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우리나라에서 건설업만큼 파급효과가 큰 산업은 없다. 우리나라에선 인테리어, 부동산중개업 등 무려 1000만명이 건설업 직간접 종사자로 분류된다. 이 같이 국가경제를 떠받쳐온 건설업이 최근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지난 2013년에는 국내 100대 건설사 중 절반이 구조조정에 돌입하기도 했다. 과연 건설업의 위기를 극복할 해법은 없을까? <일요시사>가 한국건설경영협회 김세현 부회장을 만나봤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된 우리나라의 건설업은 그동안 공장과 주택을 저렴하게 공급함으로써 수출산업을 뒷받침했고, 내수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엄청난 기여를 해왔다. 하지만 요즘 건설업은 절체절명의 위기다. 지난 2013년에는 국내 100대 건설사 중 절반이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건설업의 몰락은 곧바로 경기침체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일요시사>와 만난 한국건설경영협회 김세현 상근부회장은 “건설업의 위기를 방치하는 것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이는 격”이라고 일갈했다. 과거 국가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경기부양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건설업계를 다시
[일요시사 사회팀] 이창근 기자 = 세월호 사태에 투입됐던 민간 잠수사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국가적 재난에 생업을 접고 사고수습과 시신수색에 뛰어든 잠수사에 대한 정부와 행정당국의 괄시가 도를 넘었다는 판단에서다. 세월호 사고 당시 개인 자격으로 참여한 김상우 씨는 “행정당국의 편의주의 때문에 세월호 수습에 참여한 민간 잠수사들의 고충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이런 식이라면 어느 누구도 두 번 다시 국가적 재난에 나서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도대체 무엇이 민간 잠수사들을 이토록 격앙케 만들었을까. 지난 4월 16일 이후 침몰한 세월호 수색현장을 찾은 민간 잠수사는 1000명 정도. 이들 가운데 30일 이상 투입된 민간 잠수 인력은 25명 이다. 나머지 사람들은 진도 현장에 도착하고도 사고해역의 거센 물살 앞에 잠수 한번 해보지 못하고 돌아갔다. 레져 스포츠로 잠수를 배운 역량으로는 수색작업에 뛰어들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잠수 역량을 갖춘 사람이라고 해도 반나절 작업을 버티지 못했다. 목숨 걸고 했는데… 돌아갈 사람 돌아가고 남은 정예요원이 김상우씨(44세)를 비롯한 25명의 민간 잠수사다.
[일요시사 사회팀] 박창민 기자 = “김 동지, 이 나라를 한번 살려주십시오. 대한민국 구할 사람은 김 동지밖에 없습니다.” 정치인들의 이 한마디로 1987년 한 젊은 청년은 백주대낮 조직원 100여 명을 이끌고 통일민주당 창당 대회가 열리고 있는 관악지구대를 습격한다. 그 청년은 ‘용팔이 사건’의 주범이 돼 정치깡패로 이름을 떨쳤다. 바로 김용남(65) 목사가 젊었을 때 걸어온 길이다. 김용남 목사는 1950년 전남 순천에서 태어났다. 타고난 씨름꾼인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강인한 체력 덕분에 전국체전 3년 연속 금메달을 따며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조직 폭력계에 발을 들이고, 정치에 개입하며 ‘용팔이 사건’으로 2년6개월 교도소 수감생활을 했다. 출소 후 교회 생활과 전도 사업으로 목자의 길에 이르게 됐다. 2002년 조직 정리 용팔이의 상징과 같은 콧수염. ‘이게 과연 60세의 손인가’싶을 정도로 거대한 손과 악수를 하며 그 악력에 기자는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젊었을 때 사진에 비친 매서운 눈이 아닌 푸근한 눈, 깊은 쌍꺼풀, 넓적한 코는 새롭게 태어난 &lsq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 과거 국정원의 원훈이다. 