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1.23 03:01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공수처 출범 전부터 있던 신경전이 최근 들어 더 심해진 모양새다. 심지어 공수처에서 수사 중인 사건마다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월21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출범했다. 공수처 설립은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에서부터 시작된 진보진영의 숙원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공수처 설립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그에 발맞춰 입법화를 시도했다. 1호 공약 진보 숙원 공수처 설립 과정은 갈등의 연속이었다. 민주당을 비롯한 여권은 공수처법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에 태웠고 이 과정에서 야권은 강하게 반발했다. 2019년 12월30일 공수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공수처의 출범이 가시화됐다. 이듬해 7월 출범이 예상됐던 공수처는 공수처장 후보 문제로 또 다시 갈등의 중심에 섰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의 법정시한 내 출범을 연일 촉구했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두고 야권의 반발이 거세지자 민주당은 공수처법 개정안을 내놓기에 이른다. 기존 공수처법에서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내용의 법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안양시사회복지협의회가 지난 22일 ㈜허그코리아, 안양시소상공인연합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안양시 민원옴부즈만 유영일 보좌관의 주선으로 이뤄진 이번 협약은 안양시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상호협력을 목표로 진행됐다. 허그코리아는 코로나19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위해 O2O 서비스와 태블릿PC 100대를 안양시사회복지협의회에 지정 기탁했다. 이로써 안양시소상공인연합회를 통한 상호 협력체계 구축이 마련됐다. O2O 서비스인 스캔고(ScanGo)는 매장에 이미 존재하는 인프라를 있는 그대로 재활용해 주문과 결제 기능은 물론 다양한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장 유형이나 결제기기 종류에 상관없이 국내 모든 매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제품이다. 특히 코로나19 시국에 필수인 전자출입명부부터 각종 QR페이 결제, 통합정산, 스탬프 적립, 광고 전광판, 단골 쿠폰 등 다양한 서비스들이 탑재돼있다. 소상공인 매장들이 각자의 상황에 맞게 필요한 기능들을 선택, 적용함으로써 편리함과 동시에 마케팅 효과까지 노릴 수 있는 매력적인 시스템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건일 허그코리아 대표는 “유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주변이 너무 어두워 불을 켰다. 조금 밝아지나 싶더니 이내 꺼졌다. 이번에는 주변 사람들과 같이 불을 밝혔다. 하지만 또 꺼졌다. 거듭된 시도에도 어둠은 가시질 않았다. 그제야 알았다. 괴물의 뱃속에 있다는 것을…. “내가 군청 앞에서 분신자살이라도 해야 내 말을 믿어줄까요?” 모든 직장인이 ‘전태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전태일’은 직장에서 태어난다. 평범했던 월급쟁이 직장인이 노동법을 줄줄 읊는 투사가 되는 데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평범했는데 노동투사로 박주연씨는 대학에서 보건복지학을 전공했다. 2015년 진도군 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이하 장애인이동센터)에 지원할 때도 사무원을 희망했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의 이동을 돕는 장애인이동센터는 센터 업무를 총괄하는 센터장, 상담업무와 차량예약, 회계 등을 담당하는 사무원, 운전을 맡는 운전원 등으로 구성된다. 당시 진도군 장애인이동센터의 직원은 총 4명. 박씨는 사무원 대신 운전원으로 일했다. 이유도 설명도 없었다. ‘2호차’를 맡은 박씨에게 진도군 장애인이동센터의 거의 모든 배차가 몰렸다. 차에서 내릴 시간도 없이 종일 운전을 했다. 업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최근 굵직한 두 사건에 대한 법원 판단이 나왔다.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사건과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사건이다. 