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혁신 아이콘' 원희룡 제주지사

"정권은 짧고 국민은 영원…국민만 보고 정치해야"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제주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 진원지는 바로 지난해 취임한 원희룡 제주지사다. 원 지사가 당선되자 당시 언론들은 제주도민들이 ‘젊은 제주도를 선택했다’고 평했다. 원 지사는 도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혁신’과 ‘협치’, ‘비정상의 정상화’ 등을 강조하며 지금까지 도민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신선한 도정을 이어나가고 있다. 현재 제주도에는 원 지사가 몰고 온 혁신바람으로 거센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제주도에서 태어나 제주도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대에 합격하면서 제주를 떠났다. 그 후 원 지사는 사법고시 수석 합격 등으로 전국적인 유명인사가 됐고, 불과 36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정치에 입문한 뒤 내리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지난 19대총선에서 돌연 불출마 선언을 하고 정치권을 떠났던 원 지사는 지난해 도지사로 고향 제주에 금의환향했다. 현재 제주도에는 원 지사가 몰고 온 혁신바람으로 거센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과연 원 지사 취임 후 1년 동안 제주도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일요시사>가 민족의 대명절 추석을 앞둔 시점에서 원희룡 제주지사를 만나봤다. 다음은 원 지사와의 일문일답.

- 3선 국회의원이시지만 행정은 처음이다. 지난 1년간 제주도정을 이끈 소회를 말씀해 달라.
▲ 보람을 갖고 열심히 일했다. 국회에서는 비판과 대안 제시가 중심이었다면 도지사는 평가를 받는 위치에 있다. 비판도 종종 받고 있는데 몸에 좋은 약이 쓴 법이다. 

- 그동안 얻은 성과 중 도민들에게 가장 자랑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 환경단체들은 불만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환경보존과 국내외 자본들의 투자에 대한 큰 틀의 기준을 마련했고, 흐름은 잡았다고 생각한다. 난개발이라든지 원칙 없는 투자유치, 관리사각지대의 카지노, 감귤 과잉생산, 농지투기와 변질, 저가 관광 등도 어느 정도 정상화의 토대가 마련됐다. 미흡한 점도 있지만 도민들이 협조를 잘해줘서 혁신과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 이번 민선 6기 지방자치에서는 남경필 경기지사의 ‘연정’과 원희룡 지사의 ‘협치’가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협치를 통해 지금까지 얻어낸 성과들은 무엇인가? 협치가 필요한 이유는?
▲ 협치는 새로운 정치실험이다. 그동안 관 주도로 일하는 데 익숙했는데 협치를 통해 정책결정과정에서 많은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다. 감귤 구조조정, 신항개발, 문화를 통한 도시재생과 같은 프로젝트에서도 민간의 아이디어가 정책결정과정에서 큰 도움이 됐다. 앞으로도 정책결정과정에서 민간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가려 한다. 민과 관이 함께 참여하면서 정책의 완성도가 크게 높아졌다.


협치 통해 도정에 새바람 일으켜
제주, 첨단 스마트도시로 탈바꿈

- 지난해 협치위원회 설치 조례가 의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야심차게 추진했던 협치가 조직기구 면에서 왜소해진 모양새인데?
▲ 협치조직을 명문화하고 제도화하는 것은 현재 제주실정과 여러 가지 권력관계, 세력관계로 봤을 때 좀 앞서간 부분이 있다. 굳이 상설기구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 관련된 민간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고 이미 운영되고 있는 협치조직도 있다. 공무원들의 일하는 방식도 민간참여를 확대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그게 협치의 출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 원 지사와 종종 비교되는 남경필 경기지사가 시행하고 있는 연정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벤치마킹할 생각은 없나?
▲ 연정은 정당하고 하는 것이고, 제주의 협치는 제도권으로 들어와 있지 않은 민간 또는 전문가들 집단을 참여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도의회의 경우 이미 견제와 균형의 제도적 권한을 갖고 있어 연정이 꼭 필요한 것인지 의문이다. 협치는 과거 관료중심의 행정에서 벗어나 민간 전문분야의 노하우 등을 적극 활용하려고 하는 것이다. 물론 쉽지는 않지만 포기는 없다.

- 제주도는 관광사업이 특화된 지역이기 때문에 메르스 사태 때 피해가 컸다. 제주경제를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관광 외에도 산업을 다각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 우선 공항, 크루즈 신항 인프라사업을 정부와 추진 중이다. 이게 본격적으로 구체화되면 제주의 하늘과 바닷길이 크게 넓어지고 경제도 2배 이상 커지게 될 것이다. 제주의 자원과 가치를 활용한 녹색성장 전략도 상당 수준 진행되고 있다. 제주의 바람으로 전기를 만들고 그 전기로 전기자동차를 움직이는 탄소 없는 섬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또 저장된 전력을 가지고 산업과 가정에서 필요한 모든 에너지를 활용하고 응용하는 첨단 스마트도시가 되는 것이다. 제주의 지하에 흐르는 강을 이용한 삼다수와 용암해수의 산업화, 세계 두뇌집단이 모이는 실리콘비치, 다양한 제주의 생물자원을 활용한 바이오제조업과 식품산업, 프리미엄 농업 등도 새롭게 모색하고 있다.

