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아동학대 피소 손웅정

훈육이냐 체벌이냐

[일요시사 취재1팀] 최윤성 기자 = 손웅정 감독과 그가 운영하는 ‘손축구아카데미’의 코치진이 아동학대 혐의로 피소됐다. 손 감독은 일부 욕설 및 체벌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고소인의 일방적인 주장에 반박 입장을 내놓으면서 진실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손 감독이 아동학대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과거 손흥민을 혹독하게 훈련시켰다며 인터뷰했던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이 운영하는 유소년 축구 훈련기관 ‘손축구아카데미’서 손 감독과 코치진이 소속 유소년 선수에 대한 욕설과 체벌 등 아동학대 혐의로 피소됐다. 지난 26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손 감독과 A 코치, B 코치 등 3명은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송치돼 검찰 조사를 받았다. 

뚜렷한
폭행 흔적

해당 사건은 지난 3월19일, 아동 C군 측이 “오키나와 전지훈련 중이던 지난 3월9일 A 코치가 C군의 허벅지 부위를 코너킥 봉으로 때려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혔다”고 고소하면서 불거졌다. 

고소인 측이 경찰 조사에서 진술한 바에 따르면, 당시 경기서 진 C군팀 선수들은 패배했다는 이유로 A 코치로부터 정해진 시간 내에 골대서 중앙선까지 20초 안에 뛰어오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러나 C군을 비롯한 4명이 제 시간에 들어오지 못하자 엎드린 자세로 엉덩이를 코너킥 봉으로 맞았다고 진술했다.

손 감독으로부터도 오키나와 전지훈련 기간이었던 지난 3월7일부터 12일까지 훈련 중 실수했다는 이유로 욕설을 들었으며, 경기는 물론 기본기 훈련을 잘 못한다는 이유로 욕을 먹었다는 내용이 진술에 포함됐다. 

또 아카데미 소속 선수들이 함께 사는 숙소서 B 코치에 의해 엉덩이와 종아리를 여러 차례 맞았고, 구레나룻을 잡아당기거나 머리 부위를 맞았다는 주장도 진술서에 담겼다. 

C군의 아버지 D씨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서 “내 자식이 맞았다는 데 실망감이 컸고, 아들이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을까 생각하면 화가 나고, 이런 사례가 더는 나오면 안 된다는 생각에 고소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D씨는 “아이들의 꿈을 위해 부모까지 나서서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을 쏟는데 손축구아카데미서 폭언과 폭행이 행해진 현실이 참담하다”며 “더 이상 다른 피해자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D씨는 올해 3월7∼12일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아들 C군의 허벅지에 멍 자국을 발견하고는 그간 맞은 횟수를 적어보라고 했다. 

C군은 A 코치 엉덩이 1번, 속상하고 기분이 나쁨, B 코치 꿀밤 4번, 발 엉덩이 6번, 귀 당기기 2번, 구레나룻 2번이라고 적었다. D씨는 “어두워지는 아들의 표정과 어딘지 모르게 위축된 모습에 그저 ‘훈련이 힘든가 보다’ 짐작할 뿐이었지, 숙소와 경기장서 이 같은 일을 당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구타로 허벅지에 피멍
“수억 원 합의금 요구”

그렇게 사건을 알게 된 D씨는 곧장 아카데미에 전화했으나 관계자로부터 “아이들끼리 엉덩이 맞기 게임을 하다 생긴 멍”이라는 답을 들었다고 한다. 

D씨는 “그저 인정과 사과를 바랐을 뿐인데 이런저런 말로 상황을 무마하려는 모습에 화가 났다”고 기억했다. 그는 “애들한테 윽박지르고 때려서 어떻게든 알려줄 수는 있겠지만 엄격한 것과 폭언·욕설로 겁을 주면서 운동을 시키는 것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뭐 하는 짓이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로서 아들이 이렇게까지 축구를 배워야 하는지 고민의 연속이었다”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다면 그냥 이 정도는 참자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사건을 수사한 강원경찰청은 손 감독 등 3명을 지난 4월 중순께 검찰에 송치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손 감독은 입장문을 통해 “최근 아카데미 훈련 도중 있었던 거친 표현과 체력 훈련 중 이뤄진 체벌(엎드려뻗쳐 상태서 플라스틱 코너 플래그로 허벅지 1회 가격)에 관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손 감독은 “다만 고소인의 주장 사실은 진실과는 다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아카데미 측은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숨기지 않고 가감 없이 밝히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음의 상처를 받은 아이와 그 가족분들께 깊은 사과의 뜻을 전하고, 이런 논란을 일으키게 된 점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면서 “사건 발생 이후 아카데미 측은 고소인 측에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도모하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4월 중순
검찰 송치

