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대통령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누구하나 아직까지도 확실한 우세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여러 가지 의혹들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탓이다. 정치권에서는 현 상황에서 논란이 발생하면 앞으로 대선 주자들에게 회복할 수 없을 만큼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지지율은 여전히 박스권에 갇힌 상태다. 논란이 하나만 터져도 지지율이 한쪽으로 기운다. 양당 대선후보들은 승기를 잡기 위해 빠른 사과와 함께 타개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본부장
리스크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서로 비슷한 변수가 존재한다. 내용만 다를 뿐 굵직한 키워드는 비슷하다. 먼저 본인을 비롯한 가족 리스크가 있다.
이른바 ‘본부장 리스크’다. 이 후보의 본부장 리스크는 ‘본인, 부인, 장남’이 일으킨 논란을 뜻한다. 앞선 상황에서 이 후보는 장남 이씨의 상습 도박, 성매매 의혹은 재빠른 사과로 빠르게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설 연휴간 이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에게 황제 의전 논란과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 불거졌다. 별정직 7급 공무원 A씨가 5급 사무관 배모씨의 지시로 김혜경씨의 음식 배달, 의류 정리, 이 후보 장남의 퇴원 수속 등 업무와 관련되지 않은 일을 해왔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김혜경씨가 복용하는 호르몬제를 의료기관에서 대리로 처방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배씨가 직접 자신이 복용할 약을 처방했다고 해명했으나 A씨가 해당 약이 폐경치료제라고 밝히면서 논란이 커졌다.
김씨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한 의혹도 함께 거론됐다. A씨 개인카드를 통해 소고기를 먼저 결제한 뒤 다음 날 취소 후 법인카드로 재차 결제하도록 했다는 의혹이다.
구매된 소고기는 배씨의 지시에 따라 가격표를 뗀 뒤 아이스박스에 담아 이 후보의 자택으로 배달까지 시켰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민주당내에서는 그동안 윤 후보에게 가해진 가족 리스크 문제가 이 후보에게 가해지자 당황스러운 분위기다.
민주당은 발 빠르게 수습을 시도했다. 김씨가 직접 나서 전적으로 자신의 불찰이라며 국민께 송구하다는 입장문을 밝혔다. 빠른 수습을 통해 이 후보에게도 논란이 번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늘 도움을 받은 게 아니다”라는 입장 발표가 부메랑이 됐다. 이 후보 역시 지사로서 직원이 당한 부당행위와 배우자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국민의힘은 김씨 논란에 즉각 공세를 퍼붓는 중이다. 그동안 윤 후보의 발목을 잡아온 가족 리스크가 이 후보에게로 옮겨간 셈이다.
이 후보와 김씨가 입장문을 냈음에도 논란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김씨는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이미 터질 건 다 터졌다?
가족 문제 또 터지면 끝
지난 9일, 8분간 송구하다며 직접 사과했다. 그러면서 수사가 있다면 철저히 임하겠다는 입장도 함께 표명했다.
일각에선 너무 짧은 시간의 사과였고, 적절한 해명이 아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국민 사과가 오히려 국민의힘에게 공격 빌미를 제공한 꼴이 됐다. 국민의힘은 김씨와 이 후보, 배씨 등을 강요죄, 의료법위반죄, 직권남용죄로 고발까지 진행했다.
이 후보 입장에서는 악재로 비친다. 내조에 있어서 김씨는 그동안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에 비해 한발 앞선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향후 의혹이 추가적으로 발생한다면 앞으로 김씨와 함께하는 행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가족 리스크는 비단 이 후보에게만 있는 게 아니다. 윤 후보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요양급여 불법 수급 혐의를 받는 윤 후보의 장모 최모씨가 1심과 달리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현재로선 대선 전까지 3심 판결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당내에선 장모 최씨의 2심 결과로 부담을 덜었다는 반응이 나오지만 아직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여전히 다른 사기 사건 등으로 얽혀있는 데다가, 최근에는 처가가 소유한 땅이 19만평이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민주당 본부장(윤석열 본인·부인·장모) TF단 조사 결과 윤 후보의 처가가 서울, 경기 등 약 60곳의 땅을 소유했다며 공시지가만 340억원 이상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최씨가 토지 취득 과정에서 불법과 편법을 일삼았다는 게 민주당 측 주장이다.
