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1.23 03:01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땅, 땅, 땅’ 의사봉 소리가 형사사법체계를 뒤흔들었다. 70년 넘게 이어온 체계가 대변혁을 맞이하면서 국민은 또 다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와 마주하게 됐다. 이제 검찰에 남은 시간은 4개월. 본격적인 속도전이 시작됐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거부권 행사는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일, 퇴임 전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의결·공포했다. 문 대통령의 법안 공포로 73년 동안 유지된 형사사법체계가 큰 변화를 맞게 됐다. 퇴임 6일 전 속전속결 처리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현 정부의 검찰개혁 성과를 언급한 뒤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검찰 수사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선택적 정의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국민의 신뢰를 얻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있어 국회가 수사와 기소의 분리에 한걸음 더 나아간 이유”라고 했다. 검찰은 물론 법조계와 학계, 시민단체 등에서 검수완박에 대한 저항이 상당했지만 문 대통령의 법안 공포로 검찰개혁이 마무리 수순을 밟는 모양새다. 문재인정부 초기부터 개혁의 대상으로 지목된 검찰은 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이 결론에 이르렀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사건을 수사한 지 8개월 만이다. 이 과정에서 공수처는 존폐론이 제기되는 등 상당한 내상을 입었다. 지난해 1월21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출범했다. 검찰의 권한을 줄이는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설립된 공수처는 기대와 우려 속에 첫발을 뗐다. 그로부터 1년4개월, 부실한 수사 능력과 정치적 중립성 논란은 공수처의 꼬리표가 됐다. 무리한 수사 지난해 3월 공수처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 금지 사건의 피의자인 이성윤 서울고검장(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특혜를 줬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이 고검장을 공수처로 데려오는 데 김진욱 공수처장의 관용차를 이용한 사실이 드러난 것. 이른바 ‘황제 조사’ 사건은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언급할 때 가장 첫손에 꼽힌다. 또 다른 꼬리표인 ‘수사능력 부재’ 논란과 관련해 언급되는 게 바로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이다.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은 2020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검찰이 범여권 인사 등에 대한 고발장을 작성한 뒤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총선 후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국 실험미술의 거장’ 이건용이 개인전 ‘Bodyscape’를 준비했다. 이번 전시는 이탈리아 베니스의 유서 깊은 건물인 ‘팔라초 카보토’에서 열려 그 의미를 더했다. 이건용은 동명의 회화 연작에 집중했다. 팔라초 카보토는 이탈리아 베니스 출신의 탐험가 지오바니 카보토가 아들 세바스티아노 카보토와 함께 1480년대 후반까지 거주한 생가다. 가리발디가 위치한 사다리꼴 형태의 건물은 1400년에 지어졌다. 베니스 시민들은 이 집이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고 있다. 선 긋기 갤러리현대는 ‘행운의 믿음’을 간직한 이곳에서 한국 작가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전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건용은 이번 전시에서 1976년 발표한 이래 무수한 회화적 실험으로 변신해온 Bodyscape의 가장 현재 모습에 몰두했다. 이번 전시에는 신작 20여점과 Bodyscape 연작의 독창적 방법론을 확인할 수 있는 제작 과정 영상, 그동안 작가가 펼친 퍼포먼스 아카이브 영상도 함께 공개됐다. 이건용은 Bodyscape 연작에 신체와 장소, 관계에 대한 독창적 미학과 사유의 정수를 담았다. 이 연작은 신체를 제한한 상황에서 간단한 선 긋기 동작을 수행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잊을만하면 한 번씩 일어난다. 