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꼬리의 전설>은 나라 안팎이 소란스러웠던 고려 말을 배경으로, 고을에서 일어난 연쇄 살인 사건과 그 뒤에 아홉 꼬리처럼 감추어진 소문에 관한 이야기이다. 가문이 기울어진 후 벼슬에 뜻을 두지 않고 세상에 떠도는 기이한 이야기를 찾아다니는 주인공 ‘나(정덕문)’는 고을에서 연쇄적으로 일어난 살인 사건에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수상한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잔인하게 살해된 시신이 발견되는 날이면 어김없이 실질적으로 고을을 다스리는 호장가에서 부리는 순라꾼들이 “여우가 나타났다”라고 외치고 다니는 것과 이 사건을 파헤치기만 하면 고을 감무들이 처녀 귀신에 의해 혼이 빼앗긴 채 목숨을 잃는다는 것이다. 이것에 의문을 품은 나는 고을에 새로 부임한 감무인 ‘금행’과 함께 고을을 공포로 몰아넣은 흉흉한 소문 뒤에 감춰진 진짜 실체를 찾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