손 감독은 “고소인 측이 수억원의 합의금을 요구했고 그 금액은 아카데미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어 안타깝게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으며, 현재 별도의 합의 없이 정확한 사실관계에 입각한 공정한 법적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며 “그 당시 있었던 일과 이후 경위는 직접 경험한 사람들의 기억과 말이 일치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늘 기본기를 강조하고, 오랜 시간 기본기 훈련을 시킨다”며 “이 시간은 아이들에게 보통 힘들고 지루한 것이 아니지만 그 순간을 극복해야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기에 저는 나태한 모습을 보이는 아이에게는 불호령을 내리고 집중력을 끌어올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물론 운동장서의 제 모습에 아이들은 처음에 겁을 먹기도 한다”며 “그래도 훈련 시간이 끝나면 아이들의 수고에 칭찬과 감사함을 전하는 것 또한 반드시 잊지 않고, 아이들은 선생의 진심을 금방 알아채기 마련이라 이내 적응해 저를 따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손 감독은 “모든 것을 걸고 맹세컨대 아카데미 지도자들의 행동에 있어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가 되지 않은 언행과 행동은 결코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것을 하지 않았다고 할 생각도 없고, 하지 않은 것을 했다고 할 생각 또한 없다”며 “시대의 변화와 법에서 정하는 기준을 캐치하지 못하고 제 방식대로만 아이들을 지도한 점 반성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아카데미 모든 구성원이 고민하고 또 고민해 아이들이 운동장서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고, 훈련에 몰입할 수 있도록 또 다른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해 아동 측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중심 류재율 변호사는 “가해자 측은 본인들 입장서만 최선을 다해 미화하고 이를 입장이라고 밝히고 있다”며 “마치 본인들은 잘못이 없는데 고소인 측을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사람으로 언급하고 있으나 이는 2차 가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손 감독은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고 연락도 전혀 없는 상태서 변호사를 통해 처벌불원서 작성, 언론 제보 금지, 축구협회에 징계 요청 금지를 합의 조건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고, 피해자 측에서는 분노의 표현으로 감정적으로 이야기한 것일 뿐 진지하고 구체적인 합의금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류 변호사는 “일회적인 피해로 신고한 것이 아니고 부모를 떠나 기숙까지 하며 훈련받았는데 지속해서 이뤄진 학대 행위를 참고 또 참다가 용기 내 알리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복적으로?
연루된 친형

이번 손축구아카데미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에 연루된 코치 중 1명은 손흥민의 친형인 손흥윤 수석코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C군이 인천 동부해바라기센터에 진술한 내용에 따르면, 손 감독 부자를 포함한 코치진은 아카데미 소속 선수들에게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폭언과 욕설·폭행 등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손 수석코치는 C군에게 욕설을 하거나 체벌을 가해 전치 2주 부상을 입힌 것으로 알려졌다. 진술서에는 손 수석코치가 아이들에게 가한 학대 내용이 구체적으로 담겨있다.

C군에 따르면 오키나와 전지훈련 기간이었던 지난 3월9일에 손 수석코치는 C군을 비롯한 4명의 아이에게 폭행을 가했다. 당시 제한시간 안에 골대 사이를 반복해 뛰는 훈련 중 코치진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엎드리게 한 뒤 코너킥 봉으로 엉덩이와 허벅지를 구타했다는 것이다. 

C군은 “(손흥윤 코치가)못 들어오면 맞는다고 했는데, 장난으로 하신 말인 줄 알았지만 네 명이 맞았다”고 진술했다.

