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장영실 정신, 경주 APEC에 뿌려라

조선시대 과학자 장영실은 백성을 위한 발명으로 조선을 과학 강국의 반열에 올린 인물이다. 자격루, 앙부일구, 측우기와 같은 그의 발명품은 국가 행정을 체계화하고 농업과 세금 제도를 공정하게 운영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600년 전 “과학은 인간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장영실 정신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의 업적은 단순히 뛰어난 발명품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과학이 지닌 본질적 의미와 우리나라 과학의 발전 방향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그의 업적은 세 가지 정신으로 요약된다.

첫째, 과학은 인간과 사회를 위한 도구라는 점, 둘째는 인재 발굴과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 마지막 셋째는 과학 발전은 시대를 넘어 이어지는 연속적 흐름이라는 점이다.

지금 우리는 AI와 같은 첨단 과학기술의 한가운데 서 있다. 이 기술이 인간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을지, 아니면 통제 불가능한 위험을 낳을지는 결국 우리가 장영실 정신을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과학의 사회적 책임, 열린 인재 등용, 국가적 지원이라는 세 가지 가치가 다시금 중요해지는 이유다.

장영실 정신을 계승하고자 1969년 설립된 (사)과학선현장영실선생기념사업회(이하 장영실기념사업회)는 장영실의 업적을 기리고, 과학기술인의 위상을 높이며, 과학 문화 확산에 힘써왔다. 지난 56년 동안 장영실기념사업회는 전시회, 과학기술전국대회, ‘장영실의 날’ 지정, 장영실 동상 제막, 장영실 국제과학문화상 시상 등을 통해 과학이 국가 발전의 뿌리라는 메시지를 널리 전해왔다.


필자는 내달 31일부터 이틀 동안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우리나라가 세계 무대에서 과학기술·혁신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경주는 신라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도시이자, 이제는 미래를 이야기할 무대로 떠오르고 있다.

이 곳에서 장영실기념사업회가 역할을 한다면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마침 장영실기념사업회가 경주 APEC 기간 동안 장영실 정신을 알리기 위해 전시회와 중국 기업 초청 및 장영실 국제과학문화상 대회를 함께 추진한다고 한다. 장영실상은 실용성과 혁신성을 중시하는데, 이는 APEC이 강조하는 디지털 전환, 기후 변화 대응, 혁신 성장의 가치와 맞닿아 있다.

김규석 장영실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이번 대회가 우리나라 과학의 뿌리와 미래를 동시에 세계에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과거 장영실이 조선시대를 빛냈듯, 우리 과학자들이 경주에서 세계와 함께 우리나라의 미래를 밝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장영실기념사업회와 경주 APEC의 만남은 단순한 기념과 외교행사를 넘어 과학의 사회적 책임을 일깨우고, 인재 발굴과 국제 교류를 촉진하며, 지역과 국가 발전의 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장영실상은 과학기술인의 사기를 높이고 인재 발굴을 촉진하기 위해 제정됐다. 신분의 한계를 뛰어넘어 세종에게 발탁된 장영실처럼, 오늘날의 과학자는 연구 성과를 통해 평가받고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는 과학자가 더 큰 도전에 나설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한다.

무엇보다 장영실상은 한국 과학 발전의 연속성을 상징한다. 반도체, 우주 탐사, 인공지능, 바이오 등 첨단 분야에서 한국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것은 과거 장영실이 보여준 “과학은 백성을 위한 것”이라는 정신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한국 과학의 뿌리에는 ‘장영실 정신’이 있으며, 이는 오늘날 우리나라 과학 발전의 기반이 됐다. 덕분에 연구실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국제무대에서 사회와 인류에 기여할 비전을 제시하면서 과학 강국이 될 수 있었다.

경주 APEC 정상회의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참석이 예정돼있다. 이번 기회에 왜 우리나라가 전자, 자동차, 조선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지 확실히 각인시켜줘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경주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곳에서 장영실기념사업회가 전시회와 함께 전 세계 과학자와 기업에 장영실 국제과학문화상을 수여하는 대회를 갖는다는 건 잘한 일이다.

APEC 21개 회원국 정상이 참가하는 이번 정상회의 기간엔 회원국의 장관, 기업가, 기자 등 2만여명도 함께 경주를 찾는다. 이번 기회에 우리 과학의 뿌리를 이들에게 보여줘 우리나라가 역사와 전통이 있는 과학 강국이라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려야 한다.

또 장영실상이 세계적인 권위 있는 상이 될 수 있도록 정부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비 비중이 5%를 넘어 세계 2위의 우리나라 과학 위상에 맞게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장영실상을 노벨과학상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만들어야 한다.

장영실기념사업회는 초대 회장 안호상 박사를 비롯해 조순, 이수성, 정근모 박사 등이 역대 회장을 지냈고, 현재는 전남도지사 출신 박준영 회장이 협회를 이끌고 있다.

역대 장영실 국제과학문화상 수상자로는 줄기세포 황우석 박사, 뇌과학자 조장희 박사, UN본부 유네스코 과학분과위원장 이이청 박사, 중국 장영옥 교수, 일본 나카마스 요시로 박사 등이 있다.

이번 경주 APEC 정상회의 기간 동안 “과학은 인간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장영실 정신이 널리 알려져, 전 세계가 장영실을 기억하고 그의 정신을 따르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아울러 국제적인 기후 관련 행사를 할 때마다 1442년 세계 최초의 통일된 강우량 측정 기구인 측우기 외 해시계·자격루·혼천의 등 기후 관련 기구를 발명한 장영실의 기후에 대한 기여와 그 가치도 함께 기억되길 바란다.

대한민국 해군은 19일, 국내 독자 기술로 설계 제작된 3600톤급 2세대 거북선 잠수함 이름을 ‘장영실함’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조선시대 최고의 과학자인 장영실을 기리고, 장영실함이 우리나라 독자적인 과학기술로 만든 최첨단 잠수함임을 알리는 것이다.

장영실기념사업회가 경주 APEC에 참가한 외국인들에게 장영실함을 소개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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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