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과거 유치원은 초등학교 진학을 위한 준비 단계로 여겨졌다. 한글을 가르쳐주고 영어 알파벳을 읽게 해주는 정도면 충분했다. 하지만 유아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유치원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그림유치원의 김창숙 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유치원은 아이의 첫 학교라고. 코로나19 사태가 2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교육현장은 초토화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다. 학교에 나가는 대신 비대면으로 진행된 수업은 질적인 면에서 아이와 학부모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돌봄과 교육이 병행돼야 하는 유치원도 코로나19의 공격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나마 유아교육의 경우 사교육의 비중이 낮아 교육 격차가 크게 나지 않는다는 점이 위안이었다. 남다른 교육 코로나19는 4차혁명시대에 맞춰 교육현장도 변화해야 한다는 인식을 불러 일으켰다. 비대면, 온라인, 원격수업 등 코로나19 시대에 부각된 부분들을 현장에 안착시키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그림유치원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비교적 느긋한 편이다. 온라인 수업을 오프라인 수업과 동일한 수준으로 무리 없이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오후 그림유치원에서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유리는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로 가수가 된 지 15년 차다. 소녀시대의 일원으로 한류 흐름의 중심에 있었다. 시대의 아이콘으로 정점에서 빛을 발했다. 하지만 별의 빛이 영원하지는 않은 법. 결국은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 유리는 10년 전부터 배우의 문을 두드렸다. 혼자만의 힘으로 배우에 도전했지만, 그 빛의 힘은 가수로서의 그것에 미치지는 못했다. 얼마나 자신에게 채찍질을 가했을까. 배우가 된 지 10년, 드디어 오랜 노력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초등학생 5학년, 12세 어린 소녀는 대형기획사의 연습생이 된다. 먹고 싶은 것도, 만나고 싶은 사람과의 대화도, 심지어 고된 훈련에 대한 어리광마저 사치일 정도로 고되지만, 이루고 싶은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획사 연습생 어리광도 사치 국내 아이돌 업계에서, 아울러 한국에서 아이돌을 가장 잘 기획하는 회사에서 남들 하는 거 다 하면서 상상조차 어려운 경쟁을 뚫을 순 없다. 아무리 예쁘고 누구나 혹할만한 매력을 갖고 있다 해도 ‘1만 시간의 법칙’에 상응하는 노력이 뒤따르지 않으면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스스로 자신을 태우고 발화하는 별처럼, 대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충무로에 ‘일찍 일어나는 새가 이경영’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다작’의 아이콘인 그는 너무 많은 작품에 출연한 탓에 ‘또경영’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지겨움이 느껴질 정도의 출연 횟수는 출중한 연기력이 있기에 가능하다. 김의성, 배성우를 거쳐 조우진도 ‘다작 배우’ 계보에 속했다. 그 역시 ‘또우진’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그런 조우진이 한 작품에만 몰두했다. 영화 포스터에 자신의 얼굴을 대문짝만하게 걸었다. 신작 <발신제한>을 통해서다. 1997년, 한 집 걸러 한 집이 파산했던 그 시절, 대구에 살던 한 가정의 가세도 기울었다. IMF 외환위기의 거센 풍랑에 휘말린 탓이다. 갑작스럽게 생존의 문제에 직면하게 된 고등학생에게 대학교 입학은 언감생심으로 다가왔다. 대학에 가지 못할 정도로 학업 성적이 뒤떨어진 건 아니었다. 다만 입학금을 마련하지 못했을 뿐이다. ‘피 끓는 청춘’ 일생일대 결심 이 고등학생은 일생일대의 결심을 한다. 1999년 20세가 되던 해, 고향인 대구에서 단돈 50만원을 들고 상경하는 것. 