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뛰는 사람들> 새누리당 이혜훈 전 최고위원

“서초에 필요한 것은 3선 중진의 힘!”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총선이 다가올수록 예비후보자들의 호흡도 가빠지고 있다. 4년의 노력이 그 결실을 맺게 될지 아니면 공염불에 그칠지, 모든 것을 판가름 지을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 <일요시사>는 지역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뛰는 후보들을 직접 찾아가는 코너를 기획했다. 첫 번째로 서울 서초구갑에 나선 새누리당 이혜훈 전 최고위원의 얘기를 들어봤다.

전국 어느 지역보다 서초구갑에서의 대결이 주목받는 이유. 새누리당 김회선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무주공산이 된 이곳에 여풍(女風)이 강하게 불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이혜훈 전 최고위원은 서초구 최초로 3선 의원이 되는 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대결 상대는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다. 예비 경선이 곧 당선이라는 말이 있는 지역이지만, 그 경선이 만만치 않은 상황. “맡겨보니 확실하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근거를 <일요시사>가 들어봤다.

다음은 이 전 최고위원과의 일문일답.

- 현재 서초구 최고 현안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서초구민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해보면 1위로 꼽히는 게 재건축이다. 이 재건축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것, 그리고 원하는 형태로 해결하는 것. 이 두 가지가 서초구민들이 최우선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이다.

해결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 번째는 각 조합과 단지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복잡하게 얽혀있는 상황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속사정까지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되는데, 초선 의원이 오면 이것 파악하는 데 3~4년이란 시간이 허비된다. 두 번째는 재건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 능력은 상임위원장이 될 수 있는 3선 의원에게 생길 수밖에 없다. 서초구에 중진이 필요하다는 것도 같은 뜻이다.

- 조윤선 후보가 서초 지역 출신이라는 점에서 손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 정치와 출신지역 간 상관관계가 크다고 보나?
▲영·호남에서는 크다. 그러나 수도권에서는 그런 게 없고, 서울은 더더욱 없다. 서초를 얼마나 잘 알고 있고, 서초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느냐 이게 중요하다. 그리고 조 후보도 서초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은 아니다. 서초 출신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사실이 아니다.


- 서초구에서 현역으로 활동했을 당시 어떤 일을 했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있다.
▲처음 현역으로 왔을 때 노무현정부가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를 통과시켰고, 서초구가 그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었다. 당시 노무현정부는 종부세를 두고 투기를 억제하기 위한 목적의 세금이라 말했는데, 집을 1채만 가진 1가구 1주택도 그 대상이 됐다. 그들은 투기 목적이 아닌 실수요자기 때문에 종부세를 매기면 안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난 이 사람들을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내용의 종부세법 개정안을 냈다. 또한 당시 종부세는 부부끼리 합산해서 6억 이상에다 세금을 매기는 부부합산제를 했는데, 이것이 위헌이라고 생각한 난 부부별산으로 가야 한다고 보고 그 내용도 개정안에 포함시켰다. 그런데 당시 우리당이 120석의 소수 야당이던 시절이라 개정안이 국회에서 공전했다.
 

결국 이는 위헌운동으로 확산됐고, 헌재는 내가 낸 개정안의 두 개 내용이 모두 맞다는 걸 인정했다. 이에 총 6342억원의 종부세가 환급됐다. 서초구민들을 만나보면 지금도 그때 얘기를 하시는 분들이 많다.

- 당내 공천특위에서 후보자에게 가산점을 주는 안이 화두다. 불합리한 기준에 의한 적용을 우려하는 의견이 있는데, 이 후보의 생각은 어떤가.
▲불합리한 면이 있다. 선거에 출마한 사람은 신인이 아니고 선거에 출마하지 않은 사람은 신인이라고 하면, 예를 들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신인이라 10%의 가산점을 갖는다. 그러나 청송군에서 군 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떨어진 사람은 군 의원이 아닌데도 출마한 경력이 있어 신인이 아니게 된다. 누가 봐도 난센스다. 때문에 청년·장애인·여성 등을 가점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본다. 장관·수석한 사람이 신인이라고 하면 말이 되겠나.

