톤 검증 작업을 진행했지만 최종 후보자 2명을 선정하지는 못했다. 

앞서 추천위는 지난달 30일 첫 회의를 갖고 조재연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을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당시 조 위원장은 “위원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위원회가 생산적으로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으로부터 위촉을 받고 정식 출범한 추천위는 조 위원장을 포함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김종철 연세대 교수, 박경준·이헌·임정혁 변호사 등 총 7명이다. 


위원 7명 중 6명 이상의 찬성으로 공수처장 후보 2명을 의결해 대통령에게 추천하는 구조다. 대통령은 이 중 1명을 지명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공수처장을 임명한다. 김종철 교수와 박경준 변호사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추천, 이헌·임정혁 변호사는 국민의힘 추천 2인이었다. 

추천위는 지난 9일 추천위원들로부터 1차 후보 추천을 받았다. 이찬희 변협 회장은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한명관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등 3명을 추천했다. 김 선임연구관은 판사, 이 부위원장과 한 변호사는 검사 출신이다. 

민주당 측 추천위원들은 판사 출신인 전종민·권동주 변호사 2명을 추천했다. 전 변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에서 소추위원 대리인단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국민의힘 측 추천위원들은 김경수·강찬우·석동현·손기호 변호사 등 검찰 출신으로만 4명을 추천했다. 김 전 대구고검장은 2013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사라지기 전 마지막 중수부장을 지냈다. 강 변호사, 석 변호사도 검사장 출신이다. 

후보 추천위 3번 회의에도
2명으로 못 좁히고 종료돼

추 장관은 전현정 변호사를 추천했다. 김재형 대법관의 부인인 전 변호사는 공수처장 후보 중 유일한 여성이다. 조 위원장은 최운식 변호사를 추천했다. 최 변호사는 이명박정부 시절 대검 중수부 산하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장을 맡았던 특수통 검사 출신이다. 

추천위는 11명의 후보군 가운데 사퇴 의사를 밝힌 손기호 변호사를 제외하고 총 10명의 후보를 두고 검증 작업에 돌입했다. 국민의힘 측 추천 후보였던 손 변호사는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후보직에서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추천위는 2차 회의를 열고 10명의 후보를 2명으로 압축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지만 실패했다. 심사 대상에 오른 10명의 후보 가운데 단 1명도 제외하지 못했다. 추천위원 간 신중론과 신속론이 맞서면서 합의 도출에 이르지 못한 것.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고성준 기자

추천위 실무지원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오늘 회의에서 추천위원들은 먼저 각자가 추천한 심사 대상자에 대한 추천 사유 및 공수처장으로서 갖는 장점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으로 시작해 공수처장으로서 꼭 필요한 자질 및 부적당한 자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전에 이어 속개된 오후 회의에서는 각자가 추천한 심사 대상자뿐 아니라 다른 위원들이 추천한 심사 대상자 중에서 적절한 사람을 제시하는 시간을 가졌다”면서도 “후보자 추천을 위해 추가로 확인할 사항이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며 18일에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후로 열린 지난 18일 3차 회의에서도 추천위는 2명의 후보를 정하지 못하고 활동을 마쳤다. 이날 회의에서 후보 선정을 위한 표결까지 진행됐지만 모두 정족수인 6명을 넘기지 못했다. 다수 득표자 4명으로 범위를 좁혀 표결을 시도했지만 마찬가지였다. 

다수 득표자는 변협이 추천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한명관 변호사와 추 장관이 추천한 전현정 변호사다. 김 연구관과 전 변호사가 5표씩을, 이 부위원장과 한 변호사가 4표씩을 받았다.  

빈손으로 
마무리?

추천위는 “야당 측 추천위원들이 회의를 계속하자는 제안을 했으나 위원회 결의로 부결됐고, 이로써 추천위 활동은 사실상 종료됐다”고 전했다.

추천위원 3분의 1 이상(3명)의 속개 요청이 있거나 국회의장 또는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장이 소집을 요구하면 회의가 다시 열릴 수 있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 야당 측 추천위원 2명을 제외한 5명이 활동 종료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3차례에 걸친 추천위 회의가 ‘빈손’으로 마무리되면서 공은 다시 정치권으로 넘어왔다.

