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IHS 충돌평가 최고 안전한 차 등 현대차 겹경사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겹경사’를 맞았다. 먼저 미국에서 최고의 안전성을 입증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이하 IIHS, Insurance Institute for Highway Safety)가 지난 24일(현지시각) 발표한 충돌평가에서 11개 차종이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이하 TSP+, Top Safety Pick+)’ 등급에, 10개 차종이 ‘톱 세이프티 픽(이하 TSP, Top Safety Pick)’ 등급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11개 차종 ‘톱 세이프티’

현대차그룹에서 TSP 이상 등급을 받은 차종은 현대자동차와 기아 각각 8개, 제네시스 5개 등 총 21개로 글로벌 자동차 그룹 중 가장 많다. 특히 제네시스는 미국 시장에서 판매하는 전 차종이 최고 등급을 받았다.

TSP+ 등급에는 ▲투싼 ▲싼타페 ▲팰리세이드 ▲넥쏘 등 현대차 4개 차종과 ▲K5 ▲스팅어 등 기아 2개 차종 ▲G70 ▲G80 ▲G90 ▲GV70 ▲GV80 등 제네시스 5개 차종이 이름을 올렸다.

TSP 등급을 받은 차종은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쏘나타 ▲베뉴 ▲싼타크루즈 등 현대차 4개 차종과 ▲쏘울 ▲셀토스 ▲스포티지 ▲쏘렌토 ▲텔루라이드 ▲카니발 등 기아 6개 차종이다.  


IIHS는 1959년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매년 미국시장에 출시된 차량의 충돌 안정 성능 및 충돌 예방 성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과를 발표한다. 최고 안전성을 나타낸 차량에는 TSP+ 등급을, 양호한 수준의 성적을 낸 차량에는 TSP 등급을 매긴다.

TSP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운전석 스몰 오버랩 (driver-side small overlap front) ▲조수석 스몰 오버랩(passenger-side small overlap front) ▲전면 충돌(moderate overlap front) ▲측면 충돌(side) ▲지붕 강성(roof strength) ▲머리지지대(head restraint) 등 6개 충돌 안전 항목 평가에서 모두 최고 등급인 ‘훌륭함(good)’ 등급을 받아야 한다.

또 전방 충돌방지 시스템 테스트(차량과 차량/차량과 보행자)에서 ‘우수(advanced)’ 이상의 등급을, 전조등 평가에서 양호(acceptable) 이상의 등급을 획득해야 한다. TSP+ 등급은 위 조건에 더해 전조등 평가에서 양호(acceptable) 이상 등급을 전 트림의 기본사양으로 갖춰야 한다.

올해는 TSP+ 등급 65개 차종, TSP 등급 36개 차종 등 총 101개 차종이 선정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IIHS 충돌 테스트 종합결과를 통해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의 높은 안전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브랜드로서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구품질조사 전체 1위 달성

현대차그룹은 미국 최고 권위의 품질조사에서도 역대 최고 순위를 달성하며 글로벌 최고 수준의 품질을 인정받았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J.D.Power)가 지난 10일(현지시각) 발표한 ‘2022년 내구품질조사(VDS, Vehicle Dependability Study)’에서 고급 브랜드를 포함한 전체 32개 브랜드 가운데 기아가 1위(145점), 현대차가 3위(148점), 제네시스가 4위(155점, 고급 브랜드 1위)로 모두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역대 최고 성적을 달성했다.

내구품질조사는 차량 구입 후 3년이 지난 고객들을 대상으로 184개 항목에 대한 내구품질 만족도를 조사한 뒤, 100대당 불만 건수를 집계한다. 점수가 낮을수록 품질 만족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기아는 일반 브랜드 1위에 오른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전체 브랜드 1위를 차지하며 ‘최우수 브랜드상(Overall Nameplate)’을 받았다. 일반 브랜드가 고급 브랜드를 제치고 단독으로 내구품질조사 전체 브랜드 1위에 오른 것은 역대 최초다.