가족의 만류를 뿌리치고다. ‘이왕 집안의 가세가 기울어 도움받지 못하는 거 내가 하고 싶은 걸 해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뚜렷한 정치 철학에서 비롯된 선명한 차기 행보. 무소속 이용호 의원이 그렇다. 이 의원은 민주당 복당 여부에 솔직한 심정을 드러내면서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했다. 차기 대선을 앞두고는 본인만의 청사진을 그려냈다. 호남 유일의 무소속 국회의원인 그와 <일요시사>가 만났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지만 1심과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접해보니 알았다. 검찰은 개혁 대상이다. 현역 국회의원조차 마치 죄가 있는 것처럼 기소하는 판이다. 일반 서민들이 검찰에 잘못 엮이면 없는 죄도 만들어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고심의위원회가 열리지 않았다고. ▲2심에서 무죄가 내려진다 하더라도 무조건 대법원에 상고하는 게 아니다.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상고심의위원회(이하 위원회)를 통해 상고 여부를 살펴보게 된다. 검찰은 2018년 개혁 차원에서 스스로 위원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상고했다. 의정활동에 전념하지 못하도록 발목을 잡는 것이다. 참 나쁜 관행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복당 여부는? ▲복당을 거부할 명분이 없지 않나. 지난 4월 민주당과 충분한 교감이 있었다. 당원자격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공승연은 대중의 인식 속에 걸그룹 트와이스 정연의 언니로 기억된 배우일 테다. 작품의 숫자도 많지 않으며, 뚜렷한 필모그래피도 없었다. 신작 <혼자 사는 사람들> 출연 전까진 그랬다. 그런 공승연이 연기파 배우로서의 재능을 드러냈다. 절제된 표정에 잔상이 깊다. 좋은 영화를 만들겠다는 혼신이 엿보인다.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 공승연을 만났다. 배우 공승연이 데뷔한 지 벌써 10년을 채워간다. 2012년 tvN 드라마 <아이러브 이태리>로 배우의 길로 들어섰다. 훤칠한 키에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외모였던 터라 시작이 좋았다. 드라마와 예능 등에서 공승연을 찾았다. 아웃사이더 10년 동안 크고 작은 드라마에 출연했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씨엔블루 이종현과 가상 결혼을 했고, MBC <풍문으로 들었소>, SBS <육룡이 나르샤>와 같은 규모가 큰 작품에도 출연했다. 시작이 좋았지만, 연기면에서 깊은 인상은 남기지 못했다. 연기력 논란이라고 할 만한 흠이 없었으나, 호평도 딱히 없었다. 가족들마저 '이제 포기해도 된다'는 말을 할 정도로 공승연의 10년은 여백이 컸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배우 전여빈이 연기하는 인물은 대체로 깊고 강하다. 고민해야 하는 요소가 많은 인물에 그의 얼굴이 입혀진다. 그에게 ‘센 캐릭터 전문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는 건 그가 작품에서 걸어온 길이 억척스러웠기 때문일 테다. 전여빈의 얼굴은 초반부터 강렬했다. 그에게 주어지는 여건이 늘 녹록지 않았다. 하지만 무덤덤하게 극복했다. 아프고 힘들지만, 언제가 강하게 이겨왔다. 단단한 여성의 아이콘이다. 특이한 감성 배우 문소리의 연출 데뷔작인 <여배우는 오늘도>에서의 배짱 있는 모습이나 <죄 많은 소녀>에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살인 용의자로 낙인찍힌 여고생, OCN 드라마 <구해줘>에서 보여준 신비한 인물에 이어 깊은 상처를 품고 사는 성공한 다큐멘터리 감독이었던 <멜로가 체질>까지, 영화와 드라마 속 전여빈은 언제나 강단을 보여줬다. 최근 성황리에 방영 중인 <빈센조>와 누아르 장르의 틀을 깼다는 평가를 받은 <낙원의 밤>까지, 전여빈의 필모그래피는 진정 배우를 꿈꾸는 주위 여배우들의 부러움을 산다. 특히 <낙원의 밤>에서 연기한 재연은 특이한 감성을 갖고 산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최근 국내 미디어 콘텐츠 산업 내에서 여배우들의 입지가 커지고 있다.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콘텐츠의 다양성도 커질 뿐 아니라 여성 캐릭터를 앞세운 작품들도 대중의 관심을 받는다. 여성 서사 콘텐츠가 동틀 무렵부터 최전방에 있었던 천우희를 만났다. 새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에서 기저에 깔린 불안을 떨쳐낸 천우희는 다시 한 번 인상적인 연기를 그려냈다. 