다시 말하면 그 기간 동안 별다른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최근에는 불과 1주일 새 두 건의 사고가 일어났다. 이 정도면 관리‧감독 기관의 운영에 구멍이 났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빈도다. 구치소는 구속된 형사피고인이나 피의자를 수용·관리하는 법무부 장관 소속하의 국가시설이다. 주로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를 관리한다. 재판이 진행돼 형이 확정된 경우 교도소에 수감된다. 허술한 관리 최근 구치소에서 재소자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사례가 잇따라 일어났다. 이 중 1명은 사망했다. 교정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돼있던 유튜버 표모씨가 극단적 선택을 해 숨졌다. 표씨가 이날 오전 3시께 숨져 있는 것을 동료 재소자가 발견해 구치소 측에 알렸다고 한다. 표씨는 대선을 이틀 앞둔 3월7일 낮 12시5분경 서울 서대문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선후보의 유세에 나선 송영길 전 대표의 옆머리를 망치로 여러 차례 내리쳐 상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지난달 27일 재판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표씨는 유튜브 채널 ‘표삿갓TV’를 운영하던 유튜버였다. 당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정치권에서 시작된 바람이 수사기관을 덮치고 있다. 여야의 힘겨루기로 바람의 세기가 강해지면서 태풍으로 변하는 모양새다. 검찰은 물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역시 바람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논란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윤석열정부 출범까지 불과 1주일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문재인정부의 정책이 정치권을 뒤흔드는 중이다. 중재안에 수정안까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찰개혁의 마지막 단추인 검수완박 법안(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을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현재 검찰이 수사할 있는 범죄는 6개(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산업·대형 참사)로 한정돼있다. 민주당이 처음에 내세운 검수완박 법안은 이 6대 범죄에 대한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겠다는 내용이다. 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 강행 처리 시도에 검찰 내부가 들끓었다. 법조계와 학계에서도 반대 의견이 개진됐다. 법원행정처는 검수완박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위헌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 처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강남에 위치한 갤러리나우에서 임상빈의 개인전 ‘화획(畵劃)’을 준비했다. 임상빈의 작업은 무의식의 퍼포먼스로 시작된다. 계획하지 않고 아무것도 그리지 않은 무의식의 상태에서 춤을 추는 듯한 붓질은 새로운 에너지로 치환된다. 작업 과정에서 생산된 에너지는 자연스럽게 흐르고 부딪치면서 새로운 에너지를 생성한다. 이때 작가는 스스로의 내면과 만나 자연스러운 형상성을 구현한다. 새로운 생명력, 즉 날것의 에너지다. 뜨거운 추상 날것의 에너지는 무의식 속 깊숙한 곳과 직접 만나고, 그 에너지는 본연의 흥을 이끌어낸다. 무의식과 의식이 만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고 새롭게 드러난 색은 직관과 소통하게 된다. 감성적이고 자연적으로 솟구친 에너지의 즉흥성, 러프함은 임상빈의 또 다른 이성적 자아와 만나 새로운 반전의 시그널로 완성된다. 각각의 에너지는 임상빈의 정교한 덧칠 작업을 통해 만들어진다. 오케스트라와 같은 정교하고 세련된 하모니로 귀결되는 것. 즉흥적 에너지와 컬러의 자연스러운 혼합은 마치 러프하게 촬영된 조각난 현장이 정교한 편집을 통해 훌륭한 영화로 탄생되듯, 감각적으로 즉흥적으로 그린 이미지가 이성적이면서 정교한 시선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형 사건 전에는 반드시 전조가 있기 마련이다. 원인 규명을 위해 상황을 되짚다 보면 ‘시발점’이 된 사건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특정 사안이 거대한 후폭풍을 불러오기도 한다. 정당의 목표는 정권 재창출이다. 정당의 행보는 4~5년마다 돌아오는 선거에 맞춰져 있다. 우리나라 선거는 ‘승자독식’ 구조로 돼있다. 말 그대로 이기는 쪽이 모든 영광을 갖게 된다. 지방선거, 국회의원 선거, 대통령선거 등 선출직의 수가 줄어들수록 그 집중도는 더욱 커진다. 