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중앙지검 무리수의 이면

한심한 파워게임…갈 데까지 갔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검찰 조직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을 둘러싼 검찰 안팎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법무부 장관과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과 검사장이 패가 갈려 대립하는 모양새다. 이 과정서 납득하기 어려운 무리수가 튀어나오고 있다. <일요시사>가 그 이면을 들여다봤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문병희 기자

‘왜 이렇게까지?’ 최근 검찰과 법무부서 일어나는 일을 두고 나오는 반응이다. 15년 만에 처음, 사상 두 번째, 초유의 사건 등의 수식어가 붙는 일이 연달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는 생각지 못한 상황이 펑펑 터져나오는 중이다.

“때렸다”
“몸싸움”

최근 압수수색 과정서 검사장과 부장검사가 몸싸움을 벌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29일 검언유착 의혹 수사팀이 한동훈 검사장의 휴대전화를 추가로 압수수색하는 과정서 수사팀장인 정진웅 부장검사와 한 검사장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있었다. 

이날 오전 10시30분께 법무연수원 용인분원 사무실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을 압수 시도했다. 충돌은 한 검사장이 변호인을 부르기 위해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푸는 과정서 일어났다. 

한 검사장 측은 입장문을 통해 “갑자기 소파 건너편에 있던 정진웅 부장이 탁자 너머로 몸을 날리면서 한 검사장의 팔과 어깨를 움켜쥐고 한 검사장 몸 위로 올라타 한 검사장을 밀어 소파 아래로 넘어지게 했다”며 “그 과정서 정 부장은 한 검사장 위에 올라타 팔과 어깨를 움켜쥐고 얼굴을 눌렀다”고 주장했다. 


반면 서울중앙지검은 “피압수자의 물리적 방해 행위 등으로 인해 담당 부장검사가 넘어져 현재 병원 진료 중”이라고 말했다. 이후 정 부장검사가 병원서 링거를 맞고 있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한 검사장은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다는 입장이고, 서울중앙지검은 압수수색 과정서 몸싸움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검사장은 사건이 일어난 당일 독직폭행 혐의로 정 부장검사를 서울고검에 고소하고 감찰을 요청했다. 독직폭행은 검사나 경찰관 등이 수사 과정서 직권을 남용해 피의자 등에게 폭행을 가하는 것을 뜻한다. 

검언유착 의혹 수사팀의 ‘육탄 수사’를 두고 검찰 내부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미 4개월 이상 끌고 온 사건서 실마리가 보이지 않자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수사팀은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이하 수사심의위)가 한 검사장에 대해 ‘수사 중단’을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언유착 의혹 사건 압수수색
검사끼리 물리적 충돌 벌어져

지난달 24일 수사심의위에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를 비롯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 대표, 한 검사장이 참석했다. 수사심의위는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 계속 여부, 공소 제기 여부를 두고 수사팀과 사건 관계인들의 의견서를 검토하고 의견진술을 청취, 질의와 토론·숙의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이 전 기자에 대해서는 수사 계속 및 공소제기가, 한 검사장에 대해서는 수사 중단 및 불기소 의견이 나왔다. 수사심의위의 의결 내용은 권고사항일 뿐이다. 하지만 수사심의위의 권고를 검찰서 받아들이지 않은 적은 없어, 이번 한 검사장에 대한 압수수색이 수사심의위 권고를 정면으로 불복한 게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검언유착 의혹 수사팀의 압수수색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1단독 김찬년 판사는 이 전 기자의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압수수색한 검찰의 처분이 위법해 취소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 전 기자가 제기한 준항고를 일부 인용해 “이 전 기자의 휴대전화 2대, 노트북 1대를 압수수색한 서울중앙지검의 처분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준항고는 판사·검사·사법경찰관의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제기하는 절치다. 
 

▲ 링거 맞고 있는 정진웅 부장검사 ⓒ서울중앙지검

재판부는 검찰이 이 전 기자와 변호인에게 영장을 제시하지 않은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검언유착 의혹 수사팀은 지난 4월29일 이 전 기자의 주거지와 채널A 본사 등을 압수수색 했지만 채널A의 압수수색은 소속 기자들의 반발로 일시 중지됐다. 