지역현안 1위 재건축 “사정 알아야”
“조윤선이 서초 출신? 사실 아니다”

- 전략공천에 대한 우려는 어떻게 보나.
▲경선을 하는 취지가 무산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일은 있어선 안 된다고 본다. 전략공천이 일부 권력자에 의해 합리적이지 않은 기준으로, 공천이 아닌 사천을 했기 때문에 경선을 하는 것 아니겠나. 정치 개혁에도 역행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 경제통이다.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점수를 매기고 평을 해준다면?
▲아직 시험을 보는 중이라 점수를 매기기는 어렵다. 시험지가 제출되면 매기겠다. 평을 해본다면, 일명 초이노믹스라고 불리는 정책은 돈 풀기와 부동산 띄우기로 대표된다. 그러나 이 두 가지로는 경제를 살리기 어렵고 여러 가지 부작용을 만들어 낼 것이라 예견됐었는데, 지금 가계부채가 1200조에 육박하면서 그 예견대로 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정책 기조를 구조개혁으로 바꿔야 한다고 본다.


왜냐하면, 지금 대한민국 경제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단순히 경기부양, 소위 돈 풀기로 해결될 수준이 아니다. 지난 8년 동안 중단 없이 경기 부양을 했지만, 경제는 지속적으로 어려워졌지 않나. 단순히 순환적인 흐름상 침체기가 아닌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구조적인 문제는 구조개혁을 해야 풀린다.

- 구조개혁에 대한 청사진이 있나?
▲대한민국 경제에서 가장 큰 문제는 압축성장 과정에서 발생한 양극화와 낙수효과의 실종이다. 과거에는 전체 한국경제가 8.2% 성장하면 수출대기업도 8.2%, 중소기업도 8.2%, 근로자의 가계도 8.2%로 똑같이 갔다.

그러나 요즘에는 한국경제가 4.5%정도 성장하면 대기업은 16.8% 성장하는 대신, 중소기업과 가계는 2.3%정도밖에 성장하지 않는다. 즉 양극화로 수출대기업에 돈이 머물러 있으며, 내려오는 낙수효과가 실종된 상태다. 보일러에 비유하면, 아랫목에서 불을 때면 윗목으로 가야 하는데 중간이 끊어진 것이다.

그런데 이어주지는 않고 경기부양이라는 이름으로 8년 동안 불만 땠다. 그 결과 윗목은 여전히 냉골인 상태다. 끊어진 부분을 이어주는 것은 경제민주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격차를 줄이고 불공정한 관행을 없애 납품대금 등을 후려치지 않고 기술을 탈취하지 않는, 공정하게 거래하게 하는 것.

이게 제대로 돼야 돈이 하청업체와 근로자들에게 제대로 흘러갈 수 있다. 그러면 그들의 주머니도 두둑해져서 내수가 살아날 것이다. 선순환을 가져오는 가장 중요한 구조개혁이다.

- 종합해보면, 서민경제 활성화에 포커스를 둔다는 말로 들린다. 반면 출마하는 서초구는 소득수준이 높은 지역이다.
▲서초는 대한민국을 생각하는 구다. 자기 자신만 잘 먹고 잘 살자고 생각하는 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특정 구를 말하기는 그렇지만, 어떤 구는 서울시와 싸우고 있지 않나. 우리만 잘 먹고 잘 살겠다고 그런 구가 되어선 안 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제일 먼저 실천하고 대한민국의 모범이 되는 구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대한민국이 성장하면서 서초의 발전도 같이 가는 것이다. 대한민국 경제가 내려앉으면, 서초의 경제도 같이 내려앉게 된다.
 

<chm@ilyosisa.co.kr>

 

[이혜훈은 누구?]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미국 UCLA대학교 경제학 박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박근혜 대통령 경선 후보 대변인
▲제17·18대 국회의원(서울 서초구갑)
▲새누리당 최고위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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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