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새정치민주연합 전국당원연대 박명현 대표

"문재인 사퇴 거부하면 집단 탈당 불사"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 당사 앞에서는 벌써 며칠째 평당원 수십명이 모여 시위를 하고 있다. 이들이 요구하고 있는 것은 문재인 대표의 사퇴. 지난달 26일에는 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삭발식까지 가졌다. 이들은 왜 취임한 지 고작 4개월 된 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것일까? 이번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새정치연합 전국당원연대 박명현 대표를 만나봤다.

4·29재보선 참패 이후 시작된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의 내홍이 극에 달하고 있다. 급기야 새정치연합 전국평당원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회원들은 지난달 26일 문재인 지도부의 총사퇴를 촉구하며 삭발시위까지 벌였다.

이들은 문재인 대표의 사퇴 없이는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 연전연패 할 수밖에 없다며 문 대표가 자진 사퇴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문 대표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에는 집단 탈당을 감행하고 신당 창당 작업에 나서겠다는 경고도 했다. 이들은 왜 고작 4개월 된 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것일까?
다음은 이번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새정치연합 전국당원연대 박명현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 문재인 지도부의 총사퇴를 촉구하며 삭발식을 하고 철야 집회 중이다. 집회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 문재인 대표를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한다. 하지만 문 대표가 사퇴하지 않으면 새정치연합은 부활할 수가 없다. 문 대표가 지난 전당대회에서 이기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런데 지난 4월 재보선에서 4:0으로 졌다. 야권의 심장인 광주에서도 거의 더블스코어 차이로 졌다. 그런데 책임을 안 지려고 한다.

작년에 치러진 7월 재보선에서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11:4로 졌지만 책임지고 사퇴했다. 친노들이 당시 김한길, 안철수 물러나라고 얼마나 아우성을 쳤나? 문 대표는 훌륭한 분이니까 차기 대권을 준비하는데 전념하고 당대표는 차기 총선 준비에만 전념할 수 있는 인물이 맡아야 한다.

- 4.29재보선은 문 대표가 취임한 후 고작 3개월도 되지 않아 치러진 선거다. 사퇴요구는 심한 것 아닌가?
▲ 저는 한의사다. 그런데 환자를 진료하면서 작은 병원에서 고칠 수 없는 환자는 빨리 큰 병원으로 보내야 한다. 그래야 병이 더 악화되지 않는다. 문 대표가 이번 선거에서 결정적으로 잘못한 것은 없다. 하지만 정치력의 한계를 보였다. 문 대표는 정치경력이 너무 짧다.

정치 안하겠다는 사람을 주위에서 떠밀어 대권주자로 만들고 당대표로 만들었다. 그런 사람이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겠나? 능력 밖의 일이라면 빨리 포기하고 적임자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


- 이번 시위를 향후 총선 등을 염두에 둔 지분싸움이나 계파싸움으로 평가절하하는 사람들도 많다.
▲ 저는 계파나 지분 이런 거 잘 모른다. 당을 사랑하는 당원으로서 당이 친노와 비노로 갈려 지금과 같은 추태를 국민들에게 보여주면 안 된다고 생각해 시위에 나선 것이다. 현재 새정치연합의 모든 분란의 씨앗은 문재인 대표에게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문 대표가 용단을 내려주길 바라는 것이다.
 

- 집회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이며 인원은 얼마나 되나?
▲ 평당원 200명 정도가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집회 현장에 잠깐 들려서 응원해주고 가거나  탄원서에 서명해주고 하는 당원들까지 합하면 700명도 넘을 것이다. 이들은 모두 새정치연합 평당원들이고 정치적 목적을 위해 움직이는 사람들이 아니다. 다 평범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 문재인 대표가 최근 김상곤 혁신위원장을 선임하고 당 혁신 작업에 나섰다. 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기 전에 혁신 작업을 일단 지켜봐야 하는 것 아닌가?
▲ 새정치연합이 선거에서 패배할 때마다 혁신위를 만들고 혁신안을 쏟아냈다. 나도 조경태 혁신위원장 시절 혁신위에 참여하기도 했다. 혁신안을 따로 만들 필요도 없다. 혁신안은 지금도 새정치연합 창고에 산더미처럼 쌓여있을 것이다. 문제는 혁신안을 어떻게 실천하느냐는 것이다.

