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3·8 전당대회 출마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유승민 전 의원이 31일, 결국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 충분히 생각했고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인내하면서 때를 기다리겠다. 오직 민심만 보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폭정을 막고 민주공화정을 지키는 소명을 다하겠다. 우리 정치의 변화와 혁신을 원하시는 시민들과 함께 하겠다”며 차후 도모를 암시하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의 3‧8 전당대회 불출마는 최근 다수의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친윤(친 윤석열)계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앞서 나경원 전 의원을 앞선다는 결과가 나온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게다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인사들 대부분이 수도권을 지역구로 두고 있고 차기 총선을 이끌어야 하는 만큼 TK(대구·경북)이 안방이나 마찬가지인 유 전 의원 입장에서는 적절한 타이밍이 아닌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읽힌다.
나 전 의원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 과정에서 대통령실과의 소통 논란을 의식한 듯 지난 25일, 결국 출마하지 않겠다며 뜻을 접었던 바 있다.
나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실시된 다수의 적합도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에선 김 의원이 안 의원을 허용오차 범위 내에서 앞선다는 결과가 나왔다.
나 전 의원과 유 전 의원이 잇따라 전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번 3‧8 전대는 김기현‧안철수‧윤상현‧조경태 의원과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강신업 변호사의 2강 2중 2약 구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전대는 기존 당원투표 70%, 국민투표 30%와는 달리 100% 당원투표로 선출되는 만큼 어느 후보가 당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대 대선후보 경선 당시부터 윤석열 대통령과 충돌했던 유 전 의원은 쓴소리를 냈던 정치인 중 한 명이다. 4선으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를 지냈던 바 있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마찰 끝에 결국 원내대표직을 사퇴했다.
당권주자 중 한 명인 윤상현 의원은 이날 나‧유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 “나경원‧유승민 두 분이 불출마에 이르기까지 겪었을 심적 고통을 충분히 헤아릴 수 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자신의 SNS에 “당을 사랑하는 두 분의 진심을 잘 알고 있다”며 “특히 민심만 보고 새로운 길을 개척해가겠다는 두 분의 메시지를 존중하며 정치의 변화와 혁신을 외치는 두 분의 뜻도 공감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변화와 혁신의 정치라는 길 위에서 저의 덧셈정치의 보폭에 두 분도 함께 해주시길 바라며 원팀의 국민의힘으로 보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