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당연한 나라' 그리는 최재형의 큰 그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기성 정치인에 대한 국민의 염증이 선거가 거듭될수록 커지고 있다. ‘그 나물의 그 밥’이라는 말이 선거철마다 되풀이된다. 역설적으로 정치 신인에 대한 관심과 지지가 폭발하는 시기도 바로 선거철이다. <일요시사>가 ‘신인 정치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만났다.

정치인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선거 때 두드러진다. 특히 대선 때는 후보의 자질과 비전에 대한 검증이 국민의 주요 관심사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된 17대 대선에서는 ‘경제’가, 바로 지난 대선에서는 ‘도덕성’이 대선판을 관통한 키워드였다.

5개월 남은
20대 대선

변화무쌍한 국민의 선택 기준은 그동안 정치와는 인연이 없던 인물을 대선주자로 만들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대선 출마도 같은 맥락이다. 문재인정부의 실정을 심판하고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국민의 열망이 최 전 원장을 정치권으로 불러들였다. 

최 전 원장은 1956년 경남 진해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1986년 사법고시(23회)에 합격한 후 같은 해 서울지방법원 동부지원 판사로 법조생활을 시작했다. 대전지방법원장, 서울가정법원장,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두 아들을 입양한 가족사와 고등학교 때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한 친구(강명훈 변호사)를 매일 업어 등·하교 시킨 일화 등의 미담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최 전 원장은 부인 이소연씨와의 사이에서 두 딸을 낳은 뒤 2000년과 2006년에 작은 아들과 큰아들을 입양했다. 


그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19년 ‘월성 1호기 원자력발전소 조기 폐쇄 결정’ 타당성 감사와 감사위원 제청 등을 두고 문재인정부와 대립하면서다. 당시 그는 김오수 검찰총장(당시 법무부 차관)을 감사위원으로 제청하라는 청와대 요구를 두 번이나 거부했다. 

지난 7월15일 최 전 원장은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6월26일 감사원장직 사퇴 후 17일 만이었다. 이날 그는 “온 국민이 고통받고 있는 현실에서 가장 중요한 명제인 정권교체를 이루는 중심은 역시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돼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입당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정권교체 이후에 우리 국민의 삶이 이전보다는 더 나아지는 게 중요하다”며 “미래가 보이지 않는 청년들이 이제는 희망을 갖고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나라를 만드는 데 앞으로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정부 고위공직자
야당 대선후보로 탈바꿈

그로부터 3개월이 흘렀다. 그동안 최 전 원장이 보여준 정치 행보는 독특한 구석이 있다. 말하기보다는 듣기를 강조하고, 불필요한 논란에 말 얹기를 자제한다. 한 번이라도 더 국민에게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대선 예비후보로선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모습이다. 

‘미담제조기’ ‘선비’ 등 그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가 최 전 원장의 현재 행보를 설명하는 키워드다. 깨끗하고 진솔한, 도덕적으로 흠결이 없는 후보라는 점을 부각하면서 다른 후보와 차별화를 시도한 것. 

최 전 원장의 시도는 뚜렷한 장단점을 보였다. ‘도덕성’이라는 국민이 정치인에 요구하는 만고불변의 덕목을 충족시키는 대신 스킨십에 있어서 약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지지율이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 전 원장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는 “정신없이 달려온 3개월이었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조금씩 정치 현장에 적응해가고 있다. 후회하는 일도 있고 시행착오도 있지만 제대로 된 정치인이 돼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음은 최 전 원장과의 일문일답.

-감사원장직을 내려놓고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 다양한 평가가 뒤따랐습니다.

▲평생 걷지 않은 길, 왜 두렵지 않았겠습니까. 그러나 정권교체에 역할을 하지 않는다면 평생 역사의 죄인이 될 것 같았습니다. 

-문재인정부의 고위 관료가 야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했다는 점에서 많은 해석이 나왔습니다.

▲문재인정부는 나라의 근본인 법치를 붕괴시켰고, 헌법정신인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흔들었습니다. 이념에 치우친 실험적인 경제정책을 거듭해 벼락거지란 말이 나올 정도로 부동산 정책에 실패했고, 비합리적인 방역대책으로 수많은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서민들의 삶을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일으켜야 할 책무가 있다고 생각해 정치인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습니다. 

평생 법관
정치 신인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결정하는 기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공존과 번영의 리더십입니다. 분열돼있는 나라를 치유하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기성 정치인과 다르며 현재 대한민국 정치가 겪고 있는 정치적 내전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대결과 증오가 아닌 화합과 치유를 통한 공존과 그 공존의 기반 위에 선진화의 길, 번영의 길을 함께 할 리더십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후보라고 보시는지요. 

▲새로운 시대정신을 반영할 국민 눈높이에 가장 부합되는 후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경제와 이념적 측면에서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심화된 세대 간, 계층 간의 갈등을 통합할 유일한 후보입니다. 통합된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고 발전시킬 수 있는 후보이기도 합니다.

막말과 가족 비리 등 구설에 오를 일이 없기 때문에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을 후보라고 자신합니다. 도덕성만으로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도덕성이 없는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국격에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신인 정치인으로서 다른 대선 후보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깨끗하고 진솔하며 과거에 대한 빚이 없는 유일한 후보입니다. 또 표가 떨어질까 봐 선뜻 말하기 어려운,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말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정치인들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국민께서도 곧 저의 정직과 소신, 결단력을 알게 될 날이 올 것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문재인정부에서 공직자로 일하면서 느낀 점이 많았을 듯합니다.

