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에 추월당하자 야권 잠룡들, 내부 총질

임종석·김경수·김부겸 등 비명계 쓴소리
윤석열 탄핵 정국서 줄탄핵 남발하더니…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에 추월당하면서, 그간 잠잠했던 비명(비 이재명)계 잠룡들이 당 지도부에 쓴소리를 냈다.

지난 22대 총선 이후 잠잠했던 비명계가 탄핵 정국 속 ‘이재명 일극 체제’에 대한 불만을 직·간접적으로 표출하고 나선 것이다.

실제로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상승세를 보이며 민주당을 앞질렀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6~17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46.5%, 민주당은 39.0%를 기록했다. 전주 대비 국민의힘은 5.7%p 상승한 반면, 민주당은 3.2%p 하락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7.8%.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

이를 두고 일각에선 윤 대통령 계엄 사태로 국무위원 및 대통령 줄탄핵 등 민주당이 ‘강강강’의 대응만을 고수하면서 중도층의 지지를 얻지 못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야권 관계자는 “현재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외부서 찾고 있다”면서 “여론조사 검증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23일 토론회를 계획하는 등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을 면밀하게 분석해내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의 잇따른 국무위원 탄핵이 국민들의 반감을 일으킨 점도 일부는 인정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재인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의원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따뜻함을 잃어버리고 대화와 타협을 가볍게 여기며, 이재명 대표 한 사람만 바라보면서 당내 민주주의가 숨죽인 지금의 민주당은 과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까”라며 “이제는 민주당, 우리 자신을 돌아볼 때”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상이 돼버린 적대와 싸움의 정치가 안타깝다”면서 “우리 안에서 원칙을 소홀히 하고, 자신의 위치만을 탐하며, 태도와 언어에 부주의한 사람들이 지지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행세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이 대표 중심의 일원화된 체제를 구축하고 강경한 태도로 당을 이끌고 있는 민주당 지도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도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우리가 바뀌어야 정치가 바뀐다”며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두고 최근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과 맞물려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지난 15일 서울 용산 한남동 의장 공관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포함해 전직 원내 부대표단과 부부 동반 저녁 모임을 가지기도 했다. 이 자리가 특히 관심을 받았던 건 윤석열 대통령이 공수처에 체포된 날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의 체포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점점 커짐에 따라, 이 자리서 차기 대선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을 것이란 추측이 나왔다.


우 의장은 문정부 시절이었던 지난 20대 국회서 민주당 첫 원내대표를 지낸 바 있다. 이날 모임에는 김 전 지사를 비롯해 박홍근·조승래·위성곤·유동수·강훈식 의원과 조응천·제윤경 전 의원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의원의 건배사도 화제가 됐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그는 “소보로빵만 팔 수는 없다. 우리도 대전의 유명 빵집 ‘성심당’처럼 튀김 소보로도, 팥빵도 함께 팔자”고 외쳤다.

이 발언은 ‘소보로빵’을 이 대표에, ‘팥빵’을 우 의장과 김 전 지사 등 야권 잠룡들에 빗댄 것으로 해석된다. 조기 대선 국면으로 접어드는 상황인 만큼, 야권서도 후보를 여럿 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조 전 의원은 대표적인 비명계 인사로, 지난 총선 당시 이 대표에게 당 대표직 사퇴를 요구하며 강성 친명 지지층과의 결별을 주장했던 바 있다.

야권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최근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탄핵 이후 여유 있게 국정을 리드하지 못한 데 대한 실망감이 작용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 전 총리는 지난 20일 사단법인 한반도평화경제포럼이 주최한 영화 <하얼빈> 상영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정권처럼 서두르고, 국민의 생각을 고려하지 않고 자기 고집대로 하는 것에 대한 실망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비명계 짐룡 인사들이 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자, 민주당 내 최대 원외 조직이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는 “알량한 정치적 자산을 챙기기 위한 아군을 향한 총질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이기적인 자폭 행위에 불과하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혁신회의는 “지금의 민주당은 지도자 한 사람이 방향을 결정하지 않는다. 당원이 결정하고 당이 실행하는 민주적 대중정당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국민만 바라보고 일하는 민주당,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당원이 선택한 도구가 이재명”이라고 강조했다.