진술서에는 손 수석코치가 웃으면서 허벅지에 멍이 든 C군에게 “너는 잘못 때렸다”고 말했다는 내용도 나온다. C군은 구타로 인해 허벅지에 피멍이 들었고 같이 구타당한 다른 아동은 한동안 걷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손 감독이 아이들에게 욕설했다는 진술도 나온다. C군은 “3월7일에 일본 가고 나서 패스 게임을 하다 실수로 못 올렸다고 손웅정 감독님한테 욕을 먹었다”며 “‘야 XXX야. 잘 살피라고 XXX야’ 하면서 목을 잡고 밀어냈다”고 했다.

과거 손흥민을 혹독하게 훈련시켰다며 인터뷰했던 손 감독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손 감독의 혹독한 교육법은 그의 아들 손흥민에게도 활용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손 감독은 지난 2022년 12월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기본기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흥민이는 초3부터 중3까지 6년간 매일 6시간씩 기본기 훈련만 했다”며 “이걸 보고 누가 경찰에 신고한 적도 있다” “제가 너무 혹독하게 하니까 그런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학대 내용 자세하게 진술
“시대 변화 못 읽어 반성”

그러면서 “저는 아주 단순했다” “가장 중요한 건 행복이었다”며 “행복해지려면 자기가 운동장서 축구를 잘해야 하지 않나 저는 단순히 그 생각만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에 손 감독이 발간한 저서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서도 체벌에 관한 언급이 나와 있다. 

그는 “성서를 보면 ‘아이의 마음속에 어리석음이 자리 잡고 있다’는 구절이 나온다” “유대인들은 아직도 아버지가 자식을 체벌한다”며 “체벌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아이에게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라고 정해줘야 한다” “그리고 그에 대해서는 끝까지 타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혼을 내고 반드시 사후 수습을 해야 한다”며 “감정에 휘둘려 혼을 내거나 인격을 훼손하지 않는 것 어찌 보면 당연한 것들을 지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자신을 만든 건 손 감독의 ‘사랑의 매’였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프로 2년 차였던 지난 2011년 인터뷰서 “어렸을 때 엄청 많이 맞았다” “아버지가 지금 와서 미안하다고 할 정도로 많이 맞았다”면서 “그건 똑같은 실수를 반복시키지 않기 위한 사랑의 매였다” “아빠가 없었으면 이 자리에 저는 없었다” “아빠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언급했다. 

손흥민은 손 감독의 저서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에 대해서도 “나의 축구는 온전히 아버지의 작품”이라고 말했다.

손 감독의 손축구아카데미는 강원도 춘천시 동면 7만여㎡ 부지에 축구장 1면, 유소년축구장 2면, 실내구장 등을 갖췄다. 2016년 이래로 170억원에 이르는 건립 비용은 대부분 손흥민이 유소년축구 발전을 위해 낸 기부금으로 충당했다. 

현재 손축구아카데미 유소년 선수 반에는 48명, 취미반에는 100명 안팎이 배우고 있다. 코치는 손흥민의 형 손흥윤을 비롯해 6명이다. 손 감독은 손흥민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영국 런던 생활을 오래 했지만 지난해부터는 손축구아카데미서 가능한 많은 시간을 보내려 해왔다. 

손축구아카데미에는 손 감독이 손흥민을 키우며 정교화한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있다. 

손 감독은 지난달 <읽고 쓰고 버린다> 저자 사인회서 “모두 내가 배웠던 것과 다른 식으로 흥민이를 가르쳤고 그 방식 그대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손 감독은 기본기 교육을 특히 강조한다. 반복적인 기본기 훈련은 성장 뒤 다양한 경기 환경서 응용 동작으로 연결된다. 

혹독한 훈련
발언 재조명

손흥민은 과거 “아버지가 선수들하고 운동하시는 것을 보면 환상이 깨지는 분들이 많다” “부모님들이 거친 말을 아끼지 않는 아버지를 보면 기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손 감독은 “축구는 책상서 공부하는 것과 다른 세계다” “상대가 있고, 투쟁심이 없으면 경기서 진다” “지도자가 때로 애정에 바탕해서 아이들을 혼낼 수도 있다”고 말해왔다.

<yuncastle@ilyosisa.co.kr>

 



배너

관련기사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