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6.02.21 08:16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한신학원 이사였던 A씨가 한신대학교 총장과 이사장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가 취하했다. 공교롭게도 고소를 취하하기 직전에 열린 이사회에서 그는 교육인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동안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고소가 이뤄진 배경은 지난 5월22일 열린 한신대학교 이사회에서 비롯됐다. 이날 회의에는 총장을 비롯해 이사 17명이 참석했다. 당시 학교법인 한신학원의 감사가 “그동안 한신대에서 사내 공사를 한 금액이 70억원이 넘는데 모두 입찰을 피하기 위한 쪼개기 공사로, 수의계약으로 공사를 했다”고 보고하면서다. 학원 감사 내부 폭로 당시 감사의 충격적인 발언으로, 한신학원 이사 A씨는 고민 끝에 업무상 배임 및 횡령으로 한신대 총장과 이사장을 상대로 고소를 진행했다. A씨가 지적하는 부분은 세 가지다. 첫 번째로 한신학원 재산인 거제도 땅과 관련한 배임을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한신학원은 거제시에 임야 약 55만평을 보유하고 있었고, 도로가 연결되지 않은 ‘맹지’로 분류된 해당 부지에 대해 논의 중이었다. 그 곳은 수익용 기본재산임에도 장기간 활용이 어려운 상태였다. 한신학원 측은 이 토지를 단순 보유할 경우 관리비만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가치 상승도 제한적이라고 판단해 활용 방안을 모색 중이었다. 당시 M 건설은 2016년부터 경남 거제시 아주동 일원에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업 대상 부지 중 일부가 학교법인 한신학원 소유의 임야로 포함돼있었고, 한신학원 역시 해당 지역 임야를 공동개발 방식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M 건설은 경상남도로부터 지구 지정에 대한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한신학원 이사들은 당시 이사장이 학원 소유 토지를 공공임대주택 개발에 제공하는 대가로 20억원을 받기로 했다는 사실을 용역업체 대표의 제보를 통해 알게 됐다. 이사회는 즉시 M 건설 측에 협상단을 파견해 토지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요구했지만, 협상은 결렬됐다. 이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한신학원의 상급기관인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이하 기장총회)는 사업 자체를 중단시켰다. 이로 인해 M 건설은 한신학원 측의 토지 사용 승낙을 얻지 못하게 됐고, 결국 조건부 지구 지정이 취소될 위기에 놓이면서 개발사업은 사실상 좌초됐다. 이후, 한신학원 법인 산하 ‘한신영림운영위원회’는 열린 회의에서 해당 부지를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사업에 참여하는 형태로 개발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이 회의에는 삼부토건 관계자라고 주장하는 B씨와 C씨가 직접 참석해 사업 구조와 예상 수익, 한신학원의 참여 방식 등을 설명했다. 이들은 명함까지 주며 자신들을 “삼부토건 고문”과 “부사장”이라고 소개하며 접근했다. 한신대 상대로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 고소 불법 매각·쪼개기 공사·교비 횡령 의혹 제기 두 사람이 제안한 내용은 “삼부토건이 M 건설로부터 사업권을 인수해 시행하며, 한신학원은 부동산투자회사(REITs)에 현물출자하고 주식 지분을 배당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때 M 건설에도 B씨와 C씨가 접근했다. 이들은 “한신학원과 협의를 주선해 사업을 재개시키겠다”고 제안했다. M 건설은 이 제안을 믿고 2023년 8월 ‘사업시행대행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조건은 B씨 측이 같은 해 9월20일까지 한신학원으로부터 토지 사용 승낙서를 받아오면 용역비를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M 건설은 계약금 명목으로 1억원을 지급했다. 같은 해 이사회는 한신영림운영위원회의 보고를 바탕으로 관련 헌의안을 기장총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한신학원은 기장총회가 한신대 운영을 위해 설립한 법인으로, 모든 사업은 기장총회의 허가가 필요하다. 보고서에는 구체적인 사업 예측치도 포함됐다. “지구 단위 승인을 거쳐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될 경우 평당 100만~150만원의 감정가가 예상되며, 현물출자 후 10년 임대 기간이 끝나 분양 전환 시 내부수익률(IRR)은 약 6.77% 이상”이라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기장총회는 “한신학원 소유 토지는 공공개발 참여 대신 현금 매매로 전환한다”는 결의를 내렸다. 한편, 약속된 기한이 지나도 M 건설에 토지 사용 승낙서는 발급되지 않았다. M 건설이 계약 해지를 통보하자 B씨 측은 “승낙서가 곧 발급된다”며 시간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승낙서는 끝내 발급되지 않았다. M 건설은 곧바로 계약을 해지하고, 실제 B씨가 대표로 있는 S사를 상대로 계약금 1억원 반환소송을 제기했다. 이 시기 한신학원은 삼부토건에 이들의 신원을 확인했다. 삼부토건은 “B씨와 C씨는 우리 회사와 아무 관계가 없다”고 답변했다. 즉, 자신들을 삼부토건 관계자라고 밝힌 B씨와 C씨가 실제로는 삼부토건 관계자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삼부토건 본사는 “이들과 별도의 위임이나 계약관계를 맺은 사실이 없다”고 확인했다. 대형 건설사인 삼부토건의 이름을 내세워 사업을 추진하려 한 것이다. 실체 없는 부동산 리츠 이후 B씨는 자신의 배우자 명의의 P사로 이름을 바꿔 사업을 계속 추진했다. B씨 일행의 만행을 알게 된 M 건설은 지난해 3월, 한신학원에 ‘토지 매수의향서’를 보내 “거제 아주동 임야를 평당 50만원에 매수할 의사가 있다”고 전달했다. M 건설은 인근 토지를 이미 평당 44만원에 매입했다고 밝히며, 한신학원 토지는 “13% 이상 높은 가격으로 정당하게 매입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B씨는 신뢰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한신학원은 같은 해 5월30일, B씨의 부인이 대표로 있는 P사와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A씨는 “총장과 이사장이 이 제안을 알고도 이사회나 총회에 보고하지 않았다”면서 “M 건설의 제안이 있었음에도 총장과 이사장이 P사와 불공정한 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했다. 문제로 지적한 점은 계약 내용이었다. 부동산 매매계약서에 따르면 계약금 총액은 10억5000만원으로 명시됐지만, 실제 한신학원이 받은 금액은 1억원뿐이었다. 잔금 9억5000만원은 “4년 이내 부동산투자회사(REITs)와의 매매계약 재체결 시 지급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고, 심지어 한신학원은 받은 계약금 1억원을 매수인에게 반환하기로 명시돼있었다. 또 특약 사항에는 ‘매도인은 계약 체결 시 토지 사용 승낙서를 발급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즉, 계약금 실수령액이 전체의 100분의 1에 불과한 상황에서 매수인이 토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한 셈이었다. 고소인은 이를 “매매계약을 가장한 사실상 사용 허가서”라고 주장했다. 