승승장구하다 내리 2번 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탄핵 정국 이후 선거에서 승승장구했다. 2017년 3월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 탄핵안이 인용된 후 보궐선거로 치러진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게 시작이었다.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이라는 말이 대선 기간 내내 나올 정도로 싱거운 싸움이었다. 1년 뒤인 2018년 6월13일 열린 7회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은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을 압도했다. 총 8석의 광역시장 중 대구(자유한국당)를 제외한 7석을 싹쓸이했고, 총 9석의 도지사 중에서도 경북(자유한국당)과 제주(무소속)를 제외한 7석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국립대 총장은 장차관급 의전을 받는다. 고위공직자인 만큼 까다로운 인사 검증 절차를 거친다. ‘고위공직후보자 인사 검증 기준’에 따라 7대 비리 등에 해당하는 문제가 드러날 경우 임용 제청이 거부될 수 있다. 이때 임용 제청 여부를 결정하는 기구가 교육공무원 인사위원회다. 교육부 차관이 위원장을 맡는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이하 방송대) 총장 임용을 두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고성환 방송대 총장은 ▲겸직 위반 ▲세금 체납 ▲재산신고 누락 등의 의혹에도 총장으로 임용됐다. 특히 2016년 서울시가 공개한 ‘고액·상습체납자 명단(법인)’에 고 총장을 대표자로 한 법인 ‘월튼메이’가 올라 있는 부분은 문재인정부가 정한 7대 비리(세금 탈루)에 해당하는 사안이다. 톱다운? 당장 교육부의 부실한 인사 검증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립대는 총장 임용 과정에서 교육부와 청와대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학내 선거를 통해 1~2순위 총장 후보자를 선출하면 교육공무원 인사위원회(이하 인사위)에서 심의해 인사혁신처에 임용 제청을 한다. 이후 국무회의 심의, 의결을 거쳐 대통령 재가가 떨어지면 총장으로 임용되는 방식이다. 고 총장은 지난해 11월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묘수일까, 악수일까. 대통령 당선인이 놓은 수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불러올 후폭풍은 가히 짐작할 수 없을 정도. 분명한 사실은 대통령 당선인이 불리한 정치구도에서 ‘승부수’를 띄웠다는 점이다. 대통령 당선 이후 취임하기까지 2개월 동안 온갖 인사의 이름이 거론된다. 내각 인선을 위한 장관 후보자 지명에 관심이 쏠리기 때문.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는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실현하기 위한 최적의 후보자를 찾는 데 골몰한다. 아무도 몰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실력’을 내각 인선의 우선순위로 삼겠다는 뜻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깜짝’ ‘파격’ 인사는 없다는 뜻도 드러냈다. 1차 내각 인선 발표 때에도 이 같은 기조가 지켜지는 듯했다. 다양성 부족 등의 지적이 나오긴 했지만 ‘실력주의’라는 기준으로 일정 정도 용인되는 분위기였다. 지난 4일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도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삶을 나아지게 하고 국익을 확보하기 위해 능력 있고 실력 있는 분들로 구성할 것”이라며 “도덕성을 겸비하고 실력과 능력으로 신뢰감을 구축하는 것이 제1, 2요건”이라고 내각 인선 방향에 대해 밝힌 바 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한 해의 성과를 ‘연봉’으로 평가받는다. 일반적으로 연봉은 일정한 기준에 따라 기본급과 성과급으로 구성된다. 개인의 능력에 따라 연봉이 천차만별일 수 있다. 문제는 성과 자체를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다.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두 교수는 “(연봉)협상이 아닌 통보” “고의적이고 상습적인 행태” “갑질” 등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이하 SVU) 사회복지상담학과, 부동산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이모, 김모 교수는 10년째 동결된 연봉을 받고 있다. 물가 올라도… 두 교수는 2012년 3월1일 SVU 정년트랙 전임교수로 신규 임용됐다. 정년트랙 교수는 주 4일 근무, 주 6시간 수업을 해야 한다. 비정년트랙 교수는 정년트랙 교수의 절반 수준의 업무를 맡는다. 당시 계약조건은 연봉 3600만원(실수령액 250만원). 이 교수에 따르면 해당 조건은 SVU 개교(2003년) 당시 정년트랙 교수의 연봉 수준이었다. 