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입수> 교육부-건국대 옵티머스 판결문 공개

“이사장 책임 다하지 않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건국대의 옵티머스 펀드 투자에서 시작된 행정소송이 교육부의 완승으로 끝나는 분위기다. 법원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교육부의 손을 들어줬다. <일요시사>가 해당 행정소송의 원심과 항소심 판결문을 단독으로 입수했다. 

‘바람 잘 날이 없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건국대학교 사정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는 말일 듯하다. 이 시기 건국대는 온갖 사건에 휘말렸다. 전·현직 이사장은 물론 학교 자체가 입길에 올랐다. 유자은 이사장은 국정감사에 불려갔고 유은혜 전 교육부 장관은 ‘건국대가 사립학교법을 위반했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국감 출석
장관 지적

일련의 사건에서 시발점이 된 게 바로 건국대의 ‘옵티머스 펀드 120억원 투자’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학교법인 건국대학교(이하 건국대 법인)의 수익사업체인 더클래식500의 임대보증금 사용이 문제였다. 앞서 건국대는 7000억원이 넘는 임대보증금 사용과 관련해 감사원의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임대보증금 논란이 불거진 게 처음이 아니라는 뜻이다.

2020년 8월말 노조(보건의료노조 건국대 충주병원지부)를 중심으로 건국대가 임대보증금 120억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임대보증금을 투자하는 과정에서 이사회 의결, 교육부 허가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의혹이 함께 불거졌다.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사회가 발칵 뒤집힌 때였다. 


교육부는 2020년 9월8일부터 10일까지 사흘에 걸쳐 건국대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같은 해 10월7일 교육부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유 이사장은 이날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옵티머스 펀드 120억원 투자, 임대보증금 임의사용금 393억원 등과 관련한 질의을 받았다. 

이후 유은혜 당시 교육부 장관은 10월27일 교육부 종합감사에서 “(건국대의)사립학교법 위반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건국대의 옵티머스 펀드 120억원 투자를 거론하면서 “건국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 상습적”이라며 “앞서 2017년 감사원으로부터 임대보증금 393억원을 보전하라는 지적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로부터 한 달여 뒤인 11월20일 교육부는 건국대 법인에 ▲수익용 기본재산 관리 부당 ▲더클래식500의 투자 손실 ▲이사회 부실 운영 등 3개 항목에 대한 지적·처분 사항이 담긴 현장조사 결과 보고 문건을 전달했다. 문건에는 유 이사장, 최종문 당시 더클래식500 사장 등을 배임 혐의로 수사 의뢰한다는 ‘별도 조치’를 포함해 신분상, 행정상 조치가 담겼다. 

임대보증금 120억원으로 펀드 투자
2017년 감사원 지적에도 또다시?

교육부는 현장조사 결과 건국대가 옵티머스 펀드 120억원 투자 과정에서 사립학교법 제28조(재산의 관리 및 보호) 1항 ‘학교법인이 그 기본재산을 매도·증여·교환 또는 용도변경하거나 담보에 제공하고자 할 때 또는 의무의 부담이나 권리의 포기를 하고자 할 때에는 관할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부분을 어겼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학교법인 기본재산 관리 안내서’(2019년 12월)에 따라 수익용 기본재산을 임대하고 받은 보증금을 반환하기 위한 보관·유지 외의 용도로 사용하고자 할 경우 수익용 기본재산이 감소되므로 관할청에 처분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부분을 제시했다. 해당 안내서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이사회 의결도 필요하다.

건국대는 2019년 12월 정기예금에 예치하고 있던 170억원 상당의 임대보증금 중 12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듬해 1월8일에는 120억원을 운용할 금융상품을 결정하기 위한 설명회도 가졌다. 이후 1월16일과 21일 6개월 만기의 금융상품을 각각 80억원, 40억원에 매입했다. 문제는 같은 해 6월 해당 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가 일어났다는 점이다. 


건국대의 옵티머스 펀드 투자로 120억원에 달하는 임대보증금을 고스란히 날리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노조는 물론 학교 전체가 들썩였다. 그러면서 주무부처인 교육부가 개입해 지적과 처분 조치가 차례로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건국대는 교육부의 조치에 반발해 재심의신청(기각), 집행정지 가처분(기각)에 이어 행정소송을 진행하기에 이른다. 

