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설 밥상머리 화두

주식, 부동산, 지방선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예전의 명절 분위기는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온 가족이 모여 앉아 차례를 지내고 떡국을 먹는 설 풍경은 많이 사라졌다. 그럼에도 명절 연휴는 이슈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간이다. 이번 설날 밥상에는 어떤 화두가 올라갈까?

그야말로 ‘다이내믹 코리아’다. 주식시장은 활활 타고 부동산시장에는 찬물이 끼얹어졌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정치인들은 연이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연예인 관련 논란도 쉬지 않고 쏟아진다. 온 가족이 모이는 설 명절 연휴 동안 돌아갈 ‘말 공장’의 재료들이다.

예전보다
덜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코스피 5000’ 시대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세울 때까지만 해도 시장은 반신반의했다. 부동산에 몰려 있는 돈을 주식시장으로 끌고 오겠다는 취지였으나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주가는 ‘박스권’에 갇혀 있었다. 무엇보다 12·3 비상계엄으로 주식시장이 대폭락을 경험한 이후였다.

그동안 코스피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저평가를 받아왔다. 일단 우리나라 국민부터가 ‘국장’을 믿지 못하고 ‘미장(미국 주식시장)’에 눈을 돌렸다. 엔비디아, 테슬라 등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가 늘었다.

지수가 우상향하는 미국 주식시장이 박스권에서 맴도는 국내 주식시장과 비교해 매력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재명정부 출범 8개월여 만인 지난달 22일 코스피 지수가 5000을 돌파했다. 1980년 코스피 지수 산출 이후 46년 만에 세운 기록이다. 지난해 10월27일 종가 기준 처음으로 4000선을 넘어선 후 약 2달 반 만에 또 다른 이정표를 세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가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실제 시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일각에서는 ‘빚투(빚내서 투자)’ 위험을 경고할 정도로 주식시장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신용공여잔고는 30조473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11.7% 증가한 수치다. 코스피 시장에 20조982억원, 코스닥 시장에 10조3749억원이 각각 몰렸다.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포모(FOMO, 소외에 대한 두려움) 심리가 확산하며 레버리지를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투자 수요가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코스피 5000·다주택자 겨냥
광역단체장 너도나도 출사표

주식시장이 외부 악재에도 지수를 말아 올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당분간 더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코스피 기본 시나리오 목표치를 6000, 강세장 시나리오 목표치를 7500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38.41포인트 오른 5288.08에 마감했다. 지난달 30일 기록했던 종가 기준 최고치(5224.36)를 넘어선 수치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으로 케빈 워시를 지명하면서 이른바 ‘워시 쇼크’가 일어났다. 시장이 불확실성에 반응해 주가가 폭락했다. 코스피도 5% 폭락으로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했다. 하지만 다음 날 선물 가격 급등에 따른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여기에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더해졌다. 주식시장이 ‘불장’으로 변하기 전 우리나라 국민의 자산은 부동산에 집중됐다. 앞서 모든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각종 정책을 내놨지만 서울과 수도권의 호가는 우상향했다. 갖고 있기만 하면 언젠가 분명히 오른다는 시그널이 시장을 지배했다.

벼락거지에 대한 공포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부동산 매입으로 이어졌다. 공급은 부족한 상황에서 수요가 몰리다 보니 집값은 더더욱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 같은 상황에 이 대통령이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양도세 중과 추가 유예를 검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SNS에 밝힌 이후 연일 관련 내용을 올리며 부동산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활활 타는
불장에…

지난달 31일에는 “망국적 부동산 정상화는 불가능할 것 같으냐”며 “표 계산 없이 국민을 믿고 비난을 감수만 하면 될 일”이라고 했다. 또 부동산 정상화를 코스피 5000과 경기도지사 시절 ‘계곡 정비’와 비교해 “훨씬 쉽고 더 중요한 일”이라며 “집값 안정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성공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이 자신의 발언을 비판하자 “언어의 맥락과 의미를 이해 못하나”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정부 정책에 부당하게 저항해서 곱버스처럼 손해 보지 말고 다주택자는 오는 5월9일까지 양도세 중과를 면제하는 마지막 기회를 활용해 감세 혜택을 누리며 이번 기회에 파시라는 말을 축약해서 ‘집값 잡는 것이 계곡 정비나 주가 5000 달성보다 쉽다’고 했더니 말 배우는 유치원생처럼 이 말을 제대로 못 알아듣는 분이 있다”고 응수했다.

