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선호 영상프로그램 2위에 <나 혼자 산다>…1위는?

한국갤럽 여조 결과 발표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한국갤럽이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요즘 가장 즐겨보는 방송영상프로그램을 물은 결과(2개까지 자유응답), JTBC 주말 사극 <옥씨부인전>이 선호도 4.0%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MBC 싱글라이프 예능 <나 혼자 산다>(이하 <나혼산>, (2.9%)다. 독신 남녀와 1인 가정 증가 세태를 반영한 <나혼산>은 2013년 3월 시작, 2017년 8월 15위로 순위권 첫 진입 후 그해 연말부터 급상승했고, <무한도전> 종영 무렵인 2018년 4월부터 2019년 5월까지 총 8회 1위에 오르며 MBC를 대표하는 최강 예능으로 자리매김했다.

<옥씨남정기>는 1542년 프랑스, 1607년 조선 선조 때 벌어진 가짜 남편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명민한 노비 ‘구덕이’가 우연히 양반가 규수 ‘옥태영’(임지연)으로 살면서 외지부(변호사)가 되어 기존 관습과 불의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옥태영은 비밀리에 ‘애심단’을 이끄는 현감 아들 ‘성윤겸’과 결혼하지만 홀로 집안을 다시 일으키고, 노비 시절 첫사랑 ‘송서인’(‘천승휘’, 이상 추영우 1인2역)의 조력에 힘입어 여러 난관을 헤쳐나간다. 천대받는 노비와 소수자의 삶을 비추고, 현대적 관점서도 생각해볼 만한 문제를 제기하며 극 초반 매우 빠른 전개로 눈길을 모았다.

<나혼산>은 2020년에는 TV조선 트로트 예능, 같은 MBC의 김태호·유재석 표 신작 예능 <놀면 뭐하니?>에 기선을 빼앗겼고, 2021년부터는 <유 퀴즈 온 더 블록>(tvN, 이하 <유퀴즈>)이나 <런닝맨>(SBS)보다 못한 관심을 받기도 했다.

2022년에는 11회 조사 중 3회만 10위권에 들었으나, 2023년 들어 선호도와 순위 모두 점진 상승해 최상위권에 재안착하는 저력을 보였다.


현재 주요 출연진은 전현무, 박나래, 기안84, 키, 코쿤, 이장우, 이주승, 김대호, 김광규, 구성환 등이다.

뒤를 이어 김정현(‘서강주’)·금새록(‘이다림’) 주연 KBS2 주말극 <다리미 패밀리>(2.5%)가 3위, <유퀴즈〉(tvN, 2.4%)이 4위, <1박 2일 시즌4>(KBS2, 2.2%)가 5위, 유연석(‘백사언’)·채수빈(‘홍희주’) 주연 MBC 금토극 <지금 거신 전화는>(2.1%)이 6위, <런닝맨>(SBS, 2.0%)이 7위, 김남길(‘김해일’)·이하늬(‘박경선’) 주연 SBS 금토극 <열혈사제2>와 <나는 SOLO(솔로)>(ENA·SBS Plus)(이상 1.9%)가 공동 8위, <미스쓰리랑>(TV조선, 1.6%)이 10위에 랭크됐다.

20위권에는 박하나(‘맹공희)·박상남(‘구단수’) 주연 KBS1 저녁 일일극 <결혼하자 맹꽁아!> <현역가왕2>(MBN)(이상 1.5%, 공동 11위), <최강야구>(JTBC, 1.4%, 13위), <미운 우리 새끼>(SBS), <세계테마기행>(EBS)(이상 1.3%, 공동 14위), <나는 자연인이다>(MBN), <그것이 알고 싶다>(SBS)(이상 1.2%, 공동 16위), <PD수첩>(MBC, 1.1%, 18위), <삼시세끼 Light>(tvN, 1.0%, 19위), 고수(‘이한신’)·권유리(‘안서윤’)·백지원(‘최화란’) 주연 tvN 월화극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0.9%, 20위)이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매월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프로그램은 <미스트롯3>(TV조선, 1~2월), <눈물의 여왕>(tvN, 3~5월), <나혼산>(MBC, 6~7월), <굿파트너>(SBS, 8월),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넷플릭스, 9~10월, 이하 <흑백요리사>), <정년이>(tvN, 11월), <옥씨부인전>(tvN, 12월)까지 모두 일곱편이다.