맥신코리아의 모토도 이와 다르지 않다. 맥신코리아는 ‘온라인 평판 관리’업체다.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하지만 21세기 유망직종으로 손꼽힐 정도로 사업 전망이 밝다. 한승범 맥신코리아 대표를 통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맥신코리아는 ‘온라인 평판 관리(ORM, Online Reputation Management)’ 전문업체로 정치인, 기업인 등 유명인의 평판을 분석, 위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다소 낯설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보편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지난 2013년 5월 방한 시 한 인터뷰에서 “가장 유망한 2개의 비즈니스는 건강·의료 분야와 온라인 평판 관리 사업이다”라고 예언한 바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온라인 평판 관리 의뢰인의 숫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일반인도 예외는 아니다. 한승범 맥신코리아 대표는 “올해부터는 일반인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장차 모두의 서비스가 될
[일요시사 정치팀] 허주렬 기자 = 헤밍웨이를 사랑한 문학청년, 정당 사무처 공채 직원, 시사칼럼니스트, 소설가…. 쉽사리 조합이 이뤄지지 않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는 바로 황천우 소설가다. 지난해 10월부터 본지에 <황천우의 시사펀치>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그는 정치에 몸담았던 13년가량의 적지 않은 경험과 글쟁이 특유의 고집을 바탕으로 정치권을 향한 날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새해부터는 격주로 독자를 만날 예정인 그를 <일요시사>가 직접 만나 칼럼에서 다하지 못했던 진짜 센 쓴소리를 들어봤다. 마흔이 훌쩍 넘은 나이에 안정된 삶이 보장된 직장을 내팽개치고 불확실한 꿈을 찾아 떠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책임을 져야 할 가정이 있다면 더욱 어렵다. 그런데 황천우 소설가는 13년이라는 기간 동안 정당 사무처(당시 한나라당)에서 근무하며 조직부장, 연수부장을 맡는 등 나름 잘 나가던 삶을 뒤로하고 소싯적 품었던 문학의 길에 뒤늦게 발을 들였다. 이후 단편소설 <해빙> <파괴의 역설>, 장편소설 <스러진 달> <삼국비사> <허균, 서른셋의 반란> <묘청&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공공기관에 대한 개혁이 시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뉴스를 통해 매일 같이 전해지는 공공기관의 방만경영과 공직자들의 부정부패는 이미 임계치를 넘어섰다. 이러한 때에 ‘공직자3.0’이란 전혀 새로운 개념으로 올바른 공직자상의 기준을 제시해 화제가 되고 있는 책이 있다. <공직자노트3.0>의 저자 강요식씨를 만나봤다. <공직자노트3.0>의 저자 강요식씨는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국방부장관 정책보좌관을 지냈으며, 현재 공기업인 한국동서발전(주)의 상임감사직을 맡고 있는 인물이다. 오랫동안 공직생활을 해온 그가 <공직자노트3.0>을 통해 전하는 공직생활 노하우는 그만큼 생생하고 실용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저자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3일 퇴임하는 이주영 전 해수부장관에 대해 ‘세월호 사고 수습에 헌신하는 모습에 유가족과 국민들이 큰 감동을 받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책을 통해 제가 새롭게 제시한 공직자3.0 개념과 가장 가까운 인물이 바로 이 전 장관이다. 많은 공직자들이 이 책을 읽고 이 전
