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한동훈 컴백 시나리오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4.12.24 10:10:15
  • 호수 15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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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다시 돌아온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사실상 축출돼 사퇴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게는 2개의 타이머가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이다. 2개의 타이머가 모두 멈추면, 한 전 대표는 부활할 수 있을까?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지난 16일 사퇴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3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체포 대상 중 1명으로 거론됐던 피해자였다. 하지만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지난 14일 가결되자, 그는 당내 다수인 친윤(친 윤석열)계로부터 배신자로 낙인찍혔다. 이날 인요한·김민전·김재원·장동혁·진종오 등 선출직 최고위원 5명이 전원 사퇴하자, 한동훈 체제는 곧바로 무너졌다. 

잘못한 선택

국민의힘 당헌에 따르면,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사퇴하면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의원총회서도 참석자 93명 중 73명이 지도부 총사퇴에 찬성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28분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한 전 대표는 그로부터 18분이 지난 오후 10시46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막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튿날 오전 12시24분엔 “군이 국회에 진입했다”며 “반헌법적 계엄에 동조·부역해선 안 된다”며 추가 입장을 내놨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회 본회의장 안으로 들어갔다. 국회의원이 아니기 때문에, 원래는 들어갈 수 없었다. 비상계엄을 해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기관은 오직 국회뿐이었던 데다, 한 대표도 체포 대상에 포함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양해가 있었던 덕분이었다.


국민의힘 내 친한(친 한동훈)계·중립 성향 의원들과 야당 의원 190명이 계엄 해제요구 결의안을 전원 만장일치 가결시키면서 오전 1시1분 비상계엄이 해제됐다.

한 전 대표는 오전 3시27분 “민주당과 윤 대통령 탄핵 논의 관련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처음 언급한 시점이었다. 같은 날 오후 8시 한덕수 국무총리, 국민의힘 추경호 당시 원내대표와 윤 대통령을 만났다.

당시 그는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비롯한 정치인 체포 시도에 대해 강한 항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입장은 요지부동이었고, 한 전 대표와 윤 대통령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이후 한 전 대표의 입장은 오락가락을 거듭했다. 5일 오전엔 “혼란으로 인한 국민 피해를 막기 위해 탄핵안은 통과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탄핵소추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6일 오전엔 ‘조속한 직무 집행 정지’를 언급했다. 이유는 “윤 대통령이 여인형 당시 방첩사령관에게 주요 정치인 체포를 지시했고, 과천의 수감 장소에 수감하려고 했다”는 것이었다.

7일 윤 대통령의 제3차 대국민 담화 이후에도 “윤 대통령의 정상적인 직무 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대통령의 조기 퇴진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탄핵이 아니라 조속한 직무 집행 정지와 조기 퇴진을 언급했기 때문에, 한 전 대표를 의심하는 시선이 있었다. 

직무 정지·조기 퇴진 꺼내다
번복 후 돌연 탄핵 표결 불참

그 의심은 적중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7일 제1차 탄핵소추 표결을 집단 퇴장하는 방식으로 무력화시켰다. 한 전 대표는 지난 8일 한 총리와 함께 “대통령을 사실상 직무서 배제하고, 질서 있는 퇴진을 시킬 것”이라며, “총리가 당과 긴밀히 협의해 주 1회 회동하면서 국정 공백을 막겠다”는 과도 체제를 발표했다.


그러나 과도 체제가 실제로 가동되는 일은 없었고 한 전 대표는 추락했다. 