연달아 나온 사법부의 판결에 여권이 수세에 몰리는 모양새다. 공교로운 점은 두 사건 모두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추크나이트(추미애+다크나이트)가 해냈다.’ 지난 21일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런 글이 올라왔다. 추크나이트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슈퍼히어로 다크나이트에 빗대 붙인 별명이다. 다크나이트는 DC 코믹스 캐릭터인 배트맨의 별칭이다. 모든 게 오비이락?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댓글 조작 공모 혐의로 기소된 김 지사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 지사 측은 상고심에서 김 지사가 킹크랩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대법원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유죄를 인정한 원심 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모 공동정범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 오해, 이유 모순, 판단 누락 등의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 소재 갤러리 페이지룸에잇(PAGEROOM8)이 정직성 작가의 개인전 ‘공사장 추상’을 준비했다. 이번 전시는 ‘Well, This Work’ 시리즈 첫 번째로, 개인전 형식을 빌려 진행된다. 페이지룸에잇은 ‘Well, This Work’ 시리즈를 통해 작가의 작품 중 재조명돼야 할 1점을 선정해 그 배경과 작업을 들여다보고자 했다. 해당 작품이 제작된 시기를 전후로 함께 완성된 작품을 비롯해 작가의 작품 세계를 ‘키워드’를 통해 조명해 보는 방식이다. 짧은 시간 페이지룸에잇은 전시와 책의 유기적 관계를 표방하고 있다. 정직성 작가의 개인전 ‘공사장 추상’에서도 그의 1997년부터 현재까지의 작품을 한 데 모은 ‘정직성 이미지북’을 만날 수 있다. 작가의 작품 연대기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다. ‘201414’ ‘201415’는 푸른색과 붉은 색의 보색 대비가 드라마틱하게 표현된 작품이다. 회색 철근을 연상시키는 구조물이 마치 창 안을 들여다보는 듯한 공간감을 선사한다. 이 작업 이전에 제작한 ‘연립주택’ 시리즈 역시 1990년대 빨간 벽돌이 도드라진 주택 구조물과 일률적인 모습으로 늘어선 간판과 도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역대 대통령들은 모두 ‘4년차 징크스’를 피해가지 못했다. 5년 단임제 대통령의 숙명이자 1987년 직선제 이후 한 명도 빠짐없이 되풀이된 대통령의 운명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도 채 1년이 남지 않았다. 문정부에서도 4년차 징크스가 나타날까. 대한민국 대통령은 임기 초 높은 지지율을 배경으로 정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건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 대통령에 대한 믿음이 가장 높은 때다. 임기 초 고공행진을 벌이던 지지율은 시간이 갈수록 하향곡선을 그린다. 정점 찍고 하향곡선 국회의원 선거, 지방선거, 재보궐선거 등 국민들의 중간 점검 과정에서 지지율은 등락을 반복한다. 지지율의 하락세가 뚜렷해지면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이 왔다는 신호다. 대부분 임기 4년차, 정치권이 대선 정국으로 접어드는 시기다. 그때부터 ‘절름발이 오리’가 된 대통령은 뒷방으로 밀려나기 일쑤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은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대부분 첫해 직무 긍정률 정점에서 점진적 하락 후 답보 상태에서 취임 4주년을 맞았다. 마지막 해에 접어들면 현직 대통령보다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의 동태에 더 관심이 쏠리곤 했다. 이는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과거 유치원은 초등학교 진학을 위한 준비 단계로 여겨졌다. 한글을 가르쳐주고 영어 알파벳을 읽게 해주는 정도면 충분했다. 하지만 유아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유치원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그림유치원의 김창숙 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유치원은 아이의 첫 학교라고. 코로나19 사태가 2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교육현장은 초토화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다. 