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건국대 임대보증금 ‘5각 커넥션’ 추적

경찰, 권익위, 교육부…393억 둘러싼 콜라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건국대 임대보증금 임의 사용문제가 국민권익위원회를 거쳐 검찰로 넘어갔다. 2017년 감사원이 교육부 기관운영 감사에서 건국대의 임대보증금 미예치 문제를 지적한 지 3년 만이다.

건국대 임대보증금 임의 사용 문제는 20173월 감사원의 교육부 기관운영 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당시 교육부는 학교법인이 운영하는 수익용 기본재산의 임대보증금에 대한 현황 파악이나 관리를 전혀 하지 않고 있는 상태였다. 그 사이 학교법인들은 교육부의 허가 없이 임대보증금을 마구잡이로 사용했다.

보관용 돈
펑펑 썼다

20106월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가 학교법인에 통보한 학교법인 기본재산 관리 안내’(교육부 지침)에 따르면 수익용 기본재산을 임대하고 받은 임대보증금은 반드시 금융기관에 예치한 후 임차인의 임대보증금 상환에 전액 사용해야 한다.

임차인에게 돌려줘야 할 돈을 학교법인서 다른 용도로 사용한 사실이 적발된 것이다.

건국대는 그 규모가 다른 대학들을 압도했다. 건국대가 더클래식500과 건국AMC 등 수익성 부동산을 임대해 얻은 임대보증금 7566억원 중 금융기관에 예치된 돈은 495억원(6.5%)에 불과했다. 7071억원(93.5%)이 다른 곳에 쓰였다는 의미다. 그중 393억원(법인운영비 330억원+기타 62억원)은 건국대가 사용처를 증빙하지 못한 임의 사용액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건국대에 임대보증금 임의 사용액 393억원을 보전조치하라고 통보했다. 건국대는 법인운영 수익, 재산매각 등의 방법으로 201731억원·201883억원·201989억원·202092억원·202196억원 등 5년에 걸쳐 393억원을 보전조치하겠다는 계획을 교육부에 제출했다.

건국대 설립자유가족, 교수협의회 등에서 건국대와 교육부의 조치에 반발했다. 이들은 임의 사용액 393억원뿐만 아니라 건국대가 다른 용도로 쓴 임대보증금 7071억원 전체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건국대학교개혁추진협의회(이하 개혁추진협의회)감사원이 확인한 임대보증금 7071억원의 사용처, 특히 393억원의 사용처는 건국대가 제출한 자료에만 의존해 나온 결과다.

관련 계약서나 금융거래 내역 등을 전혀 확인하지 않았다임대보증금을 사용하는 과정서 당시 이사장 김경희가 개인적으로 소비한 구체적인 정황이 확인된다.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17년 3월 감사원 감사서 지적
7566억원 중 7071억원 써버렸다

유현경 개혁추진협의회 설립자유가족 대표는 20196월 국회 도서관서 열린 사립대학 비리 해결을 위한 정책토론회임대보증금 임의 사용에 따른 배임 및 횡령 교비전출금 명목 횡령 예치금 미환수에 따른 횡령 및 뇌물 혐의 등을 제보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의 주도로 열린 이날 토론회는 대학 내부 비리를 고발하기 위해 전국서 몰려든 공익제보자들의 성토장이 됐다. 건국대 등 10개 대학의 공익제보자들은 현장서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에 공익제보를 직접 접수했다.


권익위에 접수된 건국대 임대보증금 임의 사용 문제는 지난 12일 대검찰청으로 송부됐다. 문제는 이 과정서 드러난 경찰, 권익위, 교육부의 행태다. 수사기관은 수사를, 관리·감독기관은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 6개월 넘게 문제를 들여다본 권익위서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발견됐다.
 

▲ 대학법인 규탄 기자회견 갖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관계자들

경찰 내사종결’= 권익위는 20191217일 개혁추진협의회가 신고한 사립대학 전 이사장의 임대보증금 횡령 의혹 등(2019부패492)’ 사건을 경찰청으로 송부했다. 광진경찰서로 넘어간 사건은 지난 1월말 경 내사종결처리됐다.

권익위에 따르면 광진경찰서는 조사결과 피신고인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자료가 없다는 의견을 냈다.

참고인 이○○임대보증금 횡령 의심 관련은 절대 있을 수 없고, 일부 횡령했다면 교육부와 감사원 감사에서 이미 적발됐을 것이라는 진술을 언급했다. 임의 사용액 393억원에 대해서도 감사원에서 교육부에 단지 보전조치하도록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요시사> 취재 결과 광진경찰서는 신고인은 물론 피신고인에 대한 조사를 한 차례도 하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처리 했다.

광진경찰서 관계자는 우리 경찰서에서는 수사한 게 없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마무리까지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내용과 똑같아 수사한 게 없다고 밝혔다.