한신학원 정관 시행세칙 제18조에는 “기본재산의 매도·증여·교환 또는 용도 변경 시에는 재적 이사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이사회 의결을 거쳐 관할 관청 허가를 득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그러나 고소인은 “삼부토건으로 의결된 사업을 P사로 변경하면서 이사회가 새로이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토지 처분 신고도 문제점으로 꼬집었다. 한신학원은 지난해 1월 교육부에 ‘수익용기본재산 처분 신고서’를 제출하면서 “감정가 이상(16억7000만원 이상)에 토지를 처분하고 대체 부동산을 구입하겠다”고 보고했다. 이후, 교육부는 이 신고를 ‘처분 허가’로 정정해 승인했으며 “1년 내 매각 완료, 대금 완납 전 소유권 이전 불가”를 조건으로 달았다. 그러나 P사와의 계약서에는 잔금 지급 시점이 명확히 적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고소인은 “교육부에는 단기 매각으로 보고하고 실제로는 장기 임대 형태로 계약했다”며 기망 가능성을 제기했다. 계약서상 ‘잔금 수령일’이 없고, 2차 계약금도 부동산투자회사와의 별도 계약 체결 이후로 미뤄져 있다. 쪼개기 공사? 교비도 횡령? 가장 큰 문제점은 잔금을 받기로 한 부동산투자회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해당 회사는 현재 설립 예정으로 실체가 없는 곳이다. 게다가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토지 사용 허락서는 교육부의 허락을 받아야만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토지 사용 허락서가 교육부에 신고되지 않은 채 발급됐다는게 A씨의 주장이다. 실제 교육부는 민원 답변을 통해" 해당 토지의 사용 승낙 신청을 접수하거나 허가한 내역이 없으며, 우리부 허가가 없는 토지 사용 승낙은 효력이 없다"고 못 박았다. 두 번째로, 한신대가 진행한 각종 시설공사와 관련해 수의계약 체결 과정의 절차 위반이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A씨는 “학교법인 및 산하 대학이 사립학교법과 학내 재정세칙에 따라 공개경쟁입찰을 원칙으로 해야 하는 공사계약을 다수 수의계약 형태로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한신학원 정관과 세칙에는 ‘2000만원 이상의 공사는 공고를 해서 경쟁에 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2인 이상의 견적서와 시방서, 설계서를 징수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그러나 한신대학교는 2022년부터 2024년 사이 약 40억원 규모의 공사 57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절차를 대부분 생략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법인 내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도 교내 공사 57건이 40억원에 진행됐다. 동일 공사인데도 나눠서 계약을 하고, 2억원까지 수의계약이 가능하다는 명목으로 쪼개기 공사와 공사 지정 업체의 중복이 발견되는 등 부실 흔적이 많다. 앞으로 전자입찰이 되도록 공사 입찰 규정을 반드시 만들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A씨는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했다면 계약단가가 낮아져 수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규정을 어긴 업무처리로 한신학원 및 한신대에 수억원의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며 이를 업무상 배임 행위라고 주장했다. 세 번째로 한신대학교 교비 회계 자금이 학교 운영과 직접 관련 없는 법률 비용으로 사용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A씨는 “교비 회계는 학교 운영과 교육에 필요한 경비로만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음에도, 교비 자금이 법적 분쟁 비용으로 전용됐다”고 강조했다. 문제가 된 것은 노무사 선임비용 약 6800만원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한신대 총장은 2023년 고용노동부에 진정이 제기된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노무사 및 법률대리인 선임 비용을 교비 회계에서 지출했다. 해당 진정은 한신대 내부 인사·노무 관련 사안으로, 교직원 고용 문제 및 근로계약 분쟁에 대한 것이었다. 이사회 후 돌연 취하, 왜? 학원 교육인사위원장 임명 A씨는 이를 업무상 횡령에 해당하는 행위로 판단했다.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교비는 학생 교육에 직접 필요한 용도로만 집행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법인 소송이나 노무 분쟁처럼 학교 운영 전반과 직접 관련이 없는 항목은 교비에서 부담하면 안 된다는 것이 고소인 측의 입장이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비용 지출의 성격이다. 즉 ‘노무사 선임이 학교 교육활동에 직접 관련된 행위인가’가 판단 기준이 된다. 실제로 올해 대법원은 노무법인 자문 비용을 교비회계 자금으로 집행한 행위를 업무상 횡령으로 판단하는 판결을 내렸다. 제주의 한 대학교 총장 A씨는 소속 교수가 자신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고 그 비용 330만원을 포함해 총 1880만원의 변호사 비용을 교비 회계에서 지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며 “교수 및 노조 등과 관련한 분쟁 대응을 위한 변호사 비용은 학교의 교육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다. 현재 해당 고소 건은 취하된 상태다. 지난달 <일요시사>가 이 사건을 취재하던 과정에서 한신대 비서실을 통해 A씨가 고소를 취하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제보자 역시 “해당 이사가 면직 압박을 받고 고소를 취하했으며, 그 직후 인사위원장 보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기자가 한신학원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지난달 10일 인사위원장으로 임명됐고, 같은 달 11일부터 공식 업무가 시작됐다. 추가로 확보한 녹취에서 A씨는 고소를 취하한 이유에 대해 “이사회에서 강제로 면직시키겠다고 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언급했다. 한신학원 인사위원회는 내부 교직원의 인사와 징계 등을 담당하는 핵심 기구로, 교육인사위원장은 실질적인 권한이 큰 자리로 알려져 있다. 통상 이사장은 교육인사위원장 출신 가운데에서 선출되는 경우가 많아, 해당 보직이 사실상 이사장 자리로 가는 주요 루트인 셈이다. 대가성 보직? 이사장 루트 한편, 한신대는 해당 고소 건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한신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토지 매각 문제의 경우 한신학원의 문제고 한신대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수의계약 문제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2억원 미만이면 가능하다”고 밝혔고, 교비 횡령 의혹은 “사건 조사 관련된 비용으로 지출된 부분이라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imsharp@ilyosisa.co.kr>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사법개혁안을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사법부가 빌미를 제공했단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당리당략을 위해 허점이 많은 법안을 밀어붙인단 비판도 있다. 