현대차 또한 7위를 기록한 전년 대비 순위가 네 계단 상승하며, 기아와 뷰익(147점)에 이은 전체 브랜드 3위에 자리했다. 제네시스도 고급 브랜드 4위를 기록한 전년 대비 순위를 세 계단 상승하며, 렉서스(159점)를 제치고 고급 브랜드 1위(전체 브랜드 4위)에 올라 ‘최우수 고급 브랜드상(Premium Nameplate)’을 수상했다.

이로써 현대자동차그룹은 글로벌 15개 자동차그룹 가운데 가장 낮은 평균점수인 147점을 기록, 도요타(158점)와 제너럴모터스(172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와 함께 차종별로 ▲현대차 싼타페는 중형 SUV(Midsize SUV) ▲현대차 쏘나타는 중형(Midsize Car) ▲기아 쏘렌토는 중대형 SUV(Upper Midsize SUV) 차급에서 각각 1위에 올라 총 3개 차종이 ‘최우수 품질상(Segment Winner)’을 수상했다.

이어 ▲현대차 엘란트라(아반떼)가 준중형차(Compact Car) ▲현대차 투싼은 준중형 SUV(Compact SUV) ▲현대차 벨로스터는 준중형 스포츠카(Compact Sporty Car) ▲기아 스포티지는 준중형 SUV(Compact SUV) ▲기아 쏘울은 소형 SUV(Small SUV) ▲기아 옵티마(K5)는 중형차(Midsize Car) 차급에서 우수 품질상을 받았다.

그 결과 현대차그룹은 브랜드상 2개와 차종상 9개로 총 11개 부문서 입상하며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을 경신했다.

미국 최고의 고객가치상 최다 수상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에서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는 차’ 타이틀까지 석권했다. 지난 23일 미국의 권위 있는 시사주간지 <U.S.뉴스&월드리포트>가 발표한 ‘2022 최고의 고객가치상(Best Cars for the Money Awards)’ 차종별 11개 부문에서 6개 부문을 수상하며 가장 많은 상을 받은 브랜드의 영예를 안았다.

‘최고의 고객가치상’은 품질과 상품성뿐 아니라 신차와 중고차 가격, 유지비까지 평가해 종합적으로 우수한 차량에 주어지는 상이다.

<U.S.뉴스&월드리포트>에 따르면 각 차량의 품질과 상품성은 자동차 전문매체들이 분석한 주행성능, 승차감, 안전성, 내장, 기술 및 편의사양, 연결성, 연비, 적재공간 등의 요소를 고려해 평가했다. 차량의 경제적 가치는 수리비, 연료비, 보험료 등 5년간 차량 유지에 들어가는 총비용과 현재 거래되는 중고차의 가격 등을 비교 평가해 산정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특히 SUV 분야에서 5개 부문 모두 최고의 차로 선정되며 경쟁사들을 압도했다. 중형(2-Row) SUV와 대형(3-Row) SUV 부문에서 각각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 텔루라이드가 수상했고, 준중형(Compact) SUV와 소형(Subcompact) SUV 부문에서는 현대차 투싼과 코나가 1위로 뽑혔다.

최고의 하이브리드·전기 SUV 부문에는 투싼 하이브리드가 경쟁 차종들을 제치고 이름을 올렸다.

이와 함께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하이브리드가 최고의 하이브리드·전기 승용차 상을 받는 등 ‘최고의 고객가치상’ 부문 중 전동화와 관련된 2개를 모두 현대차가 수상하며 친환경차 경쟁력까지 입증했다.

이밖에 승용 분야에서 ▲소형 닛산 베르사 ▲준중형 혼다 시빅 ▲중형 혼다 어코드 ▲준대형 도요타 아발론이 수상했고 미니밴 분야에서 혼다 오딧세이가 상을 받았다.

