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설 밥상머리 화두

주식, 부동산, 지방선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예전의 명절 분위기는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온 가족이 모여 앉아 차례를 지내고 떡국을 먹는 설 풍경은 많이 사라졌다. 그럼에도 명절 연휴는 이슈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간이다. 이번 설날 밥상에는 어떤 화두가 올라갈까?

그야말로 ‘다이내믹 코리아’다. 주식시장은 활활 타고 부동산시장에는 찬물이 끼얹어졌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정치인들은 연이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연예인 관련 논란도 쉬지 않고 쏟아진다. 온 가족이 모이는 설 명절 연휴 동안 돌아갈 ‘말 공장’의 재료들이다.

예전보다
덜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코스피 5000’ 시대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세울 때까지만 해도 시장은 반신반의했다. 부동산에 몰려 있는 돈을 주식시장으로 끌고 오겠다는 취지였으나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주가는 ‘박스권’에 갇혀 있었다. 무엇보다 12·3 비상계엄으로 주식시장이 대폭락을 경험한 이후였다.

그동안 코스피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저평가를 받아왔다. 일단 우리나라 국민부터가 ‘국장’을 믿지 못하고 ‘미장(미국 주식시장)’에 눈을 돌렸다. 엔비디아, 테슬라 등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가 늘었다.

지수가 우상향하는 미국 주식시장이 박스권에서 맴도는 국내 주식시장과 비교해 매력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재명정부 출범 8개월여 만인 지난달 22일 코스피 지수가 5000을 돌파했다. 1980년 코스피 지수 산출 이후 46년 만에 세운 기록이다. 지난해 10월27일 종가 기준 처음으로 4000선을 넘어선 후 약 2달 반 만에 또 다른 이정표를 세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가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실제 시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일각에서는 ‘빚투(빚내서 투자)’ 위험을 경고할 정도로 주식시장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신용공여잔고는 30조473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11.7% 증가한 수치다. 코스피 시장에 20조982억원, 코스닥 시장에 10조3749억원이 각각 몰렸다.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포모(FOMO, 소외에 대한 두려움) 심리가 확산하며 레버리지를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투자 수요가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코스피 5000·다주택자 겨냥
광역단체장 너도나도 출사표

주식시장이 외부 악재에도 지수를 말아 올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당분간 더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코스피 기본 시나리오 목표치를 6000, 강세장 시나리오 목표치를 7500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38.41포인트 오른 5288.08에 마감했다. 지난달 30일 기록했던 종가 기준 최고치(5224.36)를 넘어선 수치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으로 케빈 워시를 지명하면서 이른바 ‘워시 쇼크’가 일어났다. 시장이 불확실성에 반응해 주가가 폭락했다. 코스피도 5% 폭락으로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했다. 하지만 다음 날 선물 가격 급등에 따른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여기에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더해졌다. 주식시장이 ‘불장’으로 변하기 전 우리나라 국민의 자산은 부동산에 집중됐다. 앞서 모든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각종 정책을 내놨지만 서울과 수도권의 호가는 우상향했다. 갖고 있기만 하면 언젠가 분명히 오른다는 시그널이 시장을 지배했다.

벼락거지에 대한 공포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부동산 매입으로 이어졌다. 공급은 부족한 상황에서 수요가 몰리다 보니 집값은 더더욱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 같은 상황에 이 대통령이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양도세 중과 추가 유예를 검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SNS에 밝힌 이후 연일 관련 내용을 올리며 부동산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활활 타는
불장에…

지난달 31일에는 “망국적 부동산 정상화는 불가능할 것 같으냐”며 “표 계산 없이 국민을 믿고 비난을 감수만 하면 될 일”이라고 했다. 또 부동산 정상화를 코스피 5000과 경기도지사 시절 ‘계곡 정비’와 비교해 “훨씬 쉽고 더 중요한 일”이라며 “집값 안정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성공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이 자신의 발언을 비판하자 “언어의 맥락과 의미를 이해 못하나”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정부 정책에 부당하게 저항해서 곱버스처럼 손해 보지 말고 다주택자는 오는 5월9일까지 양도세 중과를 면제하는 마지막 기회를 활용해 감세 혜택을 누리며 이번 기회에 파시라는 말을 축약해서 ‘집값 잡는 것이 계곡 정비나 주가 5000 달성보다 쉽다’고 했더니 말 배우는 유치원생처럼 이 말을 제대로 못 알아듣는 분이 있다”고 응수했다.

