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1.23 03:01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지난 여름 18‧19세 보호종료아동이 연달아 극단적 선택으로 목숨을 끊었다. 안타까움과 분노를 드러내는 기자에게 조윤환 고아권익연대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기자님. 저는요, 이런 일을 너무나 많이 보고 듣고 겪어서요. 하나도 놀랍지 않습니다.” 어느 날 자정이 다 된 시각, 조윤환 고아권익연대 대표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보호종료아동의 장례식에 가고 있다고 했다. 차를 몰고 가는 건지 통화 음질은 좋지 않았다. 조 대표는 얼른 장례식장으로 오라고 기자를 채근했다. 언론이 사건을 알려야 한다고, 빨리 와달라고. 버려진 아이 매번 보고 듣고 겪어서 놀랍지 않다고 해도 슬픔까지 없으랴. 조 대표는 오랜 시간 속울음을 삼켜왔다. 정제되지 않은 표현으로 거침없이 말을 쏟아내는 조 대표의 모습은 ‘위로’처럼 느껴졌다. 보육원에서 학대 피해를 입고 사회로 나와서 적응하지 못하다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많은 보호종료아동에게 건네는 애도. 지난해 9월29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고아권익연대 사무실에서 조 대표를 만났다. 따로 생업이 있는 조 대표는 이날 인터뷰를 위해 시간을 뺀 상황이었다. 1시간 남짓한 인터뷰 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껑충하게 키가 큰 아이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지난 1월 취재진 사이에서 어렵게 입을 뗐던 아이는 10개월 만에 다시 카메라 앞에 섰다. 자신이 평생 살아온 ‘집’을 상대로 한 아이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 16일 서울 은평구 녹번동 은평구청 앞에서 시민단체 고아권익연대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고아권익연대는 보육시설인 꿈나무마을과 당시 운영 주체였던 마리아수녀회에 대한 은평구청의 철저한 감사를 요구했다. 꿈나무마을 법인 취소, 시설 폐쇄를 요청하는 의견서도 전달했다. 고아권익연대 “전수조사해야” 지난해 8월 박지훈(가명)군은 2007년 3월부터 2019년 3월까지 꿈나무마을에서 거주했다. 당시 꿈나무마을(옛 소년의집)에 근무했던 보육교사 3명을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지훈군은 성○○ 교사, 장○○ 교사, 정○○ 교사에게 시설에 거주하는 동안 상습적인 폭행 등 오랜 시간 아동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일요시사>는 지난해 10월 1344호 ‘<단독> 매질에 정신병원까지…천주교 산하 ‘꿈나무마을’ 아동학대 고발’ 기사(https://www.ilyosisa.co.kr/news/a
대한민국 최초 시설고아 당사자 단체인 고아권익연대가 14일, 은평구 소재 ‘꿈나무마을 보육원’ 후문 앞에서 고문 및 노동 착취와 전방위적인 아동학대 행위를 일삼았던 꿈나무마을 보육원 운영재단을 규탄하는 집회를 연다고 밝혔다. 고아권익연대에 따르면 작년 9월, 이 보육원에서 퇴소한 박지훈(22세, 가명)씨가 재원 시절 자신에게 고문과 학대를 일삼았던 꿈나무 마을 보육교사 3명을 고소했다. 또 이 사연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과거 꿈나무마을 보육원에서 생활하면서 학대를 받았던 ‘시설 퇴소인’들의 제보가 줄을 이었다. 그 사례를 보면 “몽둥이와 대걸레 자루에 의한 폭행은 일상적이었고, 샤워장 구석에 몰아넣고 고무호스와 샤워기로 뜨거운 물과 찬 물을 번갈아 세차게 뿌려대고, 열 시간을 넘게 묵주기도를 시키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학대받았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고소인 박지훈씨의 경우 “보육교사가 휴대폰으로 머리를 내리쳐 다친 상처가 평생의 상처로 남았다”고 했고 어느 여성은 “중학생 때 자신의 친구가 잘못을 저질러 옷을 벗으라는 말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보육교사에게 옷을 입은 상태에서 겉옷부터 속옷까지 가위로 잘린 후 발가벗겨져 참담했던 기억이 평생의 상처로 남아 있었다”
[기사 전문] 12월24일 (크리스마스 이브)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서울 구로구의 고아권익연대를 방문했다. 윤 후보는 위생모와 앞치마를 두르고 전을 부치며 보육시설 퇴소 아이들을 위한 도시락을 준비했다. 윤 후보는 고아권익연대 조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시설 출신 아동들이 500만원 남짓한 돈(자립정착금)으로 인생을 시작한다’는 말에 적잖이 놀라는 모습이었고 “이 아이들은 흙수저도 없습니다”는 조 대표의 말에 쓴웃음을 지었다. 이날 일정을 마친 후 윤 후보는 고아 아동들을 위한 공약을 발표했다. 한부모 가족 기준을 중위소득 100%로 높이고 양육·교육·일자리 지원, 양육비를 못 받는 일이 없도록 미지급자 신상 공개와 양육비 이행 강화 아동 보호 전문기관 등 담당 기관 및 인력 확대, 학대 위기 아동 발굴과 학대 아동 보호에 만전 시설에서 퇴소한 아이들이 안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 대폭 확대 부모를 홀로 돌보는 청소년 지원 확충 등을 제시하며 “탄탄한 복지사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총괄: 배승환 기획: 강운지 촬영: 김미나/김희구 구성&편집: 김희구/배승환 <khg531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