- 요즘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는 제주도에 갈 돈이면 동남아 여행을 가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강하다. 제주도의 관광 경쟁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인데 이를 타파할 대책은 없나?
▲ 우선은 친절이다. 제주는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여행 만족도 조사에서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는데 세계 최고 수준의 서비스로 더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또 찾기 쉬운 섬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한 공항과 신항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질적으로도 오래 머무르며 체험하고 먹고 즐기는 건강과 휴양, 레저, 교육 등의 2차적 라이프스타일이 이루어지는 관광을 준비하고 있다.
 

그 다음 제주가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셀러브리티 관광이다. 유명인사들이 많이 찾는 스페인의 마요르카, 미국의 마이애미처럼 유명인사들이 오고 관광객이 함께 따라오는 그런 흐름이 만들어지면 다양한 관광의 메리트가 생길 것이다.


- 최근 제주도에 중국자본의 유입이 크게 늘었다. 국민들은 중국자본이 제주도를 잠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은데.
▲ 중국에 수출하는 건 괜찮고 투자받는 건 안 되는 건가? 제주에서 중국자본의 토지소유 면적은 약 0.47%다. 반면 국내기업과 외지인들의 소유 면적은 30% 이상으로 추산된다. 사실상 노른자위는 기업과 외지인들이 차지하고 있다.

우리 제주는 지속가능한 미래가치가 있는 개발을 위주로 투자를 받겠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청정한 제주자연을 지키고 투자부문 사이에 어느 정도의 균형을 이뤄 미래의 발전에 맞는 투자를 받겠다는 것이다.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똑같이 적용된다.

- 올해 말 제주해군기지가 완공된다. 하지만 강정마을 주민들의 반발은 여전하다. 제주해군기지가 완공돼도 집회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주민들과의 갈등 해소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 생각인가?
▲ 크루즈터미널 등 관광미항 기능을 위한 후속공사도 최근 재개됐다. 사법처리 된 강정주민들에 대한 사면도 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완공 이전에 해야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상처 받은 강정마을 주민들에 대한 명예회복이라든지 마을공동체의 회복, 주민들이 원하는 지역발전사업을 비롯해서 주민입장을 최대한 수용하는 방향으로 중재하고 노력을 할 예정이다.

- 최근 여권인사로는 특이하게 5·24제재조치의 해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남북대치국면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원칙주의가 더 잘 통했다는 평가가 많은데.
▲ 일단 최근 사태에 대해 대통령의 강단 있는 대처가 통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그런데 결국은 남북교류협력이 목적이다. 북한의 도발 때마다 모든 관계를 동결시키게 된다면 교류나 통일은 더 험난해질 수 있다. 안보는 안보대로 하고, 한반도 평화와 민족적인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추진할 것은 입체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차기 대권도전설 부인 "도정에 올인"
5·24조치 해제 "소신 변하지 않아"

- 얼마 전 돌고래호 사고로 또 다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세월호 참사 후에도 달라진 것이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제주도는 해양사고가 발생할 개연성이 높은 지역이다. 어떤 해양안전대책들을 시행하고 있나? 개선해야 할 점은 없나?
▲ 제주는 우리 바다의 4분의1을 관할한다. 선박안전을 위해 전자장비와 소화설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10곳을 낚시 통제구역으로 지정해서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 낚시객 안전을 위해 영업시간과 운항횟수 제한 등의 조치도 하고 있는데, 기상이나 선박상황에 따라 운항통제를 보다 강화하고 안전불감증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도 필요하다.

- 한때 새누리당의 개혁을 이끌었던 소장파셨다. 하지만 현재 새누리당엔 청와대에 할 말을 하는 소장파가 사실상 실종된 모양새다. 어떻게 생각하나?
▲ 정권은 짧고 국민은 영원하다. 국민들 눈치만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다른 눈치 보지 말고 할 말은 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치신인들이 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정당이든 정부든 권력의 집중이 합리적으로 분산되는 구조부터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 원 지사께서는 손사래를 치시지만 언론에서는 지사님을 유력한 대권주자로 분류한다. 만약 대권을 잡는다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 말이 말을 낳는다. 분명한 것은 내후년 대선에 도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음 대선에 임하는 분들에게 바라는 점은 있다. 국가의 생존과 번영만을 생각해야 하고, 일과 소통이 합쳐진 제대로 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지금 제주가 큰 변화의 전기를 맞고 있다. 해마다 1만명 넘는 인구가 늘어나고, 제주에서 1달 살기, 1년 살기가 유행이다. 그만큼 제주가 기회의 땅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제주의 가치와 역동성이 대한민국을 변화시키는 역동성이 되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mi737@ilyosisa.co.kr> 

 

[원희룡 지사 프로필]

▲ 제34회 사법시험 합격
▲ 부산지방검찰청 검사
▲ 16~18대 한나라당 국회의원
▲ 한나라당 최고위원
▲ 한나라당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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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