대통령 재판중지법 추진을 엮어 이재명 대통령까지 패로 쓰려 했던 민주당의 진짜 속내는 뭘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지난달 20일 ▲대법관 증원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변경 ▲법관 평가에 변호사협회 평가 반영 ▲하급심 판결문 전면 공개 ▲압수수색 영장 발부 전 사전심문제 도입 등 5대 사법개혁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법 왜곡죄 신설과 재판소원 제도는 별도로 추진할 예정이다. 5대 개혁안 확정 발표 민주당의 사법개혁안 발표 이후 대법원과 야권은 즉각 반발했다. 대법원이 특히 반발했던 개혁안은 대법관 증원이었다. 민주당 안에 따르면, 현행 14명인 대법관은 4년 동안 매년 4명씩 늘려 30명까지 채운다. 이재명 대통령은 임기 내에 신임 대법관 16명과 임기 만료 후 교체되는 대법관 10명 등 총 26명을 임명한다. 대법원은 지난달 29일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실에 “대법관 증원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대법원은 “대법관 과반수 또는 절대다수가 일시에 임명되면, 정치적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후임 대법관 임명 때마다 논란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도 지난달 22일 국회서 진행된 ‘민주당의 입법에 의한 사법 침탈 긴급 토론회’에서 “민주당의 사법개혁안은 사법 해체안”이라며 “사법부의 중립성은 온데간데 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사법부 스스로 민주당에 빌미를 제공한 측면이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빌미로 작용하는 구체적 사례는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부장판사의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취소 ▲대법원의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 등이다. 지 부장판사는 지난 3월 윤 전 대통령 측의 구속 취소 청구를 인용했다. 핵심 근거는 “수사 관련 서류가 법원에 있었던 시간은 구속기간에 산입하지 않는 게 타당하다”는 것이었다. 이어 “기술이 발달해 정확한 서류 접수·반환 시간을 확인할 수 있고, 관리하는 게 어렵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의 구속기간을 시간 단위로 계산한 후 “구속 기한이 만료됐다”고 판단했다. 형사소송법 제66조 제1항은 “구속기간의 초일은 시간을 계산하지 않고, 1일로 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 부장판사가 집필에 참여해 지난 2022년 발간된 <주석 형사소송법>도 “구속기간 계산은 시간이 아닌 일(日)로 한다”며 “구속기간은 날짜 단위 계산법을 따른다”고 명시했다. 검찰이 지 부장판사의 구속 취소에 즉시항고를 제기하지 않아 반발은 더욱 커졌다. 이후 지 부장판사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재판을 비공개하거나 “보석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밝히는 등 물의를 일으켰다. 지난 5월부터는 “고급 룸살롱에서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대법원은 제21대 대통령선거를 33일 앞둔 지난 5월1일 이 대통령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지난 3월28일 서울고등법원으로부터 이 대통령 사건 기록을 받았고, 4월22일 전원합의체에 넘겼다. 이로부터 불과 9일 후 상고심 선고가 진행됐기 때문에 논란이 발생했다. 빌미 제공한 사법부에 몰아치는 민주 왜? 당리당략 위해 여야 번갈아 “대법관 증원” 민주당은 “기록 6만쪽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졸속 재판”이라고 반발했다. 법원 내부에서도 “듣도 보도 못한 초고속 절차 진행”이라며 “대법원은 왜 정치를 하느냐는 국민적 비판까지 감수한 무리한 행동을 하느냐”는 반발이 나왔다. 이후 범여권은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사법개혁안을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은 특유의 일사불란한 몰아치기 전술로 사법개혁안을 한꺼번에 처리하려 하고 있다. 보복을 위해 대법원을 무력화하려는 것일 가능성도 스스로 노출하고 있다. 사법개혁안 중 특히 논란이 되는 것은 ▲대법관 증원 ▲재판소원 추진 ▲법 왜곡죄 신설 등이다. 대법관 증원론은 1994년부터 제기됐다. 상고허가제는 밀려드는 상고심 접수에 대응하기 위해 1981년부터 운영됐다가 위헌 논란이 제기돼 1990년 폐지됐다. 대법관 증원론은 상고허가제 폐지 이후 대안으로 거론됐다. 대법원은 당시에도 반대 의견을 밝혔다. 상고심 절차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심리불속행 기각 특례는 1994년 도입됐다. 하지만 상고심 접수는 나날이 늘었다. 지난해에 접수된 상고심 접수 건수는 동일인에 의한 과다 소송을 제외하면 1만3026건이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상고법원 설치를 시도했다.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사건만 전담하고, 상고법원은 그 외 상고심을 맡아 사실상 4심 법원 체제로 운영하려던 시도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법원행정처를 내세워 ▲불법 로비 ▲재판 거래 ▲판사 사찰 등을 저질렀단 의혹이 불거졌다. 양 전 대법원장 등 당시 대법원 수뇌부는 현재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상고허가제는 “국민이 상고심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비판이 다시 제기될 가능성이 있어 섣불리 꺼내기 어렵다. 상고법원 설치는 금기시됐다. 심리불속행 기각 특례는 누가 봐도 한계에 부딪힌 지 오래다. 남은 대안은 대법관 증원밖에 없다. 하지만 대법원은 대법관 증원론이 거론될 때마다 강하게 반대해 왔다. 사법부는 1994년에도 “인구 1억2000만명인 일본의 대법관 수도 15명”이라며 “법령 해석의 통일이라는 대법원의 고유 기능 측면에서 볼 때, 대법관 13명도 많은 숫자”라고 주장했다. 이후 대법원은 대법관 증원론이 제기될 때마다 ▲전원합의체 유지 ▲파기환송 증가로 인한 송사 비용 증가 ▲재판 지연 ▲인사청문회·임명 지연 등 논점을 제시하면서 반대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은 정략적으로 접근한다. 국민의힘의 전신 한나라당은 지난 2010년 우리법연구회 좌편향 논란을 제기하면서 대법관 증원을 시도했다. 당시 한나라당은 “비법관 출신 8명을 포함해 대법관을 24명으로 늘리자”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명박정부가 사법부를 장악하려고 한다”며 반발하는 등 현시점에선 기시감이 느껴지는 상황이 이어졌다. 대법원은 당시에도 크게 반발했다. 여야는 대법관을 20명으로 늘리기로 합의했다가 곧 백지화시켰다. 돌고 도는 직권남용 당시 한나라당이 우리법연구회 소속 법관들을 겨냥해 대법관을 늘리기로 한 것처럼, 민주당도 대법원의 이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 이후 급하게 대법관 증원을 추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 재판에 대한 보복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발생했다. 우리 정치권은 눈앞의 정치적 상황 때문에 긴 안목으로 검토해야 할 사안을 급하게 밀어붙여 부작용을 양산하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 법 왜곡죄 신설은 지난해에 이어 다시 추진된다. 범여권은 꾸준히 법 왜곡죄 신설을 시도했다. 