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대담> 혼자 싸우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

“외롭지만 영광스러운 고독”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낙연 전 총리는 전라남도지사를 시작으로 국무총리와 5선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냈다. “아버지부터 2대에 걸쳐서 민주당 사람이었다”는 이 전 총리는 국가에 도움이 되는 길을 찾기 위해 20년 넘게 몸담았던 민주당을 떠나 새미래민주당(구 새로운미래)을 꾸렸다. 최근 혼란스러운 탄핵 정국서 그가 제시하는 해법은 무엇일까?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좌우서 벗어난 다른 시각으로 정치판을 보고 있다. 대한민국이 직면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과 사법 리스크를 털어내지 못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모두 정치를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요시사>는 이 전 총리와 만나 국가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물었다. 다음은 이 전 총리와의 일문일답

-지난 4·10 총선 이후 새미래민주당(이하 새민주) 지도부 총사퇴를 결심했다. 그동안의 근황은?

▲북한 대학원대학교서 북한을 공부하고 또 중국 문화원서 중국어를 공부하면서 지냈다. 지금은 강연을 하고 언론 인터뷰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밤 벌어진 비상계엄 사태는 어떻게 기억하고 있나?

▲어벙했다. 처음에는 실감이 나지 않았다가 TV서 군인이 나오는 걸 보고 심각성을 알아챘다. 잘못된 계엄이라는 걸 빨리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이 전 총리가 계엄 사태 당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한다. 이는 어떻게 생각하나?

▲각자에게 어울리는 역할이 있다. 내 생각을 꾸준히 발표하는 게 내 역할이다. 다른 사람과 꼭 똑같아야만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 구속 취소는 예상 못한 일이다.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미친 비상계엄으로 사회적 충격이 컸고, 빠른 수습이 필요했다. 그래도 정치권과 수사기관은 절차적 정당성과 합법성을 확보하면서 대처해야 했다. 법원 결정문이 지적했듯이 절차의 명확성과 수사 과정의 적법성이 필요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 과정에 법원의 구속 취소가 나왔다. 공수처에 수사권이 있느냐 등을 미리 정리하지 못했던 것이 문제가 됐다. 공수처 수사권 유무는 앞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 구속 취소에 즉시항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심우정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을 추진한다고 한다. 민주당 대응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구속 취소도 즉시항고 포기도 매우 드문 일이어서 놀랍고 당혹스러웠다. 그러나 법리적으로는 검찰도 고민이 있었을 것 같다. 특히 구속집행정지나 보석 사건서 즉시항고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이하 헌재) 결정이 있었던 것을 검찰이 고려했다고 한다.

검찰이 헌재 결정을 존중했다면 그것을 탓하기는 곤란하지 않겠나? 구속 취소를 결정한 법원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즉시항고를 포기한 검찰만 문제 삼는 것도 이상하다.


-윤 대통령 구속 취소로 정국이 더욱 혼란스러워지고 있다.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무엇일지?

▲혼란을 줄이는 길은 먼저 각 기관이 법적 절차에 따라 차분하게 자기 할 일을 하는 것이다. 여야 정당도 극단적 주장으로 때로는 음모론까지 동원해 지지자들을 선동하지 말고 헌재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겠다고 선언하기를 바란다. 그래야 헌재와 법원의 판단이 국민에게 더 잘 수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까지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사법 리스크 때문에 조급증을 보이고 있고, 윤 대통령은 헌재의 공기를 휘저어 놓으려고 무리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은 취소됐지만 헌재 탄핵 심판은 인용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인용이든 아니든 정치 사회적 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헌재의 판단이 무엇이건 승복하겠다고 미리 선언하고 지지자들을 설득하는 것이 좋겠다. 두 사람에 대한 재판도 지연시키거나 흔들지 말고 법원에 협조해 법원의 판단에 승복하겠다고 선언하고 지지자들을 설득하기 바란다. 그것이 혼란을 줄이는 가장 좋은 길이다.

-윤 대통령보다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 심판이 먼저 나왔다. 헌재의 결정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한 총리 탄핵 심판 선고가 윤 대통령보다 앞서 나오게 된 진짜 이유는 확인할 수 없다. 그러나 몇 가지 해석은 가능할 것 같다.

첫째,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 시간이 당초 계획보다 많이 걸리게 됐기 때문에 한 총리에 대한 선고를 윤 대통령과 동시 선고로 마냥 미루기는 어렵게 되지 않았을까?

둘째, 민주당이 최상목 부총리까지 탄핵소추해 직무 정지 상태로 만들면 국정 공백이 너무 커진다는 우려가 생기지 않았을까?