[일요시사 경제2팀] 박효선 기자 = 검은 색상에 반짝이는 구두모양의 골프화. 캐주얼 워커처럼 보이는 깔끔한 골프화. 밑창에는 스파이크(고정해주는 역할)가 단단하게 박혀있다. 서울역 주변에 위치한 백세로 닷컴(www.baeksero.com) 사무실 2층 쇼룸에서는 다양한 골프화를 볼 수 있다. 백세로 닷컴 오픈 전날인 지난 9일 이 대표를 만나 백세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왜 백세로냐고요? 백세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자는 의미로 지었죠.” 지난 10일 백세로 닷컴이 오픈했다. 이형일 백세로 대표는 본격적인 쇼핑몰 오픈을 앞두고 업무분장으로 다소 바빠 보였다. 오픈을 앞두고 있어 눈빛이며 발걸음 하나하나 조심스럽지만 어딘가 비장함이 느껴지는듯 했다. 첫 행보의 출발점이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경쟁력은 노마진 이 대표는 33년 동안 언론사에서 근무해왔다. 그런 그가 골프화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골프용품 업체로 출입하면서 이 대표에게 골프는 일에서나 사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교집합이 됐다. “파란만장했어요. 신문사에만 30년 넘게 있었죠. 당시 골프업체로 출입하다 잔디로 노진구 회장
[일요시사 경제2팀] 박효선 기자 = 서울 명동 도심, 신세계백화점 거리는 늘상 최신 유행으로 치장한 인파로 북적인다. 이곳 주변 회현 지하상가에는 시간이 멈춘 듯한 레코드 가게가 있다. LP 역사의 나이테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리빙사'.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레코드 가게 중 하나다. 빽빽한 LP판으로 가득한 리빙사는 세월을 거슬러 현재를 버텨내고 있다. 60년 역사를 자랑하는 회현역 터줏대감 리빙사를 찾아가보았다. 내가 오른 곳은 그저 고갯 마루였을뿐 / 길은 다시 다른 봉우리로 거기 부러진 나무 등걸에 걸터 앉아서 나는 봤지/ 낮은 데로만 흘러 고인… 이석현 리빙사 사장이 LP 한 장을 턴테이블에 올려놓았다. 숨을 멈추고 아슬아슬하게 올린 바늘이 ‘지지직’ 소리를 내는 순간, 가수 김민기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읇조리며 노래한 ‘봉우리’가 흘러나왔다. 바늘은 구불구불한 LP판의 골을 지나면서 만난 공기까지 김민기의 목소리로 전달했다. 한때 금지곡이었던 이 음악은 어느덧 추억이 됐다. 장인 가게 물려받아 한국에서 LP의 역사는 불운했다. 1970년대에 나온 김민기의 앨범은 판매금지를 당했다. 그 시대에는
[일요시사 경제팀] 이창근 기자 = 윤채완(42·여)씨는 ‘럭비공’이다. 160cm 남짓한 키에 가녀린 체구를 잠시도 가만히 두는 법이 없다. 해보고 싶은 일은 다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미다. 방귀는 참아도 궁금한 것은 절대 못 참는다. 무슨 일이든 호기심이 생기면 바닥까지 파고드는 집요함과 자신에 대한 엄격함 때문에 마른 몸에 살이 붙을 틈이 없다. 윤채완씨는 재주가 많다. 고등학교 들어서야 입문한 판소리와 가야금으로 세계를 돌아다녔고 꽃꽂이도 잘한다. 남자들도 따기 힘들다는 자동차정비 관련 자격증도 있다. 독거노인 봉사활동을 하면서 ‘이왕이면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에 응급처치법 강사 자격증도 땄다. 예쁘장한 외모 덕분에 한 때는 광고모델로 활동하기도 했고, 작은 언니와 함께 피부와 비만을 관리하는 샵을 운영하면서 돈도 좀 만졌다. 아직도 허리 사이즈가 21인치일 정도로 살이 안찌는 체질이라 비만이 고민인 사람들의 ‘워너비’ 모델로 어필된 것이 주효했던 것이다. 오지랖 때문에 시작 지금은 국내 바리스타 지도교사 자격과 유럽 바리스타 자격을 획득한 후 국내에서 치러지는 바리스타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실제 정사’ ‘알몸 퍼포먼스’ ‘아이돌 성희롱 발언’ ‘1000명과 성관계’ 등 거침 없는 발언으로 갖은 논란을 일으키며 세간의 시선을 모았던 성인연극배우 이유린. 그는 현재 <비뇨기과 미쓰리>에서 고개 숙인 중년남성의 자존심을 세우는 간호사 역을 맛깔나게 소화하면서 대학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관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린은 2011년 성인연극 <교수와 여제자 2>로 성인연극계에 데뷔했다. <교수와 여제자 2> 공연 도중 상대배우의 팬티를 벗긴 뒤 성기를 실제 애무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다. 이후 러시아 출신 여배우 라리사와 함께 <교수와 여제자 3>에 캐스팅됐고, 여세를 몰아 <비뇨기과 미쓰리>의 주인공으로 낙점됐다. 과감한 노출 이유린이 출연하는 <비뇨기과 미쓰리>는 중년의 성 트러블에 고민하는 남자 ‘성기(최세웅 분)’ 앞에 섹스 테라피 전사를 자청하는 ‘미쓰리(이유린 분)’라