이번 달 들어서도 다주택자를 겨냥한 이 대통령의 SNS가 불을 뿜었다. 언론이 다룬 다주택자 관련 보도를 인용하며 비판하는 식이었다. 지난 1일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가 부동산시장에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언급하며 “부동산 투기 때문에 나라가 망하는 걸 보고도 왜 투기 편을 들까”라고 적었다.

2일에는 ‘개포 4억 낮춘 급매 나와…“좀 더 지켜보자” 거래는 아직’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고 정책을 비판한 국민의힘을 향해 “망국적 부동산 투기 옹호도, 시대착오적 종북몰이도 이제 그만하는 게 어떠하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다음 날인 3일에도 “엄중한 내란조차 극복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위대한 대한민국인데 이 명백한 부조리 부동산 투기 하나 못 잡겠나”라며 “협박, 엄포가 아니라 모두를 위해 필요하고 유용한 일이어서 권고드리는데 이번이 마지막 탈출 기회”라고 경고했다.

메달 가능성
겨울 올림픽

지난 4일에도 “부동산 투자, 투기하며 ‘또 연장하겠지’라는 부당한 기대를 가진 다주택자보다 집값 폭등에 고통받는 국민이 더 배려받아야 한다”고 SNS를 올렸다.

이날 이 대통령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 세입자가 거주 중인 다주택자는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일인 오는 5월9일까지 처분하기 어렵다고 지적한 언론사 사설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이미 4년 전부터 매년 종료가 예정됐던 것인데 대비하지 않은 다주택자 책임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이 연일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SNS를 올리고 주식시장이 불을 뿜고 있어 국민의 관심은 쉽게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돈과 관련된 이슈는 언제나 이야깃거리였던 만큼 이번 설 명절에도 화두가 될 전망이다. 특히 20~30대 취업 시장, 자영업 침체 등 실물 경제 상황과 맞물려 많은 이야기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연예인, 스포츠 관련 이슈는 꾸준히 입길에 오른다. 최근에는 연예인 탈세 의혹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연말정산 시즌과 맞물려 대중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차은우의 사례는 국세청에서 추징한 금액이 200억원대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대중의 분노가 커졌다. 200억원대 추징금은 연예인 가운데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전보다 관심도는 떨어졌지만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이 설 연휴와 맞물려 있다. 남자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차준환이 우리나라 선수단 개막식 기수를 맡았다. 최민정, 김길리 선수 등이 출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쇼트트랙 경기도 볼거리다. 스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선수 최가온은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지구촌 축제 동계올림픽
연예인 관련 이슈 관심↑

캐나다의 스포츠 정보 분석업체 쇼어부 스포츠 애널리틱스는 우리나라가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해 메달 순위(금메달 기준) 14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쇼트트랙 1500m, 여자 계주 3000m 등에서 우승 가능성이 점쳐진다. 봅슬레이, 여자 컬링도 메달 가능성을 노리고 있다.

오는 6월3일에 있을 지방선거도 관심사다.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리는 대형선거인 만큼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압승으로 이정부의 국정 동력에 부스터를 달겠다는 생각이고,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 지면 ‘보수 궤멸’이라는 심정으로 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언급하면서 정치권이 들썩였다. 민주당 당원 사이에 찬성과 반대 의견이 갈리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지방선거 전에 합당이 이뤄질 경우, 다음에는 후보를 내는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합당 이슈는 지방선거가 치러지기 전까지 정치권 이슈를 빨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지방선거는 국회의원 선거보다 국민 생활과 밀착돼있다. 300명을 뽑는 총선과 달리 구·시의원 등 기초의원부터 시·도지사 광역단체장, 교육감까지 4000여명에 가까운 일꾼을 뽑는다. 후보 공천을 두고 물밑에서 치열하게 수싸움이 벌어질 시기다.

지방선거의 가장 큰 관심사는 17개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광역단체장이다. 일부 정치인은 이미 출사표를 던졌다. 민주당은 김영배·박홍근·박주민·서영교·전현희 의원 등 현역에서 벌써 5명이 출마를 선언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으로 인지도를 높인 정원오 성동구청장도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4개월 남은
여야 전쟁