학교에 나가는 대신 비대면으로 진행된 수업은 질적인 면에서 아이와 학부모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돌봄과 교육이 병행돼야 하는 유치원도 코로나19의 공격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나마 유아교육의 경우 사교육의 비중이 낮아 교육 격차가 크게 나지 않는다는 점이 위안이었다. 남다른 교육 코로나19는 4차혁명시대에 맞춰 교육현장도 변화해야 한다는 인식을 불러 일으켰다. 비대면, 온라인, 원격수업 등 코로나19 시대에 부각된 부분들을 현장에 안착시키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그림유치원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비교적 느긋한 편이다. 온라인 수업을 오프라인 수업과 동일한 수준으로 무리 없이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오후 그림유치원에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이 정상화의 개인전 ‘정상화’전을 개최했다. 정상화 작가는 한국 단색조 추상을 대표하는 화가다. 이번 전시는 한국 추상미술의 역사에 있어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일궈온 그의 화업을 총망라하고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상화는 회화를 근간으로 판화, 드로잉, 데콜라주, 프로타주 등 다양한 기법을 실험하며 평면작업의 가능성을 탐색해왔다. 1990년대 이후에는 특유의 수행적 방법론을 창안해 독보적인 단색조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 현대미술의 토대를 확장하는 시도로써 그의 작품이 지닌 미술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동시대적 맥락을 살펴본다. 구상 회화서… 정상화는 1932년 경북 영덕 출생으로 1953년 서울대 회화과에 입학했다. 1957년 대학 졸업 후 ‘한국현대작가초대전’ ‘악뛰엘 그룹전’ ‘세계문화자유회의초대전’ 등 다수의 정기전과 그룹전에 참여했다. 제4회 파리비엔날레, 제9회 상파울루비엔날레 등 국제전에도 출품했다. 1967년 프랑스 파리로 갔다가 1년 후 귀국한 정상화는 1969년부터 1977년까지 일본 고베에 거주하며 작품 활동에 몰두했다. 이후 1977년부터 1992년까지 다시 프랑스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모든 가정에는 저마다의 사정이 있다. 행복한 가정이 있는 반면 불행한 가정도 있는 것이다. 문제는 불행한 가정의 끝이 죽음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부모가 자녀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가 많아졌다. 2014년 2월26일 서울 송파구 석촌동의 한 단독주택 지하 1층에서 박모씨와 큰딸 김모씨, 작은딸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른바 송파 세 모녀 사건이다. 세 모녀는 큰딸의 만성질환과 어머니 박씨의 실직으로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번개탄을 피워 세상을 떴다. “너무 힘들다” 세 모녀는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메모와 함께 전 재산인 현금 70만원을 집세와 공과금으로 놔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들은 부양의무자 조건 때문에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도움을 받지 못한 상태였다. 세 모녀 사건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았다. 세 모녀 사건이 알려지고 정부와 정치권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일어났다. 정부는 기초생활보장수급 기준을 완화하고 대상을 다층화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생활고에 시달리다 구성원들이 한꺼번에 목숨을 끊는 사건이 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검사와 경찰 간부, 언론인 등에게 금품을 제공했다고 폭로한 ‘가짜 수산업자’ 김모씨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심지어 건국대의 옵티머스 투자 사건에도 김씨의 이름이 등장했다. ‘가짜 수산업자’ 김모씨는 2016년 1억여원 상당의 사기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이듬해 12월30일 특별사면됐다. ‘생계형 사기’로 교도소에 들어갔던 김씨는 지난 4월 100억원대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사기 액수가 100배 이상 불어난 것이다. 