수사 없이 
종결 처리

이어 “(권익위서 송부된 사건이)지수대서 수사한 사건 내용과 같다고 보고 받았다고 거듭 말하면서도 해당 사건 내용에 서로 다른 점이 있는지 기자에게 오히려 반문했다. 지수대서 종결한 사건과 다른 점이 있어야 수사를 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이하 지수대)201810월 건국대 임대보증금 임의 사용 문제 등 비리 의혹에 대한 내사를 벌였다. 하지만 지수대 역시 올해 1월 유 대표와 건국대 전 동문회장을 각각 불러 조사한 이후 사건을 내사종결 처리했다. 유 대표가 또 다른 제보자의 존재에 대해 언급하고 연락처까지 건넸지만 추가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수대 관계자는 제보자가 이 사건을 잘 알고 있다고 지목한 관계자도 제보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출석을 거부했다교육부의 회신, 제보자가 지목한 관계자의 진술 등을 볼 때 횡령 등의 의혹을 제기할 수는 있지만 정식수사나 강제수사로 전환할 정도는 아니라고 봐서 내사종결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요시사> 취재 결과 당시 유 대표가 언급한 관계자는 지수대의 연락을 계속 기다렸지만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수대 관계자는 제보자가 언급한 관계자에 대해서는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진경찰서에서 지수대의 내사종결을 이유로 사건을 종결 처리한 것에 대해서도 이쪽(지수대)서 입장을 밝힐만한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권익위 석연치 않은 문서’= 광진경찰서의 내사종결 소식을 들은 개혁추진협의회는 권익위를 찾아 자초지종을 물었다.

개혁추진협의회 관계자는 광진경찰서 내사종결에 대해 묻는 과정서 A 조사관이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어 자료를 중심으로 설명해줬다설명을 다 들은 A 조사관은 제보 내용을 다시 검토해 대검에 송부하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개혁추진협의회에 따르면 A 조사관은 조사 결과에 대한 이의신청 대신 임대보증금 임의 사용액 393억원에 대해서만 다시 권익위에 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개혁추진협의회는 지난 210일 제보서와 관련 자료를 첨부해 권익위 부패심사과로 우편을 보냈다. 우편은 211일 권익위에 도착했고, 개혁추진협의회 관계자는 A 조사관이 자료를 받은 사실을 유선을 통해 확인했다.

권익위 3건
제보자 2건

문제는 그 다음이다. 부패심사과로 보낸 제보가 심사기획과서 종결 처리된 것. 권익위에 따르면 심사기획과는 제보 내용이 형식적 요건을 갖췄는지를 판단하고 제보 내용에 따라 각 과로 전달하는 부서다.

개혁추진협의회는 213, 212일 날짜로 사건이 종결처리 됐다는 내용의 공문을 우편으로 받았다. 우편으로 제보 내용을 보내고 하루 만에 엉뚱한 곳에서 사건을 끝냈다는 소식을 듣게 된 것이다. 제보 내용을 우편으로 보내달라고 했던 A 조사관도 모르는 일이었다.


공문에는 귀하가 우리 위원회에 우편으로 제출한 신고사항을 검토한 결과, 감사원서 감사 후 처분요구를 한 사항이라고 쓰여 있다. 감사원서 처분 요구를 한 사항이니 만큼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감사원에 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건국대 임대보증금 임의 사용 문제는 감사원의 교육부 기관운영 감사 과정서 제기된 것으로, 감사원은 건국대에 직접적으로 처분 요구를 한 내용이 없다. 보전조치를 통보한 것은 교육부였다.

권익위 대변인실 홍보담당관은 제보가 3차례에 걸쳐 권익위에 접수됐다고 해명했다. 20196월 박용진 의원실을 통해 한번, 올해 2월에 우편을 통해 심사기획과에 한번, 324일에 부패심사과에 한번, 총 세 번의 제보가 들어갔다는 것.
 

그러면서 심사기획과서 종결처리한 것은 형식적 요건을 일단 확인하고, 감사원서 처분한 사항이니까 우리(권익위)가 처리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부패심사과서 이 문제를 대검으로 송부한 것에 대해서는 서류가 보완돼서 접수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같은 의혹을 두고 어느 부서가 제보 내용을 들여다봤는지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왔다는 말이다.

하지만 개혁추진협의회는 권익위에 제보한 것은 두 번뿐이라고 못 박았다. 20196월 사학비리 정책토론회 당시 직접 접수한 것과 올해 2A 조사관의 요청으로 우편으로 접수한 게 전부라는 주장이다. 또 권익위서 언급한 324일에는 권익위에 그 어떤 제보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뿐만 아니라 <일요시사>서 입수한 해당 공문은 개혁추진협의회가 그동안 받았던 권익위 공문과는 사뭇 달랐다. 먼저 컬러가 아니라 복사본처럼 흑백 처리돼있고, 수신 부분에도 이전 공문에서는 미기재 귀하라고 한 것과는 달리 유현경’(개혁추진협의회 대표)이라는 이름이 수기로 쓰여 있다. 그 옆에는 유 대표의 것으로 보이는 주소도 적혀 있다.