두 교수는 학교에서 요구하는 성과급 기준을 달성하면 연봉을 더 받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품고 계약서에 사인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들의 연봉은 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2022 화엄사 홍매화·들매화 사진 콘테스트’ 수상작이 발표됐다. 이번 콘테스트에는 휴대폰 사진뿐만 아니라 일반 카메라 사진 작품도 참여 가능했다. 이른 새벽부터 화엄사 홍매화를 담기 위한 전문 사진가들의 참여가 줄을 이었다는 후문이다. 특히 이번 콘테스트에는 전문 사진가의 작품 551건, 휴대폰 카메라로 찍은 작품 1204건 등 총 1755점의 작품이 응모 접수됐다. 이들 가운데 임하선(총무원장상, 최우수상), 이영태(교육원장상), 김희진(포교원장상), 나승만(화엄사 교구장스님상) 등이 전문가 사진 콘테스트에 당당히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휴대폰 사진 콘테스트에서는 신승희(교구장스님상, 최우수상), 김영수(부주지스님상), 이도은(불교 리더스 포럼 상임대표), 유영주(구례군체육회장상), 이득희(화엄사신도회장상) 등이 입상했다. 지난 6~7일 양일간 열린 심사위원회 회의에서 김인호 사진 작가 겸 시인, 조대연 광주대 사진학과 교수, 하지권 불교문화사업단 사진작가, 원유헌 전 <한국일보> 사진 기자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심사 과정에서 작품의 완성도 및 심미성을 가장 중요하게 판단했고 그밖에 활용성, 적합성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하나에 하나를 더한다고 꼭 둘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조합은 무한대의 시너지를 뿜어내기도 한다. 스승과 제자의 만남, 양태숙 작가와 지유라 작가의 앙상블이 코로나19로 움츠러든 현실에 다시 ‘봄 바람’을 불러왔다. 초등학교 5학년, 열두 살의 지유라가 양태숙 화실의 문을 열었을 때 두 작가의 인연은 시작됐다. 회화과를 졸업한 양태숙은 임용고시 탈락 후 동네에 작은 화실을 열었다. 초현실주의 어두운 그림으로 가득했던 화실에서 지유라는 4B 연필로 선 긋기부터 배웠다. 이후 지유라는 양태숙과 같은 길을 가는 유일한 제자가 됐다. 첫 그림 선생님 첫 그림 선생님과 제자로 만난 두 사람이 ‘사제전’을 준비했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누아갤러리에서 15일에 시작된 ‘봄 바람’ 전시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친 이후 사람들의 머릿속에선 봄의 기억이 사라졌다. 두 작가가 준비하던 사제전도 코로나 여파로 대면활동이 제한되면서 미뤄졌다. 지유라는 “(사제전을)몇 년 전부터 계획했는데 전시 조건이 맞지 않아 성사되지 못했다”며 “이런 상황을 듣고 아트디렉터 한명일 선생이 전시를 기획했다. 권도현 누아갤러리 관장도 이번 전시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더 트리니티 갤러리에서 배준성 작가의 개인전 ‘GOOD TO SEE U’를 준비했다. 전시 제목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되찾게 될 일상과 서로 반갑게 마주하길 바라는 소망을 담았다. 배준성은 국내를 대표하는 1세대 아트페어 작가다. ‘작업실에서’ ‘미술관’ 시리즈를 비롯한 다양한 작품을 평면 회화와 렌티큘러를 결합한 방식으로 표현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배준성의 대표 연작인 누드 시리즈, STILL LIFE 정물 시리즈, 작업실에서 시리즈 등 총 20여점을 선보인다. 거장의 명화 배준성은 전통적인 방식의 그리기 위에 렌티큘러 기법을 도입해 회화를 바라보는 방식으로 고유의 총체적인 스타일을 구축했다. 렌티큘러는 관람객이 작품을 보는 방향에 따라 여러 장의 이미지를 교차로 볼 수 있는 방식이다. 렌티큘러 작품은 어떤 각도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지에 따라 장면이 시시각각 전환된다. 관람객은 작품을 감상하는 과정에서 환영과 실재 사이에 놓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공간에 대한 인식과 매 순간 이동하는 시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끔 하는 것. 이때 관람객은 수동이 아닌 능동적으로 작품을 마주할 수 있다. 코로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다. 권력의 무게추가 빠른 속도로 차기 정부에 기울고 있다. 정부부처 역시 권력의 이동에 따라 태세를 전환하는 모양새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순장조’로 분류되는 장관이 고립되고 있다. ‘검찰개혁’은 문재인정부 임기 내내 최대 화두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검찰 권한 줄이기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비롯한 여권은 입법으로 발맞췄다. 