전현희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은 비판이 어디를 향해야 할 때인지 민주당 당원이라면 누구나 안다. 동지는 어려울 때 힘이 돼주는 사람”이라며 비명계 인사들의 발언을 에둘러 지적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진행되면서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이 대표를 야권의 유일한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최근 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정치권 안팎에선 이 대표의 독주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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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은 없었다”<br> 이재명, 21대 대통령 당선

“이변은 없었다”
이재명, 21대 대통령 당선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4일, 전날 전국적으로 실시됐던 제21대 대통령선서서 49.42%(1728만7514표)의 지지를 받아 당선을 확정지었다. 오전 5시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개표가 100% 완료된 상황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41.15%(1439만5639표)를 8.27%의 차이로 따돌리고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골든 크로스’로 접전을 펼칠 것이라는 국민의힘 예상과는 달리 다소 여유 있는 표 차이로 승부가 갈렸다. ‘40대 기수론’으로 관심을 모았던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8.34%(291만7523표)의 지지를 받는 데 그치면서 선거비용 절반을 보전받을 수 없게 됐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0.98%(34만4150표), 무소속 송진호 후보는 0.10%(3만5791표)를 기록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개표 초반부터 우세를 보였다. 30%의 개표 상황서 이미 지상파 방송 3사는 그의 당선 유력을 보도하기 시작했으며 오후 11시40분경에는 당선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이 대통령은 과반 특표는 실패했지만, 총 1728만여표를 받으며 역대 대선 최다 득표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지역별로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을 비롯해 광주, 대전, 세종, 충청, 전라, 제주 등 전국 다수 지역서 1위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대선서 이 대통령 당선의 원동력은 다름 아닌 서울, 세종, 충청권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역들은 지난 20대 대선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밀렸던 데 반해 이 대통령은 모두 김 후보에게 우세인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 이재명 47.13% VS 김문수 41.55% ▲경기 이재명 52.20% VS 김문수 37.95% ▲인천 이재명 51.67% VS 김문수 38.44%로 이 대통령이 모두 앞섰다. ‘캐스팅 보터’로 불리는 대전·세종 및 충청권에서도 충남 47.68%, 충북 47.47%를 기록해 김 후보에 우위를 보였다. 세종서도 55.62%를 얻어 김 후보(33.21%)와 큰 격차를 보였다. 지역별로 보면 ▲대전 이재명 48.50% VS 김문수 40.58% ▲세종 이재명 55.62% VS 김문수 33.21% ▲충남 이재명 47.68% VS 김문수 43.26% ▲충북 이재명 47.47% VS 김문수 43.22%로 각각 집계됐다. 윤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한 파면으로 열린 조기 대선 성격상 국민의힘 입장에선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평가가 나왔던 바 있다. 이런 연유로 과연 김 후보가 이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적잖은 관심이 쏠렸다. 무엇보다 비상계엄의 여파를 직격으로 받을 수밖에 없었던 서울 및 수도권 유권자들의 표가 이 대통령에게로 향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오전 12시가 넘어 인천 계양구 자택서 나와 배우자 김혜경 여사와 서울 여의도 소재의 더불어민주당 당사로 이동해 선거대책위원회를 찾아 격려했다. 이후 국회의사당 앞에 마련돼있는 연단에 올라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기도 했다. 그는 대국민 연설을 통해 “다시는 군사 쿠데타가 없도록 반드시 지켜내갰다”며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회복시키는 일,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일, 평화롭고 공존하는 안정된 한반도를 만드는 일을 나머지 사명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를 지지하지 않은 그분들도 대한민국 국민들이다. 혐오와 대결을 넘어 존중하고 공존하고 협력하면서 함께 어우러져 행복하게 살아가는 진정한 공동체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중앙선관위가 당선인을 선언하면 공식적으로 대통령 임기 및 직무를 시작하게 된다. 북핵 문제를 비롯,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 정책, 선거로 인한 국론 분열, 민생 경제 등 이 대통령이 앞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산적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