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계파 청산' 선언한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구동존이(求同存異) 정신으로 협력의 정치하겠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이 계파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신당설이 끊이질 않고 있고 이종걸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표의 사무총장 인선 강행에 대한 항의로 한동안 당무를 거부하기도 했다. 문 대표와 이 원내대표의 심야 회동 이후 갈등은 일단 봉합되는 양상이지만 당내에선 '잠복기가 더 무섭다'는 뼈있는 말이 나왔다.

구동존이(求同存異 차이점을 인정하면서 같은 점을 추구함). 인터뷰 내내 이종걸 원내대표가 가장 강조했던 말이다. 3수 끝에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자리에 오른 이 원내대표는 취임 후 두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나름 눈부신 성과를 얻어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과제가 아직 남아 있다. 바로 고질적인 당내 계파갈등을 청산하는 일이다. 계파갈등은 선거 때마다 새정치연합의 발목을 잡았다. 때문에 이 원내대표가 강조한 것이 구동존이 정신이다. 각 계파 간 생각의 차이는 있지만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정권교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겠다는 구상이다.

과연 이 원내대표는 당내 계파갈등을 청산하고 내년 총선에서 새정치연합을 승리로 이끌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이 원내대표를 만나봤다. 다음은 이 원내대표와의 일문일답.

-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로 취임한 후 두 달가량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어떤 성과를 얻어내셨는지요?
▲ 우선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거듭된 합의파기에도 불구하고 수개월 동안 표류해왔던 공무원연금 개혁에 성공했습니다. 또한 세월호법 시행령 개정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냈고, 정부의 과도한 행정입법에 대한 제어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국회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킨 것도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 3수 끝에 원내대표에 선출된 만큼 임기 중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지금 국민들은 민생파탄, 양극화, 불확실한 미래 등으로 불행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제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된 만큼 제가 그동안 준비해왔던 처방들을 하나하나 실행해나가고자 합니다. 제 임기 중에 일자리 문제 등 중요한 몇 가지 문제들에 대해서는 반드시 새정치연합이 변화의 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당 안팎에서 민심이 우리 당에서 떠나가고 있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민심을 다시 붙잡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볼 생각입니다. 서민중심, 경제정당의 면모를 강화하고 당내에서 민주적인 소통과 단합이 이루어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습니다.

"정권교체 위해 분열 아닌 협력해야"
"개헌은 해야 하지만 속도조절 필요"


- 원내대표경선에 출마하면서 ‘선거에서 이기지 못하는 정당의 미래는 없다’며 ‘당을 살려내 총선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어떤 복안을 가지고 있습니까?
▲ 우리 당에는 지금 이기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여당과의 협상에서 우리 당 130명 의원들을 믿고 서민정당으로서 지켜야 할 원칙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얻은 크고 작은 성과들이 승리의 경험으로 쌓여서 총선 승리의 초석이 될 것으로 봅니다. 또 뚜렷한 전략적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굳건한 의지를 가질 때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메르스 사태로 정부와 여당의 무능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사태가 정리되면 정부에 어떤 방식의 개혁을 요구할 생각이십니까?
▲ 우선 메르스 사태가 정리되면 국정조사에 준하는 진상조사가 필요합니다. 정부의 잘못된 초동대응으로 국민들이 입은 피해가 막심합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국민들에게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합니다. 공공의료체계를 재점검하고, 특히 국가의 통제망까지 벗어나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재벌 대형병원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감염병 방역체계를 근본적으로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현재 방역당국이 금과옥조로 따르는 매뉴얼은 지난 참여정부 당시 사스 대응 매뉴얼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사스와 메르스는 감염 프로세스 자체가 다른데 너무나 허술한 대응입니다. 정부가 감염병 방역에 대한 아무런 대비가 안 되어 있다는 뜻이라 심각합니다.
 