어떤 혁신안을 만드느냐 보다 추진력이 더 중요하다. 그런데 김상곤 위원장은 교육감을 지냈을 뿐 정치경험도 전혀 없는 분 아닌가? 전권을 주는 것도 아니고 당무위원회나 최고위원회에서 기각해버리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구조로 만들어 놨다. 그리고 진짜 혁신안을 내놓는다고 해도 아마 친노가 먼저 반대할 것이다. 이런 혁신위는 시간만 낭비하는 것이다. 그렇게 내년 총선까지 시간 낭비하면 참패할 수밖에 없다. 빨리 문 대표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

"문재인은 정치초보, 총선 지휘는 능력 밖"
"친노 패권주의에 눈물 흘린 사람 많아"
"김상곤 혁신안, 친노가 먼저 반대할 것"

- 문 대표가 사퇴한다고 해도 대안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문 대표가 사퇴하며 오히려 고정지지층마저 새정치연합을 외면할 가능성도 있다.
▲ 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이다. 사무실에 노 전 대통령의 사진까지 걸어놨다. 그런데 친노라는 사람들은 노무현 정신을 욕되게 하고 있다. 친노라는 사람들은 다 운동권 내지는 강경파다. 그런 사람들이 권력 맛을 보니까 놓기가 싫은 거다.

그래서 다른 계파 사람들을 발로 차버리고 자기들끼리 리그를 하려고 한다. 친노고 비노고 야권이 다 힘을 합쳐야 이길 수 있는 데 친노가 주도하는 시스템 하에서는 절대 내년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 문 대표가 사퇴하면 일부 고정지지층들이 새정치연합을 외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 대표가 계속 당권을 잡고 가면 더 많은 중도층이 새정치연합을 외면하게 될 것이다.
 

- 비노진영에서 친노 패권주의를 계속 지적한다. 그러나 문 대표는 실체도 없는 ‘친노’라는 프레임으로 정치공세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 저도 친노 패권주의의 희생자다. 지난 총선에 출마했었는데 경선을 치르기 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제가 1등을 했다. 제가 출마한 지역은 경선지역으로 분류돼 경선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당에서 제가 출마한 지역에 전략공천을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친노후보가 공천됐다. 이런 식으로 지난 총선 때 친노 패권주의에 눈물 흘린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 임시 전당대회를 열자는 주장도 했다. 그렇다면 문 대표를 대신해 누가 차기 당대표가 되어야 한다고 보나?
▲ 우리 당에 정책, 조직 등에 통달한 훌륭한 사람들이 많다. 일단 비상대책위원장을 외부에서 영입한 후 비상대책위 체제로 총선을 치르고 총선 이후에 전당대회를 하자는 것이 우리의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정대철 상임고문이라던가 원로인사나 당 외부인사를 영입하면 된다.

- 현재로선 문 대표가 스스로 사퇴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끝까지 사퇴를 거부할 경우 어떤 방안을 생각해두고 있나?
▲ 집회에 참여했던 평당원들이 집단탈당을 할 수도 있다. 문 대표가 사퇴하지 않으면 우리 당은 분당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신당 창당 작업에 힘을 쏟고 신당에 참여할 것이다.

- 문재인 지도부와 타협할 방안은 없나? 문 대표에게 요구하고 싶은 것은?
▲ 문 대표 비서실에서 두 번이나 나를 찾아왔다. 문 대표가 만나자고 했다더라. 나는 문 대표를 얼마든지 만날 수는 있지만 만난다고 해서 내 생각이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표의 사퇴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 그랬더니 이후에 연락이 없었다. 아무리 설득해도 내 생각을 바꿀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설득하려는 노력조차 안 하는 걸 보고 문 대표는 정말 희망이 없다는 확신이 들었다. 문 대표는 뭔가 바꾸려는 의지도 없는 사람이다.

- 새정치연합을 살리기 위해 향후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나?
▲ 공천제도 개혁, 인재 영입 등 할 일이 많다. 그런데 문 대표가 사퇴하기 전에는 백약이 무효하다. 문 대표가 재보선에서 참패하고 광주에 찾아갔을 때 광주시민들이 공항에서 문 대표 반대 시위를 하니까 신변보호 요청을 하고 뒷문으로 몰래 빠져나갔다. 나 같으면 그 앞에서 무릎 꿇고 사죄라도 하든지 정면으로 돌파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광주 사람들이 박수를 쳤을 거다. 당 지지율도 물론 올랐을 거다. 그것만으로도 문 대표가 정치적으로 얼마나 미숙한지 알 수 있다. 문 대표는 초선의원이고 대통령 비서실장 한 것 외에는 정치경험도 없다. 정치만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며 원래부터 정치를 안 하겠다고 했던 분이다. 그런 당대표가 이끄는데 어떻게 선거에서 승리하겠나?

 

<mi737@ilyosisa.co.kr>


[박명현 대표 프로필]

▲ 엠퍼러스대학 한의학 교수
▲ 대통합민주신당 재외교포위원장
▲ 2007~2008대통합민주신당 용산구 지역위원장
▲ 2008~2010민주당 재외동포위원장
▲ 민주통합당 해외동포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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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