현재 경기 성남 일대에 소유한 16만평의 토지는 사문서를 위조하고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해 취득됐다는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7시간 녹취록’이 공개됐지만 김건희씨에 대한 여론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이었다. 이 시점에 김건희씨는 자신의 공식 프로필 사진까지 찍으며 본격 등판까지 예고된 상태다. 그러나 최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가담 의혹이 불거지면서 다시 윤 후보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현안대응 TF는 김건희씨가 2010년부터 2012년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당시 유통 주식 7.5%인 82만주를 보유한 주주였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당초 매수 금액이 적은 탓에 주가 조작을 할 수 없었다는 해명과 달리 민주당은 주가 조작에 김씨가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장동
프레임
김씨는 2010년 이후 주식거래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윤 후보 역시 사실이 아니라며 김씨의 주가 조작 가담 혐의를 부인해왔다. 민주당은 주가 조작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던 2011년과 2012년 주식 거래 내역을 공개하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동안 김건희씨의 여러 논란은 꾸준히 윤 후보의 발목을 잡아왔다. 최근 등판이 가시화됐던 만큼 해당 의혹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채 등장한다면 오히려 반감을 살 수 있는 대목이다.
두 후보에게 여전히 배우자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향후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가족 리스크에 따라 후보 본인에게 치명타가 가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역대 대선에서 배우자를 비롯한 가족들이 후보를 지원하며 무게감 있는 역할을 해왔다. 그런 만큼 가족 리스크가 터지면 대선후보의 지지율은 곤두박질쳤다. 정치권에서도 두 후보의 향후 가족 리스크가 재차 촉발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대장동 문제의 경우도 이 후보와 윤 후보에게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두 후보는 특검을 띄우며 서로에게 대장동 프레임을 씌우기 위해 공세를 퍼붓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역시 특검을 하자며 서로에게 대장동 프레임을 씌우기에 연일 목소리를 높인다. 다만 아직까진 대장동 의혹에서 이 후보가 더 불리한 측면이 있다. 대장동과 관련된 인물의 죽음을 둘러싼 논란과 대장동 개발 관련 인물들의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최측근 중 한 명으로 분류된 민주당 정진상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이 무혐의를 받았지만 수사를 받으며 이 후보가 수세에 몰렸고, 앞으로 다른 인물들과의 관계에 대해 추가적인 유착 관계가 드러난다면 이 후보에게는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윤 후보 역시 대장동에 관련돼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앞선 상황에 윤 후보의 아버지 집을 김만배씨의 누나가 구입했다는 점에서 한 차례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윤 후보는 김만배씨를 직접 본 적 없다며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당시에는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직접 사과하면서 김만배씨와의 유착 의혹에서 벗어났다.
단일화
결론은?
최근에는 윤 후보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가 윤 후보와의 관계를 언급한 것. 녹취록에 따르면 김만배씨는 ‘윤 후보와 욕하며 싸우는 사이’라며 윤 후보를 더 이상 봐주는 게 한계가 있다는 말이 나온다.
김만배씨는 연일 윤 후보와 가까움을 주장한다. 민주당은 녹취록을 고리로 윤 후보에게 맹공을 퍼붓는 중이다.
해당 의혹에 대해 윤 후보는 전면 부인하는 입장을 내놨다. 10년간 검사를 하면서 김씨와 차 한잔도 마시지 않았다는 게 윤 후보의 주장이다.
이 같은 발언은 김씨가 윤 후보와 사이가 가깝다고 주장했던 말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더욱이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구속됨에 따라 윤 후보에게도 악재가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전직 국민의힘 의원이 돈을 받았다는 점에서 파장은 윤 후보에게도 미칠 수 있다. 결국 윤 후보 역시 명확한 해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대장동 프레임에 씌워지는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대목이다.