서울 외 지역도 출마 후보군이 추려지고 있다. 청와대 참모들의 출마 선언과 함께 교통정리도 진행 중이다. 전남과 광주, 대구와 경북, 대전과 충남 등 통합론도 밥상에 오를 주요 소재 중 하나다. 통합을 진행하는 쪽에서는 지방선거 전에 마무리 짓고 통합 단체장을 뽑는 구상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간 통합인 만큼 이 역시 진통이 예상된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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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별검사팀 출범했다. 이제 수사팀을 꾸린 뒤 내란 관련 혐의 17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내란 외에도 김건희·채 해병 등 각 특검팀에서 매듭짓지 못한 사건들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번 특검팀은 과거 특검팀과는 사뭇 다르다. ‘검사 파견’을 대폭 줄였다. 이는 일부 특검팀에서 야기된 내부 갈등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해병) 수사로 결론을 내지 못한 사안과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블랙리스트, 부정선거 관련 유언비어 의혹 등을 재수사한다. 사무실을 정하고 수사팀을 꾸리는 데만 한 달여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분주한 움직임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 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종합특검법)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추천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특검을 임명해야 하기에 지난 5일 특검을 임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 2일 특검 후보자에 전준철 변호사를, 조국혁신당은 같은 날 특검 후보자에 권창영 서울대학교 법전원 겸임교수를 각각 추천했다. 전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장, 수원·대전지검 특수부장, 대검 인권수사자문관 등을 거쳤다. 반면 권 교수는 판사 출신으로 대법원 노동법실무연구회 편집위원 및 간사, 중대재해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특검팀 사무실 구성과 인력 파견 요청 등 출범 작업은 곧바로 진행되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이 광범위한 만큼 초반에는 사건별 우선순위와 수사 분담을 정하는 정리 작업이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을 총 17개로 규정했다. 크게 보면 기존 3대 특검이 다뤘지만 규명이 미진했던 사건을 다시 수사하는 한편, 당시 특검 범위에 없던 의혹을 추가로 다룬다. 구체적으로 ▲12·3 불법 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 7개 ▲김건희씨 관련 1개 ▲채 해병 관련 1개 ▲관련 고소·고발 및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사안 2개 등으로 분류된다. 종합특검팀도 앞선 특검팀들과 마찬가지로 인지수사가 가능해 수사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 과거 특검수사 못한 대상 총 17개로 규정 주로 12·3 내란 사안…‘정보기관’도 포함 종합특검팀이 다룰 불법 계엄 관련 의혹 상당수는 내란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다뤄졌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거나, 내란 특검팀이 무혐의·각하로 종결했던 사건들이다. 대표적으로 ▲무장 헬기의 북방한계선(NLL) 위협 비행 의혹 ▲삼청동 안전 가옥(안가) 회동 ▲일부 지자체의 계엄 동조 의혹 등이다. 이 밖에도 종합특검팀은 내란 특검팀이 마무리하지 못해 채 군검찰로 이첩한 일부 외환 의혹, 계엄 준비 정황이 담겼다는 ‘노상원 수첩’ 의혹, 국군 방첩사령부의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을 재수사할 계획이다. 종합특검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건들로는 계엄 당일 계엄사령부 구성을 위해 육군본부 간부들이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서울로 이동하려 했다는 이른바 ‘계엄 버스’ 의혹이 있다. 국방부가 최근 당시 버스 탑승 간부들에게 일제히 중징계를 내린 만큼 종합특검팀은 이 사건을 형사 처벌할 수 있는지, 지시·보고 라인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김씨 관련 의혹에서는 이전 특검팀이 정해진 기간 내 수사를 끝내지 못해 경찰에 넘긴 사건들이 종합특검팀에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등이 꼽힌다. 종합특검팀은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김씨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을 윗선으로 봤지만 수사 기한이 임박한 시점에 조사가 이뤄지면서 윤 의원은 기소 여부를 결론 내지 못했다. 종합특검팀이 윤 의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수사 막바지에 착수해 핵심 관련자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른바 ‘김건희 수사 봐주기’ 의혹과 사실상 손을 대지 못했다는 창원 국가첨단산업단지 지정 과정의 부당 개입 의혹 등도 수사 대상이다. 또 김건희·채 해병 특검팀에서 중복 수사 대상이었지만 규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이른바 ‘구명 로비’ 의혹 역시 종합특검팀이 결론을 내야 할 사안이다. 정치적 계산 확연한 차이 종합특검팀을 둘러싼 가장 큰 변화는 단연 검사 파견 규모의 축소다. 과거 특검팀이 수십명에서 많게는 백여명의 현직 검사를 파견받아 운영됐던 것과 달리, 종합특검팀은 검사 파견을 최소화하고 외부 인력 중심으로 이뤄지는 수사 구조를 택했다.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검찰 이후 시대를 염두에 둔 구조적 실험”이라는 평가와 “수사 역량을 스스로 약화시킨 선택”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단순한 인력 운용의 변화라기보다, 종합특검팀의 성격과 권한, 검찰과의 관계 설정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특검은 형식적으로는 독립기구였지만, 실제 운영은 검찰 조직에 크게 의존해 왔다. 수사 실무와 기획, 영장 청구와 공소 유지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파견 검사들에 의해 이뤄졌고, 특검은 사실상 ‘검찰의 별도 수사본부’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거셌다. 