하나같이 경찰의 숙원이었던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이뤄졌고 진보 진영의 오랜 바람이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설립됐다. 그 결과 검찰이 독점하고 있던 기소권이 분산됐다. 민주당은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추진 중이다. 검찰이 개혁의 대상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법무부 장관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다. 실제 문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은 타 정부부처 장관과 비교해 높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조국-추미애-박범계로 이어지는 법무부 장관 라인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숱한 논란에 휘말렸다. 문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은 첫 지명부터 삐걱댔다. 문 대통령은 2017년 6월11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 운영에 있어 총장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총장은 교수와 학생, 직원 등 학내 구성원을 이끌고 방향을 잡는 학교의 수장이다. 공백이 있어서는 안 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공주교대는 현재 2년 넘게 총장 자리가 비어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내 구성원이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공주교대 총장’을 검색하면 안병근 전 총장의 얼굴이 뜬다. 안 전 총장은 공주교대 제7대 총장으로 2016년 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재임했다. 공주교대 홈페이지 ‘총장 동정’ 게시판에 올라온 글도 2020년 1월10일이 마지막이다. 제8대 총장이 정해지지 않은 탓이다. 비어 있는 총장 소식 공주교대는 안 전 총장 퇴임 이후 2년3개월째 총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이 기간이 앞으로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총장 임용 제청을 두고 공주교대와 교육부 사이의 줄다리기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 교육부 장관의 임용 제청 재량권과 대학의 자율성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모양새다. 4년제 국립대학교인 공주교대는 총장을 임명할 때 교육부의 임용 제청, 청와대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대학에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자하미술관에서 이태제 작가의 개인전 ‘My World(s)’를 준비했다. 이태제는 플래티넘 프린트 기법을 통해 한국과 스페인, 두 나라의 문화를 기록해왔다. 이번 전시는 오늘날 개인의 기원과 사회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태제는 스스로를 현 시대의 유목민이라 칭한다. 한국과 해외를 오가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스페인의 문화 정체성과 본인의 문화적 위치, 상호 관계와 영향을 사진 작품을 통해 조망한다. 여름마다 “나는 2019년부터 갈리시아에 체류하면서 셀타족 고대 마을과 부모로부터 자녀에게 대물림해 내려오며 몇 천 년간 이어져온 그들의 전통, 그리고 삶의 방식을 이해하고 관찰해왔다. 현 시대의 유목민으로 삶의 대부분을 모국이 아닌 타지에서, 셀타족의 후예를 배우자로 맞아 살아온 나는 이 작업을 통해 전통과 함께하는 삶의 경이로움, 개인과 민족의 정체성 그리고 자연과 인간의 공존에 대한 의미를 돌아보고자 한다.” 이태제는 작업 과정에서 ‘플래티넘 프린팅’ 기법을 사용한다. 감광 물질에 최종 인화물과 동일한 사이즈의 네거티브를 밀착 인화해 흑백 인쇄물을 얻는 19세기 전통적인 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문재인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검찰 권한 줄이기에 몰두했다. 그 결과 검찰개혁은 문정부의 상징이자 목표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불과 한 달 남짓 상황에서 여권이 검찰개혁의 마지막 카드인 ‘검수완박’을 들고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해 3월4일 검찰총장 자리에서 내려왔다. 법에 보장된 2년 임기를 4개월여 남긴 시점이었다. 이후 윤 당선인은 정치권에 입문, 8개월 만에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되더니 지난달 9일 20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권한 주자” 당시 윤 당선인의 사퇴 원인으로 여권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추진이 꼽혔다. 