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04.04 11:08
얼핏 들어서는 이해가 잘 안 될 수도 있지만, 세계 곳곳서 발생한 범죄 현상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대전 초등생 피습 사건, 엽기적인 연쇄살인, 참혹한 연쇄 성폭행을 정신건강의 문제를 다루지 않고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을까? 범죄에 대한 두려움이 팽배하면 삶의 질은 얼마나 나빠질까. 삶의 질이 떨어진다는 것은 곧 개인과 사회의 건강함을 잃는 것이다. 아픈 사람에게는 건강을 회복시켜주는 것이 문제 해결의 열쇠임에도 아픔을 모른 채 행위의 결과만으로 몽둥이질, 즉 형벌만 강조한다면 문제는 해결보다는 더 악화되지 않을까? 신체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 병에 걸리기 전에 건강관리를 하는 예방의학이 중시되듯이, 범죄도 한번 일어나면 피해는 회복할 수 없거나 고통과 비용을 수반하기에 사후에 대응보다는 사전에 예방돼야 한다. 사후 대응적인 형사사법적 접근으로는 범죄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명확하다. 따라서 형사사법보다는 건강한 개인과 사회의 삶을 보호할 수 있는 사전 예방적인 공중보건 접근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거나, 적어도 형사사법과 공중보건의 통합적 접근으로 초점이 바뀌어야 한다. 물론 우리가 교정정책의 하나로 ‘범죄자는 처벌보다 치료의 대상’이라고 하
형사사법제도의 목표를 범죄통제(crime control)로 봐야 하는지, 아니면 적법 절차(Due process)여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범죄통제를 목표로 하는 형사사법제도에서는 범인의 검거와 처벌의 효율성을 강조하고, 적법 절차를 주장하는 형사사법제도는 효율성보다는 각종 권리와 인권의 보호가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최대한 인권이 보장되면서 효율적이어야 가장 이상적인 사법제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 두 목표가 상호 보완적이라기보다는 배타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데 있다. 현재 또는 과거에도, 심지어는 미래에도 어쩌면 성취되기 어려운 과제일지 모른다. 인권의 보장이나 적법 절차의 중요성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예전보다 증진됐지만, 과연 범죄통제가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설사 형사사법이 인권을 보호하고 범죄를 어느 정도 통제하는 데 성공했더라도 과연 시민이 그렇게 생각할까? 통계적으로 범죄는 줄지 않았고 여전히 우리 사회의 중요한 사회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형사사법제도에 천문학적인 예산과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범죄통제를 목표로 하는 현 형사사법제도는 그 지향성이 올바른 것인
경찰은 전통적으로 범죄를 통제하며, 그만한 책임과 역할이 있다고 여겨져왔다. 그리고 거의 모든 경찰이 안전의 중심에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현실은 더 안전해지기보다 범죄로부터 더 위험하고 두려운 ‘잔인한 세계 증후군(Mean World Syndrome)’에 노출돼있다. 이 같은 현실의 이면에는 범죄예방과 관련된 경찰의 역할에 관한 오해와 과신이 있다. 안전과 보안에 관한 전통적 접근은 ‘범죄와의 전쟁(War on crime)’으로 대표되는 ‘범죄에 대한 강경 대응(Tough on crime)’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이 같은 접근법이 사회 안전에 끼친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최선의 범죄대책은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지만, 그간 경찰은 범죄 발생 이후 대응법에 집중했던 게 현실이다. 질병을 치료하려면 비용, 고통, 시간 등을 투입해야 한다. 게다가 치료하더라도 질병에 걸리기 전보다 몸 상태가 좋아진다고 확신하기도 어렵다. 범죄 역시 마찬가지다. 질병을 예방하려면 병의 원인을 진단하고 진단에 따라 사전조치를 해야 하듯이, 범죄도 예방을 위해서는 범죄를 유발하거나 초래하는 저변의 근본적 원인을 찾아야 한다. 안타깝게도 근
미국 심리학자 매슬로우(Maslow, A. H.)는 인간의 ‘욕구 단계설’을 통해 ‘안전의 욕구’를 ‘생리적 욕구’ 다음인 2단계 인간 욕구로 가정했다. 그러나 필자는 안전이 모든 인간 욕구의 전제조건이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어떤 욕구도 성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안전이 담보돼야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 범죄 피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 삶의 질은 낮아질 것이다. 범죄로부터의 자유, 두려움 없는 삶을 위한 노력이 절실한 이유다. 지금까지 우리는 전통적으로 형벌을 통한 범죄 통제 등 범죄자나 잠재적 범죄자의 범죄 동기를 억제, 통제, 해소함으로써 범죄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시도는 성공하지 못했다. 범죄 동기는 너무 다양하고 복잡해 해결이 쉽지 않고, 동기를 가진 잠재적 범죄자는 어디에든 있기 마련이다. 사실 범죄는 질병과 마찬가지로 예방이 최선이다. 가해자 중심의 범죄 억제를 통한 예방이 어렵다면, 잠재적 피해자가 자신에 대한 범행의 기회를 주지 않음으로써 범죄 피해를 예방하는 방법밖에 없다. 최근에는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 예방책인 ‘CPTED’가 주목받고 있다. CPTED의 역사는 196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
조지 오웰은 1949년 출간된 소설 <1984>를 통해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는 세상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공교롭게도 조지 오웰이 말한 소설 속 사회는 ‘CCTV(Closed Circuit Television)’가 보편화된 현 시대의 모습과 큰 차이가 없다.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은 CCTV로부터 안전이라는 선물을 제공받는 동시에 감시당하고 있다. 경찰학 격언 중 “경찰이 우리 모두를 위해 언제, 어디서나 곁에 있을 수는 없다(Police can not be everywhere for everyone at every time)”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과연 경찰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을 메꾸는 방법은 없을까. 많은 사람이 경찰 인력의 한계를 내세우며 전통적인 ‘인력치안’을 넘어, ‘과학치안’이 보편화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과학치안의 가장 기초적 시도는 바로 CCTV다. CCTV는 촬영 중이라는 경고문으로 잠재적 범법자들에게 경각심을 일으키게 한다. 범죄 동기가 억제되거나 적어도 지연 또는 대체되는 효과가 있고, 범죄 건수 감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예방적 효과뿐 아니라, 범죄 발생 후 범인의 신원을 확인해 용의자를 확정하거나, 도주한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범죄자라고 해서 모두 신상이 공개되는 건 아니다. 법적 기준에 의거해 피의자의 신상공개를 결정하는데 최근 신상이 공개되는 강력범들의 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또 한 명의 강력범 신상이 공개됐다. 과거 교제했던 여성의 집을 찾아가 여성 가족을 살해한 이석준이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14일 열린 신상공개심의위원회에서 이씨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한 달 새 3명 경찰청은 ▲사전에 흉기를 준비해 피해자 주거지에서 1명을 살해하고 1명을 중태에 빠지게 하는 등 중대한 피해를 끼친 점 ▲범행을 시인한 점 ▲현장 감식 결과와 CCTV 영상 등으로 증거를 충분히 확보한 점 ▲유사 범행에 대한 예방 효과 및 2차 피해 우려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불과 한 달 사이 김병찬, 권재찬에 이어 세 번째 신상공개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김병찬은 지난달 19일 자신의 스토킹으로 경찰에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살해했고, 권재찬은 지난 4일과 5일, 50대 여성과 40대 남성을 잇달아 살해했다. 최근 강력범의 신상공개 결정이 내려진 것은 극악무도한 흉악범죄가 잇따라 발생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경찰은 2010년 개정된 특정강력범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