6개 차종 ‘굿디자인 어워드’ 수상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브랜드(이하 제네시스)는 아이오닉5·스타리아·EV6·카니발·GV70·X Concept 등 6개 차종이 미국의 전통적이고 권위 있는 디자인상인 ‘2021 굿디자인 어워드(2021 Good Design Award)’에서 운송 디자인(Transportation Design)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미국 굿디자인 어워드는 미국 시카고 아테네움 건축 디자인 박물관(The Chicago Athenaeum: Museum of Architecture and Design, 미국 일리노이주 소재)과 유럽 건축·예술·디자인·도시 연구센터(The European Centre for Architecture, Art, Design and Urban Studies)가 협력해 선정하는 상으로 전자, 운송, 가구, 컴퓨터 등 포춘 500대 기업의 다양한 제품들에 대해 각 부문별 수상작을 매년 발표하고 있다.

현대차는 2021 굿디자인 어워드에서 아이오닉5, 스타리아 등 2개 차종이 운송 디자인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현대차 고유의 파라메트릭 픽셀(Parametric Pixel)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완벽히 적용된 ‘아이오닉 5’는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IDEA 디자인상’의 최고상에 이어 2021 굿디자인 어워드에서 연이어 수상했다.

스타리아는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디자인 테마인 ‘인사이드 아웃’이 최초로 적용된 모델로 사용자 중심의 감성적 공간을 구현해냈다. 인사이드 아웃은 실내 디자인의 공간성과 개방감을 외장까지 확장한 개념으로 스타리아는 넓은 실내공간 및 개방감이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유려한 곡선의 외관과 조화를 이루는 미래 모빌리티 이미지를 완성했다.

기아는 EV6와 카니발 등 2개 차종이 운송 디자인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EV6는 기아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 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가 반영된 최초의 전용 전기차다.

오퍼짓 유나이티드는 대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자 대비(Contrast)적인 개념을 결합해 만들어내는 시너지로, 서로 대조되는 조형, 구성, 색상 등을 조합함으로써 이전에 존재하지 않던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창조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카니발은 전형적인 미니밴에서 벗어나 ‘웅장한 볼륨감(Grand Volume)’을 외장 디자인 콘셉트로 지닌 강렬하면서도 세련된 모습의 차량이며 ▲역동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강조한 전면부 ▲독창적인 디자인 요소 적용으로 고급스러우면서도 한층 단단해진 측면부 ▲전체적인 연결성과 웅장함을 강조한 후면부 등 차별화된 자신감이 집약된 모습으로 진화한 것이 특징이다.

제네시스는 ▲2015년 EQ900(현지명 G90) ▲2016년 쿠페형 콘셉트카 비전G ▲2017년 G80 스포츠·수소연료전지 SUV 콘셉트카 GV80 ▲2018년 에센시아 콘셉트·G70 ▲2019년 G90·민트 콘셉트 ▲2020년 G80, GV80,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카퍼 디자인 테마에 이어 올해 ▲GV70, X Concept 등으로 이름을 올리며 브랜드를 출범한 2015년부터 7년 연속으로 굿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GV70 차량의 전면부는 제네시스의 윙 엠블럼을 쿼드램프와 크레스트 그릴로 형상화해 제네시스 고유의 정체성을 분명히 보여주고, 쿼드램프와 크레스트 그릴을 동일한 높이로 배열해 넓고 자신감 있는 이미지를 구현했다.

또한 볼륨감과 입체감을 강조한 지-매트릭스(G-Matrix) 패턴을 라디에이터 그릴과 인테이크 그릴(앞범퍼 흡기구)에 적용해 제네시스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GV70만의 스포티한 감성이 반영됐다.

제네시스 X Concept의 전면은 브랜드 고유의 품위와 당당함이 느껴지는 방패 모양의 크레스트 그릴과 휠 아치를 관통하는 두 줄 전조등의 조화를 통해 낮고 넓어 보이는 이미지를 구현했으며 이중구조 형태의 범퍼를 적용해 강인한 인상을 완성했다.

업사이클링 소재를 활용해 내부 디자인에 포인트를 줬으며 차량 생산 과정에서 미사용된 가죽을 재활용해 엮어 만든 위빙(Weaving) 패턴의 신개념 소재를 안전벨트와 스티어링 휠 일부 및 에어백 커버에 적용해 친환경성을 강조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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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