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계파 청산' 선언한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구동존이(求同存異) 정신으로 협력의 정치하겠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이 계파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신당설이 끊이질 않고 있고 이종걸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표의 사무총장 인선 강행에 대한 항의로 한동안 당무를 거부하기도 했다. 문 대표와 이 원내대표의 심야 회동 이후 갈등은 일단 봉합되는 양상이지만 당내에선 '잠복기가 더 무섭다'는 뼈있는 말이 나왔다.

구동존이(求同存異 차이점을 인정하면서 같은 점을 추구함). 인터뷰 내내 이종걸 원내대표가 가장 강조했던 말이다. 3수 끝에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자리에 오른 이 원내대표는 취임 후 두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나름 눈부신 성과를 얻어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과제가 아직 남아 있다. 바로 고질적인 당내 계파갈등을 청산하는 일이다. 계파갈등은 선거 때마다 새정치연합의 발목을 잡았다. 때문에 이 원내대표가 강조한 것이 구동존이 정신이다. 각 계파 간 생각의 차이는 있지만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정권교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겠다는 구상이다.

과연 이 원내대표는 당내 계파갈등을 청산하고 내년 총선에서 새정치연합을 승리로 이끌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이 원내대표를 만나봤다. 다음은 이 원내대표와의 일문일답.

-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로 취임한 후 두 달가량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어떤 성과를 얻어내셨는지요?
▲ 우선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거듭된 합의파기에도 불구하고 수개월 동안 표류해왔던 공무원연금 개혁에 성공했습니다. 또한 세월호법 시행령 개정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냈고, 정부의 과도한 행정입법에 대한 제어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국회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킨 것도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 3수 끝에 원내대표에 선출된 만큼 임기 중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지금 국민들은 민생파탄, 양극화, 불확실한 미래 등으로 불행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제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된 만큼 제가 그동안 준비해왔던 처방들을 하나하나 실행해나가고자 합니다. 제 임기 중에 일자리 문제 등 중요한 몇 가지 문제들에 대해서는 반드시 새정치연합이 변화의 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당 안팎에서 민심이 우리 당에서 떠나가고 있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민심을 다시 붙잡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볼 생각입니다. 서민중심, 경제정당의 면모를 강화하고 당내에서 민주적인 소통과 단합이 이루어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습니다.

"정권교체 위해 분열 아닌 협력해야"
"개헌은 해야 하지만 속도조절 필요"


- 원내대표경선에 출마하면서 ‘선거에서 이기지 못하는 정당의 미래는 없다’며 ‘당을 살려내 총선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어떤 복안을 가지고 있습니까?
▲ 우리 당에는 지금 이기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여당과의 협상에서 우리 당 130명 의원들을 믿고 서민정당으로서 지켜야 할 원칙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얻은 크고 작은 성과들이 승리의 경험으로 쌓여서 총선 승리의 초석이 될 것으로 봅니다. 또 뚜렷한 전략적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굳건한 의지를 가질 때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메르스 사태로 정부와 여당의 무능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사태가 정리되면 정부에 어떤 방식의 개혁을 요구할 생각이십니까?
▲ 우선 메르스 사태가 정리되면 국정조사에 준하는 진상조사가 필요합니다. 정부의 잘못된 초동대응으로 국민들이 입은 피해가 막심합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국민들에게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합니다. 공공의료체계를 재점검하고, 특히 국가의 통제망까지 벗어나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재벌 대형병원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감염병 방역체계를 근본적으로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현재 방역당국이 금과옥조로 따르는 매뉴얼은 지난 참여정부 당시 사스 대응 매뉴얼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사스와 메르스는 감염 프로세스 자체가 다른데 너무나 허술한 대응입니다. 정부가 감염병 방역에 대한 아무런 대비가 안 되어 있다는 뜻이라 심각합니다.
 

- 최근 이 원내대표께서는 새정치연합의 보편적 복지 정책기조를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일각에서는 복지 정책기조를 과거로 회귀시키려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습니다.
▲ 보편적 복지의 원칙은 절대 포기할 수 없습니다. 보편적 복지에 대한 논쟁은 더 이상 무의미합니다. 하지만 보편적 복지라는 것은 보편적 인권이라는 점에서 복지를 말하는 것이지 모두가 다 똑같이 수혜를 받는 획일적인 복지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복지에 대한 고민은 재정에 대한 고민을 수반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실제 복지행정 실행과정에서는 우선순위의 문제가 대두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복지에 대해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뜻에서 정책기조를 재검토하겠다고 언급한 것일 뿐 복지 정책기조를 과거로 회귀시키려 하는 것은 아닙니다.

- 국회법 사태로 한때 의사일정이 모두 중단됐습니다. 새정치연합은 여당과 협상을 할 때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번번이 의사일정을 보이콧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여권에서는 새정치연합이 민생법안을 볼모로 잡고 ‘인질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 국회선진화법 이후에 국회 운영의 근본적인 프로세스가 바뀌었습니다. 선진화법 이전에는 다수당의 강압적인 운영과 소수당의 극단적 대응이 일상적인 국회의 풍경이었습니다. 국회선진화법은 새누리당과 박근혜 당시 당 대표가 주도해 만든 것입니다.