- 최근 이 원내대표께서는 새정치연합의 보편적 복지 정책기조를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일각에서는 복지 정책기조를 과거로 회귀시키려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습니다.
▲ 보편적 복지의 원칙은 절대 포기할 수 없습니다. 보편적 복지에 대한 논쟁은 더 이상 무의미합니다. 하지만 보편적 복지라는 것은 보편적 인권이라는 점에서 복지를 말하는 것이지 모두가 다 똑같이 수혜를 받는 획일적인 복지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복지에 대한 고민은 재정에 대한 고민을 수반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실제 복지행정 실행과정에서는 우선순위의 문제가 대두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복지에 대해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뜻에서 정책기조를 재검토하겠다고 언급한 것일 뿐 복지 정책기조를 과거로 회귀시키려 하는 것은 아닙니다.

- 국회법 사태로 한때 의사일정이 모두 중단됐습니다. 새정치연합은 여당과 협상을 할 때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번번이 의사일정을 보이콧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여권에서는 새정치연합이 민생법안을 볼모로 잡고 ‘인질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 국회선진화법 이후에 국회 운영의 근본적인 프로세스가 바뀌었습니다. 선진화법 이전에는 다수당의 강압적인 운영과 소수당의 극단적 대응이 일상적인 국회의 풍경이었습니다. 국회선진화법은 새누리당과 박근혜 당시 당 대표가 주도해 만든 것입니다.

이 법을 통해 국회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게 됐습니다. 협상에서 각자의 의견과 요구를 주고받는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지 비판받을 일이 아닙니다.


- 신공안탄압저지대책위원장을 맡으셨습니다. 김한길, 문희상 의원이 수사를 받게 됐는데 이번 수사 역시 야당 탄압의 목적이 있다고 보십니까? 일각에선 그들을 옹호하기 보단 읍참마속의 자세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 박근혜정부 들어 검찰은 정치검찰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친박실세는 서면조사로 끝내고, 리스트에 이름도 오르지 않는 야당 전 대표는 소환조사를 하겠다는 것은 정상적인 수사행태가 아닙니다. 성완종 리스트 수사에서 실세들은 면죄부를 받고 성 전 회장의 측근들만 구속됐습니다. 전형적인 유권무죄, 무권유죄입니다. 우리는 이런 부실수사, 편파수사를 야당탄압으로 규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 박근혜정부가 곧 임기 반환점을 돌게 되는데 박근혜정부에 대해 평가한다면?
▲ 많은 기대 속에 출범한 정부인데, 실망한 국민들이 많습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60% 이상의 국민들이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국민들의 평가가 곧 저의 평가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야권이 수년째 선거마다 연전연패하고 있어 획기적인 혁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런데 혁신위의 활동이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 혁신위 활동이 아직 반환점도 돌지 않았습니다. 의욕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혁신위에 대해 벌써부터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내리는 것은 야박하다고 봅니다. 김상곤 위원장을 비롯한 혁신위원들께서 의욕적으로 활동하고 계신 만큼 좀 더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성완종 수사, 야당 탄압 분명한 사실"
"메르스 이후 재벌 대형병원 조사해야"

- 전임 우윤근 원내대표의 경우 개헌 문제에 상당히 적극적이었는데 이 원내대표께서 취임한 후엔 개헌 문제가 별로 이슈가 되고 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 개헌문제는 현재 정치권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이기 때문에 열어놓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속도조절이 필요합니다. 무조건 밀어붙여서는 안 됩니다. 개헌문제의 키는 현실적으로 대통령이 쥐고 있고 아직 논의가 성숙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런 상태로 개헌이 이뤄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은 아닙니다. 좀 더 두터운 논의가 필요합니다.

- 최재성 사무총장 임명 이후 한때 당무를 거부하셨습니다. 일각에선 아무런 결격사유가 없는 최 의원의 임명을 이 원내대표가 반대한 것은 사실상 ‘문재인 흔들기’라고 보고 있습니다. 
▲ 제가 당무를 거부했던 것은 사무총장을 비롯한 단순한 인선 문제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재보선 참패 이후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할 길이 제대로 모색되고 있느냐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있었습니다. 저는 문 대표와 제가 다르지만 구동존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무총장의 인선을 계기로 서로 차이를 극복할 수 없을 만큼 아주 다른 것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 됐던 것입니다. 그게 맞다면 빨리 방향 선회도 하고 고쳐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  

- 지난 2일 문 대표와의 회동 이후 당무에 복귀하기로 하셨습니다. 문 대표의 사무총장 인선 강행으로 불거졌던 갈등이 모두 봉합되었다고 봐도 됩니까?
▲ 이번 회동에서 일부 당직인선에 대해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에 대해 문 대표가 공감했습니다. 앞으로 당직인선을 포함해 모든 당무에 대해 깊은 소통을 통해 같이 공감하는 정치를 하기로 한 만큼 큰 진전이 있었다고 봅니다.

