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국가안보실 산하 TF팀을 두고 말이 많다. 수상한 보고 체계와 파견 인사의 소속이 언급되고 있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팀이라는 불만이 감지된다. 담당 업무와 내용이 알려지면서 사실상 대통령 개인 사설업체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뿐만 아니라 김건희 여사에게도 이 팀의 보고가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 측은 지난 1월15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윤 대통령의 친필 원고를 공개했다. 핵심 내용은 부정선거 증거가 상당하다는 것이었다. 그저 음모론에 그치면 안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윤 대통령은 실제 부정선거 검증을 위해 ‘안보 라인’을 가동했다. 비정상적 보고 체계와 이례적 업무를 두고 대통령실 내에서는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뒷말이 나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례적 인사
북파공작부대(HID) 출신 요원이 국가안보실 산하 조직에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은 두 달여 전 확인된 내용이다. 육군사관학교 60기 오모 중령이 그 주인공이다. 정보 특기로 육사를 졸업한 그는 대위 때부터 HID 부대에 오랜 시간 몸담아 전·현직 블랙 요원들을 두루 알고 있는 걸로 알려졌다.
오 중령은 지난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안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갔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북한 미사일 등 군사정보를 제공하는 곳에 HID 출신이 소속된 건 이례적이라는 뒷말이 나온다. 문제는 인성환 안보실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 2차장은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2차장이 아닌 김태효 안보실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지난 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안보실은 김 1차장이 지난 2023년 6월, 윤 대통령을 대신해 HID 훈련장을 찾았다는 보도 내용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대통령의 HID 방문 일정은 검토조차 이뤄진 바 없다”고 반박했다.
신원식 안보실장도 최근 국회서 열린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제1차 청문회에 나와 “정보사 출신 중령은 대통령 내외와 전혀 관련이 없다”며 “근거 없는 추측성 이야기로 앞길이 창창한 중령급 실무 장교에게 아픔을 안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HID 출신 안보실 산하 안보현안 대응팀으로
2차장 건너뛰고 보고서 1차장 김태효 검토
대통령실의 수상한 업무는 이뿐만이 아니다. 북한 핵 공격을 가정한 유튜브 내용을 안보실장에게 전달해 검증에 나서기도 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인 2차장을 조사하면서 윤 대통령의 유튜브 시청과 관련된 진술을 확보했다.
인 2차장은 “윤 대통령이 보수 유튜브서 본 것을 말했다”며 “대통령이 나와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에게 북한의 핵무기가 서울 상공에 떨어졌을 때 어떤 피해가 날 것이라고 예상한 보수 유튜브 영상을 보내준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인 2차장은 유튜브 영상을 합동참모본부에 보내 사실 여부를 물어봤고, 내용에 과장이 많아 정리한 이후 윤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신 실장도 지난 1월2일 검찰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유튜브를 자주 시청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방부 장관 직을 할 때나 안보실장을 할 때 윤 대통령이 안보 현안, 국방, 무기체계 등을 다룬 유튜브를 보내줘서 (해당 유튜브를)본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또 “<동아일보> 기자였던 이정훈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이정훈 TV)에 대해 (윤 대통령이)‘이런 것들을 보니 괜찮더라’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신 실장은 윤 대통령이 사적인 자리서 평소 “반국가 세력과 종북 세력이 많다’는 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또 티타임 등의 자리서 “다수의 검사 탄핵, 방통위원장 탄핵, 감사원장 탄핵에 대해 대통령이 화를 내고 감정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표현을 했다”고 설명했다.
음모론 분석·검증하려 합참에 정리 부탁
안보실·군 관계자, 윤 극우 프로 애청 인지
윤 대통령은 법률대리인단을 통해 자신의 원고를 SNS에 공개한 바 있다. 해당 글에서 윤 대통령은 “선거 소송의 투표함 검표서 엄청난 가짜 투표지가 발견됐고, 선관위의 전산시스템이 해킹과 조작에 무방비”라며 “이게 우리나라 현실이라면 지금 이 상황이 위기냐, 정상이냐?”라고 물었다.
그는 “계엄은 범죄가 아니다”라며 “‘계엄=내란’이라는 내란 몰이 프레임 공세로 저도 탄핵소추됐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계엄이라는 말이 상황의 엄중함을 알리고 경계한다는 뜻이 아니겠냐”며 “계엄은 국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통령의 권한 행사”라고 말했다. 여전히 비상식적 음모론에 대해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검찰은 국회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의결 이후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 1시38~43분 사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김 전 장관은 4같은 날 새벽 1시38분 노 전 사령관에게 전화해 2초가량 통화했고, 이후 바로 노 전 사령관이 전화를 다시 걸어 1분14초간 통화했다.
이 전화가 끝난 뒤 노 전 사령관은 1시41분 김 전 장관에게 다시 전화했고 통화는 2분12초간 이어졌다.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이 결심지원실을 떠난 같은 날 새벽 2시33분에도 노 전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2분3초 동안 대화했다.
이들 통화가 이뤄진 시기는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통과 이후 윤 대통령이 합참을 찾아 김 전 장관 등과 이후 대책 등을 논의하던 시기다. 검찰의 합참 내부 CCTV 분석 결과와 김철진 국방부 군사보좌관 등의 진술을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그날 새벽 1시16분부터 1시47분까지 합참 지하에 있는 결심지원실에 30분가량 머물렀다.
판단력 상실?
김 전 장관이 윤 대통령과 함께 있을 때 노 전 사령관과 통화했다고 볼 수 있다.
검찰은 김 전 장관에게 “철수 작전이 한창 진행되던 때인데 민간인인 노상원과 긴밀하게 통화한 이유가 무엇인가” 등을 물었지만 김 전 장관은 모든 진술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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