제20대 국회에선 정의당 심상정 전 의원이 발의했으나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제21대 국회에선 민주당 김남국 당시 의원(현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이 발의했다. 지난해엔 민주당 이건태 의원이 발의했다. 지난해까진 검사·사법경찰관 등 수사 업무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발의됐으며, 이번 추진엔 법관도 포함된다. 1년여 동안 법관도 법 왜곡죄 적용 대상에 포함돼야 할 정도로 달라진 변수는 지 부장판사 관련 논란과 이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밖에 없다. 그런데 여기엔 심각한 오류들이 있다. 민주당은 이미 검찰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으로 쪼개는 검찰 해체 법안 통과를 완수했다. 이에 따르면, 중대범죄수사청에 소속될 검사는 수사관 신분으로 전환된다. 공소청에서 근무할 검사는 기소·공소 유지만 맡는다. 부장검사를 지낸 김상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부교수는 지난 6월 발표한 <법 왜곡죄에 관한 소고>에서 “기소 이후엔 절차 지휘권이 법원으로 넘어간다”며 “검사는 판사에 의한 법 왜곡죄의 공범으로 가담할 수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검찰 해체 이후 검사에겐 수사권이 없고, 공소 유지는 법관이 전담하는데, 검사가 어떻게 법 왜곡죄를 저지르는 주체가 되느냐”는 취지의 반박이다. 김 부교수는 법관을 법 왜곡죄 적용 대상에 포함하는 민주당의 시도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법 왜곡죄 도입이 특정인의 특정 사건을 염두에 두고 추진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도저히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법안엔 검사 등 수사기관으로 규율 범위가 한정됐지만, 대법원이 특정인에게 불리한 판결을 선고하자, 12일 만에 법관을 적용 대상에 추가해 발의했다”고 꼬집었다. 대통령 구하기? 그러면서 “이 의심은 막연한 추정이 아니라 고도의 개연성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법 왜곡죄는 독일 형법으로부터 비롯됐다. 독일의 법 왜곡죄는 “법관 등이 재판 등을 하면서 당사자 일방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법을 왜곡하면 징역형에 처한다”는 취지의 법률이다.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다른 사람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면 처벌한다”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이하 직권남용죄)의 법관 전용 특별규정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법 왜곡죄에 대해선 “법관에 대해서도 이미 있는 직권남용죄를 적용할 수 있다”면서 “굳이 신설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아울러 직권남용죄에 대해서도 “정치권이 정치 보복 목적으로 활용하는 측면이 강하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다수의 고위공직자에게 직권남용죄가 본격적으로 적용된 시초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연루자들에 대한 것이었다. 이후 출범한 문재인정부의 검찰도 박근혜정부 인사들에게 직권남용죄를 적용해 기소하는 사례가 많았다. 문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검찰총장을 지내면서 직권남용죄를 다수 적용했던 사람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다. 실제로 검찰의 직권남용죄 총처분 건수는 2011년 4057건서 2020년엔 1만4050건으로 늘어난 통계도 제시됐다. 직권남용죄에 대해선 “개념이 모호해서 악용될 소지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무원의 직권은 어디까지인지, 무엇이 남용인지, 직권과 행사에 방해를 받은 권리에 인과관계가 있는지도 명확하지 않다”는 취지의 지적이다. 이렇게 되면 “이렇게 하면 범죄가 성립돼 처벌을 받는다”고 명확하게 규정돼야 한다는 법 명확성의 원칙에 어긋난다. 수사·기소를 하는 수사기관과 판단을 하는 법관의 재량에 판단이 좌우되는 일이 많다. 권성 전 헌법재판관은 지난 2006년 직권남용죄에 대한 헌법소원 당시 “조항이 모호해서 정권교체 후 정치 보복을 위한 고위공직자 처벌에 이용될 우려가 있다”며 위헌 취지의 소수 의견을 냈다. 이 파기환송에 “판사 법 왜곡 처벌” 수사권 없어지는데 검사도 포함 추진 권 전 재판관은 지난 2022년 <법률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남용을 방지하려면 요건을 명백히 규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위헌 의견을 냈다”며 “우려했던 현상들이 현실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가 의견을 밝혔을 때 서둘러 개정했다면, 좋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진 않았을 거라서 아쉽다”고 덧붙였다. 권 전 재판관이 발언했던 시점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약 5개월이 지난 시기였다. 문정부도 직권남용죄의 함정에 빠져, 문 전 대통령 재임 중인 지난 2019년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등이 직권남용죄로 기소됐다. 대법원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에 대한 징역 2년형을 확정했다. 산업통상자원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통일부에 대해서도 “인사권과 관련된 직권남용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연루돼 기소된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은 현재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 2022년 10월엔 ‘서해 피격 공무원 월북 조작’ 의혹과 관련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 문정부 인사들이 불구속 기소됐다. 문정부 검찰총장으로서 다수의 직권남용을 지휘했던 윤 전 대통령도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포 이후 다수의 직권남용 혐의 때문에 구속 기소됐다. 민주당은 한동안 “대통령 재임 중엔 진행 중인 형사재판을 중지한다”는 취지의 대통령 재판중지법을 추진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 전 다수의 형사재판을 받고 있었고,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던 사건도 있었던 현실을 고려한 법안 추진이었다. 발의 시점도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 다음 날인 지난 5월2일이었다. 민주당은 ‘국정안정법’이란 별명까지 붙여가면서 이달 안에 처리하려고 했다. 그런데 반발은 정작 대통령실에서 나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 3일 “재판중지법은 불필요하단 게 대통령실의 일관적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도 “여당에 사법개혁안 중 대통령 재판중지법 제외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후 “민주당이 이 대통령까지 옭아매 패로 쓰려던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대통령 재판중지법에 따르면, 현직 대통령이 받는 형사재판은 임기 중에만 중지된다. 