윤 당선인은 사퇴 전날인 지난해 3월3일 “지금 진행 중인 검수완박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는 헌법정신에 크게 위배되는 것이고 국가와 정부의 헌법상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검수완박은 현재 검찰에 남아 있는 6대 중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수사권을 다른 기관으로 옮기고 검찰에 기소권만 남기는 것을 골자로 한다. 중대범죄수사청, 특별수사청 등의 기관을 새로 만들어 6대 범죄 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국립대 총장 임명을 두고 교육부의 이중잣대가 도마에 올랐다. 비슷한 논란의 총장 후보자에 대해 서로 다른 판단을 내린 것. 대학-교육부-청와대로 이어지는 국립대 총장 인사시스템이 ‘보이지 않는 손’에 휘둘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시스템에 대한 신뢰는 공정성과 일관성에서 나온다. 사안에 따라 달라지는 잣대는 불신의 시작이다. 특히 인사 과정에서 기준이 흔들리면 시스템 자체를 믿을 수 없게 된다. 의혹과 논란으로 얼룩진 인사는 그 꼬리표를 평생 떼어낼 수 없다. 흔들리는 일관성 최근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이하 방송대) 총장 임명 과정에서 인사시스템과 관련한 논란이 불거졌다. 총장 후보자에 대한 교육부와 청와대의 검증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더 나아가 국립대 총장에 대한 검증 기준이 후보자에 따라 ‘널을 뛴다’는 의혹도 나왔다. 1972년 3월9일 ‘한국방송통신대학설치령’에 근거해 개교한 방송대는 올해 개교 50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설치령이 폐지되고 ‘한국방송통신대학교설립및운영에관한법률’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방송대는 국립대학이면서 국내로는 최초, 세계 기준으로는 영국 오픈 유니버시티에 이은 두 번째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성북구 소재 아트노이드178은 ‘경계-감각-언어’의 관계를 탐구하는 문화예술공간이다. 아트노이드178에서 양경렬 작가의 개인전 ‘박제된 시대’를 준비했다. “거기에 모두 함께 있었다.” 양경렬 작가는 생경한 이미지가 마주보는 강렬한 상하 구도의 시공간을 그려왔다. 아트노이트178에서 열리는 개인전 ‘박제된 시대’에서는 이미지의 파편이 퇴적된 지층처럼 박제된 시공간의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다양한 사건 과거에는 어느 집에든 흔하게 한두 개쯤 있었다는 동물 박제. 이제는 그 이름조차 낯설다. 양경렬은 먼지가 켜켜이 쌓여 집 한 켠에 치워져 있던 박제된 매를 마주한 날의 생경한 느낌을 기억한다. 방부처리까지 해서 ‘지금, 여기에’ 붙잡아 놓으려는 욕망조차 어느샌가 망각되고 마는 현실을 직시한 느낌이랄까. 그러나 그것 역시 시대의 한 단면. 양경렬이 주목하는 이 시대의 모습은 박제된 그것과 아주 닮아있다. 90조각의 이미지 역사적 서사 담아 양경렬의 박제된 시대는 90조각의 이미지를 모아 박제하듯 기록한 결과물이자 수많은 파편적 이미지가 난무하는 이 시대의 모습이다. 또 우리 시대의 역사적 서사이기도 하다. 작품 속 무아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일반 시민이 정치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선거’다. 투표를 통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대리인을 선출하는 것이다. 문재인정부는 출범 100일을 맞아 시민에게 직접 민주주의의 길을 살짝 열어줬다. ‘청와대 국민청원’의 등장이다. 새 정부의 등장과 함께 국민청원이 존폐의 기로에 섰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 새 정부는 변화와 함께 시작된다. 인적 구성은 물론 정책의 연속성도 담보할 수 없다. 새로운 정부의 지향점에 따라 모든 게 바뀐다. 인수위원회 단계부터 이전 정부의 색을 지우고 새 정부의 색을 입히는 데 몰두한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정책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남길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진보 정부가 출범한 지 5년 만에 정권이 교체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말 지지율이 40%를 넘나드는 와중에 이뤄진 정권교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당장 문재인정부의 지난 5년을 되짚어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인수위는 이미 문정부와는 아예 다른 길을 가겠다고 천명한 상황이다. 집권 10년 주기설이 깨지면서 수많은 정책이 기로에 서게 됐다. 문정부의 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