앞서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지난 16일 2차 회의에서 후보 압축 불발과 관련해 “이번 수요일(18일)에 다시 회의를 연다고 하니 반드시 결론 내주길 바란다”며 “혹시라도 야당이 시간 끌기에 나선다면 우리는 결코 좌시할 수 없다. 이달 안에 공수처장을 임명하고 공수처가 출범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데드라인으로 잡았던 18일까지도 후보가 압축되지 않자 법 개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 추천위원 6명의 지지를 받아야 공수처장 후보로 결정되는 현행법을 고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다시 말해 공수처장 후보 선정 과정에서 야당이 비토권을 행사하는 현 상황을 법 개정을 통해 무력화하겠다는 의지다. 
 

▲ 윤석열 검찰총장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회의 직후 논평에서 “사실상 국민의힘의 반대로 합의에 의한 추천이 좌절된 것”이라며 “법사위를 중심으로 대안을 신속히 추진하도록 할 것이다. 법을 개정해서 올해 안에 반드시 공수처를 출범시키겠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야당 쪽 추천위원들이 회의를 계속하자고 제안했음에도 공수처장 추진위를 자진 해체한 것은 민주당이 공수처장 추천을 마음대로 하도록 상납한 법치 파괴 행위”라고 비판했다. 앞서 같은 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공수처법을 만들 때는 야당 추천권이 보장되면 대통령 마음대로 운영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 강조하지 않았나”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국민의힘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공수처법 개정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심사한 뒤 오는 12월2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야당 추천위원 2명이 반대하면 후보 추천을 할 수 없는 현재의 의결구조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여야는
서로 탓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공수처 출범을 서두르는 이유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들고 있다. 법무부와 검찰,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이 점차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수처를 또 다른 카드로 사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지난 1월 추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한 이후 윤 총장은 검찰인사에서 패싱당하기도 하고,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수사에서 배제되는 등 수모를 겪었다. 이 과정에서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을 비롯해 수족으로 분류됐던 검사들이 좌천당했다. 식물총장이라 불리며 자진사퇴 압박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대검찰청 국감 이후 상황이 반전됐다. 지난달 22일 법사위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낸 윤 총장은 2013년 국감 때처럼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추 장관 취임 이후 약 10개월에 걸쳐 쌓아둔 불만을 한꺼번에 터트리는 모양새였다. 정치권은 윤 총장의 발언에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윤 총장에게 저격당한 추 장관은 감찰 지시로 응대했다. 흥미로운 점은 추 장관이 윤 총장을 두드릴 때마다 그의 지지율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윤 총장의 지지율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던 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넘어서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17일에는 윤 총장이 이 대표나 이 지사와 각각 양자대결을 벌일 경우 초접전을 벌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은 <아시아경제> 의뢰로 15~16일 양일간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고위공직자수사법

그 결과 윤 총장은 이 대표와 맞불을 경우 42.5% 대 42.3%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 3.09%) 내에서 앞섰다. 이 지사와의 양자대결에서는 윤 총장 41.9% 대 이 지사 42.6%로 나타나 윤 총장이 근소하게 뒤졌다. 

특히 윤 총장은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응답한 무당층에서 이 대표와 이 지사를 압도했다. 무당층만 놓고 보면 49.6% 대 15.1%(이 대표), 44.2% 대 24.6%(이 지사)로 압도적으로 앞섰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총장의 존재감이 대선후보급으로 커지면서 이를 견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검찰총장이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기록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나오자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에서도 윤 총장의 정치 진출을 반대하는 의견이 제기된다. 추 장관은 좀 더 노골적으로 윤 총장을 압박하고 나섰다. 

여 “법 개정 해서라도 연내에”
야 “정권 비리수사 막으려고?”

