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삼의 맛있는 정치> ‘보이지 않는 권력’ 국회 보좌관의 민낯

당하고 사는 ‘여의도 슈퍼갑’

의회 권력이 한층 더 강화되면서 덩달아 기세등등해진 국회의원 보좌진이 여의도 ‘슈퍼 갑’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회 사무처 직원을 뽑는 입법 고시, 평균 경쟁률이 수백 대 1을 넘긴다. 취업난 속에서 공무원의 인기가 높은 데다, 세종시가 아닌 서울에서 근무하는 국회직 공무원의 선호도가 더 높기 때문이다.

그렇게 어렵다는 국회직 공무원 자리를 필기시험도 치르지 않고, 연줄로 차지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른바 국회의원 보좌진이다.

묵묵히 일 잘하는 보좌진도 많지만, 막강한 영향력을 믿고 갑질을 하다 비리나 사건에 연루되는 보좌진들도 적지 않다. 그들은 유명 연예인 매니저가 마치 본인이 연예인 것처럼 행동하고 팬들에게 하대를 일삼아 물의를 일으키듯이 한다. 

취업 청탁
맘대로 채용

필자가 만난 일부 보좌진 중에는 국회의원과 친구 사이라고 어필하면서 자신이 배지를 달고 있는 국회의원이라도 된 것인 양 행세하는 보좌진도 있었다.

국회의원실은 4급 보좌관 5급 비서관, 6·7·8·9급 비서, 여기에 인턴까지 배치되는데 이렇게 한 명의 국회의원이 국민 세금으로 쓸 수 있는 보좌진은 최대 9명까지다. 이 중 인턴을 제외한 7명은 별정직 공무원으로 임기가 정해져 있진 않지만, 일반 공무원과 똑같이 매년 월급이 인상되고 10년 이상 근무하면 공무원 연금도 나온다.


대개 이들 중 한 명은 운전기사인데, 역시 공무원 신분이다.

그렇다면 공무원 신분의 보좌진들은 어떻게 선발될까? 정책 개발과 입법 활동 지원 등 전문적인 일을 하지만, 학위나 관련 분야 종사 기간 같은 채용 조건은 전혀 없다. 국회의원이 뽑아 사무처에 채용 서류만 내면 끝이다. 자격 요건도 없고 선발 과정도 투명하지 않다 보니 취업 청탁의 대상이 되고, 채용 과정에서 거래가 오가기도 한다.

공무원 연금까지 받게 되는 보좌진 채용을 의원들 손에만 맡겨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대부분 정치 꿈 품고 묵묵히 최선
막강한 막후 영향력 믿고 갑질도

이 같은 보좌관들의 권력을 따라가 봤다. 행정부 견제의 최전방에 있는 보좌진이 죽자고 달려들면 공무원들과 공공기관 직원들은 늘 난처해진다. 보좌진은 피감기관의 모든 내부 사정을 다 들여다볼 수 있고, 들여다보고 싶어한다. 그래야 문제점이, 아이템이 더 잘 보이기 때문이다.

피감기관 입장에선 보좌진에게 잘 보이고 싶을 수밖에 없다. 측근인 보좌진에게 잘 보여야 국회의원에게도 찍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보좌진 처지에서 공공기관 사장 정도야 크게 무섭지 않은 것이다. 이들은 유수의 대기업 임원들도 여야 합의로 국회에 부를 수도 있다. 심지어 ‘백종원’도 부르면 온다.

국회 보좌진은 현장 답사를 가는 것 외에도 상시적으로 피감기관에 자료 요구를 할 수 있다. 이 역시 엄청난 권한이다. 자료 요구는 국회 인터넷 페이지에서 쉽게 할 수 있다. 자료 요구는 주말이나 공휴일도 가리지 않는다. 오늘 요구하고 내일까지 내놓으라고 할 수도 있다.


정해진 양식도 따로 없다. 원하는 대로 요구해서 받을 수 있다. 예컨대, ‘정부 부처 XX 산하기관 기관장이 최근 5년간 법인카드 사용 명세’라고 한 줄만 보내면, 해당 기관에서는 기관장의 최근 5년간 사용한 법인카드 명세를 보내야 한다. 다시 생각해 봐도 역시 놀라운 권한이다.

피감기관
괴롭히기

이렇게 피감기관을 상대로 한 보좌관의 막무가내식 자료 요구 갑질은 사실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최근 들어 많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일부 형편없는 보좌관들의 자료 요구 갑질은 도를 넘는 행태다. 그렇다. 무리한 자료, 방대한 자료를 요구하는 그 이면에는 피감기관 길들이기나 감정을 앞세운 보복성 행태도 분명히 존재한다.