셋째, 한 총리를 앞세운 선고 순서가 윤 대통령과 한 총리에게 각각 어떤 선고를 할지와 관련이 있을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호사가들은 이러쿵저러쿵 추측하겠지만⋯

“민주 조기 대선 이재명으로 안 된다”
“출마? 무엇이 국가에 보탬일지 고민”

-지난해 2월, 20년 넘게 몸 담아온 민주당을 탈당해 새민주를 창당했다. 창당에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나?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조직도 자금도 없고, 언론의 관심도 적어서 이슈를 주도하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난관이었는데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다수 국민이 양당제에 익숙한 것도 우리로서는 어려운 환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영의 굴레서 벗어나 객관의 눈으로 국가의 위기를 직시하고 대안을 찾을 수 있게 된 건 국가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치권서 진영을 넘어 국가를 위해 바른 말하는 세력이 우리 말고는 없지 않은가. 외롭지만, 영광스러운 고독이다.


-창당해야겠다는 결심이 확고해진 순간은?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진영에 속해 있을 때 자기를 객관화하려는 본능 같은 게 있었다. 그래서 조금 무리한 쪽으로 가게 되면 스스로 제동이 걸리고 그랬다. 당에 있을 때도 많이 공격을 받곤 했다. 정치인이라는 건 진영에 속해 있는 게 자연스럽기도 하고 또 그게 편하다. 그러나 나까지 그렇게 하는 것이 국가에 무슨 도움이 될까, 생각했다. 그래서 큰 땅에 속해 있을 때도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했지만 그 땅을 벗어나서는 훨씬 더 자유롭게 객관의 눈을 갖게 됐다.

-민주당을 탈당한 것을 후회한 적 없는지?

▲국회의원을 사퇴하는 것에 대해서 지금도 잘했다고 생각할 자신이 없다. 특히 유권자들한테는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고 종로 구민들한테 항상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것에 비하면 탈당은 거의 불가피한 단계까지 몰려갔다. 민주당은 생각해야 할 걸 빼놓고 생각하는 버릇이 있다.

내가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 준비를 할 무렵에 느닷없이 당내서 제명 처분이라는 게 나왔고 7만명 정도가 동참했다. 그 누구도 그걸 말리지도 않았고 말리는 척도 안 했다. 그런 일을 당하면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 “여기가 내가 돌아갈 나의 집이다”라는 생각이 들까? 누구든 간에 자신이 한 일은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상대방이 잘못했다는 식의 태도는 어른스럽지 못하다.

-야권 잠룡으로 불리는 이들의 이 전 총리에 대한 입장이 제각각이다. 박용진 전 의원은 “힘을 합치자”고 했고 김경수 지사는 “너무 멀리 갔다”고 했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또, 조기 대선 상황이 벌어진다면 다른 정치세력과의 연대를 염두에 두고 있는지 궁금하다.


▲나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그들에게 ‘사람을 대상으로 여기는 태도를 버리라’고 권하고 싶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나름의 생각과 방식을 갖고 사는 법이다. 그런 당연한 이치를 경시하지 말기 바란다. 나는 민주당이 이 대표 이외의 좋은 후보를 내면 협력할 여지가 있다고 이미 밝혔다.

그 밖의 연대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하건, 두 가지의 원칙은 지키려 한다. 첫째는 국가에 보탬이 돼야 한다는 것, 둘째는 내가 살아온 방식과 어울려야 한다는 것이다.

-개헌에 대해 가장 활발히 주장하고 있다. 개헌 시 역대 대통령들이 줄줄이 검찰 수사를 받은 불행을 막을 수 있을까? 권력 구조 개편만으로 충분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대통령의 제왕적 권력을 책임총리에게 분산하는 개헌이 필요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한 것은 아니다. 극한 투쟁의 정치를 대화와 타협의 정치로 바꾸려면 선거법을 고쳐 다당제를 실현해야 한다. 당내 민주주의를 확립하기 위해 정당법을 고쳐 당수의 제왕적 권한을 없애거나 약화해야 한다. 어떤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불행을 모두 막을 수는 없다. 지도자의 도덕성과 절제력 같은 품성이 제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제도 개선은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다.

-헌정회를 비롯한 원로들과 대선주자 대부분이 개헌을 주장하고 있는데, 민주당과 이 대표만 개헌에 소극적인 태도다. 왜 그렇다고 보는지?

▲이 대표도 2022년 대선서 개헌을 공약했었다. 약속은 지켜야 하는데도 지금 개헌에 소극적인 것은 본인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 빨리 대통령이 돼서 사법 리스크를 권력으로 해결하고 싶을 것이다. 지금의 상황이 본인의 그런 계산에 유리하다고 보는 모양이다.

