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05.21 12:47
정지돼있는 지구본을 보면, 지구가 적도를 중심으로 북반구와 남반구로 나뉘어져 있고, 대륙이나 대륙 안의 나라들이 남북(南北)으로 길게 형성돼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회전하는 지구본을 보면, 지구가 대서양을 중심으로 동양과 서양으로 나뉘어져 있고, 특히 북반구의 나라들이 동일 위도 상에 동서(東西)로 길게 형성돼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정지돼있는 지구본을 통해서는 지구가 남북 프레임으로, 회전하는 지구본을 통해서는 지구가 동서 프레임으로 활발하게 움직이는 구조로 돼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 지구는 멈춰있지 않고 실제 자전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지구상에 살고 있는 인류는 대륙 중심의 남북 프레임보다 대양 중심의 동서 프레임에 더 익숙해 있는 것 같다. 지구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자전하기 때문에, 우리는 해가 동쪽에서 떠 서쪽으로 진다고 느끼며 매일 동서 프레임에 민감하지만, 위도(남북)에 따라 변하는 계절은 하루 이틀 사이에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계절의 변화로 느낄 수 있는 남북 프레임에는 둔할 수밖에 없다. 인류 역사를 보더라도 동서 프레임보다 남북 프레임에 비중이 쏠려 있어, 이념이나 경제나 전쟁 등 대부분의 교
지난 14일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통령령(시행령)과 부령(시행규칙)이 법률 취지에 어긋난다고 판단될 시 국회가 수정을 요구할 수 있는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조 의원은 개정안 발의 배경에 대해서 “하위법인 대통령령이나 부령이 상위법인 법률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거나 입법 취지에서 일탈할 경우 통제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실제는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의 반대 속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 직속 인사정보관리단을 설치하기 위해 정부조직법을 시행령(대통령령)으로 우회했고 윤 대통령이 지난 5월30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기업활동·경제활동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과감히 철폐해야 한다”며 “대통령령과 부령으로 할 수 있는 규제들은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즉, 윤 대통령이 법률이 아닌 시행령(대통령령)으로 우선 여소야대의 어려운 정국을 극복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조 의원이 윤 대통령의 시행령에 제동을 걸겠다는 취지로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볼 수 있다. 국회법 개정안 발의에 대해 윤 대통령은 “시행령 내용이 법률의 취지에 반한다면 국회에서는 법률을 구체화하거나 개정해서 시행령을 무효화할 수 있다”며 “시행령은 대통령이 정하는
지난 주말 비가 꽤 많이 내리면서 습도가 올라가자, 아내는 실내를 쾌적하게 하기 위해 제습기를 틀었다. 그런데 1시간을 예약 설정한 제습기가 시간이 다 되어 전원이 꺼졌는데도, 약 1~2분 정도 더 작동되고 있었다. 아내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제습 기능은 끝났지만, 제습기 내부에 남은 물기가 그대로 남아있으면 각종 세균이 서식할 수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자동 내부 건조 시스템이 작동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내는 “요즘 실내서 사용하는 공기청정기나 제습기는 곰팡이를 자체적으로 없애는 기능이 다 있지만 세탁기, 청소기, 음식물처리기 등은 자체 정화기능이 없기 때문에 균이 많을 것”이라며 얼굴을 찡그렸다. 나는 더러운 것을 처리하는 모든 기기에는 제습기처럼 본래의 기능을 다 마친 후, 더러운 것에 오염된 기기 자체를 깨끗하게 정화하는 기능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어제 오전 아는 선배와 함께 검찰청에 다녀왔다. 10년 전만 해도 매일 범인들을 상대하는 경찰이나 검찰은 범인과 구분이 안 될 정도로 행동이나 말투까지 범인과 비슷한 스타일이었다. 10년 전 제습기가 제습 기능을 마치고 난 후, 남아 있는 물기로 인해 오염되어 있듯이, 10년
며칠 전, 전북 지역 산을 다니면서 기후변화에 따른 나무와 꽃의 생육상태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기후변화 조사원 친구로부터 대아수목원에 활짝 핀 인동초(忍冬草), 장미꽃, 엉겅퀴 사진 3장이 단톡방에 올라왔다. 곧장 시인 친구가 고난을 상징하는 인동초를 보니 숙연해진다며, 전주 전매청 앞에서 모닥불 피고, 김대중을 외치며 밤새웠던 열정이 인동초 민주주의를 탄생시켰다고 댓글을 달았다. 나도 김대중 인동초(忍冬草)가 왠지 초라하게 보인다며, 요즘 겨울이 너무 따뜻해서 겨울 같지 않고, 오히려 여름이 무척 더워서 여름답다며, 무더운 여름을 잘 이겨내고 피는 인하초(忍夏草) 같은 지도자가 필요한 시대가 됐다고 답했다. 인동초는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나서 따뜻한 봄이 왔을 때 꽃을 피우고, 뿌리부터 줄기, 잎, 꽃봉오리까지 모두 약재로 쓰이는 이로운 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야당 총재 시절 광주민주화운동묘역을 방문해 “나는 혹독했던 정치 겨울 동안 강인한 덩굴풀 인동초를 잊지 않습니다. 모든 것을 바쳐 인동초가 될 것을 약속합니다”라고 말하면서부터 인동초는 김대중을 상징하는 꽃이자 단어가 됐다. 그리고 실제 인동초 김대중은 독재라는 엄동설한에 얼어붙은 흙을 뚫고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