약 1년6개월에 걸친 교육부와 건국대의 법적 공방이 막 오른 순간이다. 건국대 법인은 지난해 2월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현장조사 결과 처분사항 조치 및 조치 결과 제출 지시 처분 취소 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2020년 11월20일 교육부가 통보한 처분사항 조치를 취소해달라는 취지다.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입수한 원심과 항소심 판결문에 따르면 건국대 법인은 당시 교육부의 일부 조치로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서 국고지원금이 5% 삭감되는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 부분에 대해 유 이사장과 최 전 사장에 대한 교육부의 ‘수사 의뢰’가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보통재산?
기본재산?

두 사람의 배임 혐의에 대해 교육부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부정·비리대학 재정지원사업 수혜제한 기준’에 따라 건국대는 제재 유형 ‘하’에 해당됐다. 제재 유형 ‘하’는 감사원 및 교육부 감사 결과에 의해 주요 보직자 이상에 대한 별도조치(고발, 수사 의뢰)가 있는 경우를 뜻한다. 그 결과 국고지원금이 깎인 것이다.

법원은 이와 함께 건국대의 옵티머스 펀드 120억원 투자 과정을 면밀하게 살폈다. 쟁점이 된 부분은 임대보증금의 성격이다.

대학의 재산은 크게 보통재산과 기본재산으로 구분된다. 사립학교법 73조(벌칙)는 동법 28조(재산의 관리 및 보호)를 위반할 경우 학교법인의 이사장 또는 사립학교 경영자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했다. 

다시 말해 학교의 기본재산을 이사회 의결이나 교육부 허가 없이 처분할 경우 법인 이사장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법원은 사립학교법 28조 위반이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만큼 그 구성요건인 기본재산에 대해 엄격한 해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임대보증금이 수익용 기본재산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두고 건국대와 교육부의 입장이 엇갈렸다. 

건국대는 수익용 기본재산인 부동산에 대한 임대보증금을 예치한 정기예금을 해지하거나 이를 재원으로 유가 증권을 매입한 행위는 ‘보통재산’의 통상적인 관리에 관한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수익용 기본재산에서 발생한 임대보증금을 보통재산으로 보고, 이를 처분하고 투자할 때 교육부 허가, 이사회의 심의·의결, 이사장 사전 승인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교육부는 임대보증금 역시 수익용 기본재산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임대보증금을 재원으로 투자 등을 할 때 교육부의 허가, 해당 대학의 이사회 심의·의결, 이사장 사전 승인 등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건국대에 대한 교육부의 지적, 처분 조치는 타당하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법원은 임대보증금을 수익용 기본재산이라고 판단하지 않았다. 사립학교법 시행령 5조(재산의 구분)는 ▲부동산 ▲정관에 의한 기본재산으로 되는 재산 ▲이사회의 결의에 의해 기본재산에 편입되는 재산 ▲학교법인에 속하는 회계의 매년도 세계잉여금 중 적립금만을 기본재산이라 명시했다. 그 외는 전부 보통재산이라는 것이다.


법원은 임대보증금의 성격으로 판단하는 대신 임대보증금 사용 행위에 초점을 맞췄다. 건국대가 정기예금에 예치돼있던 임대보증금 120억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것이 사립학교법 28조의 ‘의무를 부담하거나’ 부분, 즉 의무부담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그렇기에 교육부(관할청)의 허가를 받았어야 한다는 논리다. 

손실 위험
허가 필요

의무부담행위는 이후에 이행할 의무를 발생시키는 법률 행위로, 건국대가 120억원을 펀드 등에 투자함으로써 은행 등에 해당 금액을 납부해야 하는 의무를 부담하는 행위를 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옵티머스 펀드 투자가 수익용 기본재산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펀드 투자의 경우 정기예금 예치와 달리 원금 손실의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임대보증금은 말 그대로 임차인이 건물 등을 빌리면서 내는 돈이다. 임차인이 계약 기간만료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보증금 반환을 요구할 때 임대인은 이 돈을 내줄 수 있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탈이 날 경우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등에 따라 수익용 기본재산인 부동산에 경매신청을 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감사원과 교육부에서 임대보증금 관리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임대보증금 자체가 수익용 기본재산은 아닐지언정, 수익용 기본재산의 감소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사용 과정에서 절차를 밟도록 한 것이다. 실제 교육부는 ‘수익용 기본재산 임대보증금 사용(처분) 허가 신청서’를 따로 별지로 두고 있을 정도다.