퇴임 이후엔 다시 진행되기 때문에 유죄를 선고받으면 수감 생활을 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따라서 일각에선 “진짜 이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공소 취소”라고 주장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지난 6월 “공소를 취소하는 게 맞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후 비판받은 사람은 민주당 정청래 대표였다. ▲유엔 총회 ▲아세안 정상회의 ▲APEC 정상회의 등 이 대통령의 정상외교 일정이 겹친 시기에 대통령 재판중지법을 강하게 추진한 사람이 정 대표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선 “대통령을 구했다는 프레임을 설정해서 당 대표 재선에 활용하고, 차기 대권까지 노리려는 것”이란 일각의 분석도 나온다. 법률적 이해관계 민주당의 사법개혁안엔 이 대통령의 법률적 이해관계가 묶인 내용이 다수 포함돼있다. 아울러 “특정 정치인이 자기 정치를 위해 현임 대통령까지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법률적으로 성립하기 어려운 오류에 대한 지적에도 개의치 않는다. “보복·당리당략·자기 정치를 위해 막 던지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되는데도 특유의 몰아치기가 작동한다. 민주당이 사법개혁을 추진하는 진짜 속내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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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지난 9일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짧은 시간 안에 민주당의 숙원이었던 3대 개혁을 전광석화처럼 처리하는 등 이룬 성과만큼 뒷말도 많았다. 정치권에서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며 예견된 결과라고 입 모아 말한다. 풀액셀을 밟으며 달려온 지난 100일, 정 대표가 걸으며 남긴 발자취를 되짚어봤다. 지난 8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전당대회서 정청래 후보와 박찬대 후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정 후보가 승기를 거머쥐었다. 최종 득표율은 61.74%, 양 후보간의 득표차는 32.96%p로 당심이 의심을 넘어서는 기록을 보였다. 온건파와 강경파의 프레임 전쟁에서 당원들이 강경파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또 엇박자 통제 불능? 지난 9일 100일을 맞은 정청래 대표는 개혁 완수를 목표로 쉼 없이 달려왔다.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통과시켜 검찰청을 해체한 민주당은 사법개혁 동력을 얻기 위해 대법원을 정조준했다. 언론개혁 역시 12월 안에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정 대표는 전당대회 선거운동 기간 내내 “첫째도 개혁, 둘째도 개혁, 셋째도 개혁”이라며 선명성을 강조했다. 민주당 당원 역시 개혁을 빠르게 끝낼 정 대표를 택했고 “정치 효능감을 느낀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그런 정 대표를 따라다닌 꼬리표는 ‘자기 정치’다. 특유의 화법과 강하게 밀어붙이는 불도저 스타일로 대통령보다 여당 대표가 더 눈에 띈다는 지적이다. 통상 여당 대표는 정부를 뒷받침하는 ‘그림자’처럼 움직여왔다. 정 대표는 이 같은 관례를 엎고 정치 1선에 나서 내란 세력 척결과 개혁 완수를 외쳤다. 정 대표는 주저하지 않았다. 당선 나흘 만에 국민주권 검찰 정상화 특위를 가동하고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며 추석 전 검찰개혁을 마치겠다고 자신했다. 대통령실은 “민감한 쟁점의 공론화 과정 필요하다”며 사실상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이 과정에서 정 대표가 대통령실을 누르고 투사로서 존재감을 각인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고, 대통령실은 “당정 갈등은 없다”며 연일 진화에 나섰다. 다음으로 이루어진 사법개혁 역시 잡음이 일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 수석은 KBS라디오에서 “당 입장과 운영 방향에 대해 취지는 전부 동의하지만, 가끔 속도나 온도의 차이가 날 때가 있지 않느냐”며 “(당에) 대통령의 생각을 잘 전달했을 때 당이 곤혹스러워 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각종 개혁 입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의 생각이 달랐다는 점을 에둘러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기 내내 이어질 ‘자기 정치’ 프레임 “모든 건 당원의 뜻” 벌써부터 공천 잡음 대통령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발표하는 각종 민생 정책보다 정 대표의 강경 발언이 더욱 눈에 띄었다는 점에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경주 APEC 정상회담이 성공리에 마무리되며 정부의 외교 성과가 두드러지나 싶더니 민주당이 ‘재판중지법’을 띄우면서 시선을 빼앗자 또다시 엇박자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앞서 민주당은 대통령 재판중지법인 이른바 ‘국정안정법’을 띄웠다.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재판에서 핵심 관계자들이 유죄를 받자 국민의힘이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재점화했고, 비슷한 시기에 민주당이 사전 차단에 나서면서 ‘이재명 지키기’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국민의힘은 “권력의 범죄를 덮기 위한 맞춤형 입법을 즉시 중단하라”며 이 대통령을 정치판 한가운데로 끌어들였다. 여기에 제동을 건 것은 다름 아닌 대통령실이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정 대표와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 간담회를 통해 국정안정법 추진에 대해 추진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관세 협상과 APEC 정상회담 성과, 대국민 보고대회 등 당이 집중해야 할 사안이 많으므로 시선을 분산시켜서는 안 된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아울러 박 대변인은 “(입법을) 미루는 게 아니라, 아예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며 “본회의 부의 상태로만 유지하고 더는 논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PEC 성과 발표 이후에도 국정안정법 추진 계획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은 계속해서 “정 대표는 자기 정치할 시간도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치고 나가려는 당 대표와 이를 제지하려는 대통령실의 모습이 반복되면서 뒷말이 나온다. 이 같은 배경에는 강경파인 정 대표의 성향과 그를 지지하는 강성 지지층의 입김이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를 지지하던 이들은 빠르고 강하게 치고 나가는 정 대표의 스타일을 선호한다. ‘조용한 개혁’으로는 골든타임을 놓칠 것이란 불안감이 있어 잡음이 일더라도 개혁은 완수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정 대표는 자신을 대표로 만들어준 지지자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 당원을 위한 당원에 의한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은 누구를 선출하든 위에서 한 명을 골라 뽑는 게 아니고 밑에서 받쳐 올리는 구조”라며 “당원의 힘은 계속해서 강해질 수밖에 없다. 