[일요시사 취재1팀] 이창근 기자 = 거대 공기업 LH공사의 자회사 죽이기 내막에 대한 <일요시사>의 연속보도 이후 수면 아래 묻혀 있던 주택관리공단의 고난사가 재조명되고 있다. 자회사를 재물 삼아 공기업 개혁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LH공사의 노림수 역시 사실상 공개된 셈이다. 자본과 조직규모로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속에서 터져 나온 주택공단 김용래 위원장의 일갈에는 2000여 주택공단 직원들의 울분과 소명의식이 담겨 있었다. "원주에 안회택이란 친구가 있어요. 마흔 한 살인데 작년 겨울에 죽었죠. 새벽까지 보일러고치다가 가스에 질식해서. 대구에서 근무하던 정병흔씨는 입주민이 던진 아령에 맞아서 반신불구가 됐고요. 공기업 중에서 가장 터프한 곳이 바로 주택관리공단입니다." 김용래(53) 위원장의 첫 마디는 현장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됐다. 일주일에 사나흘 당직은 기본이고, 추석이나 설 명절을 쉬어 본 사람도 거의 없는 곳. 시설물 대부분이 90년대 초반부터 건축된 터라 난방부터 청소까지 일일이 사람 손을 거쳐야만 되는 일이 지천인 곳이 공공주택 부문이다. "공단이 효율적" 특히 주택공
[일요시사 경제2팀] 박효선 기자 = 사명감 같은 건 없었다. 열두 살 나이에 대장장이 하는 일이 신기해 그에게서 쇠 다루는 법을 배웠다. 대장장이가 되는 길은 생각보다 험난했다. 먹고 살기 바빠 다른 길은 보지 못했다. 그렇게 길 없는 길을 50년 걸었다. 문득 뒤돌아보니 거기에 새 길이 나 있었다. 가야는 철의 왕국이었다. 신라시대 이후 철의 전성기는 다시 찾아오지 않았다. 그런데 서울에서 대장장이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서울 은평구 수색역 앞 ‘형제대장간’의 류상준(64), 상남(56) 형제다. 형인 상준씨가 쇠를 달구고 두드려 천년의 기술을 뚝딱 재현해냈다. 김훈 작가 소설 <현의 노래> 속 대장장이 ‘야로’를 현 시대에서 보는 듯했다. 쇠도 근본이 있다 “안 들려. 크게 말해줘. 대장간 일이 원래 이렇게 시끄러워” 말 걸기가 미안할 정도로 대장간은 바빴다. 이날 동생 상남씨는 다리가 아파서 못 나왔다고 했다. 형 상준씨가 화덕에서 벌겋게 달아오른 쇳덩이를 꺼내 모루 위에 올렸다. 상준씨는 그의 제자와 함께 쇳덩이를 해머로 ‘쿵쾅쿵쾅’ 메질했다. &ldq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배터리로 작동하는 쿼츠시계는 태엽구동으로 이뤄지는 오토매틱에 비해 오차가 적고 저렴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시계로서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낮다. 배터리 하나에 시계의 생명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반면 오토매틱 시계는 관리만 잘해주면 백년도 멀쩡하다. 시계 잘 고치기로 소문난 장인 김동선씨에게 시계 이야기를 들어봤다. 1960년대 청계천변 상인들이 종로로 이주하면서 형성된 종로 ‘시계골목’은 70∼80년대 전성기를 맞았지만, 90대 무선호출기와 휴대전화의 등장과 함께 명품예물시계 상권이 백화점으로 옮기면서 점차 쇠퇴의 길을 걸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 시계골목이 위치한 지역이 재개발 대상이 되면서 시계수리장이들이 삶의 터전을 옮겨야 했다. 49년 경력 달인 시계골목의 전성기는 지났지만 수십 년 노하우가 쌓인 장인의 실력은 날이 갈수록 빛나고 있다. 종로에서 소문난 경민사 시계수리장이 김동선(60)씨가 대표적이다. 그의 주특기는 ‘분해수리’ 흔히 ‘오버홀’이라고 부른다. 오토매틱 시계 무브먼트 전체를 분해한 뒤 작은 조각 하나하나를 청소하고 뻑뻑한 부
