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천시립월전미술관에서 ‘빛과 넋: 장상의 60년’ 전시를 준비했다. ‘2022년 가을 기획전’으로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근현대 원로 작가를 조명하는 이천시립월전미술관의 기획에서 시작됐다. 관람객은 장상의의 작품 40여점을 감상할 수 있다.
‘빛과 넋: 장상의 60년’ 전시는 우리나라 대표적 추상화가인 장상의의 작품세계를 아우르는 회고전으로 기획됐다. 전통성과 현대성, 문인화와 추상미술의 미감을 융합해 독자적인 길을 개척한 장상의의 작품세계 전반을 망라, 조명한다.
어두운 화면
먹과 채색, 종이와 비단을 비롯한 다양한 재료를 탁월한 조형의식으로 다뤘던 작가의 60여년에 걸친 작품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빛과 넋은 장상의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키워드다. 장상의는 오랜 시간 동안 작품의 지향점이나 표현 방식에 있어서는 변화를 줘왔지만 빛과 넋이라는 주제의식만큼은 고집스레 고수해왔다. 이번 전시는 빛과 넋에 초점을 맞춰 장상의의 작품을 돌아볼 수 있도록 기획됐다.
장상의는 화력 초기에 해당하는 1960~1970년대, 추상을 지향했다. 그리는 재료로 먹을 중점적으로 활용하고 바탕재로는 독특한 효과를 내는 마포와 모시를 사용해 그리곤 했다. 당시의 지향점은 이후 장상의의 작품세계 전반에 중요한 밑바탕으로 작용했다.
‘빛과 넋’ 주제
40여점 선보여
먹으로 그림을 그릴 경우 먹이 적절하게 배어드는 종이를 쓰는 게 보편적이다. 그래야 그리기도 수월하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장상의는 새로운 재료를 선택하는 것을 택했다.
마포나 모시는 표면 자체가 성기기 때문에 붓이 지나가더라도 천의 결에 따라 먹이 스미지 않는 곳이 많다. 또한 종이와 달리 먹을 충분히 흡수하지도 않는다. 장상의는 마포와 모시의 속성을 일종의 표현방식으로 응용했다. 마포를 캔버스 삼아 먹으로 그림으로써 추상적인 조형미를 구현했다.
1980~1990년대 장상의의 작품세계는 전환기를 맞는다. 이 시기 작품은 다양하고도 강한 채색, 운동감 넘치는 구성을 특징으로 한다. 1980년대 동양화는 수묵화 주류였던 흐름에서 벗어나 채색화에 대한 관심이 커졌던 시기다. 장상의 역시 이런 시대적 변화에 발맞춘 셈이다.
이와 별개로 1980~1900년대 장상의는 작가로서의 작업 외에 며느리, 아내, 어머니로서 역할을 모두 감당해야 했다. 힘겨웠을 당시 상황이 먹보다 채색을 택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동양화의 동향과 함께 작가의 내면세계가 적극적으로 채색을 활용하는 데 발단이 됐다는 것.
먹과 채색 활용
경계 넘어서기도
실제 장상의는 당시 상황에 대해 “1980~1990년대의 나는 붓을 들면 무당이 됐다”고 술회했다.
2000년대 이후 장상의는 다시 먹을 핵심적인 요소로 활용한다. 구성적으로는 정적인 중에 움직임이 내재돼있는 정중동적 특징을 띤다. 1960~1970년대 작업과 1980~1990년대 작업의 장점 및 특징을 살리고 조화시켰다.
그러면서 때로는 먹만을 이용해 작업하고 때로는 채색만으로 작품을 완성하는 등 재료 자체의 경계를 완전히 넘어선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는 먹과 채색 두 가지 모두에 골고루 역량을 집중시켜온 작가였기에 가능했다는 평이 나온다.
관통하는 빛
최근 장상의는 초기 작업 당시처럼 먹을 중점적으로 활용하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먹의 진하고 옅은 3가지 농담으로 분할된 화면은 독특한 기하학적 구성미를 느끼게 한다. 그 사이를 날카롭게 파고드는 금색의 선은 절제된 미감을 담당한다. 고통의 시간으로 은유되는 밤과 어둠 사이로 결국 날이 밝아 해가 비추는 희망의 표현이다. 전시는 다음달 27일까지.
[장상의는?]
1940년 개성 출생
▲학력 및 경력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1963)
대구예술대학교 미술학과 교수(1993~2006)
▲전시
개인전 29회 및 단체전 300여회
▲수상
현대미술문화상(2006)
현대 금릉수묵화 전매전 제명상(2005)
수묵화 매체 3년전 푸바오스상(2004)
제2회 한국미술대상전 최우수상(1971)
부산직할시 승격 기념 국민전람회 수석상(1965)
제7회 현대미술초대 공모전 수석상(19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