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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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 2026.04.0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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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기의 시사펀치

[김삼기의 시사펀치] 국가는 왜 ‘선지급’해야 하는가

국가는 언제 신뢰를 얻는가. 판결을 내릴 때가 아니라 그 판결이 현실에서 작동할 때다. 법원은 매일 수많은 사건에 대해 옳고 그름을 가른다. 그러나 그 판단이 실제 집행으로 이어지지 않는 순간, 정의는 선언에 머문다. 지금 한국 사회는 바로 이 지점에서 멈춰 있다. 판결은 있지만 결과가 없는 구조, 이것이 우리가 외면해 온 사법의 빈틈이다. 우리는 법치를 이야기하면서도 집행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판결이 내려지면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착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승소 판결을 받아도 돈을 받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법원이 인정한 권리가 현실에서는 무력화되는 것이다. 정의는 존재하지만 작동하지 않는다. 이것은 사법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설계의 문제다. 국가는 이미 선지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체당금 제도다. 회사가 임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국가는 일정 요건을 충족한 근로자에게 먼저 돈을 지급한다. 약 2100만원 수준의 한도 내에서 생계를 보호한다. 이후 국가는 기업에 구상권을 행사해 회수한다. 피해자는 기다리지 않는다. 국가가 먼저 움직인다. 이 구조의 핵심은 책임의 방향이다. 개인이 모든 위험을 감당하지 않는다. 국가가 최소한의 정의를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