생계형 잡범 대형 사기꾼 김씨는 2018년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선동 오징어’(배에서 잡아 바로 얼린 오징어) 투자를 미끼로 7명의 피해자로부터 116억2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선동 오징어에 투자하면 수개월 안에 3~4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피해자들을 속였으나 실제 선박을 운용하거나 오징어 매매 사업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김무성 전 의원의 형이 86억4000여만원, 전직 언론인 송모씨가 17억4000여만원을 김씨에게 투자했다가 피해를 봤다. 그는 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기증한 ‘이건희 컬렉션’이 대구미술관을 통해 전격 공개된다. 기증작 21점을 포함한 40점의 작품과 아카이브 영상이 관람객들에게 소개된다.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생전 문화재와 예술품을 많이 수집했다. ‘이건희 컬렉션’은 이 회장의 철학이 녹아있는 예술품 수집의 결정체로 평가된다. 미술계 관계자는 “수만 점에 이르는 이건희 컬렉션에는 민족문화 선양과 인류애 추구, 사회 공동체와 이익을 나누는 그의 정신이 녹아있다”고 전했다. 다양한 작품 이 회장과 유족의 뜻에 따라 이건희 컬렉션은 지난 4월 국민의 품에 안겼다. 대구에 기증된 이건희 컬렉션은 김종영(1점), 문학진(2점), 변종하(2점), 서동진(1점), 서진달(2점), 유영국(5점), 이인성(7점), 이쾌대(1점) 등 총 21점이다. 대구미술관은 ‘웰컴 홈: 향연’ 전시를 통해 작가 8명을 심도 있게 조명하고 이들의 작품 21점과 대여 작품, 소장 작품을 추가해 총 40점을 전시한다. 관람객들은 한국 근대미술의 별과 같은 이인성, 이쾌대를 비롯해, 대구 초기 서양화단을 형성했던 서동진, 서진달의 수작을 만날 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법무부 장관이 휘두른 인사권에 검찰이 흔들리고 있다. 검찰 인사가 역대 최대 규모로 이뤄지면서 그 여진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대선을 8개월 앞두고 검찰의 칼끝이 무뎌지면서 문재인정부를 겨냥한 수사의 향방이 안개 속으로 접어들었다. 정치권은 이미 대선 모드에 들어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고,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지난 대선에 이어 다시 도전 의사를 밝혔다. 내년 3월 대선까지 남은 시간은 8개월. 정치권은 물론 검찰 역시 정권 연장과 정권교체의 기로에 서있는 상황이다. 대선 정국 기로 섰다 검찰의 존재감은 정권 말에 이를수록 뚜렷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수사권을 무기로 정권의 호흡기를 뗐다 붙였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전 정부는 물론 문재인정부에서도 ‘마지막 검찰총장’에 높은 관심을 기울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권 말 검찰총장은 말 그대로 가시밭길을 걷는다. 대선을 앞두고 필연적으로 터져 나오는 정치적 사건을 직면해야 한다. 정권 입장에서는 확실한 ‘자기편’이 필요하다. 레임덕을 최소화할 방패를 세우고 싶은 것이다. 김오수 검찰총장도 마찬가지다. 이성윤 서울고검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숨죽이고 있던 73년이었다. 한을 풀지 못하고 죽은 사람도 헤아릴 수 없었다. 어둠 속에 묻혀 있던 여순사건 희생자들에게 한줄기 빛이 드리웠다. 여순사건 특별법이 통과된 것. 진상규명과 피해 회복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 여수‧순천사건(이하 여순사건)은 현대사의 비극으로 불린다. 1948년 10월19일 전남 여수시 신월동에 주둔하고 있던 14연대 일부 군인 2000여명이 제주 4·3사건 진압 명령에 반대하면서 촉발됐다. 하루 만에 순천까지 장악한 군인들은 구례·곡성·남원, 벌교·보성·화순, 광양·하동 방면으로 진격했다. 현대사 비극 이승만정부는 반군토벌전투사령부를 설치하고 진압에 나섰다. 진압군은 여수와 순천 등 군인들이 진격했던 대부분 지역을 탈환한 뒤 이적행위자를 색출하고 보복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현장에서 맞아죽거나 총살당했다. 당시 희생자 수는 1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순사건이 일어난 다음해인 1949년 전라남도에서 총 3차례에 걸쳐 피해 조사를 진행했다.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마지막 조사 시점인 1949년 10월25일 기준으로 1만1131명이 사망했다. 여순사건의 직·간접적인 원인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갤러리현대가 이강소 작가의 개인전 ‘몽유(夢遊, From a Dream)’를 준비했다. 1990년대 말부터 현재까지 완성한 회화 30여점을 소개한다. ‘화가’ 이강소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가 될 전망이다. 