▲문재인정부는 ‘탈원전 정책의 강행’ ‘조국 감싸기’ 등 표를 얻기 위해서라면 절차적 정당성과 법치를 무시한 채 국민 편가르기에만 급급했습니다. 또 북한이 연일 핵미사일 실험을 하고 있음에도 종전선언만 주창하고, 민간대북지원사업이라는 미명하에 100억원이라는 혈세를 퍼주겠다면서 국가 안보는 뒷전으로 두고 있습니다. 

-문재인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는 점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비교되기도 합니다.

▲윤석열 후보는 작년부터 문재인정부의 탄압에 외롭게 맞서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개인적 문제를 넘어 조국으로 상징되는 위선과 ‘내로남불’을 밝혀낸 수사를 한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합니다. 다만 그가 적폐 청산 수사를 주도하면서 많은 분들에게 상처를 입힌 것도 사실입니다. 무리한 검찰권 행사로 여권의 검찰개혁 드라이브에 빌미를 제공한 측면도 있다고 봅니다. 

도덕성 우위
할 말 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비교해 자신만의 강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저는 평생 법관, 감사원장으로 살아오면서 법과 원칙을 지켰고, 국정 전반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다른 어떤 후보보다 법치를 회복하고 국정 여러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은 아픔을 공감할 수 있는 지도자, 믿고 따를 수 있는 반듯한 지도자를 원하고 있습니다. 제 삶이 그러한 국민의 요구, 희망을 채워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쪽 같은 이미지’가 국민 소통에 있어 오히려 친근감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코로나19로 인해 국민과의 대면 접촉이 어려운 점이 아쉽습니다. 국민과 만나서 환담하는 자체가 즐겁고, 그분들의 애환을 들으면서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어떻게 그려 드려야 할지 많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마음은 정말 따뜻한 사람인데, 국민의 목소리에 너무 경청만 하다보니 친근감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온 듯해 안타깝습니다.

-‘전투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전투력은 평소에 보여주는 것이 아닙니다. 정말 싸워야 할 때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정말 싸워야 할 때는 싸움을 피하지 않았습니다. 전투는 성과가 있어야 합니다. 문재인정부과 싸워서 성과를 낸 후보가 이 중에 누가 있습니까.  

-정책 구상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무엇입니까. 

▲국민과 대한민국의 발전입니다.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정책을 만들고, 국민 혈세를 정치권이 쌈짓돈처럼 사용하지 않고 국민의 이익으로 이어지도록 하겠습니다. 상속세 폐지를 제안한 것은 문재인정부서 급등한 집값으로 인해 고통 받을 중산층과 최고 60%까지 상속세를 내야 하는 기업인들이 기업을 팔거나 폐업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친근감·전투력 부족 지적에
“곧 진가 드러날 것” 자신감

가덕도 신공항도 표에 눈이 멀어 절차적 정당성 없이 정치적으로 결정된 국책사업이었다고 판단합니다. 국민 혈세가 이렇게 쓰여도 되는 지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정치 입문 당시 ‘변화와 공존’이라는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이제는 공존을 바탕으로 번영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경제와 이념적 측면에서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세대 간, 계층 간의 갈등도 많이 심화되면서 국민통합이 필수불가결한 상황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혼돈의 시대에 ‘공존’과 ‘번영’은 가장 중요한 시대적 과제가 됐습니다. 서로를 인정하고 공존하는 기반을 닦고 함께 선진화의 길, 번영의 길로 나가야 합니다. 갈등 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습니다.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야만 앞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통령에 당선돼서 만들고 싶은 나라는 어떤 모습일까요. 

▲불공정과 불의가 득세하는 세상이 돼버렸습니다. 우리 사회는 현재 집단적 우울증에 빠져있습니다. 이제는 정직한 것, 공정한 것, 배려하고 이해하는 것,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것, 이런 당연한 것이 다시 당연하게 되는 나라를 만들고자 합니다. 그게 제가 꿈꾸는 대한민국입니다. 

최 전 원장의 등을 지탱하는 건 고통 받고 있는 국민의 모습이다.

그는 “강성 노조의 횡포에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택배 대리점주의 비극, 자신이 살던 원룸까지 처분하면서 직원들을 살리려 했지만 절망한 마포 맥주집 사장님 등을 보면서 대한민국을 살려야겠다는 신념이 더욱 강해졌다”고 강조했다. 

정치 경력 3개월의 최 전 원장은 정치인으로서 미래를 향해 계속 비전을 제시하고 나아가야 한다는 점에서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그는 “공직자로서 바라보던 정치권에 막상 몸담으니 단 한 마디의 실수에도 야수처럼 달려들고 오직 정쟁만을 일삼는다”고 안타까워했다. 그가 꿈꾸는 세상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 고통
해소하겠다

당장 사흘 앞으로 다가온 2차 컷오프, 최종 후보 경선, 대선까지 최 전 원장 앞에 놓인 산은 험난하고 거대하다. 하지만 그는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았다. “TV토론회를 통해 기성 정치인들처럼 싸움으로 일관하지 않고, 오직 최재형만이 말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비전과 정책을 잘 설명하겠다”며 “국민과 공감을 통해 지지율을 올려가겠다. 4인이 남은 이후부터 최재형의 진가가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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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