검찰인사, 수사지휘권 발동 등의 공격에도 윤 총장이 사퇴할 조짐을 보이지 않자 감찰 카드로 찍어내려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법무부가 윤 총장에 대한 직접 감찰을 강행하려 하면서 갈등이 고조됐다.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직접 감찰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포석은 미리 깔아뒀다. 추 장관은 지난 3일 법무부 훈령인 ‘법무부 감찰 규정’을 기습 개정했다. 법무부가 검찰총장 등 중요사항을 감찰할 때 법무부 감찰위원회의 자문을 받도록 한 강제조항을 임의조항으로 바꾼 것이다. 다시 말해 윤 총장을 겨냥한 법무부 감찰에 따른 징계 결정은 외부인사가 포함된 감찰위원회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실제로 지난 17일 법무부에 파견돼 근무하고 있던 평검사 2명이 윤 총장에 대한 감찰 관련 대면조사를 위해 대검찰청을 찾았다가 대검 반발에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의혹에 대한 사전 자료 요구나 질문 검토도 없이 윤 총장과 면담을 하겠다며 평검사를 보낸 것은 윤 총장을 의도적으로 망신주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검찰총장에 대한 대면 감찰은 사실상 사퇴에 대한 최후통첩이나 다름없다는 게 검찰 안팎의 대체적인 견해다. 감찰에 착수하면 직무배제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추 장관 입장에서도 이번 감찰 결과에 따라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 사퇴 여론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나마 법무부에서 윤 총장에 대한 대면 감찰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한 지난 19일 오후 2시 직전 취소를 결정하면서 파국은 피한 상태다. 하지만 추‧윤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이어지고 있는 갈등 상황에서 공수처가 윤 총장을 압박하는 마지막 카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민주당을 비롯한 여권에서는 검찰 개혁의 핵심 정책으로 공수처 출범을 촉구하면서 윤 총장이 ‘수사 대상 1호’가 될 것이라는 말을 공공연히 해왔다. 