정 대표가 당선 후 당권을 강화하겠다고 했는데, 여야 할 것 없이 앞으로 정치는 더욱 당원 중심 위주로 갈 것”이라고 봤다. 당선 직후 정 대표는 당원권 강화를 위해 당원주권정당 특별위원회를 공식 출범했다. 특위는 ‘대의원 1인 1표제’ 등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데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당시 정 대표는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 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추진 배경을 밝혔다.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정 대표와 당원의 권력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 대표는 “이번 선거는 권리당원 참여가 100%로 전면 확대되는 선거가 될 것”이라며 “지도부에서 옛날 방식으로 (후보를) 내리꽂고,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민주당은 당의 방향성과 이에 따르는 부수적 결과를 전적으로 당원에게 맡기겠단 뜻으로 해석된다. 내년 치러질 지방선거 공천 티켓 또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도, 청심(정청래 대표의 의중)도 아닌 당심에 달려 있으므로 “당심을 거스르지 말라”는 무언의 압박이 가능해진다. 결국 ‘친명(친 이재명) 컷오프’ 논란이 불거지면서 취임 100일을 코앞에 두고 정 대표가 처음으로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다.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정치인들이 앞다퉈 자신을 친명으로 소개했지만 정 대표가 사실상 공천권을 쥐면서 계파 파동이 생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달 27일 부산 시당위원장에서 컷오프된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이 정 대표를 공개적으로 질타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유 위원장은 지난 총선 때 이 대표가 영입한 인사로 친명계 조직 ‘더민주혁신회의’의 공동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정 대표가 “(이번 지방선거는) 당원이 진정 당의 주인인 것을 증명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유 위원장은 “이유도 명분도 없는 컷오프는 독재다. 정 대표는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결자해지하라”며 정면으로 들이받았다. 싸우다 끝났다 유 위원장은 지난 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의 ‘후보 면접’이라는 절차가 편파적이고 불공정하게 진행돼 부당한 컷오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6일 진행된 면접에서 자질이나 정책은 검증하지 않고 세간에 떠도는 소문을 가지고 인신공격성 질문을 했다는 것이다. 유 의원은 “면접을 주도한 문정복 조직사무부총장(조강특위 부위원장)은 근거 없는 소문을 사실처럼 몰아붙이며 ‘(제가) 선의의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말로 불이익을 예고했다”며 “그 소문이라는 것은 특정 인물이 제 당선을 위해 권력을 사용한다는 것이었고, 그 소문을 부산시민 모두가 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당하기에 그지없었다. 듣도 보도 못한 해괴한 이야기였다. 사실이 아니라고 분명하게 답했다”며 “이튿날인 27일 당으로부터 컷오프됐다는 어떤 통보도 받지 못한 채 지인들로부터 컷오프 소식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친명계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당했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말엔 “지금 주위에 친명계이기 때문에 불이익을 당했다는 말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저는 그런 추측이 사실이 아니길 바라고만 있을 뿐”이라고 답했다. 민주당은 원칙과 규정에 따라 엄밀하게 심사했다는 입장이다. 박 수석대변인은 “당내에 친명, 비명(비 이재명), 반명(반 이재명) 등으로 언급되는 별도의 그룹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당은 당원 주권 시대를 맞이해 모든 권한을 당원들에게 돌려드리고 있고 부산시당위원장 선출 역시 그런 기조에서 치러졌다”고 강조했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에게서 안정적인 여당 대표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게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지난 100일 동안 투사의 면모는 아낌없이 보여줬지만 여당 대표로서 안정감 있게 당을 관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는 이 대통령이 여당 내부 사정까지 일일이 제어해야겠느냐”며 “알아서 센스 있게 정 대표가 민주당을 돌봐야하는데 자꾸 잡음이 새어 나오고 야당과의 관계도 계속 틀어지고 그러다 보니 불안하다는 평이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국민의힘이 전쟁을 선포하게 된 배경에도 정 대표가 있다. 안정감 있는 여 대표 기대했지만… “강성 팬덤과 국민 여론 같지 않아” 정 대표는 지난 8월 당선 직후 정견 발표에서 국민의힘 해산을 공식적으로 말했을 정도로 이를 꾸준히 언급해 왔는데, 최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의 혐의가 유죄로 확정되면 내란에 직접 가담한 국민의힘은 10번이고 100번이고 정당 해산감”이라고 말하면서 다시 불을 댕겼다. 추경호 의원은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던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집결 장소를 번복해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했다는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통합진보당은 내란음모죄만으로도 헌법재판소에서 해산된 만큼 추 의원이 계엄 해제를 방해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면 이를 정당해산의 정당성으로 삼을 것이란 설명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이제 전쟁”이라고 선전포고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우리가 나서서 이재명정부를 끌어내리기 위해서 모든 힘을 모을 때”라며 “이 대통령의 5개 재판이 재개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정당해산 역시 ‘명청 갈등’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발언으로 강성 지지층에게 힘을 과시하기 위한 자기 정치일 뿐이라는 주장도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정 대표의 지난 100일간의 리더십은 엉망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를 통해 “제일 섭섭한 건 대통령실”이라며 “이렇게 취임 초기에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아닌 비서실장이 기자회견을 열어서 당 대표에게 ‘제발 대통령을 정쟁에 그만 끌어들여라’라고 얘기를 하는 건 처음 봤다. 대놓고 경고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에 의해 민주당이 추진하던 재판중지법에 제동이 걸린 일을 비판한 것이다. 