- 흔히 문재인 당대표는 친노로, 이 원내대표께선 비노로 분류됩니다. 때문에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계파 대리전을 벌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데.
▲ 저도 친노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에 나왔을 때 문 대표는 부산 선거대책위원장이셨고 저는 노 전 대통령의 수행실장이었습니다. 저는 당시 현역의원들 중에서 제일 먼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선언을 했고, 노 전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온몸으로 저항했던 사람입니다.

저는 문 대표가 잘 되어야만 우리 당이 잘된다고 생각합니다. 원내대표로서 당대표가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쓴 소리를 하는 것이지 계파대리전을 하고 있다는 지적은 말이 안 됩니다. 저는 문 대표의 비판적 지지세력입니다.

- 마지막으로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최근 당 안팎에서 최소 4개 그룹의 신당 창당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새정치연합의 분당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당 안팎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어떻게 대응할 생각입니까?
▲ 분열은 필패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신당 창당은 선언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너무나 많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신당이 만들어진다고 해도 성공하리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야권이 하나로 단결해서 현 집권세력을 심판하라는 것이 국민들의 뜻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대담=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이종걸 원내대표 프로필]



▲ 제30회 사법시험 합격
▲ 나라종합법률사무소 공동대표 변호사
▲ 제16~19대 국회의원
▲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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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 중독?’ 김건희 조언 그룹 대해부