이강소는 한국 현대미술과 동시대 미술사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거장이다. 실험미술의 새로운 움직임을 이끌던 197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설치·퍼포먼스·사진·비디오·판화·회화·조각 등 매체에 구애받지 않는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쳐왔다. 특정 사조나 형식적 방법론에도 안주하지 않았다. 맑은 정신 1970년대 발표한 ‘여백’ ‘소멸(선술집)’ ‘무제-75031’ 등의 선구적 작품은 미술의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세계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과 태도에 가차 없는 균열을 가했다. 갤러리현대는 2018년 이강소의 개인전 ‘소멸’을 개최, 그의 1970년대 역사적 실험미술 작품을 집중적으로 재조명했다. 그리고 이듬해 이탈리아 베니스 팔라초 카보토에서 이강소의 초기 설치와 비디오, 근작 회화와 조각 등을 아우르는 특별전 ‘Becoming’을 베니스비엔날레 기간에 맞춰 개최하면서 국제적으로 주목받았다. 이번 전시 ‘몽유’는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열세 살 아이는 유서를 품고 다녔다. 엄마는 열다섯 살 아이의 빈 의자를 보며 마음을 쓸어내린다. 가정이 붕괴되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 단란하고 화목했던 모습은 이제 과거가 됐다. 학교폭력이 한 가족의 삶을 할퀴어 버렸다. 전남 순천의 ○○중학교 3학년인 민준이(가명)는 요즘 학교에 가지 않는다. 휴대폰만 보면서 밥도 먹지 않고 방에 틀어박혀 있다. 일 나간 엄마, 아빠에게 하루에도 20~30통씩 전화를 건다. 휴대폰이 없을 땐 끊임없이 먹거나 물건을 사달라고 조른다. 중학교에 들어간 지 1년6개월 만에 민준이는 180도 달라졌다. 달라진 아이 악몽의 시간 경찰을 꿈꿨던 민준이는 이제 아무것도 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엄마는 민준이가 평범하게만 자랐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랐다. 모든 일은 지난해 7월 민준이의 중학교 2학년 담임선생님이 보낸 한 통의 문자에서 시작됐다. 1년6개월 동안 유서를 쓰고 버리기를 반복했던 민준이의 지난날이 드러난 순간이었다. 새 친구를 사귄다는 기대감에 부풀었던 민준이의 중학교 생활은 2019년 입학 초부터 망가지기 시작했다. 또래에 비해 키가 작은 편인 민준이는 이유도 모른 채 괴롭힘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일요시사> 취재 결과, 의정부지검이 감사원의 가평군수 고발 사건에 ‘혐의 없음’ 처분한 사실이 확인됐다. 감사원의 수사의뢰 이후 2년여 만이다. 당선 이후 잇따른 송사에서 ‘법정 불패’ 기록을 이어가던 김성기 가평군수는 이번에도 면죄부를 받게 됐다. <일요시사>는 지난 4월 1317호 ‘<단독>가평군수 늑장수사 의혹’ 보도를 통해 의정부지검의 김성기 가평군수 수사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의정부지검은 감사원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등의 혐의로 김 군수를 수사하라고 의뢰한 사건을 1년8개월째 처리하지 않고 있었다. 2년 만에 결론 났다 감사원은 2018년 10월10일부터 12월28일까지 가평군 등 21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지방자치단체 전환기 취약 분야 특별점검’ 감사를 실시했다. 당시 감사는 구조적이고 고질적인 토착비리를 점검해 혐의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진행됐다. 감사 결과 징계요구 20건(38명), 시정 1건(20억원), 주의 16건, 통보 27건, 수사의뢰 13건(61명) 등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감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정성윤 작가는 기계 장치로 고정되지 않은 형태를 연구하며 재료가 가진 표면의 특성과 통제되지 않는 불확정적인 효과에 관심을 가져왔다. 서울 서초구 소재 페리지 갤러리가 정성윤의 개인전 ‘포도의 맛’을 준비했다. 정성윤 작가는 우리 눈에 드러나지 않는 기계 내부 장치 프로세스에 관심을 갖고 있다. 기계의 구동 방식에 머무르지 않고 그 표면과 내부 장치 사이의 상호 관계에 주목한다. 이는 작품을 바라보는 관람객들과의 소통으로 연결된다. 끈끈하고 정성윤이 관심을 보이는 기계의 표면은 장치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이 통제되지 못하고 비정형적인 형태가 일시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이다. 그의 작품이 우리가 인식하는 경직된 기계에 유연함을 부여하는 조각적 퍼포먼스로 보이는 이유다. 