당정 엇박자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정 대표가 고집을 꺾지 않는 이유는 ‘정청래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권력이 정점을 찍은 다음 8월 임기를 마치면서 곧바로 하락세에 접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지방선거가 끝나면 본격적인 ‘이재명의 시간’인 만큼 정치인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낼 발판이 사라지게 된다. 묘연한 다음 스텝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정 대표가 이재명의 시간을 뺏으면서까지 자기 정치하는 것으로 비치는 상황”이라며 “자신에 열광하는 팬덤의 화력을 이어가기 위해 당 대표 임기 동안 한번씩 강하게 밀고 나가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팬덤의 목소리가 모든 여론을 반영하는 건 아니다. 정 대표뿐만이 아니라 정치인들이 이 점을 간과하고 있다”며 “정 대표가 중도 확장에 걸림돌이 된다면 대통령실에서도 더 세게 브레이크를 거는 등 조치를 취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정-김 운명 공동체? 걷어내지 못한 김어준 그림자 민주당이 정청래 대표 체제로 출발하면서 친여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씨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민주당은 선을 그었지만 이번 전당대회서 김어준씨의 영향력이 크게 개입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사실상 당이 정청래-김어준 투톱 체제로 운영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이 되던 날 “용산 대통령 이재명, 여의도 대통령 정청래, 충정로 대통령 김어준 ‘삼통 분립’의 시간”이라며 “보이는 한 명의 대통령과 보이지 않는 두 명의 대통령, 세 명의 대통령에 의해 권력이 나눠졌다”고 비판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을 이끄는 동안에는 여당 최대 스피커인 김어준씨와 접촉할 수밖에 없고, 대통령실은 “김어준이 용산을 휘두른다”는 평가가 부담스러운 만큼 세 사람의 미묘한 관계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박>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버스는 멈추지 않고 달리는 중이다. 승객 한 사람이 ‘대통령실’이라는 정거장에서 내렸을 뿐이다. 일부 승객은 ‘교도소’라는 정거장에서 하차했다. 버스는 정해진 코스를 따라 계속 돌고 돈다. 버스가 존재하고 운전자가 있는 한 끊임없이 달린다. 2021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처음 불거졌다.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에 도전한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한 의혹 제기였다. 게이트로 번진 대장동 사건은 현재까지 이 대통령에게 꼬리표처럼 달라붙어 있는 사법 리스크의 시발점이 됐다. 4년 만에 첫 판결 대장동 사건에 연루된 민간업자 관련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이들 대부분 중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2021년 말 이들이 기소된 지 4년여 만에 나온 판결로, 그사이 재판만 190여차례 열렸다. 수사, 공판 자료가 25만쪽에 달하고 1심 판결문도 700쪽이 넘는 초대형 재판이었다. 지난달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대장동 민간업자들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선고공판에서 모두 유죄를 선고하고 이들을 그 자리에서 구속했다. 유 전 본부장에게는 징역 8년, 벌금 4억원, 추징금 8억1000만원이 선고됐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는 징역 8년과 428억원 추징,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는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5년을 받았다. 정민용 변호사에게는 징역 6년과 벌금 38억원, 추징금 38억2200만원이 선고됐다. 정 변호사는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 투자사업팀장으로 일했다. 유 전 본부장, 김씨, 남 변호사, 정 회계사, 정 변호사 등은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화천대유에 유리하도록 공모 지침서를 작성, 화천대유가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도록 해 7886억원의 부당이득을 얻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2021년 10~12월에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을 성남도시개발공사 실세와 실무자가 민간업자와 결탁한 부패 범죄로 규정했다. 공직자로서의 임무 위배와 막대한 경제적 이익 취득 등을 중대하게 본 것이다. 유동규와 민간업자들 중형+구속 판결문에 이 대통령 390회 언급 재판부는 “유동규는 민간업자들을 사업 책임자로 내정했으며 주요 내용마저 민간업자들이 시행자로 지정될 수 있도록 했다”고 판시했다. 특히 재판부가 ‘정영학 녹음 파일’의 증거 능력을 인정하고 유 전 본부장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본 부분이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정 회계사의 녹음 파일은 ‘배임 약정 및 이익 분배’라는 대화 내용을 객관적으로 입증했고 유 전 본부장의 진술은 ‘그 약정의 실행 주체와 과정, 그리고 수뇌부의 관여’라는 공범 관계의 실체를 드러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유동규는 해당 진술로 인해 유죄를 받을 위험을 무릅쓰고 진술했다는 점에서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과 민간업자들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 4년여 만에 나오면서 법조계와 정치권이 들썩였다.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재판은 중지됐지만, 이 대통령 역시 이 사건의 핵심 관계자다. 이들에 대한 판결이 유리하든 불리하든 이 대통령에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실제 1심 재판부가 2시간30여분 동안 읽어 내려간 판결문에는 이 대통령의 이름이 400회 가까이 등장한다. 다만 재판부는 이 대통령의 사건 공모 여부에 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 별도로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였다. 재판부는 “이재명은 이 법정에 출석해 증언한 사실이 없고, 정진상(전 민주당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은 이 법정에 출석했으나 증언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성남시 수뇌부’의 결정을 위해 민간업자들과의 의견을 조율하는 중간 관리자 역할이었다고 봤다. 이어 성남시 수뇌부의 역할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하진 않았지만 민간업자들과의 유착 관계에 대해서는 일부 언급했다. 