이후 5월14일 그랜드하얏트호텔서 채널A 관계자를 통해 이 전 기자의 휴대전화 2대와 노트북 1대를 건네받는 방식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당시 채널A는 검언유착 의혹의 자체 진상조사를 위해 이 전 기자의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보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 전 기자는 5월22일 압수물 포렌식에 참관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을 방문했다가 노트북과 휴대전화가 자신도 모르는 새 압수된 데 반발해 준항고를 신청했다. 

권고 무시
밀어 붙여?

재판부는 “준항고인(이 전 기자)이 채널A 압수수색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그 이유는 언론 노출을 우려했기 때문일 뿐 영장 집행 참여를 포기하려는 뜻이 아닌 것은 검찰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은 그랜드하얏트호텔서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건네받기 전 준항고인과 변호인을 참여시키고 영장을 제시한 뒤 압수수색을 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검언유착 의혹 수사팀은 “관련 규정과 기존 절차에 비춰 본건 압수수색은 적법하다고 판단된다”며 “(이 전 기자의) 휴대폰과 노트북은 검찰 압수 전 이미 포맷된 자료로서 증거 가치가 없고, 이 전 기자의 구속영장 심사의 주요 자료로 쓰인 바도 없었으며 이미 반환됐다”고 재항고 의사를 밝혔다. 

검언유착 의혹 사건 녹취록과 관련한 KBS 오보에 서울중앙지검 간부가 연루돼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KBS는 지난달 18일 9시 뉴스를 통해 이 전 기자가 부산서 한 검사장을 만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신라젠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제기하자고 공모한 정황이 확인됐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이 전 기자가 총선 관련 유 이사장에 대한 취재의 필요성을 언급하자 한 검사장이 동조하고 독려했다는 것이다. 또 ‘유 이사장은 정계 은퇴를 했다. 그러니 수사하더라도 정치적 부담이 크지 않다’ 는 취지의 말과 또 이 내용을 ‘총선을 앞두고 어떤 시점에 과연 이걸 보도해야 하느냐’ 라는 이야기도 오갔다고 했다.

하지만 KBS 보도 이후 이 전 기자의 변호인 측에서 보도 내용이 실제 녹취록의 내용과 다르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한 검사장 측도 “실제 존재하지도 않는 대화가 있었던 것처럼 꾸며낸 완전한 허구며 창작에 불과하고 보도 시점과 내용도 너무나 악의적”이라며 KBS 보도 관계자 등을 서울남부지검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 한동훈 검사장 ⓒ문병희 기자

KBS는 결국 다음날 사과 방송과 함께 오보임을 인정했다. 이 과정서 KBS가 제3의 인물로부터 청부, 하명을 받아 보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언유착 오보방송 진상규명을 위한 연대 서명’에 참여한 직원 105명은 “진상조사를 실시해 해당 인물이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 오보를 낸 KBS법조팀은 “누군가의 하명 또는 청부로 이뤄진 보도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최근 일부 언론서 KBS 오보의 배경에 서울중앙지검 핵심 간부와 여권인사의 관여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달 28일 <조선일보>는 KBS 시스템에 올라온 ‘취재 발제문’을 언급하면서 오보의 상당 부분을 누군가로부터 전달받아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이 ‘누군가’가 서울중앙지검 핵심 간부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취재원으로 지목된 해당 간부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청 노리자
날려버린다?

검언유착 의혹 수사팀의 연이은 ‘헛발질’을 두고 일각에선 청와대를 겨냥한 수사를 막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실제 한 검사장은 지난 2월13일 이 전 기자와 대화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서 “딱 하나야. 무조건 수사를 막겠다. 권력 수사를 막겠다. 그런 일념 밖에 없어서 그렇지”라고 언급했다. 