배우 천우희가 만든 캐릭터들은 어딘가 예민해 보인다. 가만히 있어도 불안하고 살 떨린다. 때론 무섭기도 하고, 때론 너무 아픈 상처를 지니기도 했다. 웃는 얼굴에서는 무언의 쓸쓸함이 스쳐 간다. 외롭거나 필모그래피가 이를 증명한다. 본드를 마시는 불량 학생이었던 <써니>를 시작으로, 수준 이하의 남성의 여자친구였던 <마더>, 말로 꺼내기조차 어려운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뒤 삶의 길을 잃었던 <한공주>, 선인지 악인지, 사람인지 신인지 정체를 알 수 없었던 존재였던 <곡성>, 감정 기복이 심한 신인 드라마 작가였던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 불안정한 현실에 치여 고통스러운 삶에 허덕이는 <버티고&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배우 공유에게는 특별한 특징이 있다. 드라마에서는 스타성을 극대화하는 반면, 영화에서는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거나, 새로운 도전을 하는 데 두려움이 없다는 것. <도가니>를 시작으로 <밀정> <부산행> <남과 여> <82년생 김지영>까지, 누군가가 선뜻 발 딛기 어려운 작품을 주저 없이 선택한 그다. 신작 <서복>에서도 실험정신을 발휘한다. 이번에는 삶과 죽음에 대해 묻는다. 부귀영화의 극단을 누린 진시황이 마지막에 바라본 것은 ‘생명 연장’이다.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모든 욕망을 만끽한 그가 마지막으로 바란 것은 수명이었다. 그 욕망을 채우기 위해 희생된 인물이 진시황의 신하인 서복이다. 욕망의 끝 약 8000여명의 일행을 이끌고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불로초를 구하려 했던 서복은 끝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했다는 전설을 남겼다. 이용주 감독의 신작 제목이 <서복>인 이유는 기원전 200여년 전 서복의 삶과 연결된다. 과거의 서복이 진시황의 죽지 않는 삶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쳤 듯, 영화 속 복제인간 서복(박보검 분)은 인간의 영원한 생명을 위해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걸그룹 EXID에는 ‘역주행 신화’라는 서사가 있다. 데뷔 후에도 한동안 주목받지 못하다 온라인에서 급부상해 인기 아이돌이 된 첫 사례다. 이후 가요계와 방송계를 휘저으며 멤버 전원이 사랑을 받았다. EXID가 팀으로서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태에 멤버 개개인은 인생 2막을 준비해야 했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전혀 감이 없었던 하니(본명 안희연)가 선택한 건 연기다.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를 통해서다. 용감한 선택으로 두 번째 서사를 만드는 하니를 만났다. 대중은 예명으로 부르는데, 기사에는 본명이 쓰이는 경우가 있다. 아이돌 멤버가 연기를 시작했을 때 벌어지는 상황이다. 걸그룹 EXID의 하니가 겪는 상황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하니로 인식하는데, 기사에는 안희연으로 나온다. 자유인 안희연 연기를 시작함으로 일상에 작은 변화가 온 셈이다. 하니서 안희연으로 변화를 준 계기의 순간은 2년 전으로 돌아간다. 이전 회사와 계약이 끝나고 자유인이 된 상태에서, 그는 아무런 결정을 할 수가 없었다. 가수 혹은 방송인, 아니면 연기, 그 외 연예계를 떠나 새로운 일을 하는 것 등 어떤 결정이 필요한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영화 수입배급사인 판씨네마의 백명선 대표의 일은 해외영화를 장바구니에 담는 일을 한다. 전 세계 각국의 마켓을 돌며 한국 시장에 내놓을 영화를 찾는다. 때로는 시나리오와 캐스팅 정보만 확인한 채 구매한다. <비긴 어게인> <라라랜드>와 같은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영화부터 <노예12년> <가장 따뜻한 색, 블루> <미나리>와 같은 예술성이 있는 영화도 사 온다. 판씨네마의 모든 길은 백 대표로 통한다. 영화의 성공은 기적을 담보로 한다. 아무리 시나리오를 잘 쓰고 감독이 잘 찍고, 배우가 연기를 잘한다 해도 무조건 성공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천운’이 따라야 1000만 관객을 넘긴다고 한다. 손익분기점만 넘겨도 성공으로 받아들인다. 손해를 보는 영화가 부지기수며, 개봉의 문턱을 넘지 못한 작품은 셀 수 없이 많다. 기적 영화인들은 영화산업이 열매의 단맛을 느끼기까지 위험성이 너무 크다고 입을 모은다. 