법원은 2017년 감사원 감사 결과를 언급하면서 건국대의 옵티머스 펀드 투자 행위가 앞서 임의사용한 임대보증금을 보전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부분도 지적했다. 2017년 3월 감사원은 ‘교육부 기관운영 감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건국대는 7566억6000만원에 달하는 임대보증금 중 7071억6000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392억8500만원은 임의사용금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건국대에 임대보증금 임의사용금에 대한 보전계획을 요구했다. 건국대는 2017년 39억원, 2018년 95억원, 2019년 90억원, 2020년 94억원, 지난해 96억원 등 5년에 걸쳐 393억원을 보전하겠다는 계획을 보고했다. 

건국대가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할 무렵에도 임대보증금 임의사용금에 대한 보전이 진행 중이었다는 뜻이다. 법원은 이 부분에 대해 “건국대는 (2017년)감사원 감사결과에도 불구하고 임대보증금의 사용과 관련한 절차를 실효성 있게 정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결문에 적시했다.

1심 이어 항소심도 패소
항고 사건 영향 미칠까?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120억원을 모두 회수했기 때문에 투자손실이 난 게 아니라는 건국대의 주장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았다.

건국대는 2020년 10월14일 36억원, 지난해 6월17일 84억원 등 투자금 120억원을 전부 돌려받았다. 하지만 법원은 “(투자금 회수는)펀드 투자로 인한 손실이 확정된 이후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이뤄진 조치므로 투자 손실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건국대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명시했다. 

여기에 유 이사장이 옵티머스 펀드 120억원 투자와 관련해 이사장으로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사립학교 이사장은 법인의 모든 재산의 관리책임자이며, 민법(61조)은 ‘이사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그 직무를 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유 이사장은 ‘책임 경영’을 이유로 해당 투자 건을 문제가 된 수익사업체에서 결정한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해당 수익사업체가 별도의 법인이 아닌 산하 시설이기 때문에 경영 판단이나 투자내역에 있어 이사장의 인지와 감독이 필요했다고 봤다. 또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 임대보증금 관리 절차를 교육부 지침인 기본재산 관리 안내에 부합하도록 정비했다면 옵티머스 펀드 투자 건은 이뤄지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결국 유 이사장이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교육부와 건국대의 행정소송 항소심 판결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교육부는 행정소송과 별개로 지난해 12월 유 이사장 등에 대해 경고 조치했다. 해임까지 예상됐던 터라 대폭 낮아진 처분 수위에 관심이 집중됐다.

당시 교육부는 “(120억원의) 투자손실금을 보전하는 등 교육부의 시정명령 사항을 건국대가 모두 이행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건국대 측은 당시 교육부 조치로 옵티머스 펀드 투자 건이 일단락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행정소송 항소심 결과가 1심과 동일하게 건국대 패소로 나오면서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이 생겼다. 교육부에서 2020년 11월 유 이사장과 최 전 사장을 배임 혐의로 수사 의뢰한 사건은 이듬해 5월 ‘증거불충분에 의한 불기소’로 결론이 났지만, 노조에서 고발한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

처분 수위↓
검찰 불기소

당시 노조는 검찰 처분에 불복해 항고한 바 있다. 건국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검찰이 건국대와 교육부의 행정소송 항소심 결과를 지켜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항소심에서 건국대의 옵티머스 펀드 투자 행위에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결론이 나온 만큼 곧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jsjang@ilyosisa.co.kr>


[반론보도] <[단독입수] 교육부-건국대 옵티머스 판결문 공개> 관련

본 신문은 지난 8월16일자 사회면(지면 8월14일자 종합면)에 <[단독입수] 교육부-건국대 옵티머스 판결문 공개>라는 제목으로 학교법인 건국대학교와 교육부의 행정소송 항소심 판결 결과에 대하여 건국대가 정기예금에 예치돼있던 임대보증금 120억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것이 사립학교법 28조의 ‘의무부담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교육부(관할청)의 허가를 받았어야 한다는 논리로 손실 위험 허가가 필요하다고 보도하였고, 의무부담행위는 이후에 이행할 의무를 발생시키는 법률 행위로, 건국대가 120억원을 펀드 등에 투자함으로써 은행 등에 해당 금액을 납부해야 하는 의무를 부담하는 행위를 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학교법인 건국대학교는 “행정소송 항소심 재판부는 학교법인 건국대학교가 펀드를 취득한 것은 교육부(관할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의무부담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이 부분 처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으므로 학교법인 건국대학교는 사립학교법 제28조 제1항을 위반한 사실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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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