향후 검찰의 수사 방향에 따라 대장동 프레임에 갇히는 후보에게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동시에 특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이유도 대장동 프레임을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풀이된다.
가족을 비롯한 본인의 리스크도 상당하자 두 후보의 비도덕성, 비호감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한다. 한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해도 여전히 박스권에 갇힌 상태다. 이 같은 상황은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에게 반사이익으로 돌아왔다.
대선 막판에 후보 단일화도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이 후보의 경우 소속한 곳이 집권 여당이라는 이점이 있으나 이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를 오가지만 이 후보는 이보다도 처진다. 확실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 단일화를 염두해야 한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안 후보가 그동안 문정부를 타격하며 정권교체 필요성을 강조해왔지만 민주당에서는 안 후보를 향해 연일 러브콜을 보내는 중이다. 안 후보는 도덕성 면에서 검증됐고, 전문가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반면 윤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도 야권의 초미의 관심사다.
단일화, 토론…마지막 승부처
여전히 아른거리는 후보교체론
두 후보는 단일화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애써 선을 그으며 만일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전면에 나서는 인물이 본인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내에서도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높은 탓에 반드시 단일화 문제를 매듭짓고 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원희룡 정책본부장과 이준석 대표의 의견 차도 뚜렷하다. 원 본부장은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어필해온 반면 이 대표는 단일화가 필요없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안 후보는 지지율 10%를 오가며 존재감을 지속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다만 그 역시 단일화에 대해 강력히 부인하며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전면에 나서지 못하고 이번에도 양보하게 된다면 안 후보의 정치적 생명이 끝날 수 있다는 평가가 내려지는 탓이다.
윤 후보와 국민의당 안 후보의 단일화가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못하다가 지난 13일, 안 후보가 국민 경선을 통한 단일화를 제안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담판식 단일화’를 고수하며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낸 상태다.
일각에선 단일화를 논하기엔 시기적으로 늦었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대선 막판 자신에게 이슈를 끌어올 수 있다는 점에서 필수 요소라는 인식이 강하다.
단일화와 함께 중요한 변수는 토론이다. 첫 번째 토론 결과 이 후보는 기대에 미치는 못하는 성적을 거뒀고, 이전과 같은 시원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윤 후보는 기대보다 잘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또다시 말실수를 반복했다.
시청률이 40%를 기록했을 만큼 토론은 이번 대선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분야 역시 정치, 경제 검증 등으로 확정됨에 따라 향후 두 후보가 대처 등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대통령으로서 부족한 후보라는 타격이 가해질 수 있다.
이 밖에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와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합류한 점도 걸림돌이다. 두 인물이 각각 원팀으로 합류했지만 여전히 원팀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전 대표와 홍 의원은 경쟁 과정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를 높은 수위로 타격해왔다. 이 전 대표는 이 후보에게 대장동 의혹을 제기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도 했다.
홍 의원 역시 윤 후보와 원팀 행보를 보이지만 여전히 긴장감이 감돈다. 이전까지 참여하지 않겠다고 하며 윤 후보를 향한 날선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합류 직전에는 선대본부와 갈등 상황까지 겪었다.
일각에선 오히려 두 인물이 합류하면서 원팀을 이룬 점이 대선후보의 행보에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전히 두 인물의 지지 층을 이 후보와 윤 후보가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후보교체론 여론이 높았던 만큼 이 후보는 이 전 대표의 지지 세력을, 윤 후보는 홍 의원의 지지 세력을 흡수해야만 한다.
터지면
끝난다
이번 대선이 근소한 차이로 당락을 결정지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은 만큼 더 이상의 리스크는 후보의 위기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양쪽이 (가족 리스크 문제를)잘 매듭짓지 못한다면 막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도덕성 등 리스크가 재차 불거진다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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