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고 - 억울한 사람들> 정신병원에 갇힌 아들

“강제로 가두고 연락도 없었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일요시사>는 ‘일요신문고’ 지면을 통해 억울한 사람을 찾아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을 담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라도 좋습니다. <일요시사>는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지난달 9일 아들이 정신병원에 ‘응급입원’ 형태로 수용돼 연락이 끊겼던 아버지가 <일요시사>를 찾았습니다.

그날 그는 화가 많이 난 상태였다. 수면제와 술을 한꺼번에 털어 넣었다.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에 난동을 피웠다. 그 사이 경찰이 도착했다. 그 다음 가게 된 곳은 다름 아닌 정신병원이었다. 

잘못했지만…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A씨는 동대문구청서 진행하는 노점상 단속 용역 채용공고를 보게 됐다. 서류를 넣었지만 관련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탈락했다. 주차 단속 요원 채용서도 같은 이유로 고배를 마셨다. 거듭된 좌절은 A씨를 자극했다. 

집으로 돌아온 A씨는 지원을 위해 준비했던 서류를 모두 찢어버리고 수면제인 졸피뎀과 양주를 함께 마셨다. 그리고 구청으로 향했다. 퇴근 시간이 지나 구청에는 당직 중인 직원만 남아 있었다. A씨는 직원을 향해 시비를 걸었고 거친 욕설이 오갔다. 

경찰이 온 뒤에는 뛰어내리겠다고 난간을 붙들고 자살 소동을 벌였다. 당시 A씨는 부모와 떨어져 혼자 살고 있는 상태였다. 경찰은 A씨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 인근 정신병원에 응급입원을 의뢰했다. A씨는 과거 조울증, 이른바 양극성 정동장애를 앓은 바 있다.


A씨가 병원에 입원하게 된 날짜는 지난달 3일 수요일이었다. 이후 퇴원한 건 같은 달 8일 월요일이다. A씨는 총 6일 동안 병원에 머물렀다. 문제는 A씨의 보호자가 이런 상황을 같은 달 5일, 즉 입원 사흘 후에야 알았다는 점이다. 

A씨를 제압한 경찰도, 그를 수용한 병원 측도 보호자에게 아무런 연락을 취하지 않은 것.

A씨의 아버지인 B씨는 “아들이 구청서 난동을 피운 점에 대해서는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아들을 병원에 수용했으면 연락을 해줘야 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구청서 난동 피우다가 연행
응급입원 형태로 6일간 감금

B씨는 A씨와 며칠 동안 연락이 되지 않자 집으로 찾아갔다. 집에는 A씨의 지갑과 휴대폰이 그대로 있었고 심지어 문도 잠그지 않은 상태였다. 직감적으로 A씨에게 큰일이 생겼다고 판단한 B씨는 경찰에 실종신고를 하려 했다. 그때 콜렉트콜(수신자 부담 전화)이 걸려왔다. 

“처음에는 보이스피싱이라고 생각해서 받지 않았단 말이죠. 그런데 아내가 혹시 모르니 받아 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받았더니 아들이었습니다. 병원에 있는 공중전화로 걸어왔더라고요. 지금 병원에 있다고.”

자초지종을 듣게 된 B씨와 가족은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바로 A씨를 만날 수 없었다. 결국 A씨는 주말을 넘기고 그다음 주 월요일 오후에야 퇴원할 수 있었다. B씨는 A씨의 병원비로 49만원가량을 썼다고 했다. 


경찰이 A씨에 취한 조치는 ‘응급입원’이었다. 정신건강증진및정신질환자복지서비스지원에관한법률, 약칭 정신건강복지법에 따르면 정신질환자의 입원은 ▲자의 입원 ▲보호의무자 동의로 입원 ▲보호의무자 신청으로 입원 ▲행정 입원 ▲응급입원 등으로 나뉜다. 이 중 응급입원의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대면 진단이 없어도 정신질환자를 입원시킬 수 있다. 

정신건강복지법 제50조(응급입원)에 따르면 정신질환자로 추정되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건강 또는 안전이나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칠 위험이 큰 사람을 발견한 사람은 그 상황이 매우 급박해 ▲41조(자의 입원) ▲42조(동의 입원) ▲43조(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 ▲44조(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군수·구청장에 의한 입원)의 규정에 따른 입원 등을 시킬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에는 의사와 경찰관의 동의를 받아 정신의료기관에 그 사람에 대한 응급입원을 의뢰할 수 있다. 

서면 통보해야 하는데…
“아무 공지도 못 받았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당시 A씨의 ‘응급입원 의뢰서’에는 ‘자해 행동, 난폭한 행동, 공격적 행동, 불안정한 행동, 분노 폭발, 피해 사고 등’ ‘양극성 장애’ ‘구청서 소리를 지르고 난동을 피우며 죽인다고 위협’ ‘뛰어내리려고 함(동대문구청 난간서)’ ‘자살한다며 난동’ 등의 기록이 남아 있다.

B씨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왜 아들을 6일이나 병원에 입원시켰는지’ ‘왜 연락을 하지 않았는지’에 관해 거듭 울분을 토로했다. 만일 가족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 이 같은 일이 일어났을 경우 악용될 소지가 있지 않느냐고도 반문했다. 

응급입원 환자의 입원 기간에 대해서는 법에 명시돼있다. 정신건강복지법 제50조 3항에 따르면 응급입원이 의뢰된 사람은 3일 이내의 기간 동안 입원시킬 수 있다. 이때 3일에는 공휴일이 포함되지 않는다. 

A씨는 평일인 지난달 3일 오후에 입원했고 8일 오후에 퇴원했다. 그 사이 5일은 어린이날, 7일은 일요일이었다. 공휴일로 계산되는 날이다. A씨가 입원한 병원 관계자는 “차트를 보지 못해 정확하진 않지만 응급입원 절차에 따라 법에 맞게 입원 조치했다”고 밝혔다. 

보호자에 대한 연락 역시 법에 기재돼있다. 정신건강복지법 제50조 6항에는 ‘정신의료기관의 장은 제3항에 따른 응급입원을 시켰을 때에는 그 사람의 보호의무자 또는 보호하고 있는 사람에게 입원이 필요한 사유‧기간 및 장소를 지체 없이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고 명시해놨다.

“경찰이나 병원서 통지 받은 내용은 아무것도 없었어요. 아들이 경찰에 연행될 때 나(아버지)와 아내의 이름, 연락처를 밝혔다고 하더라고요. ‘우리 아버지는 누구고, 우리 엄마는 누구고. 전화번호는 뭐고’. 그랬는데 아무도 받아 적질 않더라는 거예요.”

“너무하다”

B씨는 “제 아들이 잘못한 건 맞다”고 거듭 말했다. 하지만 사흘 동안 아들이 어디에 있는지 몰랐다는 사실에 가슴이 철렁했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들의 사례가 특이한 경우일 수도 있지만 악용될 부분이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경찰이나 병원서 법에 맞게 집행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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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