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최근 한국 축구 국가대표 이강인과 손흥민의 이른바 ‘탁구 사건’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강인이 광고모델로 계약했던 아라치 치킨이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19일, 민영 통신 매체 <뉴시스>는 ‘아라치 치킨 “이강인 모델 재계약 않기로…법적 대응 아직 고려 안 해”’라는 제목의 단독 기사를 보도했다.
이날 <뉴시스>는 외식 업계의 말을 빌려 아라치 치킨은 이달 말 계약이 종료되는 이강인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 아라치 치킨 관계자는 “계약기간이 2월 말까지로 만료를 앞두고 있는데 재계약은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이 선수에 대한 법적 대응 등은 아직은 고려하지 않고 있지만 가맹점주들 입장도 있어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아라치 치킨은 공식 홈페이지서 이강인의 광고 영상을 삭제 처리했다. 다만, 인스타그램 등의 광고 영상은 삭제하지 않았다.
이로써 이강인은 1년1개월 만에 아라치 광고모델서 하차하게 됐다.
이번 손흥민과의 탁구 사건은 AFC(아시안축구연맹) 준결승전을 하루 앞둔 지난 6일 오후, 저녁식사 후 발생했다. 먼저 식사를 마친 이강인 등 젊은 선수들이 왁자지껄 탁구를 치고 있었고 이를 인지한 손흥민이 자중을 요구하는 과정서 마찰이 일었다.
일각에선 9살 차이 나는 손흥민과 이강인 사이에 주먹다짐이 오갔다는 주장까지 제기됐지만 명확하게 확인되진 않았다. 다만 언쟁 등의 물리적인 충돌이 있었던 것만큼은 사실로 보인다.
게다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6전 3승3무라는 유리한 요르단전 역대 상대 전적과 해외파를 총출동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요르단에 0:2로 졸전을 펼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이날 한국팀이 요르단 골대를 향해 때린 슛은 단 한 번도 없었고 무색무취 전술을 보였던 위르겐 당시 감독도 도마에 올랐다.
요르단전 패배와 ‘이강인 하극상’ 논란이 일자 이강인은 지난 14일, 자신의 SNS에 “아시안컵 4강전을 앞두고 손흥민 형과 언쟁을 벌였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언제나 저희 대표팀을 응원해주시는 축구팬들게 큰 실망을 끼쳐드렸다. 정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제가 앞장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축구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되어 죄송스러울 뿐입니다. 저에게 실망하셨을 많은 분들게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축구팬들께서 저에게 보내주시는 관심과 기대를 잘 알고 있다. 앞으로는 형들을 도와서 보다 더 좋은 선수, 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지난 2019년부터 이강인을 후원해왔던 KT도 광고 포스터를 내렸던 바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쿠팡플레이도 최근 진행된 파리 생제르맹 FC 경기서 이강인 사진 및 관련 자막 등의 자막을 지우고 중계하기도 했다.
광고업계에선 이번 KT와 아라치 치킨의 광고 재계약 포기가 시발점이 되지 않겠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라치 치킨은 이미 인지도 상상으로 광고효과를 톡톡히 봤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당장은 안 팔릴지 몰라도 금방 잊고 잘 팔리게 될 것으로 본다. 치킨 브랜드가 잘못한 것도 아니고 다른 모델로 바꾸면 끝”이라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탁구 사건’ 때문에 이강인의 이름과 아라치 치킨이 많은 홍보효과를 누렸을 것”이라며 “사실 치킨 포장 박스부터 디자인까지 바꾸기 위한 비용은 적지 않게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