특히, 국정감사를 앞두고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등 피감기관 담당자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국감 기간 국회의원들이 요구하는 자료량이 지나치게 방대해 업무가 마비되는 상황이 매년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감사하는 데 필요한 자료를 준비하는 것은 정부의 당연한 업무다.

그러나 왜 자료가 필요한지, 정말로 필요한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게 문제다.

또, 의원 임기 첫 해 열리는 국감은 국회 갑질이 최고 강도로 올라간다. 의원이 새로 상임위에 배정돼 피감기관 업무와 관련 법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고, 의원이나 보좌진이 원하는 자료를 어떻게 요구해야 하는지 익숙하지 않아 방대한 자료를 통째로 제출하라고 요청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자료 제출 시 필요한 통계 작업도 고역이다. 의원들이 요구하는 시 계열 자료는 새로 통계를 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여러 부서에 흩어진 자료를 취합해야 하는 일도 적지 않다.

후원받고
민원 처리

또 의원들이 정부가 제출한 자료를 바로 언론에 배포하기 때문에, 자료를 만드는 공무원은 미리 통계의 정합성도 검증해야 한다. 국감 기간에는 정부 부처 대부분 직원이 자료 생산에 투입되기도 한다.

이 밖에도 의원과 보좌진이 반대하는 특정 정책에 대해 일종의 ‘보복 수단’으로 막대한 자료 요청을 남발하는 때도 있다. 이른바 ‘자료 폭탄’이다.

그렇지만 국회의 수많은 보좌진과 의원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 감추어진 부조리와 허점들을 찾은 사례는 매우 많다. 잘 알려지지 않을 뿐이다. 사실 애초에 그러라고 뽑아 놓은 사람들 아닌가.

자세히 들여다보면, 언론의 무관심 속에서도 만들어 내고 발의하고 통과시키고 있는 보석처럼 빛나는 민생 법안들이 많이 있다. 그렇게 사용하라고 국회의원과 보좌진들에게 막강한 권한이 부여되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피감기관에 갑질을 일삼는 몇몇 못된 보좌관들의 갑질 횡포 때문에 국회는 뿌리 깊은 정치 혐오로 가득하다.


보좌진이 갖는 ‘갑’이라는 지위는 시민이 선거를 통해 국회의원에게 권한을 위임했기 때문에 가지는 힘이다. 결국 그 갑의 지위는 국민이 준 지위다. 위임된 막강한 지위를, 쓰여야 할 곳에 오롯이 쓸 줄 아는 의원들과 보좌진이 국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의원 1명이 최대 9명까지
10년 이상 근무 시 연금도

자격 미달, 수준 미달의 국회의원과 그의 보좌진이 국회를 활개 치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 한심해 보이기를 넘어 보기 두려울 정도다. 아마도 그 저변에는 피감기관에 대해 가진 값싼 우월의식이 존재했을 거라 여겨진다. ‘사회 전체를 병들게 한 갑질 논란이 국회에서도 예외가 아니구나!’ 하는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새록새록 피어오른다.

피감기관 사람들은 국회 보좌진에게 대부분 저자세로 임한다. 그런 상황에 점점 익숙해지면 한심하게도, 자신들이 가진 특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보좌관의 갑질 문제가 종종 터지는 건 우연이 아니다. 읽지도 않을 방대한 자료를 쓸데없이 많이 요구해 피감기관을 괴롭히는 보좌관도 종종 있다. 심지어는 민원 처리를 빌미로 후원금을 받거나 뒷돈을 받는다거나 접대를 받는 사람들도 봤다.

다행히도 이런 한심한 보좌진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단언컨대 이런 인간들은 국회에 오래 발붙이기 힘들다.


여의도는 자유계약 시장이다. 하루하루 끊임없이 치열한 밥그릇 싸움을 통해 자신의 실력과 능력을 검증받는 곳이다. 지위에 취해 한심하게 구는 보좌관들 때문에 열심히 성실히 일하는 보좌관들이 욕을 먹는다.

국회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다. 그렇기에 국회에서 일하는 자는 늘 겸손해야 한다. 보좌진이 가장 경계해야 하는 부분이다. 결코 지위에 취해선 안 된다. 보좌관이라는 직업은 잘못했을 때 뉴스에 나오는 직업이다. 이름을 드높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한심한 
극소수

그런데 아마도 우리가 모르는 어딘가에서는 앞서 비난한 갑질의 병폐가 벌어지고 있을지 모른다. 그런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지만, 현실은 갑질과 천박한 권위주의에 발동을 거는 그들을 향해 쓴웃음을 던질 준비를 한다. 또, 후원금을 받고 민원 처리에 열중하며 피감기관에 폭탄 자료를 요구하는 보좌관의 열정에 경의를 표한다.

<hntn11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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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