‘무속 중독?’ 김건희 조언 그룹 대해부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김건희 여사의 ‘무속 중독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김 여사에게 공적 사안마다 조언해 주는 무속 인물 7~8명이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건진법사, 천공 등이 아닌 명리학자 류모씨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분위기다. 윤석열 캠프 출신 여권 인사들도 김 여사의 무속 중독 논란과 관련해 여러 차례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언했으나 컨트롤되지 않았다고 한다. 개인이 사주를 보거나 점을 보는 건 욕먹을 일이 아니다. 그러나 대통령의 부인이 공적 사안에 대해 무속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대통령실과 윤석열 캠프 출신 복수의 여권 인사들은 과거 김건희 여사의 무속 중독 논란에 대해 “설마 그럴 리가 있겠느냐”고 입을 모았다. 지금은 다르다. 터질 게 터졌다며 한숨부터 나오고 있다. 위기 상황 의지 지속 서울 강남구 광평로 한 빌딩서 H 학술원을 운영하는 류모 원장은 대구·경북 지역서 활동해 왔다. 대중 강연과 지역 일간지 기고, 언론사와 보수 유튜버 등에도 출연해 정치인들의 사주풀이 등으로 활발한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 안철수 대선후보 사퇴’ 등을 예측해 정치권에서는 나름 알려진 인물이다. 류 원장에게 먼저 연락을 취한 건 김 여사다. 류 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사주를 예측하면서 본인의 자택인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로 초대하게 된 것이다. 류 원장은 김 여사와 5번 이상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은 김 여사가 류 원장에게 자동으로 삭제되는 타이머가 설정된 텔레그램 채팅방을 통해 질문하면 이에 답해주는 형식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류 원장은 지난 2020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빚던 갈등에 대해 김 여사에게 “천운이 좋으니까 살아난다”고 답했고,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을 사퇴한 직후에 대선에 출마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당연히 나가야 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는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의 갈등에 대해서도 물었다. 김 여사가 이준석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하길래 ‘하극상을 벌일 사람’이지만 슬슬 달래서 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고 주장했다. 류 원장은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는 “지난해 12월에는 김 여사가 ‘저 감옥 가나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은둔하면 된다. 당신도 많이 깨달아야 한다. 제발 좀 나서지 마라. 위기인 것은 분명하나 아직 기운이 좋아 (감옥에)가지는 않는다고 충고했다”고 했다. 윤 당선 예측하자 아크로비스타로 류 초대 정치적 위기마다 5번 텔레그램 상담 진행 당시 김 여사에게는 악재가 잇따라 터졌다. 지난해 11월27일 <서울의소리> 보도를 통해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에게 명품백을 받는 영상이 공개됐고, 보름 뒤인 12월14일에는 <뉴스타파>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 김 여사가 직접 증권사 직원과 통화해 주문하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류 원장의 조언이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으나 실제로 김 여사는 이후 153일 동안 공식 활동을 자제했다. 류 원장은 “나 말고도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분야별로 7~8명 더 있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캠프 출신 한 여권 인사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일반 사람들이 강남이나 종로서 사주나 전생운을 보듯이 김 여사도 가볍게 보는 거라고 여겨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줄 알았다. 3년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며 “터질 게 터지고 있는 셈이다. 윤 대통령이 결정해야 할 일을 김 여사가 개입해 ‘누구한테 들었는데 그건 이렇게 해야 한다더라’라고 말하는 과정 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도 “대통령실 직원 이력서를 김 여사가 본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이력서를 봤다면 조처해야 하는 문제고 무당을 통해 그 이력서의 인물이 어떤지 평가한다는 풍문까지 있다”며 “영부인이 설마 인사에 개입했겠느냐며 넘겼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합리적 의심이 가시질 않는다”고 말했다. 류 원장 이전 무속 논란의 진앙지는 건진법사 전모씨라고 할 수 있다. 전씨는 윤석열 캠프 네트워크본부 고문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인물이다. 전씨의 딸은 지난 2013년부터 코바나컨텐츠 행사를 담당했고 2년 뒤 한 화장품회사의 대표를 역임했다. 중국 진출을 염두에 뒀던 이 회사는 한한령과 코로나19 등 상황 악화로 2017년을 전후로 사업을 철수했다. 미국유학생 출신인 전씨의 처남 김모씨는 네트워크본부 활동을 장악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았다. 본인과 가족이 함께 대선 캠프서 일한다는 것은 캠프 내 실세의 지시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무속의 진앙지 전씨의 무속 활동에는 산 채로 소가죽을 찢는 행사로 물의를 빚은 지난 2018년 수륙대제 및 국태민안 대동굿 등불교 축제가 있다. 이 행사에 대한 항의 게시물을 보면 대한불교종정협의회, 한국불교일광조계종과 함께 연민복지재단과 전씨의 딸이 대표로 있는 화장품 회사가 공동으로 행사를 주최했다. 전씨 외에도 김모 교수와 대통령실에 들어간 지인 자녀·친인척들이 차례차례 논란이 됐다. 황 회장 아들 황모씨(시민사회수석실 5급 행정관)에 이어 같은 지역 전기공사업자 우모씨의 아들(시민사회수석실 9급 행정요원, 현재 퇴사) 문제가 불거졌다. 