검찰로부터 검사를 파견받으면 대형 수사를 빠르게 진행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수사 대상에 전·현직 고위 공직자, 검찰 출신 정치인, 혹은 검찰이 과거 불기소하거나 수사했던 사안이 포함될 경우 “검찰의 셀프 수사”라는 비판이 지속됐다. 특검이 검찰의 판단을 다시 들여다보는 구조 자체가 모순이라는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번 종합특검팀의 수사 대상에는 전직 대통령과 고위 권력층, 과거 검찰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사안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검사 파견을 대규모로 유지할 경우,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공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 갈등 의식했나 종합특검팀은 검사 수를 최소화하는 대신, 특검보를 중심으로 한 지휘 체계와 외부 수사 인력을 대폭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경찰, 국세청, 감사원, 금융·회계·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등 비검찰 인력 비중을 확대해 복합 사건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히 인력 구성을 바꾼 것이 아니라, 검찰 권한 축소 이후 특검의 새로운 모델을 시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검찰이 더 이상 모든 대형 수사의 중심이 아닌 상황에서, 특검마저 검사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검찰개혁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검찰이 아닌 방식으로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사 파견 축소에는 분명한 정치적 계산도 담겨있다. 종합특검팀은 출범 단계부터 ‘정치 보복’ ‘선택적 특검’이라는 야당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검사 중심 특검은 가장 공격받기 쉬운 지점이다. 여권으로서는 ‘검찰이 주도하지 않는 가장 독립적인 특검’이라는 명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검사 파견을 줄이면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최소한 절차적 중립성에 대한 방어 논리는 강화된다. 이는 향후 수사 과정이나 결과 발표 시 정치적 공방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반대로 야권은 이미 “검사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특검은 정치 쇼에 불과하다”는 프레임을 꺼내 들고 있다. 검사 파견 축소가 수사의 공정성이 아니라 수사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무적으로 보면, 검사 파견 축소는 분명한 부담 요소다. 대형 특검 수사에는 압수수색영장 청구, 구속영장 판단, 법리 구성 등 고도의 형사법 경험이 요구된다. 검사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부 인력 중심 구조에서는 수사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검 아닌 경찰·국세청·감사원 조사관 비중 확대 “정보사 의혹 수사 시간 오래 걸릴 수도” 우려 특히 수사 이후 공소 유지 단계에서 검찰과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재판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특검들이 검사 파견을 중시했던 이유는 ‘기소와 유죄 입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건희 특검팀에서 벌어졌던 내부 갈등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됐던 검사들의 ‘원대 복귀 희망’ 입장문 파동이 종합특검팀에서 재발할 경우 내부 수습에 시간을 빼앗길 수 있다. 당시 입장문이 외부에 유출되며 ‘항명’ ‘집단 반발’ 등으로 알려졌지만, 특검팀 지휘부와 수사팀장들은 ‘하소연 취지’였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파견 검사들을 겨냥해 “징계와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비판하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국민에게 항명했다”고 규정한 것과 달리, 실제론 태업이나 이탈 없이 수사와 공소 유지를 차질 없이 진행했다. 파견 검사들은 검찰에서부터 최대 1년 넘도록 동일한 사건을 수사하며 피로감에 쌓였다. 이들은 검찰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수사를 매듭지으려 노력했다. 다만 재판에 넘겨진 주요 피고인들의 공소 유지 업무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일선 검찰청의 민생 사건 적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직관(수사 검사가 공판에 직접 관여) 제한’ 방침 ▲기존 특검 관례 등을 고려하면 최소 인력만 공소 유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검 지휘부도 공소 유지 단계에선 복귀를 희망하는 검사들을 강제로 붙잡을 순 없다고 보고, 효율적인 인력 운용 방안을 고심했다. 지휘부가 입장문을 작성하기 2~3주 전부터 김건희 특검 내 일부 수사팀에선 ‘진행 중인 사건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일선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결과 이전에 이미 하나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 검찰 없이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는가, 특검이 검찰개혁 이후의 사법 질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실패하면 역풍 불가피 만약 종합특검팀이 의미 있는 수사 성과를 낸다면, 향후 특검은 검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난 새로운 표준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성과가 미진할 경우, “그래서 결국 검사가 필요하다”는 역설적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검사 파견 축소는 정치적 선택이자 제도적 실험인 셈이다. 이번 종합특검팀은 단순히 몇 건의 의혹을 밝히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검찰 이후 한국 사법 시스템이 어디까지 작동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그 성패는 수사 대상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