한 전 대표는 각계각층서 격렬한 비판에 직면했다. 강경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탄핵’이라는 두 글자는 언급하지 않았고, 그의 주장은 헌법과 맞지 않는 체제였기 때문이다. 집권여당 대표인 그가 홍준표 대구시장으로부터 ‘너’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결국 한 전 대표는 하루도 못 가서 “당 대표는 국정 권한을 행사할 수 없고, 총리와 함께 국정을 운영한다는 것은 좀 어폐가 있다”고 말을 바꿨다. 이어 “비상시국에 당이 조금 더 적극적이고 세심하게 총리와 협의하겠다는 의미로 보시면 될 것”이라며 “오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순간 잘못 굴린 ‘잔머리’로 인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당내서 배신자로 낙인찍히고, 여론의 뭇매까지 맞는 지경에 몰린 셈이었다.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과 검찰서의 오랜 인연을 계기로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됐고, ‘소통령’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취임한 후 지난 4월 제22대 총선을 진두지휘했다. 이미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 여론이 상당해 총선 전망이 어두운 상황이었다.

당시 그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심판 대상으로 삼아 프레임을 전환하려고 했던 ‘이조심판론’을 주장했다. 하지만 위기에 빠진 당의 비상 상황과 총선을 한꺼번에 책임져야 할 비대위원장이 제기할 총선 구호로선 부적절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아울러 국민의힘 김경율 전 비대위원을 마포을에 출마시키려고 했던 것에 대해 대통령실과 친윤 그룹서 비판을 제기하면서 윤 대통령과의 관계도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이후 윤 대통령과 한 전 대표는 갈등의 연속이었다. 이 갈등은 ‘윤한 갈등’이라는 표제로 꾸준히 언론과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윤 대통령의 ‘격노’를 불러온 결정적 계기는 그 유명한 ‘문자 읽씹’ 논란이었다.

김건희 여사가 한 전 대표에게 “자신의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할 의사가 있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한 전 대표가 이 문자를 읽었음에도 답장하지 않아 입길에 올랐다. 이로 인해 윤 대통령은 욕설을 곁들이면서 한 전 대표에 대한 ‘격노’를 숨기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경율 공천으로 시작
체포 대상 되기까지…

한 전 대표는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서 사퇴했지만, 지난 7월 진행된 전당대회서 가볍게 승리해 당대표로 취임했다. 윤 대통령과 결별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7·23 전당대회서 총 62.8%를 득표해 당 대표로 당선됐다.

갈등은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한 전 대표를 따르는 친한계도 현역 의원 20명 안팎으로 구성된 소수 계파였기 때문에 당내 갈등은 제대로 정리되지 못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직전까진 “한 전 대표의 아내 진은정 변호사가 당원 게시판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해 윤 대통령 부부를 비난했다”는 ‘당게 의혹’까지 불거져 있었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19일, 관련 질의를 하려던 기자들로부터 도주해 ‘런동훈’이라는 별명까지 붙는 굴욕을 감수하면서도 의혹에 대한 해명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명태균 게이트 관련 녹취록이 공개되자, 윤 대통령에게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이 앙금을 잊지 않은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후 한 대표도 체포 대상으로 지정했다.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을 떠났지만, 여전히 유력한 국민의힘 대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뉴스1>이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지난 12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7%의 지지를 얻었다. 홍 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각각 5%와 4%의 지지를 얻었다.

홍 시장과 오 시장은 명태균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된다. 명태균씨는 검찰에 황금폰을 제출했다. 검찰과 명씨의 선택에 따라, 두 사람은 한순간에 무너질 위험이 있다. 국민의힘의 4선 이상 중진 중엔 안철수 의원만이 4%의 지지를 얻은 것이 확인된다.

하지만 안 의원은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 의사를 밝혔고, 제1차 표결 당시에도 이탈하지 않았다. 한 전 대표 못지않게 윤 대통령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기 때문에, 친윤 입장에선 안 의원도 ‘만만한 대권주자’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이대로 끝?


한 전 대표가 윤 대통령과 결별한 상황서도 62.8%의 지지를 얻어 당 대표로 당선됐던 것은 여전히 의미심장하다. “친윤이 다수인 의원들의 생각과 다르게 당원 민심은 따로 돌아간다”고 해석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한 전 대표는 사퇴 당시에도 “이재명 대표 재판의 타이머는 멈추지 않고 가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타이머도 멈추지 않고 돌아가고 있다.

한 전 대표는 2개의 타이머가 모두 멈추는 그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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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