여기에 윤 대통령 외가 쪽 6촌의 대통령실 근무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윤 대통령 외가 6촌으로 삼성 출신인 최모씨는 선대위 회계팀장을 지냈고 대통령 부속실 선임행정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씨의 제자로 지난 대선 당시 코바나컨텐츠에 상주하다 ‘김건희 목덜미 영상’으로 알려진 역술인 심모 박사는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가 폭로한 ‘김건희 녹취록’서 등장한다. 그는 이 기자와의 연락서 자신이 황씨라고 주장했다. 전씨는 대선 전 불거진 네트워크본부 논란으로 인해 축출됐다. 전씨는 서울 용산구의 한 모처서 지난 2022년 6월까지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들과 자주 소통해 왔으나 이후 강남서 늦은 저녁에만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 중 이른바 ‘MB 라인’으로 분류되는 정치권 관계자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낙원동 쪽에 MB 청와대 인사들이 사무실을 차렸다. 인수위 네트워크 본부 출신 40여명이 들어가 있을 때부터 알려진 얘기”라며 “김 여사와 연락이 끊기면서 ‘MB 라인’ 인사들과만 소통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류 원장 외에도… 김 여사와 전씨의 사이가 틀어진 이유는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의 읍소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YS계로 알려진 N씨가 전씨와 같이 활동하면서 이권과 인사청탁에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소위 ‘지라시’로 돈 데 이어 정치권에서는 전씨와 N씨의 불화설까지 들렸다. 윤석열 캠프 출신 한 인사는 “서울 한 건설사에서 마련한 땅 임대료를 두고 둘이 싸웠다. 특히 지방선거 시즌 강남구청장 선거서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한 인사가 두 사람을 믿고 경쟁하다가 제3자가 공천을 받았다는 뒷말이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전씨의 영향력이 가라앉자 ‘MB계’ 국민의힘 중진들이 N씨에게 줄을 섰다는 얘기는 2년 전에 언급됐다. 특히 그가 특정 지역 인맥을 활용해 경찰 인사에 개입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른바 ‘왕따’가 된 전씨는 지난해까지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이용해 세무조사나 인사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처럼 행세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전씨로부터 청탁을 받았단 고위 공직자의 이름까지 떠돌았다. 전씨가 고위 공무원을 상대로 한 중견기업 세무조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구체적인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윤석열 캠프 출신 여권 인사들은 전씨 외에도 김 여사에게 조언하는 무속인이 더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굿당의 당주이자 70대 할머니인 A씨가 그 주인공이다. 김 여사는 A씨로부터 자신과 어머니이자 윤 대통령의 장모인 최은순씨가 구속 위기에 있을 때 여러 차례 조언을 받았다고 한다. A씨는 약 10년 전부터 김 여사와 알고 지냈다. 소위 ‘무정 스님’으로 알려진 심모씨와도 밀접한 관계가 형성된 인물이다. 심씨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결혼을 주선한 장본인이며 윤 대통령에게 ‘검사’ 직업까지 지정해준 멘토였다. 원주 굿당 당주 ‘영빨’로 김 측근 관리? 측근 주장 대부분 이권 개입·청탁 의혹 연루 심씨가 세간의 주목을 받은 건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의 개인 일정표가 공개되면서다. 지난 2011년 8월 등이 포함된 일정표에 심씨는 ‘무정 스님’이란 호칭으로 여러 차례 등장했다.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는 “2년 전 캠프서 전씨 말고도 김 여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이권을 차지하려던 인물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때 A씨가 김 여사에게 ‘걔는 영빨이 부족해서 안 된다’며 여러 차례 물갈이를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인사도 “어머니인 최씨가 2021년 7월에 구속되기 전 김 여사가 명태균씨를 비롯한 A씨로부터 조언을 여러 번 구했다. 어떻게 하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등 상당히 많이 의지했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명씨가 최근까지 김 여사와 소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소위 ‘영빨’로 김 여사의 환심을 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 명씨의 지인은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녹취서 “지금 당선인(윤 대통령)이 아예, 진짜, 완전히 광화문 그쪽으로 (이전)할 모양인가 보네”라고 물었고 명씨는 “경호고 나발이고 내가 (김건희 여사에게)거기 가면 뒈진다 했는데, 본인 같으면 뒈진다 하면 가나”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당선 직후 청와대 이전을 위한 대통령 집무실 후보로 광화문 정부청사를 거론한 바 있는데, 명씨 본인이 김 여사에게 대통령 집무실을 다른 곳으로 옮기라고 조언했다는 주장이다. 명씨는 지인과의 대화서 김 여사에게 ‘무속적인 조언’을 했다고 밝히기도 한다. 명씨는 “내가(김 여사에게) 뭐라 했는지 알아요”라며 “본인이 영부인 사주가 들어앉았고, 그 밑에 대통령 사주가 안 들어왔는데”라고 했다. 명씨는 “내가 3월9일이라서 당선된다고 그랬다. 꽃 피기 전에는 윤석열이가 당선이(되고), 피면 이재명이를 이길 수가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감으로 승부수? 명씨는 또 “내가 이랬잖아. 그 청와대 뒷산에, 백악산(북악산)은 좌로 대가리가 꺾여있고, 북한산은 오른쪽으로 꺾여있다니까”라며 청와대 기운이 좋지 않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해당 대화서 명씨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광화문 사무실 15층서 청와대를 봤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