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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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 2026.02.07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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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기의 시사펀치

[김삼기의 시사펀치] 중국성, 한국 속에 남아 있는 또 하나의 문명

우리 역사에서 ‘중국성’은 단순한 혈통 표기가 아니라 문명 이동의 기록이다. 한반도에 남아 있는 수많은 중국계 성씨들은 이방인의 흔적이 아니라 동아시아가 요동칠 때마다 함께 이동해 온 사람과 지식, 제도와 기억의 집적물이다. 당나라 말기와 5대10국의 혼란, 송·원 교체기, 명·청의 대전환기마다 중국의 관료와 학자, 무장과 상인들이 바다를 건너 신라와 고려, 조선으로 들어왔고, 이들이 정착하며 만든 것이 오늘의 중국계 본관이다. 이들의 이동은 피난이 아니라 문명의 이전에 가까웠다. 통일신라와 고려, 조선은 이들을 단순한 이주민이 아니라 전략 자산으로 받아들였다. 중국어와 경전, 외교 문법과 국제 질서를 몸으로 익힌 이들은 한반도가 중원 세계와 연결되는 통로였고, 이 통로 덕분에 한국은 변방이 아니라 동아시아 네트워크의 일부로 기능할 수 있었다. 이 구조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가문이 바로 연안 이씨다. 이 연안 이씨의 역사는 문헌 속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도 살아 있는 기억으로, 필자는 이를 ‘연안(延安) 이씨인 이의시 이스턴R&E 회장으로부터 직접 들었다. 그는 “연안 이씨는 중국에서도 오래된 문벌이었고, 당·송 교체기부터 한반도로 건너와 신라와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