이외 드라마 중에서는 <고려 거란 전쟁> <효심이네 각자도생>(이상 KBS2), <내 남편과 결혼해줘>(tvN), <미녀와 순정남>(KBS2), <커넥션>(SBS), <수지맞은 우리>(KBS1), <다리미 패밀리>(KBS2), 예능 <런닝맨>(SBS)이 2~3위까지 올랐다.

올해 매월 조사에서 한 번이라도 10위권에 든 프로그램은 총 45편으로 10위권 전체 45편 중 드라마 25편, 예능 19편, 시사/교양 1편이었다. 지난해 대비 예능은 4편 늘고, 시사/교양은 5편 줄었다. <나혼산> 11회, <런닝맨> 10회, <유퀴즈> 8회, <나는 자연인이다> <나는 SOLO>가 각각 7회씩 10위 안에 들었다.

지난해부터 조사 범위를 기존 TV프로그램서 방송영상프로그램으로 넓혔는데, 올해는 넷플릭스 드라마 <돌풍>과 예능 <흑백요리사> 두 편만 10위권에 들어 OTT 주목도가 지난해만 못했다. 지난해 10위권에는 넷플릭스 <더 글로리>, 디즈니+ <무빙> 등 웹콘텐츠 6편이 포함됐다.


작년 한 해 JTBC의 선전과 글로벌 OTT 가세에 주춤했던 tvN이 올해 다시 강세를 보였다. OTT를 제외한 방송사별 10위권 TV프로그램 수는 KBS 9편(KBS1 3편, KBS2 6편), SBS와 MBC가 6편 등 지상파 합이 21편, tvN 10편, JTBC 6편, MBN 및 TV조선이 각각 3편 등 비지상파 합이 22편이다.

선호 TV프로그램 10위권 내 비지상파 비중은 꾸준히 늘어 2018년부터 지상파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2013년 총 34편 중 비지상파 3편(9%), 2014년 25편 중 3편(12%), 2015년 31편 중 7편(23%), 2016년 39편 중 8편(21%), 2017년 37편 중 12편(32%), 2018년 39편 중 20편(51%), 2019년 43편 중 19편(44%), 2020년 35편 중 18편(51%), 2021년 35편 중 16편(46%), 2022년 39편 중 17편(44%), 2023년 40편 중 18편(45%), 2024년 43편 중 22편(51%)이었다.