이 법을 통해 국회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게 됐습니다. 협상에서 각자의 의견과 요구를 주고받는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지 비판받을 일이 아닙니다.


- 신공안탄압저지대책위원장을 맡으셨습니다. 김한길, 문희상 의원이 수사를 받게 됐는데 이번 수사 역시 야당 탄압의 목적이 있다고 보십니까? 일각에선 그들을 옹호하기 보단 읍참마속의 자세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 박근혜정부 들어 검찰은 정치검찰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친박실세는 서면조사로 끝내고, 리스트에 이름도 오르지 않는 야당 전 대표는 소환조사를 하겠다는 것은 정상적인 수사행태가 아닙니다. 성완종 리스트 수사에서 실세들은 면죄부를 받고 성 전 회장의 측근들만 구속됐습니다. 전형적인 유권무죄, 무권유죄입니다. 우리는 이런 부실수사, 편파수사를 야당탄압으로 규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 박근혜정부가 곧 임기 반환점을 돌게 되는데 박근혜정부에 대해 평가한다면?
▲ 많은 기대 속에 출범한 정부인데, 실망한 국민들이 많습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60% 이상의 국민들이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국민들의 평가가 곧 저의 평가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야권이 수년째 선거마다 연전연패하고 있어 획기적인 혁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런데 혁신위의 활동이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 혁신위 활동이 아직 반환점도 돌지 않았습니다. 의욕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혁신위에 대해 벌써부터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내리는 것은 야박하다고 봅니다. 김상곤 위원장을 비롯한 혁신위원들께서 의욕적으로 활동하고 계신 만큼 좀 더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성완종 수사, 야당 탄압 분명한 사실"
"메르스 이후 재벌 대형병원 조사해야"

- 전임 우윤근 원내대표의 경우 개헌 문제에 상당히 적극적이었는데 이 원내대표께서 취임한 후엔 개헌 문제가 별로 이슈가 되고 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 개헌문제는 현재 정치권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이기 때문에 열어놓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속도조절이 필요합니다. 무조건 밀어붙여서는 안 됩니다. 개헌문제의 키는 현실적으로 대통령이 쥐고 있고 아직 논의가 성숙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런 상태로 개헌이 이뤄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은 아닙니다. 좀 더 두터운 논의가 필요합니다.

- 최재성 사무총장 임명 이후 한때 당무를 거부하셨습니다. 일각에선 아무런 결격사유가 없는 최 의원의 임명을 이 원내대표가 반대한 것은 사실상 ‘문재인 흔들기’라고 보고 있습니다. 
▲ 제가 당무를 거부했던 것은 사무총장을 비롯한 단순한 인선 문제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재보선 참패 이후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할 길이 제대로 모색되고 있느냐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있었습니다. 저는 문 대표와 제가 다르지만 구동존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무총장의 인선을 계기로 서로 차이를 극복할 수 없을 만큼 아주 다른 것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 됐던 것입니다. 그게 맞다면 빨리 방향 선회도 하고 고쳐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  

- 지난 2일 문 대표와의 회동 이후 당무에 복귀하기로 하셨습니다. 문 대표의 사무총장 인선 강행으로 불거졌던 갈등이 모두 봉합되었다고 봐도 됩니까?
▲ 이번 회동에서 일부 당직인선에 대해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에 대해 문 대표가 공감했습니다. 앞으로 당직인선을 포함해 모든 당무에 대해 깊은 소통을 통해 같이 공감하는 정치를 하기로 한 만큼 큰 진전이 있었다고 봅니다.

- 흔히 문재인 당대표는 친노로, 이 원내대표께선 비노로 분류됩니다. 때문에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계파 대리전을 벌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데.
▲ 저도 친노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에 나왔을 때 문 대표는 부산 선거대책위원장이셨고 저는 노 전 대통령의 수행실장이었습니다. 저는 당시 현역의원들 중에서 제일 먼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선언을 했고, 노 전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온몸으로 저항했던 사람입니다.

저는 문 대표가 잘 되어야만 우리 당이 잘된다고 생각합니다. 원내대표로서 당대표가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쓴 소리를 하는 것이지 계파대리전을 하고 있다는 지적은 말이 안 됩니다. 저는 문 대표의 비판적 지지세력입니다.

- 마지막으로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최근 당 안팎에서 최소 4개 그룹의 신당 창당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새정치연합의 분당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당 안팎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어떻게 대응할 생각입니까?
▲ 분열은 필패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신당 창당은 선언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너무나 많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신당이 만들어진다고 해도 성공하리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야권이 하나로 단결해서 현 집권세력을 심판하라는 것이 국민들의 뜻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대담=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이종걸 원내대표 프로필]



▲ 제30회 사법시험 합격
▲ 나라종합법률사무소 공동대표 변호사
▲ 제16~19대 국회의원
▲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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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