초유의 감찰
윤, 버틸까?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19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정부·여당은 월성 원전 조기 폐쇄를 위한 경제성 조작 사건, 초유의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공작 사건, 여권 실세들이 연루된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건 등 정권 비리를 매장해버리겠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공수처 조기 출범에 목을 매는 것은 악취가 진동하는 각종 정권 비리를 막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수처 수사대상 1호는 윤석열이라는 여권의 오랜 으름장은 빈 말이 아니다”며 “무소불위의 권한을 갖는 공수처장이기에 최소한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 최소한의 업무능력은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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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이른바 ‘MC몽 불륜설’ 제보자인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공직자들에게 수천만원에 달하는 술과 식사를 접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차 회장은 가수 겸 배우 김민종과 함께 지난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행사에 참석했다. 이들은 당시 원 전 장관과 10여명의 공무원들에게 고가의 식사와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 등을 제공했다는 관계자 증언이 나오고 있다. 당시 공무원들은 김영란법 위반을 피하려는 듯 일부 소액을 카드로 결제해 ‘개인 결제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 동원됐다는 정황도 전해진다. 이 접대 자리에는 배우 김민종도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송도 ‘K-팝 시티’ 사업과 직결되는 주요 고리로 지목된다. 원희룡 유착관계 부적절한 만남의 시작은 메타버스 기반 K-팝 콘텐츠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했던 차준영, 김민종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K-팝 시티 구상이었다. SM·JYP·FNC 등 대형 기획사가 참여했던 초기 계획은 공연시설 없이도 인천경제자유구역 전체를 K-팝 무대로 활용하는 첨단 콘텐츠 사업이었다. 그러나 2022년 9월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부임한 이후 사업 방향은 급격히 바뀌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023년 1월과 2월 두 차례 미국 출장을 다녀온 직후, 송도 8공구 R2 블록에 오피스텔을 건설해 개발수익을 활용하겠다는 ‘개발 중심’의 K-팝 시티 구상이 내부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관계자 A씨에 따르면 “메타버스 콘텐츠 계획은 사실상 사라지고, 김진용 취임 이후 곧바로 개발사업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었다”고 증언했다. 2023년 1월 출장 당시 김진용 청장은 라스베거스 CES 2023 등에서 차준영을 직접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그해 2월 출장 또한 “차준영을 다시 만나기 위해 급히 잡은 일정”이라는 증언이 나온다. 당시 차준영이 접대한 자리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는 다수의 증언도 나왔다. 차준영이 접대에서 제공한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의 소비자가는 약 160만원으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선 1병당 50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원 전 장관에게 직접 접대 의혹에 관해 질문했지만,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원 전 장관은 2023년 1월6일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23에 참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국토부 내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자동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정책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함께 CES 2023에 참석했다. 관계자는 “김진용 청장은 1월 출장 내내 이들과 동행했고 2월 출장에서도 이틀간 연속으로 만나 협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월 인천시의회 출석을 하루 전 급하게 불출석 처리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떠난 점도 의혹을 키웠다. 이후 2023년 4월 인천경제청에 제출된 K-팝 시티 제안서는 김진용 청장이 7월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구상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내부에서는 “차준영 라인이 실질적으로 참여해 만든 제안서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제안서 검토 회의에는 차준영 측이 직접 참여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결국 제안서는 정책현안조정회의에서 과반 반대로 부결됐지만, 형성된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회사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같은 해 10월26일 김민종 KC컨텐츠 공동대표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 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8공구 R2·B1·B2블록(총 21만㎡)에 건설을 추진했다가 KC컨텐츠에 대한 특혜 논란으로 백지화 결정된 'K팝 콘텐츠 시티' 사업과 관련해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다. 조카 불륜설 제보한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 목적은 지분 탈취? MC몽 겁박한 정황 포착 의혹을 제기한 정 의원에 따르면, 김민종은 2023년 7월18일 KC컨텐츠의 사내이사로 들어온 뒤 바로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약 일주일 뒤인 26일 KC컨텐츠는 인천경제청에 총사업비 6조8000억원에 달하는 ‘K-콘텐츠 시티’ 사업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인천경제청장이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해당 장소에서 김민종과 차준영, 이수만 전 SM 대표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국내에 KC컨텐츠라는 회사가 설립됐는데 이 회사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김 대표(김민종)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천경제청장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뒤 KC컨텐츠가 설립됐고, 김 대표가 KC컨텐츠의 대표가 됐으며, 이 사업 주체가 KC컨텐츠로 바뀌었다”며 “사업 부지도 1만5000평이 더 늘어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다가 특혜 논란이 불거지니 백지화됐다. 사업이 지연돼 주민들이 어려워졌는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민종은 “어떤 것에 대한 사과를 드려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다른 지자체에서 이 프로젝트를 우리 지역에서 하자라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제가 아직 그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SM엔터테인먼트, JYP, FNC, 드라마·영화 제작사 등 기업 유치를 내가 직접 뛰어다니며 받아왔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이제 이 사업을 원하는 다른 지자체로 가자고 얘기하지만 아직은 내가 그렇게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민종은 2023년 국감에서 “사과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지만, 김진용의 미국 출장-차준영 접대-사업 구상 변화-KC컨텐츠 등장이라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KC컨텐츠는 차준영 라인의 확장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준영 접대 의혹은 과거 원 전 장관이 업무추진비를 비정상 집행했다는 의혹과 결합되며 더욱 파문을 키우고 있다. 