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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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 2025.12.31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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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기의 시사펀치

[김삼기의 시사펀치] 사회·문화 책임은 누구 몫인가

2025년의 끝자락에 한해 동안 우리 사회를 돌아보니, 잘못된 장면들은 너무도 선명한데 책임의 얼굴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정치의 언어는 거칠어졌고, 사회의 감정은 쉽게 들끓었으며, 공동체는 사소한 계기로 갈라졌다. 규범도 윤리도 약해졌고, 타인의 고통에 대한 감각도 둔해졌다. 공정과 상식이라는 말은 여전히 넘쳐났지만, 그것이 실제 삶의 기준으로 작동하지는 않았다. 문제는 우리 사회가 무너지고 망가지는 데도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라는 질문만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와 문화의 왜곡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오랜 기간 누적된 선택과 방관, 침묵과 타협이 겹쳐진 결과다. 그래서 우리는 흔히 “사회 문제의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고 말한다. 이 말은 틀리지 않다. 그러나 문제는 이 문장이 오늘날 가장 쉬운 책임 회피의 표현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모두의 책임이라는 말은 결국 누구도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구조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누가 해결해야 할까? 정치인일까, 정부일까, 시민단체일까, 학자일까? 아니면 과거처럼 사회적 신뢰를 지닌 지식인과 종교 지도자, 작가의 몫일까? 현실은 냉정하다. 어느 누구도 책임의 중심에 서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