“대선판 흔드는 개헌? 제왕적 권력분산 필수”
“한 총리 빠르게 복귀해 트럼프와 소통해야”

따라서 개헌 논의로 지금의 판이 흔들리거나, 조기 대선에 차질이 생기거나, 다음 대통령의 임기가 줄어드는 것이 달갑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개헌을 통해 대통령의 제왕적 권력을 분산함으로써 분열과 혼란에 따른 사회적 긴장을 낮추는 것이 그에게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윤석열·이재명 동반 청산’과 민주당 후보 교체를 주장하지만 민주당에 현실적 대안이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인데

▲동반 청산은 단순히 ‘대안이 있느냐 없느냐’로 좌우될 문제가 아니다. 개인적 호불호의 문제도 아니다.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까지도 출구가 보이지 않는 대한민국의 위기를 타개하려면 이 시기에 두 사람의 정치를 청산하는 것이 옳다고 믿는다. 다른 사람이 차기 대통령이 되면 그 두 사람보다 국가적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고 판단한다. 대안부재론은 기득권자들의 거짓 논리일 뿐이다.

-조기 대선 상황이 온다면 대선에 출마할 건가? 한다면 독자 출마와 연대 중 어떤 쪽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궁금하다.

▲무엇이 국가에 보탬이 될지 고민하고 있다. 민주당이 좋은 후보를 낸다면, 당연히 협력의 여지가 있을 것이다. 다른 연대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이 대표의 중도 보수 발언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

▲당의 노선을 당 대표의 한마디 말로 정할 수는 없다. 지금 민주당에 노선보다 더 큰 문제는 신뢰의 위기다. 대표의 말과 행동이 다르고, 아침 말과 저녁 말이 다르게 오락가락하면 신뢰가 생길 수 없다.

-민주당이 중도를 끌어안을 방법은? 중도는 ‘무엇’ 때문에 ‘어떻게’ 움직이는 집단이라 생각하나?

▲중도가 아니더라도 국민을 끌어안으려면 진정성과 일관성으로 신뢰를 얻어야 한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중도층은 억지와 극단을 싫어하고 상식과 합리를 중시하는 집단이다. 민주당이든 누구든 중도층의 신뢰를 얻으려면 억지와 극단을 버리고 진정성 있게 상식과 합리를 추구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비상계엄에 반대한 합리적 보수까지 끌어안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민주당의 긴 역사를 보면 진보를 끌어안는 것이 더 나중이었다. 합리적 보수를 껴안는다는 건 처음 나온 말은 아니다.

-이른바 보수 잠룡으로 불리는 인물들은 어떻게 평가하시나?

▲인물평은 사양하겠다. 다만 누구든 계엄 선포 같은 윤석열의 정치나 장외 극단 세력과의 관계를 확실히 정리하고, 명태균 스캔들 같은 사법 리스크를 해소한 뒤에 대선에 임하기 바란다. 관계 정리는 그쪽 당을 위해서도, 국가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자기의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지 않으면 이 대표를 비난할 자격도 없어진다.

-트럼프 2기 정부가 관세 폭탄과 이민자 배척,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며 미국우선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

▲경제와 안보가 모두 위태로운 시기에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함께 탄핵소추돼 정부가 정상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총리가 빨리 업무에 복귀해 정부 각 부문이 제대로 대응하도록 챙기고 민간의 협력도 구하기를 바란다. 미국통으로 정평이 난 총리가 트럼프와 소통하는 것이 시급히 필요하다. 한국이 안보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트럼프의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도록 총리가 나서면 좋겠다.

-중국과 북한 간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해야 할까?

▲우호적 관계가 되도록 노력해야 하지만 그게 어렵더라도 최소한 안정적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북한도 중국도 대한민국과의 안정적 관계가 중요치 않아 보인다. 북한은 트럼프 1기 때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과 뭔가를 해보고 싶어 했다. 2019년 2월 하노이 정상회담 때는 빈손으로 돌아왔지만 그래도 미련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미국에 대한 미련이 거의 보이질 않는다. 북한이 미국에 대해 미련을 가질 때 우리가 할 일이 생기는데, 미련을 갖지 않으면 할 일이 없어진다. 이렇게 된 원인에는 우선 미국과의 ‘노딜’ 경험도 있을 것이고 또 하나는 중국과 러시아라고 하는 뒷배가 튼튼해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중국의 경우 미국의 견제도 있을 것이고, 미중 관계 자체도 예민한 시기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우리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지혜가 필요한 때다.

-끝으로 국민에게 한마디.

▲우리는 늘 지도자보다 국민이 더 훌륭했다. 그리고 국가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민중이 먼저 나서서 국가를 구했던 전통이 있다. 이번에도 이 위기를 국민의 지혜와 용기로 극복해 낼 수 있을 거라 믿는다. 단지 그때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을 우리가 참아야 하느냐, 그것이 안타까운 것이다.

<hypak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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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