누가 봐도 잘 될 것 같은 작품이 힘을 못 내고 쓰러지고, 성공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작품이 의외의 대박을 친다.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만든 한국 영화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배우 설경구가 처음으로 먼 과거로 갔다. 갓을 쓰고 한복을 입고, 턱에 수염을 붙였다. 소시민의 삶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던 그가 간 곳은 조선 말기 흑산도다. 정약용의 형인 정약전을 연기한다. 새 영화 <자산어보>에서다. 배우 설경구의 연기에는 독한 맛에 있다. 강하고 진한 맛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국군으로 현장에 투입됐던 <박하사탕>의 영호, 연쇄살인마를 쫓는 돌아이 경찰이었던 <공공의 적>의 철중, 김일성의 목을 베기 위해 인간 흉기가 됐던 <실미도>의 인찬, 김정일을 연기하다 실제 김정일이 돼버린 <나의 독재자>의 성근, 불한당 그 자체였던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의 재호 등 30년에 육박하는 시간이 담긴 그의 작품 목록에는 지독한 인간의 본능이 날뛰었었다. 조급했던 과거 일부 역할 중에서는 소탈하고 인간적이기도 했지만, 그 평범함 속에서도 울분이 그득했다. 연극배우 출신으로 인물이 느끼는 감정을 오롯이 표현하기 위해 하루 전부터 진한 감정을 입에 물고 연기에 임하고자 했던 곧은 태도를 지녔기에,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시대극의 대가 이준익 감독이 다시 필살기를 꺼내 들었다. 장소는 흑산도이고 시대는 관리의 부패로 썩은 내가 진동하던 조선 말기다. 포커스는 정약용의 형 약전으로 향한다. 약전과 약용의 가치를 충돌시킨 영화 <자산어보>는 조선의 대학자를 통해 현대인들에게 울림을 준다. 흔히 ‘역사는 그 시대의 거울’이라고 한다. 역사란 시대에 따라 변화되는 유행이 아니라, 그 시대적 상황을 거짓 없이 비춰주는 거울이어야 한다는 것. 상상과 진실 이준익 감독의 시대극은 거울의 역할을 기능했다. 역사적 사실의 나열을 넘어 허구적 상상을 통해 진실을 탐구하고자 하는 창작자의 고뇌를 담음으로 가능했다. 영조와 사도세자의 갈등으로 젊은 세대와 고연령대 세대 간 화합을 도모했던 <사도>, 윤동주 시인과 독립운동가 송몽규를 바탕으로 행동하는 양심과 행동하지 못한 양심을 조명한 <동주>,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아나키즘을 토대로 저항정신과 평등을 말하고자 했던 <박열>까지, 그의 영화는 실존 기록보다 더 사실감 있게 전달됐다. 그런 이 감독이 택한 인물은 정약전이다. 정약용과의 비교를 통해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예능인 안일권을 두고 흔히들 ‘개웃개’라고 한다. 개그맨을 웃기는 개그맨이 본뜻이다. 누구나 좋아할만한 대중적인 유머가 아닌, 개그 영역에서 감이 뛰어난 선수들이 인정하는 선수인 셈이다. 2018년 개인 유튜브 채널 ‘일권아 놀자’를 개설한 이후 ‘안일건달’ 캐릭터로 확 떴다. 이후 유튜브와 방송 예능에서 활약 중이다. 최근 MC의 영역까지 넘보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안일권을 만났다. MBC <라디오스타>의 MC였던 윤종신은 가장 기억나는 게스트 중 한 명으로 안일권을 꼽았다. KBS2 <개그콘서트>에서 이미 연기력만큼은 확실하게 인정받은 안일권. 이야기를 푸는 재주도 뛰어나며, 순간 기지를 발휘하는 애드리브 유머를 구사하는 데도 탁월한 점이 수많은 게스트를 초대해본 윤종신에게도 특별하게 보였던 것 아닐까. 이야기를 푸는 재주 사실인지 아닌지 분간이 쉽게 되지 않는 허언성 애드리브를 남발하는데, 연기력이 뛰어나 거짓이 느껴짐에도 속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 아울러 소나 고양이, 말처럼 남들은 따라 하지 않는 개인기를 선보이기도 한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실패를 극복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가지각색이다. 누군가는 실패를 딛고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선다면, 또 다른 누군가는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주저앉는다. 유준상 한국정보기술연구원 원장은 전자였다. 올해로 여든이 된 유 원장은 “내 인생의 마라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준상 한국정보기술연구원 원장은 지난달 17일 치러진 41대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에서 낙선했다.