당시 식사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 접대에서도 원 전 장관과 동행한 공무원들은 본인들이 접대를 받지 않은 것처럼 카드로 소액을 결제를 했다”고 주장했다. 과거 원 전 장관이 제주도지사 재직 시절 고급 오마카세 식당과 호텔에서의 식사비가 1인당 6만2만원만 카드로 결제해 ‘개인적으로 부담한 것처럼 조작했다’는 정황과 똑같은 패턴이다. 라스베이거스 업무추진비? K-팝 시티의 방향 전환, 미국 출장의 기묘한 일정, 제출된 제안서의 동일성, KC컨텐츠의 돌연 등장, 고급 만찬 접대 의혹까지 모두 차준영이 중심에 자리한다. 송도 개발 방향이 콘텐츠에서 부동산개발로 바뀌기 시작한 시기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루어진 접대의 타이밍은 공교롭게 맞물린다. 송도 8공구 R2 블록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다이닝에서 일어난 ‘보이지 않는 협업’의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차준영은 가수 MC몽과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의 불륜 의혹을 언론사 <더팩트>에 지난해 12월 제보했다. 그는 조카인 차가원 회장의 불륜 의혹을 제기하기 전,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MC몽으로부터 빼앗으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실상 조카의 회사를 빼앗기 위해 불륜설을 제기한 셈이다. 차 회장이 운영하는 원헌드레드는 지난해 12월24일 공식입장을 통해 “(MC몽과 차가원 회장과 관련) 사실 확인 결과 기사 내용과 카톡 대화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라고 밝히고 “이는 MC몽이 차가원 회장의 친인척인 차준영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조작해서 보낸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차준영은 빅플래닛메이드의 경영권을 뺏기 위해 MC몽에게 강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게 협박했으며 이 과정에서 MC몽의 조작된 카톡이 전달된 것”이라며 “이 카톡 내용을 차준영이 기사를 보도한 매체에 전달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헌드레드는 “MC몽은 보도를 확인한 후 회사 측에 미안하다고 연락했고, 당사는 차준영 씨와 최초 보도한 매체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며 “아티스트와 경영진을 향한 악의적인 모함과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선처 없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며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와 비방은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MC몽은 이날 장문의 글을 통해 차가원 회장 등과 관련한 여러 내용을 폭로했다. 그는 “6월30일 회사를 가로채려는 차가원 작은 아버지에게 제가 조작해서 보내 문자”라며 “첫번째는 차가원 삼촌이 저애게 2대 주주를 유지시켜줄 테니 함께 뺏어보자며 보낸 가짜 서류고, 저에게 지분을 넘기자고 한 주주명부와 주식양도 매매 계약서, 자필 계약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자신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범죄자와 손을 잡았고 저희 카톡에도 없는 문자를 짜깁기가 아니라 새롭게 만들었다. 저희 집에 와서 물건을 던지고 뺨을 때리고 건달처럼 협박하며 만들어진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하고 전 회사를 차가원 회장으로써 지키고 싶은 마음로 떠난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그 근처 무리에 매니저가 제 카톡에도 없는 문자, 그리고 제가 방어하기 위해 속이기 위해 만든 문자들은 다시 재해석하고 그 문자를 또 짜깁기해서 기사화시켰다”며 “다시 맹세코 그런 부적절한 관계을 맺은 적도 없으며 전 그 사람 가족 같은 지금도 120억 소송 관계가 아니라 당연히 채무를 이행할 관계다. 그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전했다. MC몽은 “비피엠과 원헌드레드를 지켜내고 싶었다. 저란 이미지가 회사에 악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차가원 친구인 관계를 제가 조작하고 절 협박하고 자기 조카에 회사를 뺏으려는 자에게서 지켜내고 싶었다”며 “모든 카톡이 조작인데 제가 뭐가 두렵겠습니까? 전 매일 매일 왜이렇게 잡음이 많은 걸까요? 전 그래서 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뒤에선 공직자 접촉으로 업력 쌓아 이수만-김민종 동원된 화려한 작전 앞서 지난 12월18일 <더팩트>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은 원헌드레드를 공동 설립한 MC몽을 상대로 대여금 반환 청구 법적 절차를 진행해 지난달 무려 120억원에 달하는 액수의 지급명령 결정을 받았다. 채무자인 MC몽이 법정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해당 지급명령은 확정됐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차 회장이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처음 제기한 것이 지난 6월이다. 이 시기는 MC몽의 업무 배제됐던 시점과 겹친다. 당시 원헌드레드는 “MC몽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현재 회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업무에서 배제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차준영은 언론사와 경찰을 동원해 차가원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복수의 증언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차준영 회장은 조카 차가원 회장의 흠집내기 제보를 국가수사본부 등 수사 당국에 하고 있지만, 수사가 어려운 집안싸움 내용”이라며 “차준영은 언론사 <더팩트>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현재 차준영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친형 차대영의 금융계좌를 활용해 30억원대의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행사 대표인 차준영과 A 신탁 직원이 공모해 계약 명의자 차대영의 동의 없이 금융계좌를 도용한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의 아버지인 차대영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친동생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에테르노압구정은 현재 건설 중인 고급 공동주택으로 축구선수 손흥민이 분양 받아 유명세를 탔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차대영은 “동생 차준영이 2024년 10월초 본인명의의 금융계좌가 압류돼 사용할 수 없어 생활비 통장으로 쓰겠다며 내 명의의 모 은행 계좌를 빌려갔다”며 “생활비 통장으로 사용한다는 것과 달리 해당 통장을 이용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계약서를 위조했다. 이 과정에서 넥스플랜과 A 신탁 직원들도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씨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 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 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언론사 동원 경찰 제보 이번 사건과 관련해 A 신탁 관계자는 “신탁사는 일체의 공모, 방조 및 해당 범죄 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수사 진행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넥스플랜 측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