[일요시사 경제2팀] 박효선 기자 =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끝났다. 대부분의 차례상에는 정종이 올라왔다. 일제의 잔재가 술에도 남아 있는 것이다. 게다가 정부는 쌀시장을 전면개방하기로 했다. 농민들은 울부짖었다. 농민의 아픔과 일본의 잔재를 어떻게 씻어낼 수 있을까. 이화선 향음 대표를 만나 그 대안을 들어보았다. 서울 은평구 무악재역 4번 출구를 나와 아담한 빌딩에서 술 익는 구수한 냄새가 발걸음을 잡는다. 이곳에서 계량한복을 입은 이화선 향음 대표가 전통주를 빚고 있었다. “맛 예측 못하죠” “와인을 이야기할 때 미국 캘리포니아산 와인은 과학이고, 프랑스산 와인은 예술이라고들 하지요. 마찬가지로 일본의 술이 과학이라면 우리의 술은 예술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일본 술은 맛이 균일합니다. 잘 배양한 누룩을 인공 접종하는 방식이라 실패가 없죠. 반대로 우리 술은 변화무쌍합니다. 생전분에 곰팡이가 자연 접종되게 하는 자연배양법으로 만들기 때문에 예측이 불가해요. 누룩에 따라, 물맛에 따라 맛이 달라지거든요. 계절마다, 지역마다, 집안 내력마다 또 다르고요. 그런데 이렇게 다양해질 수 있는 우리 전통주가 일본 술처럼 만
[일요시사 사회팀] 윤병효 기자 = 전창걸. 그를 뭐라고 불러야 할까. 개그맨? 영화인? 아니면 영화평론가? 아무튼 그가 한국 대중문화계를 맛깔나게 하는 ‘감초’임에는 틀림없다. 한동안 대중 곁을 떠나 있던 문화계 감초 전창걸 씨가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돌아온다. 그는 이달 중으로 문화계 지인들과 함께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을 선보이고, 본지에 영화칼럼을 게재하는 등 서서히 예전 왕성했던 모습을 되찾고 있다. 이제는 소통하는 문화인으로 살고 싶다는 전창걸. 지난 4일 경기도 일산 백석동에서 직접 만나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 ‘전창걸’하면 생각나는 단어가 있다. 바로 ‘영화 대 영화’다. MBC <출발! 비디오여행>을 통해 10년 넘게 방송되고 있는 이 코너는 방송계에서 나름 전설로 불리우고 있다. 당시 이 코너의 최초 진행자였던 전창걸씨의 유머와 속사포 말투를 곁들인 진행방식은 아직도 사용되고 있을 정도다. 소통하는 문화인 “10년이 훌쩍 넘었는데도 지금도 전창걸하면 바로 ‘영화 대 영화’를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아요. 저도 놀랄 정도로요. 그
[일요시사 사회팀] 이광호 기자 = 국수 한 그릇을 먹고 두 그릇 값을 계산한다. 먹지 않은 나머지 한 그릇의 가격은 가게에 적립돼 불특정 다수에게 돌아간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뒷사람을 위해서 만든 나눔 문화다. 미리내 가게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인 것이다. 이를 전파하느라 쉴 새 없이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김기성 미리내운동본부 사무국장이다. 그에게 미리내 운동 이야기를 들어봤다. 100여년 전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 지역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맡겨놓은 커피(Suspended Coffee) 운동’이 한국에서 ‘미리내 운동’으로 재탄생했다. 배고픈 이웃을 위해 음식이나 음료 값 등을 미리 지불하는 나눔의 가치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여러 종류의 가게들이 미리내 운동에 적극 동참하는 중이다.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인해 아름다운 기부문화가 곳곳에 싹트고 있다. 생활밀착형 기부문화 지난달 26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미리내운동본부를 찾았다. 김기성 미리내운동본부 사무국장은 매우 바빴다. 그의 전화 벨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미리내 운동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됐다.