이번 달 들어서도 다주택자를 겨냥한 이 대통령의 SNS가 불을 뿜었다. 언론이 다룬 다주택자 관련 보도를 인용하며 비판하는 식이었다. 지난 1일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가 부동산시장에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언급하며 “부동산 투기 때문에 나라가 망하는 걸 보고도 왜 투기 편을 들까”라고 적었다.

2일에는 ‘개포 4억 낮춘 급매 나와…“좀 더 지켜보자” 거래는 아직’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고 정책을 비판한 국민의힘을 향해 “망국적 부동산 투기 옹호도, 시대착오적 종북몰이도 이제 그만하는 게 어떠하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다음 날인 3일에도 “엄중한 내란조차 극복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위대한 대한민국인데 이 명백한 부조리 부동산 투기 하나 못 잡겠나”라며 “협박, 엄포가 아니라 모두를 위해 필요하고 유용한 일이어서 권고드리는데 이번이 마지막 탈출 기회”라고 경고했다.

메달 가능성
겨울 올림픽

지난 4일에도 “부동산 투자, 투기하며 ‘또 연장하겠지’라는 부당한 기대를 가진 다주택자보다 집값 폭등에 고통받는 국민이 더 배려받아야 한다”고 SNS를 올렸다.

이날 이 대통령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 세입자가 거주 중인 다주택자는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일인 오는 5월9일까지 처분하기 어렵다고 지적한 언론사 사설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이미 4년 전부터 매년 종료가 예정됐던 것인데 대비하지 않은 다주택자 책임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이 연일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SNS를 올리고 주식시장이 불을 뿜고 있어 국민의 관심은 쉽게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돈과 관련된 이슈는 언제나 이야깃거리였던 만큼 이번 설 명절에도 화두가 될 전망이다. 특히 20~30대 취업 시장, 자영업 침체 등 실물 경제 상황과 맞물려 많은 이야기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연예인, 스포츠 관련 이슈는 꾸준히 입길에 오른다. 최근에는 연예인 탈세 의혹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연말정산 시즌과 맞물려 대중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차은우의 사례는 국세청에서 추징한 금액이 200억원대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대중의 분노가 커졌다. 200억원대 추징금은 연예인 가운데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전보다 관심도는 떨어졌지만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이 설 연휴와 맞물려 있다. 남자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차준환이 우리나라 선수단 개막식 기수를 맡았다. 최민정, 김길리 선수 등이 출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쇼트트랙 경기도 볼거리다. 스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선수 최가온은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지구촌 축제 동계올림픽
연예인 관련 이슈 관심↑

캐나다의 스포츠 정보 분석업체 쇼어부 스포츠 애널리틱스는 우리나라가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해 메달 순위(금메달 기준) 14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쇼트트랙 1500m, 여자 계주 3000m 등에서 우승 가능성이 점쳐진다. 봅슬레이, 여자 컬링도 메달 가능성을 노리고 있다.

오는 6월3일에 있을 지방선거도 관심사다.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리는 대형선거인 만큼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압승으로 이정부의 국정 동력에 부스터를 달겠다는 생각이고,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 지면 ‘보수 궤멸’이라는 심정으로 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언급하면서 정치권이 들썩였다. 민주당 당원 사이에 찬성과 반대 의견이 갈리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지방선거 전에 합당이 이뤄질 경우, 다음에는 후보를 내는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합당 이슈는 지방선거가 치러지기 전까지 정치권 이슈를 빨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지방선거는 국회의원 선거보다 국민 생활과 밀착돼있다. 300명을 뽑는 총선과 달리 구·시의원 등 기초의원부터 시·도지사 광역단체장, 교육감까지 4000여명에 가까운 일꾼을 뽑는다. 후보 공천을 두고 물밑에서 치열하게 수싸움이 벌어질 시기다.

지방선거의 가장 큰 관심사는 17개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광역단체장이다. 일부 정치인은 이미 출사표를 던졌다. 민주당은 김영배·박홍근·박주민·서영교·전현희 의원 등 현역에서 벌써 5명이 출마를 선언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으로 인지도를 높인 정원오 성동구청장도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4개월 남은
여야 전쟁

서울 외 지역도 출마 후보군이 추려지고 있다. 청와대 참모들의 출마 선언과 함께 교통정리도 진행 중이다. 전남과 광주, 대구와 경북, 대전과 충남 등 통합론도 밥상에 오를 주요 소재 중 하나다. 통합을 진행하는 쪽에서는 지방선거 전에 마무리 짓고 통합 단체장을 뽑는 구상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간 통합인 만큼 이 역시 진통이 예상된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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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