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에 맞설 단일 후보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끝내 그 벽을 넘지 못했다. 그로부터 꼭 한 달 만인 지난 16일 여의도 한국정보기술연구원 사무실에서 유 원장을 만났다. 포기는 없다 대한체육회장 선거의 소회를 묻자 유 원장은 허탈한 웃음을 터트렸다. 후보 등록일 마지막 날까지 고심을 거듭했던 그는 결국 직접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고 두 번째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도전했다. 자신보다 젊고 유능한, 도덕적으로 깨끗한 후보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지만 여의치 않았다. 대한롤러스포츠연맹회장·대한요트협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겪은 대한체육회 행정의 미숙함, 갑질 행위를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게 유 원장의 의지였다. 또 쇼트트랙 국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가로 5m, 세로 50m의 대형 천에 서예가 송홍범의 붓이 휘날렸다. 일필휘지의 붓놀림에 주위를 둘러싼 그의 ‘팬’들이 탄성을 질렀다. 스스로 ‘지방 촌놈’이라 칭하면서도 서예의 대중화, 서예의 세계화를 위해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간다는 그였다. <일요시사>가 민족의 대명절 설을 맞아 송홍범 작가의 새해 덕담을 전하려 한다. 서예가 죽전 송홍범 작가는 2019년 2월4일 목포 남악롯데아울렛에서 ‘설맞이 서예 버스킹’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서 송 작가는 대붓으로 복주머니를 그린 후 그 안에 오복을 상징하는 오방색 네모를 넣었다. 시민들이 직접 붓글씨를 써보는 시간도 가졌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시민들은 저마다의 필체로 하얀 여백에 글씨를 남겼다. 기존 서예 넘어 그로부터 2년 뒤, 어김없이 민족대명절 설이 돌아왔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사회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명절 분위기가 사라졌다. 송 작가도 지난 2일 전화 인터뷰에서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토로했다. 그는 “코로나19로 모든 게 멈췄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됐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배우 조병규를 두고 ‘3연타석 홈런타자’라고 한다. JTBC <SKY캐슬>에 이어 SBS <스토브리그>, OCN <경이로운 소문>까지, 그가 출연한 작품은 시청률과 작품성 면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 시나리오를 보는 눈이 탁월하고, 맡은 배역을 준수하게 수행해 낸다. 최근 종영한 <경이로운 소문>에서는 타이틀 롤을 맡아 흠이 없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20대 남자 배우 중 가장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다. OCN <경이로운 소문>은 방영 전 그렇게 관심을 받은 작품은 아니었다. 악귀를 물리치는 악귀 사냥꾼과 서민 판 히어로라는 설정이 다소 생소할 뿐 아니라, 유준상을 제외하고는 주연급으로 히트한 배우가 없었다. <SKY캐슬> <스토브리그> 타이틀롤을 맡은 조병규에 대한 의문점도 있었다. JTBC <SKY캐슬>과 SBS <스토브리그>가 대성공을 거뒀지만, 조병규가 성공의 주역으로 불리기엔 무리가 있었다. <SKY캐슬>에서는 이태란, 윤세아, 오나라, 염정아, 김서형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고, &l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국케미호를 둘러싼 한국과 이란의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표면상으로는 한국과 이란의 문제로 보이지만 그 배경에는 미국이 존재한다. 한국은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묘수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일요시사>가 윤석헌 전 한‧이란상공회의소 회장(현 아시아경제개발위원회 회장)을 만나 이번 사태의 원인과 해결책을 물었다. 