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최근 한 아이가 카페에 진열된 빵에 혀를 갖다 대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인 가운데, 부친이라는 사람의 적반하장식 태도가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지난 13일, 자신을 아이의 아버지라고 주장한 A씨는 해당 영상에 댓글로 “애들이 왜 애들이겠느냐, 잘 몰라서 그런 거다. 여러분들은 어렸을 때 사고 한번 안 치고 살았나 봅니다”라며 비꼬았다.
그는 “혀를 댄 걸로 상품성이 떨어지진 않는다”며 “저출산 시대인데 애들한테 뭐라고 하는 이런 미개한 문화 때문에 한국 국격이 무너진다”고 부채질을 하기도 했다.
한 누리꾼이 대댓글로 “혀 댄 걸 알면 누가 사겠냐, 비위생적인 상품이 됐는데 상품성이 안 떨어진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당신과 같이 자기 자녀만 감싸고 도는)마인드가 멀쩡한 부모들까지 욕먹게 만드는 거다. 저런 상황이면 공중도덕을 가르치는 게 부모 역할”이라고 충고했다.
그러자 A씨는 “애들이 실수하는 걸로 공중도덕 교육 운운하면서 부모들의 마녀사냥을 정당화하지 말라”며 “못 배운 티가 난다”고 해당 누리꾼을 공격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 “저는 평택시 오성면에 사는 왕OO이다. 아들은 왕OO이고 아내 이름은 견OO이다. 모두 한국 국적”이라며 “모든 모욕은 제 실명에 적시되고, (각종 차별 발언 등에)무관용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A씨의 대응에 누리꾼들은 “누가 미개한 건지 모르겠다” “호부호자 견부견자” “남에게 피해를 주면 사과해야 하고, 자식이 그렇게 했으면 아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부모인 내가 잘못 가르쳤구나 해야 한다” 등 더욱 거센 비판을 이어갔다.
앞서 지난 12일, SNS엔 한 외국인이 촬영한 약 8초가량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선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한 아이가 카페에 판매용으로 진열된 팡도르(이탈리아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종류) 슈가파우더 부분에 혀를 갖다댄 채 몰래 맛보는 장면이 포착됐다.
해당 카페는 빈티지한 인테리어와 넓은 공간을 보유한 서울 성수동 카페 투어 핫 플레이스 중 한 곳으로 알려졌다.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대다수는 “애는 저런 거 보면 신기해서 그럴 수 있다. 근데 부모는 애도 안 보고 뭐하는지 모르겠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다” “아이는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부모는 (아이를 훈육을 해야지)놔두면 안 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부모를 비판했다.
다만 일부는 “(그 카페가)카운터랑 진열대가 떨어져 있고 관리도 거의 안 되는 걸 봐 왔어서 이런 일이 생길 줄 알았다” “판매되는 상품을 제대로 관리 못한 것도 잘못 아닌가?” 등 업체 측의 위생관리 부실을 문제삼기도 했다.
물론 이 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보통 베이커리나 카페들은 구워낸 빵을 진열대 안에 보관하지 않고 외부에 두고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실적으로 매장 직원이 진열돼있는 빵을 일일이 감시할 수도 없다.
15일 오전 12시 기준, A씨의 SNS 계정은 비공개로 전환됐으며, 이날까지 누리꾼들은 해당 카페 후기에 일명 ‘별점 테러’를 하고, 공식 SNS로도 비판 댓글을 쏟아내고 있다.
한편 해당 카페 관계자는 이날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따로 저희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없고, 곧 회사에서 공식 입장문을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17일 오전, 확인 결과 위생 논란을 의식한 듯 해당 카페는 진열대에 플라스틱 투명 커버를 설치해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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