이 전 기자가 “수사 기소 검사 분리 이건 진짜, 어떻게 그런 생각을 끄집어내는지”라고 말한 것에 대한 답변이다.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수사 검사와 기소 검사를 분리하자는 방안을 내놨다가 검찰과 법조계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일선 검사들까지 비판의 대열에 합류하자 추 장관은 전국 검사장회의를 소집하려 했으나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무산된 바 있다. 

일각에선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이하 라임사태)나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이하 옵티머스 사태) 등 여권 인사들의 연루 의혹이 나오고 있는 사모펀드 수사를 민감하게 보고 있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실제 라임 사태와 옵티머스 사태는 청와대 전 행정관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라임 사태와 관련해 뇌물을 받고 라임 검사와 관련한 정보를 흘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은 최근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에도 반성문을 여러 건 제출하는 등 당초 입장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4일에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상호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이 라임 사태와 연루돼 검찰에 구속됐다. 라임 사태 몸통으로 지목받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8600여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다. 2002년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국민경선대책위원회 위원장대표를 지낸 이씨는 대표적인 친노 인사다.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서는 옵티머스 윤모 이사의 부인인 이 전 청와대 행정관이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 전 행정관은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옵티머스 계열사 해덕파워웨이서 사외이사로 일하다가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옮긴 뒤, 옵티머스 사태가 불거지자 사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옵티머스 사태 막으려?
직제 개편 이어 지검장 떠나

검찰은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정관계 로비 의혹을 살펴보고 있지만 수사 동력은 많이 떨어진 상태다. 지난 1월 법무부는 증권범죄 사건에 특화된 서울남부지검의 비직제 조직인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하 합수단)을 폐지하고 공판부로 바꿨다. 

합수단은 검찰 직제 개편 과정서 사라진 직접수사 부서 13개 중에 포함됐다. 합수단은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릴 만큼 증권 범죄에 있어서는 두각을 나타낸 바 있다. 합수단이 맡던 사건들은 금융조사 1, 2부로 넘어갔다. 검사와 수사 인력들도 공판부로 뿔뿔이 흩어졌다. 

2013년 5월 출범한 합수단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에서 전문 인력을 파견 받아 자본시장 범죄에 특화된 수사를 벌여왔다. 하지만 출범 7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증권범죄에 대한 전문성 약화가 우려됐다. 
 

여기에 송삼현 서울남부지검장이 검찰을 떠났다. 윤 총장과 동기인 송 지검장은 서울남부지검장으로 배치돼 금융사건을 총괄하는 재경지검장으로 1년여간 재직하며 라임 사태, 신라젠 사건 등을 수사했다. 송 지검장의 퇴진으로 라임 사태 수사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면서 최근 검찰총장 무력화를 위한 마지막 방점이 찍히는 모양새다. 지난달 27일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이하 검찰개혁위)는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제도 개혁’에 대해 심의·의결한 뒤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이를 고검장들에게 분산시키는 내용이 담긴 권고안을 내놨다.

검찰총장은 구체적인 사건에 관여해서는 안 되고 검찰 행정·사무에 관한 일반적인 지휘권만 갖게 되는 내용 등이 핵심이다.

법무부는 검찰개혁위가 권고안을 내놓은 지 하루 만에 “형사사법의 주체는 검찰총장이 아닌 검사”라며 개혁안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은 입법으로 지원 의사를 전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현재 장관급으로 대우받고 있는 검찰총장을 차관급으로 낮추는 내용 등을 담은 검찰청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검찰개혁위가 권고하면 법무부가 이를 수용하고, 집권여당서 힘을 실어주는 식이다. 

식물총장 넘어
아예 무력화

검찰개혁위의 권고안대로 진행될 경우 윤 총장은 말 그대로 ‘이름뿐인’ 검찰총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추 장관 취임 이후 단행된 두 번의 검찰 인사서 이미 측근들이 뿔뿔이 흩어졌고, 검언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는 수사지휘권을 사실상 수용하면서 수사서 배제됐다. 추가 검찰 인사가 윤 총장에게는 마지막 카운터가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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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