지난해 의원실 통해 권익위 접수
우여곡절 끝에 대검으로 넘어가

교육부 여전히 부실한 관리’= 일각에선 건국대 임대보증금 임의 사용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교육부의 부실한 관리·감독을 꼽는다. 교육부는 20173월 감사원의 기관운영 감사 이전 20144대학 교육역량 강화시책 추진실태특정감사서도 건국대 임대보증금 문제로 주의조치를 받은 바 있다.

교육부는 20102월 건국대서 신청한 골프장 건설 자금 용도의 기채를 허가했다. 건국대는 850억원 상당의 기채 허가를 신청하면서 수익용 기본재산의 임대보증금으로 상환하겠다고 밝혔다. 임대보증금은 추후 임차인에게 반환해야 할 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건국대의 기채 신청을 허가했다.

당시 건국대의 부채비율은 276%로 재무구조가 열악했지만 교육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개혁추진협의회는 교육부는 2017년 감사 과정서 드러난 문제점에 대해서도 건국대에 관대한 처분을 하고 있다. 허술한 임대보증금 보전조치 계획을 승인해주는가 하면 보전조치에 대한 관리·감독도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교육부는 건국대의 임대보증금 임의 사용액 보전조치에 대해 금액만 확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구멍난 임대보증금을 메꾸기 위한 학교법인의 재원마련 방법에 대해서는 파악하고 있지 않다.

교육부 관계자는 매년 건국대서 보전조치를 하겠다고 밝힌 액수의 통장내역 등만 확인한다”며 어떤 방식으로 보전했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2019618일 박용진 의원이 공개한 사학비리 현황에 따르면 293개 사립대학이 개교 이래 교육부나 감사원에 적발된 비리 건수는 총 1367, 비위 금액은 2624억원에 이른다. 박 의원은 이는 최소한으로 조사된 금액이라며 이 자료는 교육부가 각 대학으로부터 자진해서 받은 자료이기 때문에 조사를 제대로 진행하려면 비위 실태는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돈만 맞추면
상관없다고?

실제 건국대는 박 의원실에 자료를 제출하는 과정서 393억원에 대한 언급 없이 비위 사실이 없다고 말해 허위 제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한 건국대 교수는 학교는 문제가 생기면 덮는 데만 급급하다. 임대보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년에 걸쳐 학교에 자료를 요구했지만 단 한 번도 받지 못했다이럴수록 학교는 점점 더 망가져 갈 것이라고 토로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22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고 외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적진인 국민의힘의 유명 정치인을 핵심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 “당내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견제 목적 충격을 주기 위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엔 예산 편성·재정 기획을 맡는 기획예산처의 특성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쉽게 말해 ‘금고지기’다. 이혜훈 기습 임명에 발칵 뒤집힌 국힘 적진 출신 곳간지기로…민주당 견제?”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이 후보자를 영입해 금고를 맡긴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져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물타기를 강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만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치적 구도와 이슈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이은 혼란과 어지러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심 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어지는 반발 속 ‘장동혁 체제’ 종말 가능성 ▲장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오랜 갈등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난해 12월 깜짝 회동 ▲국민의힘·개혁신당의 특검 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당내 인사와 연대한다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국민께서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고 감동을 줘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이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쇄신 후”라는 전제만 남겨놨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통일교 특검 추진이란 특정 이슈를 토대로 제한적 연대를 진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연대 가능성은 장 대표와 이 대표가 바라보는 지지층이 달라서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장 대표는 강경보수 결집을 위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추진·주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합리성을 토대로 보수 성향 청년을 결집해 개혁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일궜다. 정치적 공간 자체가 다르고, 그 공간 사이에 벽도 크게 세워져 있다. 현실적으로 벽을 허물고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집단 사이에 세워진 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 공식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식화해 추진하면, 개혁신당은 근본적인 혼란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별개로 왜 따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그대로 노출된다. 장 대표에게도 깊은 딜레마를 안긴다. 강경 보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추앙하고 있다. 사과·절연은 강경 보수가 정치적 영역화를 시도하던 장 대표에게 크게 반발하면서 선을 그을 것이다. 하지만 5개월 후 예정된 지방선거는 장 대표에게 외연 확장이란 숙제를 남긴다. 선거는 손 하나라도 더 있어야 수월하다. 그래서 사과나 절연을 하지 않으면, 개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 윤 딜레마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된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