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초박빙 상태지만 흐름 자체는 윤석열 후보의 정체, 이재명 후보의 상승세가 분명하다.”(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
“여론조사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가기 전, 조사에 따라서 조금 다르지만 5~8% 정도 사이에 지지율 격차를 유지하고 있었다. 결국 마음을 정하지 못하셨던 분들이 투표 성향을 정하게 되면 많게는 한 10%까지 차이가 날 수 있을 것.”(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제20대 대선 투표일을 하루 앞둔 8일, 여야 핵심 주요 인사들은 다소 아전인수식의 대선 예상 결과를 내놨다.
우상호 선대본부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기자간담회를 통해 “막판까지 지켜봐야겠지만 더 절실하고 간절한 쪽이 승리한다고 볼 때 지지자들이 마지막까지 한 표 한 표 더 독려해주면 좋겠다”며 “1.5% 승리할 수 있다고 한 제 예측은 현실화될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선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 표심에 대해 “특히 서울의 변화가 매우 뚜렷하다. 최근 출퇴근 인사, 상가 인사 반응이 아주 뜨겁다”며 “선거 막판에 와서 확실히 서울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4·7 재보선 당시 선거 막판에 ‘근소하게 앞설 것’이라고 전망했다가 실제 큰 표 차이로 졌다는 지적에 대해 “저는 앞서 있다고 말한 적이 한 번도 없다. 2~3% 뒤지고 있고 박빙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우 본부장 주장의 근거는 지난해 재보선 당시와 비교했을 때 서울 지역의 유세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는 점이다.
그는 “저희가 더 중요시하는 건 현장 반응”이라며 “1년 전 분위기는 아주 냉랭했다. 저도 선거운동을 했는데 굉장히 초조하고 힘들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서울 선거운동 관계자들도 피부로 느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국민의힘이 오히려 현장을 잘 모르고 자체 여론조사 결과만 들여다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 선대본부장 주장과는 달리 국민의힘도 윤석열 후보를 필두로 서울은 물론, 각 지역별로 선거 유세전을 펼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민주당에서 자기들이 (지지율을)뒤집었다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는데 사실 지난 서울시장 선거 때도 15%p 넘는 격차가 났던 선거인데도 끝까지 자기들이 뒤집었다고 주장했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서 “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그런 이야기를 내부 결집용으로 할 수는 있겠지만 실제 조사 결과를 근거로 그렇게 이야기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김만배 녹취록’과 관련해선 “생태탕 시즌2”라며 “근거가 빈약하고 내용은 그냥 신빙성 있어 보이게 하기 위해서 그때 인상착의로 백바지에 백구두를 넣은 것처럼, 이번에도 커피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너무 지엽적”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선대위 핵심 관계자들이 투표를 하루 앞둔 상황에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고 자당 후보에게 유리한 예상을 내놓는 것은 바람직한 처사가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결국 양쪽 캠프 모두 아직 어느 후보에게 표를 줄 지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을 노린 발언으로 읽히지만 이 같은 발언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미지수다.
정가에선 현재까지 대장동 개발 의혹, 후보들의 가족 리스크 등 다양한 변수가 발생했지만 최대변수로 떠오른 것은 안철구 국민의당 대표의 후보 단일화가 아니겠느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앞서 안 대표는 지난 3일, 전날 열렸던 마지막 법정 선관위 주관의 대선후보 TV 토론 직후 윤 후보와 야권 단일화를 선언했던 바 있다.
단, 안 대표의 단일화로 인해 그를 지지했던 투표층이 그대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로 향할지, 아니면 안 대표에 대한 배신감으로 인해 이 후보 측으로 이동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안 대표의 후보직 사퇴가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날짜와 겹치면서 이번 대선 결과 예측은 더 미궁 속에 빠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