이번 설문조사는 한국갤럽 자체조사로 전화 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의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ARS)으로 진행됐으며,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3.1%p, 응답률은 15.5%였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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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탈세보다 무서운 산재와의 전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칼을 휘두르자 기업은 납작 엎드렸다. 이 대통령의 행보를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만큼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환영하는 의견과 구조적 문제를 뒤로하고 기업 ‘잡도리’만 하고 있다는 의견 등이다. 건설업계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발 관세나 국내 경기 문제가 아니다. 산업재해(이하 산재)가 건설 현장을 뒤흔드는 중이다. 대통령은 여러 현안 중 산재로 인한 사망사고 근절을 국정 과제 첫머리에 올린 듯한 모습이다. 대통령 한마디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되는 산재 사망사고의 고리를 끊겠다고 나섰다.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을 법과 제도를 통해 처벌하겠다고 선언했다. 발언 수위도 나날이 세지고 있다. 본보기가 된 기업은 대통령이 일으킨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는 모양새다. 지난 5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재해 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총 137명(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8명)보다 1명(0.7%) 줄었다. 사망사고 건수도 같은 기간 136건에서 129건으로 7건(5.1%)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9명으로 지난해보다 2명, 기타 업종(건설업과 제조업 이외 업종)이 38명으로 6명 감소했지만 건설업은 71명으로 오히려 7명 늘었다. 노동부는 부산 기장군 건설 현장 화재와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등 대형 사고의 영향으로 건설업 사망자 수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월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리조트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졌다. 또 같은 달 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 교량 상판 구조물이 붕괴해 4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일어났다. 규모별로는 상시 근로자 50인(건설 업종은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에서 올해 1분기 사망자는 83명으로 지난해보다 5명(6.4%), 사망사고 건수는 83건으로 7건(9.2%) 늘었다. 반면 50인 이상 대형 사업장과 대규모 공사 현장에선 사망자 54명, 사고 건수 46건으로 각각 6명, 14건 줄었다. 사망사고 유형별로는 ‘추락’ 62명, ‘끼임’ 11명, ‘물체에 맞음’ 16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명, 7명, 5명 감소했다. 화재와 폭발로는 10명, ‘붕괴’ 사고로는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자체별로는 경기(31명), 서울(17명), 경북(15명), 부산·전남(12명), 경남(11명), 충남(9명), 강원·울산(6명) 순으로 많았다. 산재로 인한 사망은 건설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고다. 정부는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놨다. 2022년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도 그중 하나다. 중처법은 근로자의 사망사고 등 중대 재해가 발생했을 때 기업의 경영 책임자 등이 안전 보건 관리 체계 구축 등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취임 이후부터 직접 챙겨 국정 운영 계획에도 포함 문제는 실효성이다. 중처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죽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이 대통령이 칼을 빼 들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비용을 아끼기 위해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일종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또는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필요하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산재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일상적으로 산업 현장을 점검해서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작업하면 엄정하게 제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제도가 있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의 조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사고 위험이 큰 업무를 하청과 외주를 통해 해결하는 ‘위험의 외주화’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산재 사망사고 근절 ‘드라이브’는 점진적으로 거세지고 있다. 초기에는 주무 부처에 대책을 요구했다면 최근에는 직접 목소리를 내고 움직이는 식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산재를 줄이라고 지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사망사고가 이어지자 특유의 행동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대통령이 고용노동부에 산재 관련 종합 대책을 주문한 뒤에도 ▲인천 맨홀 작업 노동자 질식사 ▲포스코이앤씨 노동자 끼임사 ▲경기 의정부 아파트 신축 현장 노동자 추락사 등의 사고가 일어났다. 불과 한 달 새 일어난 일이다. 지난달 6일 인천 계양구 병방동의 한 도로 맨홀 안에서 지하 시설물 조사 작업 중이던 노동자 1명이 의식을 잃고 1명은 실종됐다. 이들은 결국 사망했다. 조사 결과 이 사고는 용역 계약 위반에 따라 허가 절차 없이 진행하다가 발생한 인재로 드러났다. 법으로도 안 됐는데… 숨진 근로자는 산소 마스크 등 안전 장비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하다 유독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현장 안전 관리에 미흡한 점이 있었는데 철저히 밝히고 법령 위반 여부가 있었는지를 조사해 책임자를 엄중히 조치하라”며 “후진국형 산업재해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안전관리를 정비하고 사전 지도·감독을 강화하는 등 관련 부처도 특단의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사면 보강 작업을 하던 60대 근로자가 천공기(지반을 뚫는 건설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에서만 올해 들어 4번째 일어난 사망사고다.