[일요시사=사회팀] 이광호 기자 = 가수 이매진(I:magine)은 청순하고 단아하다. 때 묻지 않은 감성은 음악에도 그대로 묻어난다. 올해 1월 ‘처음부터 널’을 시작으로 매달 한 곡씩 작업해 총 8곡을 한데 모아 EP앨범을 구성했다. 부드러운 기타 연주와 감미로운 목소리로 무대를 장식하는 이매진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지난 25일 방배동의 한 카페에서 가수 이매진(I:magine)을 만났다. 실력파 싱어송라이터인 그는 ‘한정판 수공예품’을 강조하며 따끈따근한 미니앨범을 건넸다. 이번 앨범엔 ‘처음부터 널’ ‘그냥 그냥 그냥’ ‘무대책 카레송’ ‘너의 친구’ ‘작은 위로’ ‘아무렇지 않아’ ‘나의 우주’ ‘고백’ 등 총 8곡이 수록돼 있다. 인디 모던락이다. 올해 1월부터 매달 한 곡씩 차곡차곡 쌓아 구성한 앨범으로 본격적인 음악활동을 펼친 지 1년 만에 이뤄낸 쾌거다. 때묻지 않은 감성 “‘월간 윤종신’처럼 한 달
[일요시사=사회팀] 이광호 기자 = 한국영화 최초로 영화 <명량>이 개봉 18일 만에 관객 수 1500만을 돌파하면서 과거 1362만명을 기록해 5년간 역대 흥행 1위 자리를 수성했던 할리우드 영화 <아바타>를 누르고 한국영화사에 새 역사를 남겼다. 전문가들은 “향후 10년간 <명량>의 기록은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대중들이 이토록 명장 이순신에 열광한 것은 리더십이 부재한 작금의 현실이 한몫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흥행 뒤엔 배우 최민식(52)의 열연이 주요했다. 1597년 임진왜란 6년, 단 12척의 배로 330척에 달하는 왜군의 공격에 맞서 싸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전쟁 ‘명량대첩’을 그린 영화 <명량>이 개봉 18일 만에 관객 수 1500만을 돌파하면서 한국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다. 지난 2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결과 <명량>의 누적 관객 수는 1528만9623명으로 나타났다. 거침없는 무적 거북선 <명량> 1000만 돌파 이후 김한민 감독은 “지금 시대에 우리에게 이순신 장군의 정신이 꼭 필요하다는
[일요시사=경제팀] 박효선 기자 = 어디를 가나 커피 전문점을 볼 수 있다. 커피는 우리에게 한 잔의 여유이자 활력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에게 커피는 직업이자 삶이다. 커피 박사로 불리는 문병익 닥터빈스 사장이 그렇다. 그에게서 커피를 통해 얻는 행복을 들어봤다. “쓴 맛, 단 맛, 과일 향, 꽃향기…커피 안에 모든 것이 들어 있죠.” 19일 비 오는 오후 분당 판교를 찾았다. 조용한 거리 사이로 커피숍 ‘닥터빈스’가 눈에 들어왔다. 닥터빈스에 들어서자 매장은 커피향으로 가득했다. 매장은 갈색 커피콩이 담겨 있는 병들과 커피자루로 빽빽했다. 이곳에서 문병익 사장(58)은 커피를 내리고 있었다. 평균의 맛은 없다 “커피에는 평균의 맛이 없어요. 각자의 맛이 담겨있죠. 같은 재료, 같은 시간 안에 열 사람이 커피를 내려도 열 사람의 커피는 모두 다르게 나오거든요. 그날 기분에 따라 또 달라져요. 내가 기분 좋은 날, 내가 힘든 날, 내가 급한 날, 그날의 기분이 커피 속에 녹아들죠” 문 사장은 평생을 커피 연구에 쏟았다. 지금도 그는 커피를 공부한다. 문 사장의 스마트폰과 수첩은 커피에
[일요시사=정치팀] 김명일 기자 = 올해는 광복 69주년이 되는 해다. 내년이면 벌써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지만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는 요원하기만 하다. 게다가 고노담화를 부정하고, 위안부 문제를 왜곡하는 등 일본의 역사인식은 과거보다 오히려 퇴보하고 있어 우리나라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일본의 자랑인 ‘사무라이 정신’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내 화제가 되고 있는 책이 있다. <일요시사>가 다음호부터 연재할 예정인 <사무라이 정신은 거짓이다>의 저자 장성훈씨를 만나봤다. 일본인들에게 ‘사무라이 정신’은 큰 자랑이다. 일본에서 사무라이를 미화한 영화나 책 등의 작품을 접하는 것은 무척 쉬운 일이다. 사무라이 정신은 해외에도 널리 알려져 있어 이미 일본의 중요한 문화자산으로 자리 잡기도 했다. 하지만 <사무라이 정신은 거짓이다>의 저자 장성훈씨는 “사무라이 정신이 사실은 서양의 ‘기사도’를 모방한 개념에 불과하다”는 사뭇 이색적이고 발칙한(?) 주장을 한다. 과거 일본의 사무라이들은 그저 단순한 싸움꾼 내지 관료에 지나지 않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