이번 전시 ‘포도의 맛’은 ‘두 개의 타원’ ‘뱀과 물’ ‘래빗’ ‘아말감’ 등 4개의 작품으로 구성돼있다. 전시 제목인 포도의 맛은 미끈한 포도 껍질이 가진 질감과 입에 넣고 벗겨냈을 때 과육의 맛, 냄새가 유발하는 감각들을 의미한다. 정성윤의 작업에 대한 은유다. 반면 영문 제목인 ‘a mucous membrane’은 끈끈하고 투명한 점막이라는 직접적인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기술의 진화는 일정 정도의 부작용과 맞닿아 있다. 첨단 기술을 이용한 범죄가 나날이 증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몰카(몰래 카메라) 범죄는 기술 발달에 따라 그 폐해가 더욱 커지고 있다. 들키지 않기 위해, 적발되지 않기 위해 점점 더 정교하게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스포츠 선수들의 화려한 모습 너머로 어두운 그림자가 아른거리는 경우가 있다. 바로 도핑, 금지약물 복용이다. 도핑은 경기 성적을 조작하기 위해 금지된 약물을 복용하는 것을 말한다. 도핑의 유혹을 이기지 못한 선수들은 일시적으로 경기 능력을 높이기 위해 흥분제나 호르몬제 등의 약물을 먹는다. 공정성이 생명인 스포츠에서 일종의 ‘꼼수’를 쓰는 것이다. 찍혀도 문제는 반도핑 기술의 발달 속도가 도핑의 그것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실제 도핑 적발은 갑자기 경기력이 좋아진 선수에 대한 의심에서 시작해 주변인의 폭로 등으로 확신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당시 경기에서는 도핑을 잡아내지 못하고 한참 후에야 사실이 드러나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몰래 카메라(이하 몰카) 범죄도 도핑과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 적발하는 입장에서 몰카 범죄에 사용되는 기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칼끝이 한 점에 집중되고 있다. 바로 검찰이다. 당초 문재인정부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설립된 만큼 취지에 걸맞은 행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대선이 9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공수처의 행보가 어떤 나비효과를 일으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는 ‘공수처는 고위공직자 및 그 가족이 범한 직권남용, 수뢰, 허위공문서 작성 및 정치자금 부정수수 등의 특정범죄를 척결하고, 공직사회의 특혜와 비리를 근절해 국가의 투명성과 공직사회의 신뢰성을 높임으로서, 국민 모두에게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는 정의롭고 공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설치됐습니다’라고 홈페이지에 그 설치 목적을 밝히고 있다. 출범부터 시끌시끌 공수처 설치 근거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설치및운영에관한법률안’은 2019년 12월30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공수처 설치는 문재인 대통령의 1호 공약이자 여권의 대표적인 숙원이었다. 1996년 참여연대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포함한 부패방지법안을 입법 청원한 지 23년 만에, 고 노무현 대통령이 2002년 대선 공약으로 내건지 17년 만에 입법화에 성공했다. 공수처는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진그룹 산하 일우재단에서 잭슨홍 작가의 개인전 ‘Burn Baby Burn’ 전을 준비했다. 잭슨홍의 지나온 궤적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 45점을 소개한다. 잭슨홍 작가는 사물의 가변성에 흥미를 가지고 사물과 인간 사이에 창출되는 불확정적인 상황을 즐긴다. 그는 현실세계의 부조리에 분노하고 해결을 시도하지만, 돌아오는 좌절로 발화되는 자괴감을 발랄한 색상과 형태로 표현해왔다. 지나온 궤적 디자인은 사물에 자명한 의미와 기능을 부여하려 하고, 미술은 미술작품과 그렇지 않은 것을 엄격히 구별하려 한다. 하지만 실제 사물은 그런 범주와 역할에 간단히 고정되지 않는다. 오래된 일상 사물이 수백년 후에 예술작품으로 추앙받기도 하고, 신성한 힘을 가졌다고 여겨지던 물건이 시간이 흐르면서 무가치한 고물이 되기도 한다. 잭슨홍이 주목한 부분이 바로 이 가변성이다. 2005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업은 크게 네 번의 변화를 겪었다. 첫 번째 단계는 하이테크 전자제품과 그 사용자에 대한 비평적 디자인의 실천이다. 기업의 이윤추구와 기술만능주의에 잠식된 디자이너의 위상을 반성하고, 시각적 실천을 통해 사회적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