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 추락사고,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 현장 붕괴사고, 대구 주상복합 신축 현장 추락사고 등도 줄을 이었다. 이 대통령은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고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산재 사망사고가 나면) 여러 차례 공시하도록 해서 투자를 안 하고 주가가 폭락하게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 첫 일성도 산재 관련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모든 산업재해 사망사고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대통령에게 직보하라”고 지시했다. 산재 사망사고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 것이다. 사과문 내고 또 반복되다 지난 9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을 통해 전해진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인 8일 경기 의정부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안전망 철거 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가 6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진 사고가 영향을 미쳤다. 이 대통령이 선포한 ‘산재와의 전쟁’에 기업은 바짝 얼어붙은 상황이다. 지난달 25일 경기 시흥 SPC 삼립 공장을 방문해 ‘중대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해당 공장은 지난 5월 50대 여성 노동자가 작동 중인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했고 2022년과 2023년에도 여성 노동자가 각각 소스 교반기와 반죽 기계에 끼어 숨지는 등 중대 산재가 빈번하게 일어났던 곳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SPC 근로자의 노동 시간 등을 자세히 물었다. 그러면서 “(산재가) 심야에 대체적으로 발생하고 12시간씩 4일간 일하다 보면 사실 심야 시간에 힘들다. 주의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심야 장시간 노동 때문에 생긴 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지적에 SPC 회장을 비롯해 그룹 관계자들이 쩔쩔맨 것으로 전해졌다. SPC그룹은 이 대통령이 다녀간 지 이틀 만인 지난달 27일, 8시간 초과 야근을 폐지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제품 특성상 필수적인 품목 외에는 야간 생산을 최대한 없애 공장 가동 시간을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또 주간 근무 시간도 점진적으로 줄여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 집중력 저하, 사고 위험 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29일 담화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정희민 전 대표이사는 “어제(28일) 사고 직후 모든 현장에서 즉시 모든 작업을 중단했고 전사적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해 안전히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 무기한 작업을 중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가 되도록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근본적인 쇄신 계기로 삼겠다”며 “또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사즉생의 각오와 회사의 명운을 걸고 안전 체계의 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전 대표의 사과는 엿새 만에 또다시 일어난 사고로 빛이 바랬다. 지난 4일 오후 경기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제1공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 30대 근로자가 감전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근로자는 병원으로 이송된 지 8일 만인 지난 12일 의식을 회복했다. 높아진 발언 수위·제재 조치 “왜 기업만 잡도리?” 의견도 정 전 대표는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다. 연이어 산재사고가 일어난 포스코이앤씨는 ‘본보기’가 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일단 이 대통령은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건설 면허 취소, 공공 입찰 금지 등 법률상 가능한 방안을 모두 찾아서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국내 건설 면허 취소는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최고 수위의 징계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책임이 있던 동아건설산업에 내려진 사례가 유일하다. 건설 면허가 취소되면 신규 사업을 할 수 없고, 다시 면허를 취득한다고 해도 수주 이력이 없기 때문에 관급공사를 따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찰은 사고 관련 수사 전담팀을 만들고 고용노동부 안양지청과 함께 포스코이앤씨와 하청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DL건설도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 전원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표를 제출하는 등 납작 엎드렸다. 특히 이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와 산재 관련 발언을 한 직후 터진 사고여서 충격파가 더 컸다. DL건설에서 사표를 제출한 임직원은 80여명, 공사를 중단한 현장은 44곳에 이른다. 이재명정부는 산재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만명당 0.29명까지 끌어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산재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1만명당 0.39명으로 OECD 평균을 크게 웃도는 실정이다. 이 같은 내용은 ‘이재명정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 세계에서 또는 OECD 국가 중 산업재해율, 사망재해율이 가장 높다는 불명예를 이번 정부에서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부분을 국정과제로 담은 것이다. 구조 문제 나 몰라라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나치게 건설업계만 잡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관련 법과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면 구조적인 문제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주 경쟁이 과열되면서 저가 입찰이 늘고 안전관리에 소홀해지는 점이 산재로 이어지는 식의 고리를 끊어야 진정한 의미의 ‘근절’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