개입 여부 판단 보류 재판부는 “민간업자들은 주민들을 시위에 동원하거나 시의원들을 상대로 로비하는 방법으로 성남시의 공사 설립을 도왔고 성남시장 선거 과정에서도 선거운동에 참여하거나 선거자금을 제공하는 등으로 이재명의 재선을 도왔다”며 “이는 유동규를 통해 정진상 등 성남시 수뇌부에도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이재명, 정진상 등 성남시 수뇌부는 유동규로부터 남욱, 정영학 등 민간업자들이 환지 방식으로 진행하면서 자신들이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자가 되기를 원한다는 사실, 김만배가 남욱, 정영학을 돕는 사실, 김만배 등 민간업자들이 이재명 시장 재선을 도와준 사례 등을 모두 보고받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유 전 본부장이 화천대유를 대장동 개발사업자로 내정하는 대가로 사업 수익을 일부 받기로 민간업자들과 약속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유 전 본부장의 진술로는 입증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또 유 전 본부장의 진술대로 나중에 이 대통령을 위해 쓸 수 있도록 지분을 받기로 한 것이라도 사실상 이 대통령이 이를 약속받은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씨와 유 전 본부장이 이른바 ‘대장동 개발사업 이익 428억원 약정 약속’을 한 혐의에 대해 최종적으로 이 돈이 이 대통령의 정지차금으로 흘러가기로 정해졌다고 의심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대통령이 이 내용을 알았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본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정진상 전 실장의 공모 가능성은 열어뒀다. 재판부는 “정진상(당시 성남시 정책실장)은 이재명의 최측근으로서 성남시 공무원들은 정진상의 말을 곧 이재명의 말이라고 여길 정도로 둘 사이가 매우 친밀한 관계임을 인식하고 있었다”며 “남욱 등 민간사업자들 또한 정진상이 이재명의 측근으로 성남시의 유력 인사라는 점을 충분히 알았던 것으로 추정되고 대장동 개발사업이 수월하게 진행되기를 바라는 차원에서 정진상에게 접대하는 등 유착 관계를 형성해 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법조계 해석 정치권 들썩 대장동 사건 1심 판결은 여당인 민주당을 자극했다. 대선 전 대법원이 이 대통령의 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이후 반응과 비슷했다. 당시 민주당은 대법원이 대선에 개입했다면서 대법관 수 증원 등 관련 입법을 예고했다. 이번에도 민주당은 이른바 이 대통령의 재판을 중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국정안정법’을 들고 나왔다. 앞서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재판중지법을 의결한 뒤 본회의에서 처리할 계획이었으나 직전에 연기한 바 있다. 방탄 입법 논란이 불거지면서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이다. 하지만 최근 국정감사에서 사법부가 ‘이론적으로는’ 이 대통령의 재판을 재개할 수 있다고 발언하자 당내에서 재판중지법을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고 한다. 동시에 대장동 판결이 나오면서 입법을 ‘밀어붙여야 한다’는 인식이 당 차원으로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의 속도전은 대통령실의 제지로 제동이 걸렸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지난 3일 “당에 사법개혁안 처리 대상에서 재판중지법을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예고에 없던 브리핑을 진행한 자리에서였다. APEC 정상회의 성과 등 긍정적인 부분을 부각해야 할 시기에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가 더 크게 드러나는 상황을 우려한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강 비서실장은 “대통령을 더 이상 정쟁에 끌어들이지 말고 민생과 경제를 살리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해석해도 될 것 같다”는 해석까지 덧붙였다. 요청의 대상은 민주당 지도부로 풀이됐다. 민주당은 이날 재판중지법 처리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여론의 역풍도 영향을 미쳤지만 대통령실에서 나온 발언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재판중지법 대통령실 제동 국민의힘, 임기 내내 공격 카드로 법안 처리 예고→대통령실 발언→철회까지 걸린 시간은 2~3일에 불과했지만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대통령실에서 사실상 민주당 정청래 대표에게 ‘경고’한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면서 일각에서는 ‘명-청(이재명-정청래) 대전’이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이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도 정 대표가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며 각을 세웠다. 이번뿐만 아니라 당 대표가 된 뒤로 사사건건 이 대통령의 행보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주장이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과의 갈등설을 부인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호흡이 역대 최고라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친명(친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인사가 시당위원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전히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는 상태다. 이 대통령이 민주당 당 대표 시절 영입한 인사인 유동철 동의대 교수는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당위원장 경선 컷오프에 대해 “이유도 명분도 없는 독재”라며 “정청래 대표는 이번 사태에 책임지고 결자해지하라”고 주장했다. 더 큰 문제는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에서 비롯될 여러 사안이 임기 내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않는다’는 헌법 제84조를 근거로 이 대통령에 대한 재판은 모두 정지됐지만 주변 인물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대장동 사건처럼 이 대통령을 제외한 인사들의 재판 결과가 나올 때마다 법조계는 해석하느라, 정치권은 정쟁을 벌이느라 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야당인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먹히든 안 먹히든 ‘5년 동안 공격이 가능한 카드’를 쥔 상황이고 민주당은 일정 정도의 공격력은 방어를 위해 사용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 대통령이 법정에만 서지 않을 뿐 남은 임기 내내 ‘이재명 없는 이재명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내렸을 뿐 멈추진 않아 대통령 당선 전 이 대통령이 받고 있던 재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파기환송심 ▲위증교사 혐의 항소심 ▲대장동 사건 ▲대북 송금 의혹 사건 ▲법인카드 유용 혐의 사건 등 총 5개다. 직접적으로 공격을 받는 상황은 아니지만 재판에 연루된 인물들에 대한 판결이 이 대통령을 수동적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jsjang@ilyosisa.co.kr>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