지난 4일 한국 국적의 유조선 ‘MT-한국케미호’가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소유주는 부산 소재의 ‘디엠쉽핑’으로, 선박에는 한국 선원 5명을 포함해 20명이 승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나포 당일 한국케미호가 환경 규제를 반복적으로 위반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해양오염? 동결자금? 디엠쉽핑은 한국케미호의 해양오염 혐의를 전면 부인했고, 이란 측 역시 현재까지 해양오염과 관련된 구체적인 증거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케미호의 나포 배경으로 한국에서 출금이 묶인 동결자금 문제가 거론됐다. 한국 내 이란 자금은 70억달러(약 7조6000억원)로 멜라트 은행의 지불준비금까지 합치면 10조원이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배우 차인표가 벗었다. 겉옷은 물론이며 속옷도 내던졌다. 완전한 알몸을 보여준다. 넷플릭스 신작 영화 <차인표>에서 차인표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는다. 그 기저에는 장벽처럼 쌓인 ‘바른생활’ 이미지를 벗어던지겠다는 처절함이 엿보인다. 일생일대의 도전에 나선 차인표를 만나 속내를 들어봤다. 배우 차인표는 가면을 쓰고 있었다. 본인이 직접 쓴 것인지, 대중이 씌운 건지, 언제부터 쓰고 있었는지조차 모르는 가면이었다. 그 가면은 여러 단어를 담았다. ‘봉사’ ‘기부’ ‘바른 생활’ ‘신뢰’ 등을 내포하고 있는 가면이다. ‘검지 흔들기’나 ‘분노의 양치질’과 같은 밈도 포함하고 있으나, 전자의 도덕적으로 고결한 이미지가 후자의 흠결을 압도한다. 직접 쓴 가면 씌워진 가면 차인표도 정체를 알 수 없는 가면이 꼭 싫지는 않았던 것 같다. 신뢰감을 주는 그의 이미지를 광고계에서 마다할 리 없었고, 덕분에 풍요로운 삶을 영위했을 테니 나쁠 것도 없었을 것이다. 1994년,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위로받아야 할 피해자가 다시 거리로 내몰렸다. 아들 얼굴을 못 본 지 꼬박 2년째 되는 날. 엄마는 국회 앞에서 중대재해처벌법 통과를 촉구하며 단식을 시작했다. 영하 17도의 강추위. 여의도의 칼바람에 살이 에일 듯했지만, 엄마는 “밥 먹는 것조차 미안하다”고 했다. <일요시사>는 지난 21일 단식 중인 고 김용균씨의 모친, 김용균재단 김미숙 이사장을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서 만났다. 지난 2018년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고 김용균씨(당시 24세)가 끔찍한 사고로 숨진 지 어느 덧 2년이 지났다. 김용균씨는 한국서부발전의 도급업체인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세상을 떠났다. 몸이 두 동강 난 처참한 죽음. ‘제2의 김용균’을 막기 위한 여론이 들끓었고,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후 ‘김용균법’이라는 이름으로 산업안전보건법이 28년 만에 전면 개정됐다. 거리로 그럼에도 김용균법은 또 다른 ‘용균이들’을 막지 못했다. 개정안은 김용균씨 산재의 원인으로 꼽혔던 ‘위험의 외주화’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유튜브 시장이 팽창하면서 직접 영상제작에 뛰어든 이른바 유튜버들이 등장했다. 영상 너머에 존재하는 유튜버는 언제나 구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일요시사>는 최근 ‘보라미TV’ 등 4개의 채널을 운영하며 구독자 300만명을 보유하고 있는 정보람·임종호 부부를 만나 유튜버로서의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었다. 바닥에 떨어지면 찾기 어려울 만큼 작은 소품들이 상자 속에서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다. 잘못 건드렸다가 와르르 무너진 소품들을 수차례 다시 배열하고, 단단한 종이 패널로 삼면을 둘렀더니 작은 주방이 나타났다. 구독자 225만명의 유튜브 채널 ‘보라미TV’의 미니어처 세트장이다. 전략적 접근 지난달 24일 경기도 양평의 한 스튜디오에서 ‘보라미TV’ 등을 운영 중인 유튜버 정보람·임종호 부부를 만났다. 이들 부부는 미니어처, 인형, 먹방, 일상 등의 다양한 콘텐츠로 보라미TV를 비롯해 ‘보라미패밀리’ 등 4개 채널을 관리하고 있다. 4개 채널의 총 구독자는 300만명에 달한다. 국내는 물론 전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